Warhammer 40,000의 스페이스 마린 챕터, 블러드 레이븐의 기원에 관한 설정 상의 논의.
목차
1 개요
설정 상 블러드 레이븐은 그 기원을 알 수 없는 스페이스 마린 챕터이다. 블러드 레이븐은 자신들의 프라이마크를 보통 '알려지지 않은 프라이마크(Unknown Primarch)'라고 부른다.
기원을 알 수 없다는 이 떡밥이 은근히 인기라 팬들이 꾸준히 파헤치고 싶어 한다.
물론, 모든 스페이스 마린 챕터 가운데 기원이 불분명한 챕터는 꽤 많은데, 이는 6판 코덱스에서도 기원이 불분명한 챕터가 대거 소개된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그래도 대개는 어떤 챕터에서 파생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으며, 일부는 자기들이 특정 챕터에서 파운딩 되었다고 믿는다. 특히 별 특징이 없는 챕터들은 대개는 울트라마린이겠거니 한다.[1] 또 대부분은 그다지 중요한 챕터가 아니라서 그냥 설정이 안잡혔던지, 단순히 제국 행정상의 문서 기록 소실, 혹은 의도적인 기록 봉인이나 말살[2] 등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크게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즉, 블러드 레이븐처럼 챕터의 기원을 떡밥으로 써먹는 사례는 드물다.
챕터의 자체적 기록으로는 기원적 37,000년경 설립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제국 내 다른 기록들에서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블러드 레이븐의 활약상이 보고되는 등의 일이 있어서 자체적 기록도 믿기 힘든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은 다른 스페이스 마린들에 비해 황제를 좀 더 깊이 숭배하는 편이다.
2 가설
챕터가 어디서 나온 것인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블러드 엔젤 설, 사우전드 선 설, 행방불명된 2명의 프라이마크 중 하나가 기원이라는 설, 레이븐 가드 설, 그 외 기타 등등이 있다.
블러드 엔젤 설의 근거는 바로 이름(블러드)과 챕터 색상(붉은색)이 비슷하다는 것. 그러나 블러드 레이븐은 블러드 엔젤 특유의 고질적인 레드 써스트와 블랙 레이지 같은 유전병이 전혀 없으며, 블러드 엔젤과 후계 챕터들은 스페이스 마린 중에서도 특히 호전적인 성향의 챕터들인데 블러드 레이븐은 호전적이기는커녕 오히려 정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라멘터처럼 블랙 레이지 잡은 챕터도 있지만 거기도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3] 블러드 레이븐과는 상태가 다르다. 어쨌든 설득력이 빈약해서 대세와는 거리가 멀다. 참고로 블러드 엔젤 루머는 설정상에도 존재하는데, DOW2에 등장하는 Black Rage란 체인소드 설정에 그런 루머가 있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레이븐 가드 설의 이유는 그냥 같은 까마귀가 상징이라는 점. 하지만 이것 하나만으로는 개연성이 부족하여 팬들 사이에선 별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특히 레이븐 가드는 진 시드가 엉망이라 딱 봐도 외형부터 그 티가 나는 정도인데 블러드 레이븐의 진 시드는 카탈렙시안 노드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만 빼면 꽤나 순수한 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다크 엔젤 관련설까지 있으나 이쪽은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다크 엔젤 관련설은 인덱스 아스타르테스라는 책에서 슬쩍 언급되는 식으로 나왔는데, GW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유일한 자료라는 점에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이후 관련 자료가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서 거의 묻혔다. 무엇보다도 다크 엔젤은 그 특성상 후계 챕터들도 다크 엔젤 챕터에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하는데[4] 블러드 레이븐은 그렇다는 묘사가 일절 없다. 또한 블러드 레이븐의 문화는 다크 엔젤 계열 챕터들과는 그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사이커를 특별히 우대한다던지 등).
알파 리전과도 좀 원수 관계인데 이쪽이랑 연관이 있지 않냐는 소리가 있다. 그러나 알파 리전 때문에 한번 챕터를 말아먹을뻔했던 적이 있었음을 생각해보면 가능성이 한없이 낮다.
