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렉트라

1 그리스 신화의 등장인물

오레스테스 신화》의 히로인.

아가멤논클리타임네스트라의 딸이며 오레스테스의 누나. 라오디케(Laodice)라고도 불린다.

신화라고 할 만한 전승인 호메로스오디세이아나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비중이 없지만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인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가 모두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3대 비극 작가가 같은 소재를 비극으로 구성한 것 중 현대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것은 오직 엘렉트라의 이야기뿐이어서 문학적 중요도는 매우 높은 편. 또한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창시한 정신분석학에서의 엘렉트라 콤플렉스라는 용어 때문에[1] 현대의 인지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각각의 비극 작가가 재창조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엘렉트라는 초기에 복수를 바라는 모습으로 등장하고 이후 오레스테스를 알아보고 독려해준다. 그러나 그 후의 비중은 거의 없다. 덧붙여서 오레스테스를 알아보게 된 이유는 신발 사이즈와 머리카락. 이 이유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후에 에우리피데스에게 까인다. 사건에 있어서의 비중이 적기 때문에 후에 오레스테스가 받는 고난(비극 자비로운 여신들)과는 달리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다.
극의 전개와 심리적 흐름을 볼 때 3가지 작품 중 가장 비중이 높다. 오리지널 캐릭터로 엘렉트라의 여동생인 크뤼소테미스[2]가 등장하고 엘렉트라는 자기 자신-크뤼소테미스-클리타임네스트라와 대립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한다. 후에 오레스테스와 재회할 때의 증표는 아버지 아가멤논의 인장 반지였다. 어머니와 아이기스토스의 살해에 직접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지만 소포클레스가 추구하던 고독하고 위대한, 지적인 영웅이란 관점에 가장 잘 들어맞는 캐릭터.
앞의 두 작품에서의 엘렉트라가 학대는 받을지언정 궁전 안에서 지내는 것에 비해 여기에서는 몰락귀족인 농부와 강제적으로 결혼해 궁전 밖으로 추방당한 것으로 등장한다. 다만 남편과는 어떤 관계도 가지지 않았고 서로 존중해주는 선에서 끝난 듯하다. 이후 오레스테스가 방문하여 복수를 결의한다. 이때는 오레스테스가 어렸을 때 입었던 상처를 증표로 알아보게 되는데 이는 오디세이아의 패러디로 보인다. 아이기스토스를 먼저 처단한 후에 엘렉트라가 산기가 있다는 거짓 통보를 해서 클리타임네스트라를 불러 죽이는데 여기서는 엘렉트라가 오레스테스와 함께 칼자루를 쥐고 찔렀음이 암시된다. 소포클레스의 엘렉트라에 비해서 생활고에 대한 푸념을 하는 등 보다 현실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살해 후에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둘의 삼촌격인 디오스쿠로이(카스토르와 폴룩스) 형제가 나타나 미래를 예언해준다. 처음엔 국가에서 추방되지만 이후에 죄를 씻게 되고 필라데스와 결혼한다는 것이 그 골자.

이후 두 남매를 아테나 여신이 개입하여 엘렉트라는 아테나의 보호를 받게 되고 오레스테스는 모친 살해의 죄를 씻기 위해 타우리스의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가져오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죽은 줄로 알았던 언니 이피게니아가 아이기스토스의 아들 알레테스에게 나타나 오레스테스가 아르테미스 여신의 제물이 되었다고 말하여 알레테스는 미케네의 왕좌에 오른다. 격분한 엘렉트라가 델피로 쫓아가 이피게니아를 장님으로 만들려고 할 때 오레스테스가 살아 돌아와(...) 알레테스를 죽이고 미케네의 왕위에 오른다.

아테나 여신의 보호로 모친 살해의 죄를 씻은 오레스테스는 숙부인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딸 헤르미오네를 아내로 맞아 정복군주로서 미케네의 영토를 크게 확장시켰으며 엘렉트라도 필라데스와 결혼하여 메돈과 스트로피오스를 낳게 된다.[3]

사실 엘렉트라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아버지와 동생에 대한 애착이 엄청나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버지를 죽였다고 어머니를 죽이는가 하면 동생이 죽었다고 살아 돌아온 언니를 장님으로 만들려고 할 정도이니 상당히 무서운 여자다. 물론 오이디푸스처럼 근친상간의 관계는 아니다.

즉, 브라콘+파더콘+얀데레의 시초 되시겠다. 아, 얀데레는 메데이아가 먼저지만(...)

후에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호프만슈탈의 각본을 기초로 오페라 "엘렉트라"를 작곡했다. 이 오페라에선 "엘렉트라가 오레스테스와 함께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죽인 후 기쁨의 춤을 추다가 너무 과도하게 흥분하여 결국 사망한다(...)." 라고 묘사한다.

2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의 등장인물

엘렉트라(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참조.

3 마블 코믹스의 등장 히로인

엘렉트라(마블 코믹스) 참조.

4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의 등장인물 엘렉트라 오비로와

5 록히드마틴망작 여객기 L-188 엘렉트라

  1. 이 이론의 기초를 세운 것은 프로이트지만 엘렉트라 콤플렉스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융이다. 딸이 아버지를 사랑하고 어머니를 경쟁상대로 인식하는 증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대비된다.
  2. 엄밀하게 말하자면 완전히 오리지널 캐릭터는 아니다. 일리아스에서 아가멤논아킬레우스를 달래려고 할 때 내건 조건 중 아가멤논의 딸인 크뤼소테미스와의 결혼이 있었기 때문. 다만 3대 작가의 비극 중 크뤼소테미스를 등장시킨 것이 소포클레스 뿐인 것은 사실이다.
  3. 피에르 그리말의 "그리스로마 신화 사전"의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