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케렌스키

Александр Фёдорович Ке́ренский (러시아어)
Alexander Kerensky (영어)

풀네임Alexander Fyodorovich Kerensky(알렉산드르 표도로비치 케렌스키)[1]
출신 정당사회혁명당
생몰년1881년 5월 2일 ~ 1970년 6월 11일 (만 89세 1개월 9일)
재임기간1917년 7월 21일 ~ 1917년 11월 17일 (만 3개월 26일)

1 개요

러시아의 정치인으로 러시아 혁명을 논할 데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 뛰어난 법률가이기도 했으며 러시아 혁명 직후에는 온건 사회주의자의 지도자 격으로 니콜라이 2세의 폐위 이후 수립된 임시정부의 총리[2]을 맡았지만 어정쩡한 정책[3]이 혼란스러운 민심을 수습하는데 실패했고. 결국 1917년 10월 볼셰비키의 혁명으로 인해 권좌에서 쫓겨나 여생을 타국에서 망명객으로 전전해야했던 비운의 인물.

2 생애

2.1 초기

1881년 5월 2일 교사였던 표도르 케렌스키의 아들로 태어난다. 그의 가문은 대대로 러시아 정교 성직자를 배출해 낸, 일대에서는 나름대로 뼈대있는 가문이었으며 어머니의 가계에도 독일계 귀족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4] 아이러니컬하지만 후일 케렌스키의 정적이 되는 블라디미르 레닌의 어린 시절 은사가 바로 케렌스키의 아버지였다고 한다.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로 진학해 법률을 전공한[5] 케렌스키는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각종 정치범들을 변호해주면서 명성을 얻게 되고 이를 토대로 노동당 소속으로 두마 의원직에 진출하게 된다. 이 시기 케렌스키는 사회주의적 입장에서 변호사 경험으로 체득한 아가리파이팅 스킬을 활용해서 니콜라이 2세와 라스푸틴을 신명나게 까대면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힌다.[6]

2.2 2월 혁명

로마노프 왕조를 붕괴시킨 1917년 2월 혁명의 당시 상황에서 케렌스키는 주요한 혁명지지 정치인중의 하나였고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 겸 법무부 장관으로 선출된다. 법무부 장관에 머무르면서 케렌스키는 사형을 폐지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보통선거 도입을 노력하는 등 민주주의를 러시아에 이식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다.[7] 이후 국방부 장관까지 겸직하면서 1917년 7월에는 케렌스키 공세라고 알려진 대규모 공세를 지시하지만 그야말로 처참하게 망했어요. 애초부터 종전을 염원하는 병사들과 민중들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강행한 이 공세가 참담한 실패로 끝나면서 케렌스키에게 위기가 닥쳐오기 시작한다. 케렌스키는 프랑스와 영국에 대한 외교적 책무를 위해서 전쟁을 계속하려했지만[8] 이미 일선의 병사들과 후방의 민중들은 전쟁을 수행할 의지를 상실[9]해가고 있었고 레닌[10]을 필두로 한 볼셰비키가 민중과 병사들에게 "토지, 평화, 빵"을 약속하면서 케렌스키는 민중의 지지를 상당부분 상실하고 만다.[11] 심지어 같은해 9월에는 라브르 코르닐로프가 쿠테타를 일으킨 것이 그 위기의 정점. 코르닐로프는 전선의 군부대를 빼돌려서 모스크바로 진격했지만, 그동안의 정쟁도 잊고 볼셰비키와 맨셰비키가 단결을 하면서 어떻게 어떻게 진압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케렌스키가 이 음모를 방조했다는 유언비어가 러시아 정국을 뒤덮으면서 임시정부는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한다.