유전적 특징으로 인하여 스페이스 울프(늑대화)와 샐러맨더(피부변색)와의 연관성은 사실상 제로이다.
이 외에도 역시 유전적 특징이 큰 개성이 별로 없는 아이언 핸드나 화이트 스카, 임페리얼 피스트, 울트라마린 계열 챕터일수도 있으나, 대신 이들 챕터와는 문화가 너무 달라서 연결고리가 적다는 문제가 있다.[5] 아이언 핸드는 기계화 덕후이고, 화이트 스카는 적의 머리통을 수집하여 훈장처럼 몸에 달고 다니는 등 어째 스페이스 마린 치곤 잔혹한 편인데 블러드 레이븐은 기계화 덕후도 아니고 잔혹하지도 않다. 임페리얼 피스트는 돌연변이를 겪고 있긴 한데 블러드 레이븐이 겪는 돌연변이와는 구성이 많이 다르다. 소울 스톰 캠페인을 진행하다보면 블러드 레이븐의 지휘관 인드릭 보레알의 워기어 중 로갈의 철권이라는 게 있는데 블러드 레이븐의 프라이마크 로갈 돈이 사용한 무구라고 설명이 나온다. 단순한 오류인듯 한 것이 로갈 돈은 임페리얼 피스트의 프라이마크인지라 이것이 사실이면 임페리얼 피스트의 후계 챕터가 되어 굳이 이 챕터의 기원을 숨길 필요가 없어진다.. 거기에 임페리얼 피스트는 코덱스를 철통같이 지키는 챕터인데 블러드 레이븐은 치프 라이브러리안이 챕터 마스터를 겸하는 등 꽤나 유연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어 문화적으로도 구분된다. 그렇다고 반대로 블랙 템플러처럼 자체적인 코덱스가 있냐 하면 그렇지도 않고 코덱스 자체는 제대로 준수한다. 이 외를 빼고서라도 그나마 남는게 울트라마린인데 블러드 레이븐은 울트라마린보다 사이커를 훨씬 더 우대한다. 울트라마린은 물론 울트라마린에서 갈라져나온 챕터들 중에서도 블러드 레이븐처럼 사이커를 우대하는 경우는 없다.
의문의 프라이마크 기원설은 매우 속 편한 해결책이긴 하지만 깊이가 없어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 또 호루스 헤러시 소설에서 사라진 프라이마크들이 지휘하던 군단은 울트라마린에 편입되었다는 언급이 나와버려서 이러면 또 그냥 울트라마린이 돼버린다.
3 사우전드 선 기원설
사우전드 선 기원설은 여러군데에서 떡밥이 발견되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기원설에 따르면 블러드 레이븐은 과거 호루스 헤러시 당시 사우전드 선 가운데 카오스에 타락하지 않고 아이 오브 테러로 가지 않은 일부 스페이스 마린의 후예이다. 물론 여러 가설 가운데 가장 근거는 많지만, 어디가지나 여러 떡밥으로 보아 추정되는 것인 만큼 아닐 수도 있고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그냥 이럴수도 있다는 점만 알아두는 정도로 여기자.
3.1 간접적인 유사점
- 호루스 헤러시 이전의 사우전드 선의 파워 아머와 블러드 레이븐의 파워 아머 색은 둘 다 붉은색으로 매우 비슷하다. 블러드 레이븐의 갑옷 색깔이 좀 더 어둡다.
