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망하옵니다

1 전통 서간문에 흔히 쓰이는 어구

仰望하옵니다.
현재에는 잘 쓰이지 않는 문어체 단어로, 직역하면 '~을(를) 우러러 바라다' 쯤의 뜻이 된다. 대신 '~을(를) 바랍니다'라고 해도 되지만 '우러를 앙(仰)'자를 써서 겸손의 뜻을 나타내었다. 전통 서간문(편지)에서는 인삿말에서 쓰인다. 예를 들자면 '시하(時下) 입춘지절(立春之節; 또는 다른 계절을 나타내는 말)에 기체후(氣體候) 일향만강(一向萬康)하옵시며 고체(高體) 건안(健安)하시기를 앙망(仰望)하옵나이다...' 같은 식[1].

현대에는 이렇게 어려운 한자말로 편지를 쓰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옛 말투를 고수하는 개신교의 개역성경에는 가끔 나오며[2] 간혹 나이 든 의사들이 상급병원에 제출할 진료의뢰서를 끊어줄 때 고진선처 앙망합니다라는 어구를 말미에 적어주는 경우는 있다. 또한 고우영 십팔사략에서도 명장 왕전를 정벌할 때 보상을 요구하며 '앙망하옵니다'라는 표현을 쓴 것이 확인된다. 문명 5 브라질 문명을 플레이할 때도 '폐하가 브라질 백성을 다스리셨던 평화로운 시대가 돌아와 백성의 소리를 듣고 밝은 미래를 약속하시기를 앙망하나이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ANG망하다 확실히 빌리카미카제 미화 발언 직후 망한걸 생각하면 적절하다.

현재 젊은 층 사이에서는 거의 쓰일 일 없는 단어인 이 단어가 인터넷에서 유명세를 타게 된 이유는 따로 있다. 아래 참조.

2 디시인사이드, 일베저장소유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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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의 탄원서[3]에서 비롯한 디시인사이드 정치/사회 갤러리일베저장소의 유행어이다.

첫 사용의 시작은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였으며, 이후 일베저장소 등 각종 보수 성향 사이트 등에서 많이 사용하여 인터넷에서 유명해졌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뜻으로 사용한다. 인터넷상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 대부분이 이 2번 항목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소수 어감이 재미있어서 쓰는 경우도 있긴 하다. 가끔 아래 원문에서 필요한 부분의 단어만 바꿔 패러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물론 정치 풍자의 목적이 짙게 들어가있다.

12.12 군사반란으로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의 신군부는 1980년 하반기에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김대중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가 국내외의 압박에 의해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이후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장이었던 노신영이 김대중의 부인 이희호를 찾아가 김대중을 설득해 미국에 망명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이희호가 김대중을 설득 했으나, 김대중은 완강히 반대했다. 하지만 안기부 측의 주문에 따라 이희호가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석방 될 수 있다고 설득하자 부득이하게 이에 응했다. 그러나 안기부 직원이 서약서를 요구하자 다시 완강히 거부하는 것을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고 하여 제출하게 된 것으로 위에 있듯이 서간체의 정중한 문구로 작성 되어 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김대중은 이런 글을 두 번에 걸쳐서 썼다.

한 번은 1981년 1월 18일에 쓴 것이고, 다른 한번은 1982년 12월 13일에 쓴 것인데, 2년의 시간 차를 두고 쓴 것이 두 가지 모두 위와 같은 과정을 걸쳐서 쓰게 된 것인가는 수정바람)# 김대중이 출국하자마자 5공은 김대중을 망신을 주기 위해 이 서약서를 공개했다. 이에 김대중은 2년 2개월 만에 미국을 등에 업고 전두환 정권에 빅엿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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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4]해석
全斗煥大統領 閣下

國事에 軫念하신 가운데 閣下의 尊體 더욱 健勝하심을 仰祝하나이다.

閣下게서도 아시다싶이 本人은 矯導所生活이 二年半에 이르렀아온데 本來의 持病인 股關節變型[5]症과 耳鳴 등으로 苦楚를 겪고 있으며 專門醫에 依한 充分한 治療를 받고자 渴望하고 있읍니다.[6]

本人은 閣下게서 出國許可만 해주신다면 美國에서 二, 三年間 滯留하면서 完全한 治療를 받고자 希望하온데 許可하여 주시면 感謝千萬이겠읍니다.

아울러 말씀드릴것은 本人은 앞으로 國內外를 莫論하고 一切 政治活動을 하지 않겠으며 一方 國家의 安保와 政治의 安定을 害하는 行爲를 하지 않겠음을 約束드리면서 閣下의 善處를 仰望하옵니다.

1982年 12月 13日
金大中
전두환대통령 각하

국사에 진념[7]하신 가운데 각하의 존체 더욱 건승하심을 앙축하나이다.

각하게서도[8] 아시다싶이[9] 본인은 교도소생활이 이년반에 이르렀아온데[10] 본래의 지병인 고관절변형증과 이명 등으로 고초를 겪고 있으며 전문의에 의한 충분한 치료를 받고자 갈망하고 있읍니다.

본인은 각하게서[11] 출국허가만 해주신다면 미국에서 이, 삼년간 체류하면서 완전한 치료를 받고자 희망하온데 허가하여 주시면 감사천만이겠읍니다.

아울러 말씀드릴것은 본인은 앞으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절 정치활동을 하지 않겠으며 일방 국가의 안보와 정치의 안정을 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음을 약속드리면서 각하의 선처를 앙망하옵니다.

1982년 12월 13일
김대중

유행어로써의 용례는 역시 주로 사과글을 앙망문이라고 부르거나, 글 끝에 앙망하옵니다를 붙이는 형태였다. 하지만 2016년 현재는 거의 죽은 밈이 되었고, 많이 사용되지 않는다. 대신 뭔가를 요청할때 요청한다는 말 대신에 앙망한다라는 식으로는 계속 쓰이고 있다.

정치인의 말에서 유행한 점, 사실상 사어였던 단어가 다시 대중성을 얻은 점, 잠깐의 유행 후 제한적인 용법으로 돌아간 점 등 '몽니'라는 단어의 유행과 비슷한 면이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앙망'이 상당히 대중적인 단어였던 반면 '몽니'는 사용되던 당시에도 생소한 단어였던 점.

여담으로, 나무위키 임시 관리자 사퇴사건 중 2번째 사건이 이 용어로 인해 발생하였다.
  1. '기체후 일향만강' 또한 문어체 문장이지만, 프린세스 메이커 2를 즐긴 위키러라면 꽤나 익숙할 것이다.
  2. 현대식 번역판에서는 앙모(仰慕)로 나온다.
  3. 속칭 앙망문.
  4. 이체자(약자)는 정자로 바꿈
  5. 形을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
  6. 사족으로 이때는 습니다가 아니라 읍니다가 맞는 문법이었다.
  7. '전념'이 아니다!
  8. 께서도
  9. 아시다시피
  10. 이르렀사온데
  11. 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