2.3 10월 혁명

코르닐로프 반란의 와중에 임시정부는 페테르부르크 노동자들에게 무기를 제공하여 반란을 막고자 시도했다. 문제는 이 무기를 지급받은 노동자들이 볼셰비키 쪽으로 가담했다는 거(...) 결국 10월 25일 시작된 10월 혁명으로 인해 임시정부는 전복되고 케렌스키는 여장을 한 채로 프랑스로 망명한다.[12]

2.4 여생

이후에도 망명한 러시아 정객들의 우두머리 격으로 정력적으로 활동한 케렌스키는 2차 대전이 터진 후 뉴욕에 정착한다. 독소전쟁 발발 직후에는 "통크게 단결해서 파시스트를 몰아내자!"라는 서한을 스탈린에게도 보내지만 읽씹당한다. 2차 대전 후에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각종 회고록[13]과 러시아사 연구자료를 남기기도 했던 케렌스키는 1970년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여담이지만 죽은 뒤에도 고난이 이어지는데 그의 프리메이슨 경력과 더불어 '어머니 러시아를 볼세비키의 손아귀에 넘겨준 놈'이라는 괘씸죄가 더해져 뉴욕의 러시아 정교회가 그에게 무덤자리를 줄 것을 거부한 것(...) 결국 케렌스키의 유해는 런던에 안장된다.
  1. ↑ 키릴문자로는 Алекса́ндр Фёдорович Ке́ренский
  2. ↑ 정확히는 2대 총리를 역임한다.
  3. ↑ 특히나 1차 대전을 계속 수행한 것이 치명타였다. 추후 볼셰비키 정부가 독일제국과 체결한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의 굴욕적이기 짝이 없는 내용을 생각하면 전쟁을 멈춰도 까일게 뻔하긴 했지만...
  4. ↑ 다만 케렌스키의 외할머니가 농노 출신이어서 유대인의 사생아다라는 유언비어가 돌기도 했다.
  5. ↑ 진학 당시의 전공은 역사학이었지만 중간에 전과
  6. ↑ 심지어 라스푸틴을 까는 것은 차르의 측근들조차 동의했을 정도이지만 황후인 알렉산드라가 워낙 라스푸틴을 끼고 돌았기 때문에...
  7. ↑ 러시아의 전 역사를 통틀어 사형제가 없었던 시절은 케렌스키가 임시정부의 구성원으로 재임하던 7개월 뿐이라고 한다. 다만 전선에서는 계속 사형제가 유지되었다고.. 현대 러시아는 명목상 사형제가 남아있지만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이다.
  8. ↑ 이 과정에서 민중들에게 "우리가 여기서 전쟁을 포기하면 프랑스와 영국이 우리에게 지원물자를 보내지 않아서 안그대로 무너진 경제가 더 무너진다!"라고 반협박에 가까운 호소까지 했지만 지칠대로 지친 민중들에게 그런 말이 귀에 들어올리가.. 총맞고 죽으나 굶어죽으나
  9. ↑ 의지뿐만 아니라 전쟁 수행 능력 자체도 마찬가지였다. 1917년 가을이 되면 비공식적으로 200만 명 이상의 러시아 병사가 탈영한 것으로 추측된다.
  10. ↑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당시 억류중이던 레닌을 러시아로 보내준것 자체가 임시정부를 이렇게 뒤흔들어버리려는 목적으로 보낸 것이다. 덕분에(?) 1920년대 독일과 소련은 상당히 사이가 좋았어서 군사교류도 잦은 편이었다. 왕따끼리 놀아줘야지 물론 히틀러가 등장하면서부터는 그런거 없다.
  11. ↑ 게다가 케렌스키는 "좌파는 모두 우리와 같은 편이니 임시정부를 전복시킬리 없다."라는 기묘한 진영논리를 내세우면서 볼셰비키가 세를 불리는 것도, 심지어 무기를 반입하는 것도 방관하고 있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들이닥칠 10월 혁명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초대형 병크
  12. ↑ 2차 대전 발발 후에는 나치를 피해 미국행.
  13. ↑ 러시아 혁명에 대한 꽤나 중요한 1차 사료이지만 볼셰비키에 대한 증오와 그들에 대한 왜곡이 꽤나 커서 신빙성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