- 사이커의 발현율이 높아 라이브러리안이 많으며 이들이 챕터의 중심이 된다. 호루스 헤러시 이전의 사우전드 선 역시 사이커의 발현율이 높고 사이커가 주축이 되는 군단이었으며, 그들의 프라이마크 마그누스도 Warhammer 40,000의 세계관에서 최강의 사이커 중 하나이자 라이브러리안 병과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 호루스 헤러시 이전의 사우전드 선과 블러드 레이븐은 모두 사이커들이 챕터 고위직을 맡았다. 다른 군단 및 군단 출신 챕터들은 대체로 사이커를 블러드 레이븐처럼 그렇게까지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이는 반란파인 앙그론, 모타리온은 물론 충성파인 리만 러스, 코르부스 코락스 등도 마찬가지라서 이 문제로 니케아 공회에서 토론을 벌여 결국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들의 합의하에 니케아 칙령을 반포했을 정도로 사이커를 좋게 여기지 않았던 것과는 정반대이다. 그나마 사실 헤러시 이후로 충성파들도 사이커의 유용성을 깨달아서 라이브러리안에 대한 대접이 나아지긴 했으나, 블러드 레이븐처럼 치프 라이브러리안이 챕터 마스터를 겸할 정도로 아주 우대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울트라마린이나 임페리얼 피스트 같은 곳에서 갈라져 나온 챕터들도 얼마든지 붉은색을 쓸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사이커를 우대할수도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3.2 직접적인 떡밥
- 블러드 레이븐의 전투함성 "지식은 힘이니, 잘 수호하라.(Knowledge is power, Guard it well.)"는 사우전드 선의 지휘관 아젝 아흐리만의 발언이었다. 그 외 저 구호는 다른 사우전드 선 인원들이 외치는 경우가 종종 나오는 데, 대표적으로 호루스 헤러시 앤솔로지인 Age of Darkness의 단편 Rebirth에선 Revuel Arvida란 코르비데 소속 서전트가 저걸 외친다. 블러드 레이븐의 전투 함성은 본래 사우전드 선의 경구였던 것이다. 참고로 저 단편에 등장하는 사우전드 선 인원들은 프로스페로가 박살날 때 다른데 있었는지라, 사건이 일어나고 한 참뒤에 이미 개발살난 프로스페로에 와서야 뭔가 있었음을 알았으며, 아이 오브 테러로 가버린 사우전드 선과는 관계가 없다. Arvida는 화이트 스카를 다룬 소설인 'Scar'에서 재등장하는데, 소설 마지막에 화이트 스카에 합류했으며, 이후에 나온 소설등에서도 이런저런 활약을 한다.
- 사우전드 선은 5개의 컬트라는 조직이 있었는데, 코르비데(Corvidae) 컬트가 블러드 레이븐과의 관련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르비데 컬트는 예지자이자 예언자로, 사우전드 선은 코르비데가 예지한 미래와 아사내안이 수집한 정보를 종합하여 적의 전략을 파악하여 싸웠는데, 위에서 언급되었다 시피 이 점이 현재의 블러드 레이븐과 유사하다.
- 또한 코르비데란 '까마귀'란 뜻으로, 까마귀의 머리를 상징으로 썼다. 호루스 헤러시가 일어날 당시 코르비데 컬트는 바로 위의 마기스터 템플라리 아젝 아흐리만의 지휘를 받았다.
- 호루스 헤러시 소설인 'A Thousand Sons'에서 한 사이커가 사우전드 선의 미래에 대해 예언하는 부분이 있다. 이 소설에서 '피의 까마귀(Raven of Blood)'라는 언급이 있는데, 한 예언자는 '피의 까마귀의 길 잃은 자손들이 보인다'며 그들은 구원과 지식을 갈구하며 울부짖지만 거부당하리라는 예언을 한다. 거기에 '그들은 갈길을 잃은 채 자신들이 알지 못할 아버지를 그리며 울부짖으리니, 자신들의 옛 지식과 유물을 찾아 헤매리라.'라는 말까지 덧붙인다. 이게 블러드 레이븐의 현 상황(아버지=프라이마크를 모름. 지식을 소중히 여기자는 구호 등)과 매우 일치한다.
