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수제비.
1 개요
밀가루 반죽[1]을 손으로 뜯어서 끓는 육수에 넣고 익혀낸 요리. 반죽의 형태를 제외한다면 칼국수와 매우 흡사한 요리다. 칼국수를 수제비라고 부르는 지방도 있으니 말 다 했다. 그 지방에서는 위 그림과 같은 수제비는 '뚝수제비'라고 구분해서 부른다. 사실 국수보다는 파스타[2]에 가깝다. 북한에서는 뜯어국 '뜨더국'으로 불린다고 한다. 요리할 때 반죽을 손으로 뚝뚝 뜯어낸다는 점때문인 듯. 이외에도 던지기탕이라는 별칭도 있다. 한자어로는 박탁(餺飥[3])이라 한다. 어원은 손(手)으로 접었다(摺)고 해서 슈져비 > 수제비.
2 설명
모양이 투박하지만[4]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어서 자취 생활 중에서도 해먹기 좋다.
지역에 따라 국물이나 반죽 모양이 특이한 경우가 있다. 김치나 고춧가루를 푼 매콤한 국물도 있고, 아예 미역국같은 국물에 반죽을 올갱이모양으로 만들어서 넣기도 한다.또 된장국에 반죽을 넣기도 한다.
중국 요리 중에도 있는데 거다탕(疙瘩汤)이라는, 토마토와 달걀로 만드는 시홍스지단탕(西红柿鸡蛋汤)을 베이스로 한다.[5]
일본 요리에서는 스이톤(水団, すいとん)이라고 부른다.[6] 수제비의 전신에 해당하는 것은 꽤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나, 밀가루 비슷한 게 보급되어 분식이 가능해진 에도시대에 들어서서 스이톤 전문점이 열렸다고 한다. 지역 별로 간장, 된장 등 국물 재료가 다르고 반죽도 수제비처럼 손으로 뜯은 것부터 경단처럼 만든 것, 만두소를 넣은 만두국 가까운 것 등 제각기였다. 태평양전쟁때는 밀가루를 구할 수 없어서 콩가루, 옥수수 가루, 수수 가루 등등 별별 걸로 다 만들었고 땔감이 부족해 속이 설익은 상태로 나오기도 했다. 국물과 건더기 낼 재료도 부족해 그냥 맹물이나 소금물에 끓이거나, 일본에서 잘 먹지 않는 고구마 줄기 같은 것을 쓰기도 했다고.
수제비는 거의 다 끓거나 다 먹고 남은 국물에 수제비 반죽을 뜯어넣어서 먹는다거나 하는 사리처럼 활용할 때도 있다.
최근에는 일반적인 국물에 끓여먹는 수제비가 아닌 서양식 소스와 퓨전한 수제비도 선보인다. 중화요리와 퓨전한 짬뽕 수제비나 짜장 수제비도 존재.
3 가난의 상징
가난의 상징 중 하나이지만 정작 수제비가 가난의 상징으로 꼽히게 된 역사는 굉장히 짧다. 그 이유는 간단한데 조선시대 때는 밀이 귀했기 때문. 당시엔 '운두병(雲頭餠)'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수제비가 서민 음식으로 굳어지게 된 건 미국의 밀가루 러쉬가 시작된 미군정 때로 비교적 최근 일이다.
이 시기는 그 유명한 6.25 전쟁까지 낀 대한민국 사상 최고로 암울했던 시기라 살아남으려면 뭐든 먹어야 했고 미군정이 퍼다준 밀가루는 싼값에 유통되어 먹고살려면 밀가루 말곤 답이 없었다. 개중에서도 싸고 빠르게 취식할 수 있었던 수제비가 선호되었는데, 먹을것이 없는 만큼 이 수제비도 지금처럼 부재료가 풍부하게 들어간 스타일이 아니라 소금간만 해서 물에 끓여낸 맹탕이였다.
