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파라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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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Pharazôn. 실마릴리온에 등장하는 인물. 누메노르의 마지막 왕이자 누메노르를 가라앉히게 한 장본인이다. 일명 '황금의 아르파라존.'

왕위를 찬탈했다는 문제 때문에 역대 누메노르의 왕들 중 가장 막장으로 유명했다. 누메노르 말기에 이르러서는 두네다인들이 오만해져 요정들과 발라들을 등한시하고 인간을 자신의 하인으로 여기며 우리가 짱임하는 풍토가 만연하였다. 특히나 왕들의 경우 자신의 이름을 요정식에서 누메노르식으로 바꾸고는, 그 앞에 '위대하다'라는 뜻의 'Ar-'의 접두사를 붙이기 시작한다. 아르파라존의 전대왕 타르팔란티르[1]는 '시발 이건 미친 짓이야!'라는 의도를 보이며 발라에 대한 제사를 복원하고 자신의 이름을 요정식으로 바꾸는 등 제정신을 잡으려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그의 사후 누메노르의 전통에 따라 그의 첫째 자식인 딸 타르미리엘이 왕위에 올랐는데, 왕의 조카였던 아르파라존이 사촌의 왕위를 가로챘다. 그리고 아르파라존은 자신이 왕위에 오르고서 사촌과 결혼해 타르미리엘을 자신의 왕비로 삼았다. 이후 누메노르는 멸망으로 가는 황금기를 맞이하게 된다.

아르파라존은 왕권을 강화하고 신하들과 다른 왕족을 억압하는 군주가 되었다. 특히 패권을 추구하여 가운데땅으로 자주 정벌을 가 식민지를 늘렸다. 사우론이 인간들의 왕을 자처하자 분노하여 움바르로 대군을 이끌고 상륙, 3262년에 모르도르를 파괴하고 바랏두르를 함락시킴과 동시에 사우론의 항복을 받아낸 뒤 사우론을 잡아 누메노르로 끌고 왔다.[2] 하지만 사우론은 달콤한 말로 아첨을 떨며 누메노르인들이 아직 알지 못하는 지식들을 가르쳐줬고, 이에 누메노르인들은 점차 그를 신뢰하게 된다. 아르파라존은 그 자신의 난폭한 기질과 사우론의 속삭임에 넘어가 점점 폭군으로 변해간다. 고문이 된 사우론은 누메노르인들에게 진실로 자유를 주는 이라며, 일루바타르를 버리고 멜코르를 숭배케 만들었다.

결국 아르파라존은 친구이자 고문이었던 아만딜(엘렌딜의 아버지)를 해임했고, 발라에게 받았던 백색나무(님로스의 나무)를 불태워버렸다. 다행히 백색나무를 자르려고 한다는 걸 미리 눈치챈 이실두르가 그 전에 묘목을 빼돌렸지만[3], 불타는 백색나무는 며칠을 누메노르를 연기 속에 가두어버렸다고 한다.

결국 아르파라존은 누메노르의 멸망 스위치를 누르고 만다. 바로 대군을 이끌고 발리노르를 쳐들어 간 것. 물론 인간 따위가 발라에 대항해 어떻게 해볼 수 있을 리가 없으므로[4] 아르파라존과 그의 군대는 발리노르에 도착하는 순간 에루가 일으킨 지각변동으로 땅이 갈라지면서 그 안에 갇혀 세상이 끝날때까지 감금되는 운명에 처했고, 만웨가 보낸 거대한 독수리의 그림자가 신호가 되어 누메노르의 침몰, 즉 아칼라베스가 시작되었다.

엘렌딜은 독수리의 그림자를 보고는 알아차리고는 배를 수배하여 도망칠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람들을 모아 가운데땅으로 넘어가 그곳에 망명 누메노르 왕국을 건설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남지 못했고, 선물을 주는 자라는 별명을 가졌던 사우론은 자신의 아름다운 육체를 잃고 추한 정신체로 살아남아 모르도르로 도주했다. 일은 지가 벌여놓고 또 지가 거기에 휘말리는 호구스러움[5]

  1. 천리안과 유사한 능력이 있는 듯한 왕이어서 '팔란티르'가 왕호에 들어가는 게 어울렸다고 한다.
  2. 실마릴리온에 의하면 이때 사우론의 부하들은 아르파라존의 군대만 보고도 꽁무니가 빠지게 도망 갔다고 한다(...)
  3. 이때만 해도 이실두르는 최고의 개념인이었다. 나중에 반지에 유혹당한 뒤에 막장이 되어서 그렇지….
  4. 사실 이후 기술되는 사건을 일으킨 장본신은 일루바타르 그 자신이다. 발라의 지도자인 만웨가 '아 쉬바 나 이제 에아 통치 못해먹겠음'이라고 탄원하자 일루바타르가 인간의 오만에 대한 벌도 주고 발리노르도 가운데땅과 떼어버릴 겸해서 세상을 변화시킨 것.
  5. 이건 어쩔수 없는 것이, 사우론도 발라들이 일을 해결할 줄 알았지, 그 일루바타르가 직접 나설줄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