- 소설 3편에서는 사고를 친 후 마그누스에게 쫓겨나 엘다가 아는 우주의 모든 지식이 담긴 블랙 라이브러리(검은 도서관)를 찾아다니는 아젝 아흐리만과 접촉하기도 한다. 소설의 등장인물인 블러드 레이븐 9중대의 사서장 라마(Rhamah)가 읽은 책에 의하면 블러드 레이븐의 위대한 아버지 아자라이아 비댜와 아젝 아흐리만의 유사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만약 비댜와 아흐리만이 동일 인물이라면, 과거 알파 리전에게 당해 다 죽어가던 블러드 레이븐을 아흐리만이 가명을 쓰고 도와주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 소설 Dawn of War: Ascension에선 과거 호루스 헤러시 이전에 블러드 레이븐의 '선조'가 되는 마린들이 엘다들의 도움을 받아 사이킥으로 네크론을 봉인하고, 그 행성에 신병 훈련소를 세웠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시설은 이후 모종의 이유로 어느 순간 잊혀졌다가 나중에 블러드 레이븐이 발견했는데, 그 곳에 있던 엘다들은 블러드 레이븐의 아머 색깔이 그 '선조'들과 똑같은 붉은 색인지라 블러드 레이븐을 보고 그 때 그 마린인가 햇갈려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런데 헤러시 이전이라면 아직 스페이스 마린이 파운딩이 안된 '군단'이던 시기였다는 뜻인데, 당시 붉은색을 사용한 스페이스 마린 군단은 블러드 엔젤과 사우전드 선 밖에 없다.[6] 헌데 블러드 레이븐이 블러드 엔젤과 연관성이 낮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3.3 어떻게?
과거 헤러시 당시, 니케아 칙령을 어긴 죄로 황제에게 사우전드 선을 박살낼것을 명받은 스페이스 울프가 사우전드 선을 박살내고, 생존자들은 마그누스와 함께 아이 오브 테러로 이동했으며, 이후 마법으로 인해 그 중 카오스 소서러를 제외한 자들은 루브릭 마린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 충성파건 배신자건 멀쩡한 사우전드 선 구성원이 어찌 남아 있을 수 있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런데 소설상의 묘사에 따르면, 스페이스 울프와 연합군이 사우전드 선의 모행성 프로스페로에 도달하기 직전, 마그누스는 프로스페로의 모든 함대를 해산시키고, 4개 선단에 목적지에 도달하면 열어보라는 명령서를 준 채 프로스페로에서 내보낸 적이 있다. 4개 선단이 행성을 빠져나간 직후 리만 러스와 연합군이 프로스페로에 도착했다.
이후 상기했듯 마그누스와 사우전드 선 군단원들은 거하게 털리고 젠취의 도움으로 아이 오브 테러로 갔지만, 먼저 프로스페로를 빠져나간 이 선단들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마그누스는 황제의 명령으로 스페이스 울프가 자신과 사우전드 선을 멸하러 온다는 사실을 프로스페로가 공격받을 때까지 발설하지 않았기에, 프로스페로에서 빠져나간 이 선단의 구성원들은 여전히 황제 충성파이며, 프로스페로 밖에 있어서 아이 오브 테러로 가지도 않았고, 이후로도 마법사들의 행성 바깥에 있었으므로 아흐리만의 마법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들이 블러드 레이븐의 선조라면, 호루스 헤러시가 터지고 그 뒤의 몇 차례의 챕터 파운딩이 이루어지는 동안 어딘가에서 숨어서 지내다가 제국이 혼란한 틈을 타서 은근슬쩍 '블러드 레이븐'이라는 이름을 내밀며 다시 제국으로 합류했다는 말이 된다. 워낙에 비밀스러운 알파 리전도 아니고 사우전드 선이...? 물론 인류제국의 행정체계가 은근히 구멍이 많고, 은하계는 넓고 넓다는 걸 생각해보면 불가능하지는 않다. 특히 헤러시 이후 제국이 크게 찢어지면서 다시 대성전 시절처럼 은하 전체를 세력권으로 아우를 정도로 복구되는데 만년이나 걸렸으며, 배교의 시대 당시 2차 홀리 테라 공방전으로 과거의 수많은 기록들이 손실되었고, 스페이스 마린 챕터들의 기록들도 여러 사정으로 소실되어 현재까지도 제국 행정부뿐만 아니라 파운딩 챕터 당사자들조차 각 챕터들의 기원과 역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특징 없으면 '우리는 울트라마린 계열 챕터인가보다...' 라고 생각하는 판에 말 다한거다.
블러드 레이븐의 선조들이 제국에 숨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알파 리전처럼 복수를 위해 제국을 내부에서 무너뜨리려는 속셈으로 볼 수 있지만, 블러드 레이븐이 카오스의 유혹을 수도 없이 견뎌냈으며 카오스에 물든 자기네 챕터 마스터도 때려잡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능성은 한없이 낮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마그누스가 황제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 블러드 레이븐이라고 주장한다. 공식 설정이라고 봐야할지 알 수는 없으나 호루스 헤러시 소설상으로 EoT로 간 마그누스와 사우전드 선 군단원들은 아직 황제에 대한 충성심을 다 접진 못하였다는 식으로 묘사되고 있다.[7][8]
3.4 만일 사실이라면?