실제로 아직도 나이 지긋하신 분들 중 일부는 이걸 추억으로 즐겨먹기도 하는 반면, 너무 많이 먹어서(+ 가난했던 아픈 추억이 떠올라서) 이젠 지긋지긋하다고 몸서리치는 경우도 있다. 흰종이 수염 같은 작품에 이런 대목이 묘사되어 있다. [7]
故 최진실 역시 마찬가지로 어릴 때 매우 가난했기 때문에 수제비를 너무 많이 먹고 자라서, 연예인으로 성공한 뒤로는 잘 안 먹었다고 한다. 대신 남들한테 해주는 건 좋아했던지, 신애는 나중에 최진실의 장례식장에서 "진실이 언니가 해주는 수제비를 이젠 못 먹게 됐다."는 말을 하기도.
4 조리법
- 밀가루로 반죽을 만들고, 냉장고에 30분~1시간 가량 넣어둔다.
- 육수를 낸다. 육수도 다양하지만, 기본적인 것은 멸치 육수. 멸치 한 줌을 10~20분 가량 끓이고 건져내면 된다. 다시마나 새우 등의 해산물도 같이 넣을 수 있다. 다만 다시마는 오래 끓이면 안 좋으니 10분 미만에서 뺄 것.
- 육수 내기도 번거롭다면, 멸치 다시다를 한 스푼 끓이는 방법도 있다. 얼큰한 수제비는 육수에 고춧가루와 고추장, 혹은 김칫국물을 푼다.
- 애호박, 당근, 양파, 감자 등 원하는대로 야채를 채 썰어서 육수에 넣고 끓인다. 빨리 익히려면 채 써는 게 좋다.
- 끓는 중에 소금과 국간장으로 간을 한다.
- 끓이면서 밀가루 반죽을 뚝뚝 뜯어 넣는다. 팁이 하나 있다면 얇게 펴서 뜯어 넣는게 나중에 먹을때 식감이 더 좋다.
- 야채가 다 익을 때 정도면 완성.
- 마무리 1분 전에 마지막으로 계란 푼 물을 부어서 국물이 걸쭉하고 계란국 느낌이 나게 만들 수도 있다.
이것만으로도 간단하지만, 남자의 요리 버전은 더 처절하게 간단하다.
- 육수 대신 계란국을 끓이고, 여기에 수제비를 뜯어 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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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뽀개먹고 남은라면 스프를 끓이고, 수제비를 뜯어 넣어도 된다.
4.1 반죽 만들때 주의점
수제비의 질감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는 반죽을 쫄깃하게 하는 것인데, 반죽을 오랫동안 치댄 뒤 냉장고에 1시간 정도 넣어두면 이 쫄깃함이 아주 잘 살아난다. 반면 수제비의 맛 자체는 국물이 좌우한다. 일반적으로는 반죽에 밀가루나 쌀가루 말고는 딱히 들어가는 재료가 없다보니...
초보자들의 경우 수제비를 끓일 때 반죽에서 전분이 흘러나와, 반죽은 흐물흐물해지고 국물은 걸쭉해져서 망치는 경우가 있다. 반죽을 치댈 때 식초나 레몬즙 또는 감자즙[8] 혹은 계란푼 물을 섞어주면 끓여도 반죽이 퍼지지 않고 쫄깃쫄깃하다. 양조절 잘못하면 맛이 엇나가는 초 종류보다는 감자를 갈아넣거나 계란을 넣는 게 무난할 것이다.- ↑ 감자 전분이나 찹쌀가루 등이 들어가기도 한다.
- ↑ 뇨키가 서양의 수제비라고 할 정도로 흡사하다.
- ↑ 수제비 박, 수제비 탁
- ↑ 물론 시중에 파는 건조 수제비는 모양이 잡혀 있다.
뇨키랑 헷갈리기 쉽지만 - ↑ 정형돈이 냉장고를 부탁해 1주년 특집에서 선보인 바가 있다.
- ↑ 우리 나라의 전통 음식 중에도 수단이 있다.
- ↑ 일본도 마찬가지로 힘들던 시기에 수제비를 많이 먹었다고 한다. 만화 맛의 달인 에피소드 중에서는 요즘 수제비는 원래의 수제비가 아니라고 하던 나이든 사람이 나오는데, 그 당시처럼 만든 수제비를 먹고나서 그 맛이긴 하지만 그때처럼 맛있게 먹진 못하겠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예비군이 먹는 뽀글이와 같다 - ↑ 그래서 마트에서 파는 수제비가루 중에는 아예 감자 전분이 섞여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