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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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마릴리온의 등장인물. 제 2시대 3119년 ~ 제 2시대 3441년.

나르실의 원래 주인 이었으며, 아르노르-곤도르의 국왕. 이명은 장신의 엘렌딜(Elendil the tall)로, 키가 2.4m였다고 한다.

아들인 이실두르와 함께 아라고른의 선조이다.

원래 그는 누메노르 왕족의 방계 혈통의 일원[1]으로 누메노르의 귀족이었다. 안두니에의 18대 영주로, 대대로 그의 일족들은 누메노르 동부 해안에 있는 도시 로멘나에서 살았다.

엘렌딜의 차남 아나리온이 태어날 무렵, 누메노르 왕국은 불멸의 삶을 원하게 되었고 요정들과 발라들에서 벗어나려 했으며 그들의 창조주였던 일루바타르의 숭배도 점차 하지 않는 등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누메노르엔 왕과 엘로스 가문 사람들에게 충성을 하면서도, 요정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발라의 충고에 귀 기울이려는 이들인 소수의 '충직한 자들(엘렌디리 파)'이 있었는데, 안두니에의 영주 가문은 엘렌디리 파의 리더였지만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비밀리에 활동하였다. 이들은 계속 사우론에게 대항하는 요정왕 길 갈라드를 원조했다.

3262년 당시 국왕인 아르파라존사우론을 포로로 붙잡은 다음 누메노르로 데려왔는데, 이후 누메노르인들은 그의 간언에 넘어가 멜코르를 숭배하게 되었다. 사우론은 그를 좋아하지 않는 엘렌디리 파의 지도자이자, 아르파라존의 친구이기도 했던 엘렌딜의 아버지 아만딜을 고문직에서 해임되게 만드나, 그는 매우 높은 귀족이자 안두니에의 18대 영주였기에 왕도 그를 해하지는 못하였다. 엘렌디리 파들을 위로코자 몰래 요정들은 아만딜에게 일곱 개의 팔란티르를 선물하였다. 아만딜은 로멘나로 물러나 엘렌디리 파 사람들을 비밀리에 소환한다. 이 때 엘렌딜의 장남 이실두르는 사우론이 아르파라존을 이용해 님로스의 나무를 자르려고 한다는 걸 눈치채고는 이를 막기 위해 변장해서 남로스의 열매를 훔쳐온다.

사우론의 영향은 점점 커지고, 아르파라존은 발리노르를 정복할 계획을 세운다. 이 계획을 알아차린 아만딜은 누메노르의 종말을 예견해, 금지령을 어기는 것을 감수하고 사우론으로부터 누메노르를 구하기 위해 먼 옛날 자신의 조상인 에아렌딜이 그랬던 것처럼 용서를 구하려고 배를 타고 발리노르로 갈 계획을 세운다. 그는 일단 동쪽으로 항해해 나간 후, 나머지는 운과 바람에 맡길려고 하였다. 그는 아들 엘렌딜에게 따로 배들을 준비하고 때가 되면 로멘나를 떠나 자신처럼 할 것을 명하고 서역으로 떠났으나, 누메노르인들의 죄는 너무 커 구원을 받을 수 없었고 행방불명되었다.

결국 아르파라존이 엄청난 수의 군대를 조직해 발리노르로 쳐들어가자, 엘렌딜은 떠나기 전에 아버지 아만딜이 했던 조언을 받들어 전투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사우론의 추종자가 그를 멜코르의 신전에 제물로 바치려 들자 몸을 빼내서 배로 피신해 있었다. 그러다 누메노르의 종말이 닥치자 팔란티르와 이실두르가 가져온 님로스의 묘목과 그외 여러 누메노르의 보물과 기록들을 배에 실고 충직한 자들과 함께 그 아수라장에서 탈출했다.[2] 엘렌딜은 자연스레 가운데땅에 온 두네다인들의 지도자가 되었고, 북쪽으로 가 북왕국 아르노르를 세우고 길 갈라드와의 우정을 이어간다. 망명한 누메노르인들의 대왕으로서 그는 본인이 세운 아르노르만이 아니라 아들들이 통치하는 곤도르의 국왕이 되었다.

3430년, 도망쳐온 엘렌딜의 장남 이실두르 때문에 곤도르가 처한 위기를 알게 된 엘렌딜은 사우론에 대항하기 위해 요정과 인간의 마지막 동맹을 아몬 술에서 길 갈라드와 함께 결성했다. 엘렌딜은 퀘냐이 동맹은 누메노르의 영광과 엘렌딜의 신념과 함께 할 것이고, 발라와 일루바타르가 보살필 것이라고 맹세하였다.

이듬해, 아르노르와 놀도르의 군세는 임라드리스에 집결하였고 모르도르로의 진군을 시작했다. 3434년에 양 군은 검은 문 앞의 다고를라드 평원에서 접전을 펼쳤고, 며칠이고 전투가 벌어졌지만 최후의 동맹이 승리를 거두었다. 이 후, 최후의 동맹은 사우론의 본거지인 바랏두르를 포위했고, 바랏두르는 사우론의 모든 힘이 결집된 요새답게 7년동안이나 최후의 동맹의 공성을 버텨내면서 최후의 동맹에 많은 피해를 입혔다. 하지만 포위망이 서서히 좁혀들어오자 사우론이 직접 모습을 드러냈고, 최후의 동맹의 두 지휘관인 길 갈라드와 엘렌딜이 그와 맞섰다. 이 때 길 갈라드와 엘렌딜 둘 다 목숨을 잃었으나, 사우론 역시 자신의 힘을 모두 소진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엘렌딜의 무용은 어둠의 세력들이 두려워하게 되었는데, 일례로 아라고른이 엘렌딜이라 외치며 오르크 무리를 작살낼 때 오르크들이 모랄빵을 내는 효과를 불러왔다.

여담으로 영화에서 나온 위의 다소 늙어보이는 모습과 달리, 아라고른이 가장 닮은 인물이었다고 한다. 이게 외모의 닮음인지 다른 측면의 닮음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전자였다면 일종의 고증오류라고 볼 수도 있다.[3]
  1. 정확히 말해서는 4대 왕 타르-엘렌딜의 장녀인 실마리엔의 혈통이다. 당시는 누메노르의 왕위가 아들에 한해서 계승가능했기 때문에 왕이 되지 못했으나, 안두니에의 귀족인 엘라탄과 결혼한 이후 타르-엘렌딜이 그녀의 아들을 위해 안두니에의 영주 작위를 새로 만들어 수여했다.
  2. 배는 모두 9척으로 엘렌딜이 4척, 이실두르가 3척, 그리고 아나리온이 2척이었다.
  3. 그러나 당시의 엘렌딜은 이미 300살이 넘었다. 엘로스를 제외한 누메노르의 왕가도 누메노르 초기에도 400년 남짓 살았음을 생각하면 누메노르인 기준으로도 중년에서 노년이라고 보아도 무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