3.4.1 블러드 레이븐의 관점
블러드 레이븐이 사우전드 선의 분파이자 후손이라면, 자신들이 '반역자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비밀로 부치기 위해 기록을 지워 버렸고 그 때문에 후대에는 아예 잊어버렸을 수도 있다. 이는 일차적으로는 블러드 레이븐 자신들의 '명예'를 위해서 한 일일 것이다.
이걸 생각하면 데비안 툴이 다크 크루세이드에서 같은편인 제국과 영원히 척을 질 수도 있는 불법 행위인 '제국 행정부의 명을 수행중인 임페리얼 가드 공격'이라는 행위까지 구사하면서 겨우 얻은, 챕터의 기원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유물을 들여다보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유물을 파괴하곤 이후 자신이 죽어서 그 사실을 잊혀지게 만들것이라는 자세로 살아온 이유를 추측할 수 있다.
같은 반역자 군단인 데스 가드 출신 나타니엘 가로가 이단심문소를 세운 것을 보면 반란파 군단의 후예인 게 그리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이런 마린들은 몇몇 특수한 사례이다. 군단 절반이 반역한 다크 엔젤이 이 사실을 수치스럽게 여겨서 모든 사항을 일절 비밀로 붙이고 폴른 엔젤 사냥에 목숨을 걸고 있는데, 사우전드 선의 후손인 것이 사실이라면 블러드 레이븐의 알려지지 않은 프라이마크는 바로…
'알고보니 챕터 마스터가 카오스에 타락했더라'는 레트리뷰션의 스페이스 마린 스토리는 이런 일련의 스캔들에 대한 대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엔딩에서 블러드 레이븐은 '우리는 챕터를 수수께끼에 싸인 존재가 아니라 황제께서 자랑스럽게 보실 수 있는 존재로 만들었다.'로 마무리 된다. 그리고 만약에 블러드 레이븐 앞에 데몬 프린스가 된 마그누스가 나타나더라도 카오스에 물든 카이라스가 충성파에 의해 처단되어 코른 곁으로 가버린 이후에 새로 추대된 챕터 마스터는 진상을 알던 모르던 일순의 망설임도 없이 챕터를 이끌고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과 같은 역적무리들과 카오스와 내통하는 이단무리들을 한명도 남김없이 머리통을 날려버리러 나올 것이다.
3.4.2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의 관점
계승자 엘리파스: 우리가 손을 쓰지 않아도 카이라스 놈이 블러드 레이븐을 처리할 테니 잘 됐군요.에제카일 아바돈: 허튼 수작 부리지 마라! 블러드 레이븐의 몸도 영혼도 모두 다 내 것이다! 카이라스 따위에게 넘겨줄 수 없어!
그러나 이 대화는 엘리파스의 아시발꿈이 되고
설명했다시피, 정작 본가이자 선조(로 추정되는 존재)인 사우전드 선은 대부분의 마린들이 루브릭 마린으로 변해버린 탓에[9] '스페이스 마린'으로서는 소수의 카오스 소서러를 제외하면 스페이스 마린 생산에 필수적인 진 시드가 거의 없다. 물론 그 살아남은 대원들도 워프 안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특성상 진 시드가 무사할지는 의문이다(무엇보다 주신이 변화의 신 젠취이기도 하고). 게다가 M32년에 600명의 루브릭 마린, 약 100명의 카오스 소서러, 200만의 스파이어가드[10]라는 엄청난 병력으로 스페이스 울프의 모성 펜리스를 침공했다가 거의 모든 걸 말아먹는 대패를 겪어 리전이 산산 조각나 버린다. 사실상 복구 불가.
그런데 만일 블러드 레이븐이 사우전드 선의 잔류 챕터이자 후손이라면, 상당히 순수한 편에 속한다는 블러드 레이븐의 진 시드는 이 꼴이 되기 전의 사우전드 선과 동등한 가치를 지녔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블러드 레이븐의 진 시드는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들에게 다른 충성파 챕터의 진 시드와 달리 매우 순수한 것과 희귀함, 높은 싸이커 발현율, 사우전드 선 재건 가능성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된다.[11]
즉,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이 블러드 레이븐이 사우전드 선의 후손인 것을 눈치채고 블러드 레이븐을 조져놓은 다음, 블러드 레이븐의 진 시드를 손에 넣는다면 카오스로 타락하기 전에도 마법과 사이킥으로 이름 높았던 사우전드 선이 재건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한테는 대박이니 잔치 분위기가 되는 반면 인류 제국의 입장에서 보면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들이 블러드 레이븐의 진 시드를 손에 넣어 사우전드 선을 재건하게 되면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의 사이커 군세가 늘어나게 되므로 꽤 골치아픈 일이 된다.
이렇게 되면 에제카일 아바돈이 블러드 레이븐에게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그럴듯한 추측을 할 수 있다. 사실 아바돈은 카오스 마린들 사이에서 상당한 입지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군단 소속 병사들을 원하는 대로 끌어다 쓸 수 있기 때문에 능력 있는 신병을 원한다면 그냥 다른 군단에서 끌어다 쓰거나 스페이스 마린을 타락시키면 될 일이라 단순한 신병 모집이라면 딱히 블러드 레이븐에 집착할 까닭은 없다. 허나 그럼에도 굳이 아바돈이 블러드 레이븐에게 집착하는 것은 그 특유의 사이킥 능력 때문으로, 사우전드 선이 재건되면 아바돈의 입장에서는 질좋은 카오스 소서러를 많이 확보할 수 있고, 인원이 1천명 남짓하는 사우전드 선의 입장에서 보면 헤러시 이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군세가 늘어나서 기사회생을 할 수 있으니, 누이좋고 매부좋은 격이 될 수 있다.[12] 마침 아흐리만도 뺑뺑이를 돌고 있고…….
그러니까 아바돈이 블러드 레이븐에 집착한 것은 단순한 신병 모집이 아니라 사우전드 선의 사이킥 능력이 뛰어난 소서러를 더욱 수월하게 확보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으니, 레트리뷰션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 캠페인에서 엘리파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블러드 레이븐을 섬멸시켜야 한다며 미션 내내 갈궈댔던 것도, 단순히 카오스 신에게 바칠 제물이 하나라도 더 필요해서 그런 것이라면 엘리파스 말마따나 카이라스가 알아서 처리하게 냅두어도 큰 문제가 없을텐데, 자기 수하인 아라가스트를 뒷치기한 배신자인 엘리파스에게 카오스 로드 자리에다 터미네이터 아머 같은 귀한 장비도 주고 넉넉한 병력을 딸려주면서 전용 소서러까지 하나 붙여주는 등 아낌없이 지원을 해준 것을 보면 카이라스에 의해 블러드 레이븐이 코른에게 바쳐지면 사우전드 선의 진 시드 확보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참고자료[13][14]
에제카일 아바돈의 항목에서 보듯이 아바돈이 제국 내에서 유명한 챕터가 아닌 블러드 레이븐에 대한 집착을 보이고,그들을 타락시키기 보다 희생시키려 드는 것을 보면,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추측해보면 아바돈이 사우전드 선과 동일한 진 시드를 가진 블러드 레이븐을 제거한 다음 그 진시드로 사우전드 선을 재건시켜 사이커 군세를 늘려 놓은 다음 카오스 소서러를 확보해두려는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그리고 블러드 레이븐과 관련된 일에 대해서 사우전드 선의 카오스 소서러이자 카오스 로드인 아젝 아흐리만에게 모종의 거래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
3.4.3 인류제국 행정부의 관점
챕터의 기원을 비밀로 붙이는 것은 단순한 명예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블러드 레이븐의 생존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다.
사우전드 선 공격 당시 마그누스가 항복을 선언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리만 러스가 공격을 시작하고 닥치는 대로 사우전드 선을 학살했다. 마그누스만 처형하라는 명령이었다면 리만 러스는 마그누스의 목만 베어버리고 돌아가면 되지 굳이 학살을 벌일 이유가 없고, 마그누스 역시 순순히 항복하고 자신에 대한 처벌은 받아들일 각오를 하고 있었던 거 같으니 마그누스 본인은 프로스페로 공격 직전까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황제가 리만 러스에게 내린 명령은 단지 '마그누스를 제거하라'는 정도가 아니라 '사우전드 선 전체를 말살하라'는 내용일 가능성이 있다. 군단 자체를 몰살시킨다는 명령은 프라이마크만 제거되고 일반 마린들은 다른 군단에 편입되었다는 '사라진 프라이마크들'에 대한 대응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이다. 황제는 싸이킥과 마법이 카오스에 물들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사이커가 잘 발현되고 마법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사우전드 선의 특징은 '군단 전체'가 카오스로 타락할 위험이 높으므로 확실히 이런 명령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매우 심각해진다. 현재 제국에서 황제가 생전에 직접 내린 '칙령'은 니케아 칙령[15] 같은 정말 특이한 경우가 아니면 아무리 사소한 것[16]이라도 빈틈없이 철저하게 지킨다. 그렇다면 황제가 내린 '사우전드 선 말살 칙령' 또한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므로 '블러드 레이븐 = 사우전드 선의 후예'가 사실로 밝혀진다면...보레알은 사우전드 선을 마저 갈아버리기 위한 황제 폐하의 화신이었나?
- ↑ 울트라마린 이외의 충성파 군단은 유전적 특징이 강해서 확실히 알아볼 수 있거나, 정치-문화적으로 구별되는 요소가 있거나, 본래 숫자가 별로 많지 않아 파운딩이 적었으므로 울트라마린이라고 치면 50% 이상으로 맞는다. 그래서 그들을 '파란색 바닐라 마린'이라고 비꼬는 말이 생긴 것이다.
- ↑ 대부분의 레니게이드 챕터.
- ↑ 여기는 챕터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지경이다.
- ↑ 헤러시 시절 배신한 자들인 '폴른 엔젤'을 사냥해야 하는 의무는 파운딩으로 갈라져나온 챕터들도 예외가 아닌고로 갈라져나온 챕터들도 정기적으로 다크 엔젤 챕터 마스터에게 인사하러 모이는 등 사실상 군단 시절의 모양새를 얼추 유지하고 있다.
- ↑ 스페이스 마린 챕터는 아무리 파운딩 되더라도 기본적으로 원본인 프라이마크의 개성이 그대로 물려지는 만큼 후계 챕터들도 어느 정도는 본가 챕터와 비슷한 문화를 유지한다.
- ↑ 물론 월드 이터와 워드 베어러도 붉은색을 쓰긴 하는데 이들은 헤러시 전까진 분명히 다른 색이였고 헤러시가 터지고 나서 황제에게서 등 돌리겠다고 붉은색으로 바꾼 케이스이다.
- ↑ 기본적으로 사우전드 선은 군단 마크에 카오스 문양을 새겨넣는 다른 카오스 군단들과는 달리 고유한 문양만을 사용하며(물론 개개별로 젠취의 문양을 쓰긴 하지만...), 사우전드 선의 전용 병종인 '루브릭 마린'부터가 원래 젠취의 영향으로 돌연변이가 되어가는 병사들을 '황제의 눈에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시전한 마법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 ↑ 또한 마그누스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마그누스는 헤러시가 처음 발생했을때 호루스의 배신을 어떻게든 홀리 테라의 황제에게 알리려고 마법을 사용했었다. 물론 이런 좋은 의도와는 달리 마그누스의 마법이 홀리테라에 타격을 입히는 결과가 되어버리면서 황제의 진노와 함께 공격을 받게 되고 이 사실에 마그누스는 절망하며 자포자기하듯 카오스에 투신하게 되지만, 적어도 이 순간 까지는 황제에 대해 충성심을 유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 그것도 황제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한 대법의 결과로…
- ↑ 프로스페로의 임페리얼 가드(아스트라 밀리타룸의 옛 명칭)로 그들을 지휘하는 사우전드 선이 젠취 휘하로 들어가게 되면서 컬티스트가 된 상태이다.
- ↑ 충성파 챕터의 진 시드 중에서 가장 많고 안정되어 있는 것이 다크 엔젤 계열, 울트라마린 계열, 아이언 핸드 계열, 화이트 스카 계열, 임페리얼 피스트 계열 진 시드이다. 하지만 이들의 진 시드는 사이커 발현율은 그저 그런 평범한 진 시드들이며 블러드 레이븐과 비교해보면 사이커에 대한 관점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사우전드 선을 재건하는 데 부적합하며 블러드 엔젤 계열, 샐러맨더 계열, 스페이스 울프 계열, 레이븐 가드 계열 진 시드는 아예 진 시드 자체가 문제가 있어서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사우전드 선을 재건시켜서 그 병력을 늘리는 데 사우전드 선과 가장 동일한 진 시드를 가지고 있는 블러드 레이븐의 진시드가 가장 적합하다.
- ↑ 물론 카오스 마린 내부의 정치적 관점에서 보자면 '대가 끊긴' 사우전드 선에게 진 시드의 가치는 더욱 높을 것이니 남아있는 사우전드 선에게도 진 시드를 제공하는 댓가를 받아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카오스 세력의 특성상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이기주의자들인데다가 별의별 이유로 서로 싸우기 때문에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들끼리 블러드 레이븐의 진시드를 획득했을 때 사우전드 선을 재건하기 커녕 자기네들이 모두 차지하겠다고 서로 싸울 확률이 높다.
- ↑ 다만 한때 참고자료로 링크가 연결된 게시물이 비공개로 처리된 적이 있다.
- ↑ 지극히 개인적인 블로그 잡담이므로 이렇게 예상한다 정도지 신빙성있는 자료는 아니다. 이미 40k관련 위키 글들 대부분이 그런상황이지만...
- ↑ 스페이스 마린은 사이커를 써선 안된다는 칙령. 사우전드 선이 공격받은 것도 이 칙령을 어겨서이다. 즉 라이브러리안은 원래대로라면 칙령 위반이지만, 헤러시 당시 악마와 싸울 때 사이커가 필요하다는 걸 알아채자 몇몇 프라이마크조차 그냥 씹고 쓰라고 해서
프라이마크 믿고어기고 썼고, 헤러시 이후에는 전력 하나하나가 소중하기에 그 모범 챕터인 울트라마린이나, 프라이마크가 마법을 질색하던 레이븐 가드, 심지어 둘 다 해당되는 임페리얼 피스트조차도 라이브러리안을 멀쩡히 운용하는 등 사실상 사문화 된 규정이다. 로갈 돈은 헤러시 전에는 라이브러리안을 운용하길 거부한 기록이 있음에도 전사하기 전의 전투 당시 라이브러리안을 대동했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그냥 포기했나 보다.(물론 이는 길리먼이 제창한 코덱스를 받아들이면서 코덱스의 제도 중 하나인 라이브러리안도 받아들여서 그런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인도주의 챕터 샐러맨더는 사이커 하면 학을 떼는 다른 스페이스 마린 챕터 상대로 '그거 하도 옛날 거라서 지금이랑은 관계없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챕터 나름이라 여전히 사이커는 질색하는 챕터야 꽤 있다.결론은 마그누스만 안습이란 거네. - ↑ 랜드 레이더는 원래 인류제국의 모든 군사기관에서 사용한 차량이지만, 헤러시 당시 황제가 스페이스 마린들에게 우선적으로 배정할 것을 지시했고, 이후 황제가 그 명령을 철회하지 못한 채 빈사상태가 되어버려서 오늘날까지도 스페이스 마린들만이 사용하고 있다.
- ↑ 이 쪽은 챕터 기원이 그레이 나이트로 추정된다.
- ↑ 이는 현 제국에 있어 블러드 레이븐이라는 전력은 사우전드 선을 말살하라는 황제의 명을 거스르는 한이 있더라도 보존해야한다고 제국의 높으신 분들이 판단했다고 볼 수 있으며
보레알 만나면 패죽이고 싶은 심정일듯그만큼 인류제국의 현재 상황이 황제의 칙령을 그대로 지키기엔 워낙 막장이라는 의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