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결혼식

1 개요

말 그대로 영혼간의 결혼식 혹은 영혼과의 결혼식. 영결식을 영혼결혼식의 줄임말이라고 생각하면 참으로 곤란하다.[1] 결혼하는 두 사람(영혼)의 종교나 양쪽 집안의 갸풍에 따라 교회나 절 등에서 간소하게 치를 수도 있고, '대중 매체' 관련 항목에 링크된 영상들의 경우처럼 무속 풍습에 따라 무당이나 스님의 지시 하에 치를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양쪽 부모님들끼리 의논해 두 집안 나름의 방식으로 치를 수도 있다. 죽은 이들의 혼인신고서(!!)를 부모님들이 합의 하에 작성하는 경우도 실제로 있었다고 한다. [2]

죽은 사람(영혼)들간의 영혼결혼식은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살아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커플들이 치르거나, 결혼하지 못한 젊은이의 넋을 달래주기 위해 총각귀신과 처녀귀신을 유족들이 임의로 결혼시키거나. [3]전자의 경우도 그렇지만 특히 후자의 경우는 옛날의 '결혼하지 못 하고 죽으면 그 자체가 한이 된다'는 통념 때문인 듯. 원래 친분이 있던 집안끼리 하는 경우도 있고 서로 모르던 사이인데 중매 등으로 알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영혼 결혼식 후에도 남남처럼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진짜 사돈집처럼 대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젊은 나이의 자식을 떠나보냈다는 동병상련의 아픔이 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지도…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생전에 결혼을 약속하였으나 한쪽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는 등으로 결혼이 성사되지 못 한 경우가 많다. 죽은 뒤에도 사랑을 지키겠다는 의미이므로 창작물에서는 굉장히 낭만적으로 그려진다. 야담에 따르면 아들이 결혼 전 급사했는데 약혼녀를 끌고와서 억지로 결혼시켰던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실제 사례로 대표적인 경우가 통일교에 관련된 것인데, 바로 문선명의 둘째아들 故 문흥진과 발레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문훈숙의 사례이다. 문흥진 군이 18살 나이로 미국 유학 중 교통사고로 요절하자, 당시 문선명의 측근이었고, 다음가는 실세 자리를 바라던 박보희는 딸인 발레리나 박훈숙을 문흥진과 영혼결혼식까지 치뤄주었다. 박훈숙이 문훈숙으로 개명해 대외활동을 하게 된 이유였다. 이후 조카를 입양해서 살아가고 있는데, 문훈숙은 언론인터뷰에서 크게 이 영혼결혼식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보이지 않았다. 본인도 독실한 통일교 신자인데다가, 비록 잠깐이었지만, 살아 생전 만난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토호쿠야마가타 현의 일부 지방에는 무카사리 에마라는 보다 체계적인 풍습이 있다. 아래의 '괴담' 항목에 적힌 2ch발 이야기도 이 풍습을 배경으로 한다.

2 실제 사례

위에 적힌 문흥진과 문훈숙의 사연처럼 영혼결혼식의 실제사례들이 있다.

  •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영혼결혼식 : 1982년 2월 망월동 묘역에서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마지막 날 전남도청에서 숨진 윤상원과 1978년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이 거행되었다.[4] 이를 내용으로 하는 노래굿 '넋풀이'에 수록된 노래가 바로 두 사람에게 헌정된 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관련글
  • 영혼결혼식을 올려 주고서 그걸로도 모자라서 혼인신고서까지 대신 내준 사기꾼들이 실제로 있었다! 당연히 그런 신고는 수리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유권해석(...).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는 것이므로, 동일한 위난으로 사망한 남녀 사이에 친족들이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영혼결혼식을 거행하여 주었다 하더라도 사망한 사람들 사이에는 법률상 혼인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며, 설사 그 사망한 자들에 대한 혼인신고를 제3자가 신고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러한 혼인신고는 무효이므로 어떠한 사유로도 수리될 수 없는 것이다(호적선례 3-248).
  • 위와 비슷한 사례가 MBN의 재연 프로그램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에서 다뤄진 적이 있었다. 여기서는 사고로 사망한 남자와 지병으로 숨진 여자를 안타깝게 여긴 어머니들끼리 합의 하에 자식들의 영혼결혼식을 올려주고 혼인신고를 한다. 하지만 몇 년 후 여자 쪽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여자의 오빠가 상속 문제로 관련 서류를 확인하던 중 미혼으로 사망한 여동생이 남의 집안 호적에 며느리로 올라가 있어 어머니의 유산 상속분 일부가 남자 집안으로 가게 되는 상황임을 알게 된다. 참고로 이게 어떻게 가능했냐면 남자의 어머니가 하나뿐인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무려 10년이나 아들의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채 마치 아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지냈기 때문. 결국 여자의 오빠는 남자의 어머니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는 한편 법원에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하여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무효라는 판결을 받아낸다.
  • 무속인브로커로 활동하며 처녀총각으로 죽은 자식이 있는 어르신들을 꾀어내 고액의 돈을 뜯어내는 사기꾼도 있다고 한다. 고인을 욕보이고 부모의 자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이용한 사기행각이다. 출처
  • 외국의 사례 : 태국의 데프 인귀엔이라는 사람은 10년간 사귄 여자친구 사리냐 앤 캄숙과 원래 일찍 결혼하기로 약속했지만 공부를 더 하기 위해 미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결혼식 며칠 전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약혼녀를 위해 해준 것이 없다는 죄책감에 장례식을 결혼식으로 치렀다고 한다. 관련 글
  • 중국에서는 영혼결혼식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젊은 여자의 시체가 매우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사인, 나이, 얼굴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는데. 병사했고, 젊고, 아름다우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뛴다고 한다. 또한 그러한 만큼 여자의 시체를 도굴해 영혼 결혼식용으로 팔아넘기는 행위가 횡행하며, 이는 영혼 결혼식을 이미 치룬 시체라도 마찬가지여서 시체를 사서 합장시킨 남자 쪽 집안에서는 무덤을 시멘트로 봉하고, 매일 순찰을 돌거나 하는 사례도 있다(...)

3 관련 설화 / 괴담

상술된 옛적 야담에서도 보이듯 그 옛날에도 죽은 사람과의 결혼이라는 소재가 무서우면서도 흥미로운 것이었는지 전해 내려오는 영혼결혼식 설화들이 있다.

  • 조선시대 어느 지방, 양반집의 외동아들이 결혼도 못한 상태에서 죽자 홀로 남은 아버지는 삶의 의욕을 잃은 채로 살고 있었다. 그렇게 죽은 아들만 그리워하며 살던 어느날, 지나가던 스님이 '이 자리에 무덤이라는 게 티나지 않도록 아들을 묻으면 삼 년 후 손자를 얻을 것'이라며 길 옆에 아들의 묏자리를 점지해준다. 나이든 홀로 남겨진 아버지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스님의 말대로 따르고, 삼 년 뒤 그 지방에 새 원님이 부임받아 내려오는 길에 원님의 가족을 포함한 일행은 그 아들을 묻은 자리 근처에서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다. 그때 원님의 외동딸이 탄 가마가 내려진 곳이 바로 그 젊은 외동아들이 묻힌 곳이었고, 갈라진 땅 사이에서 나온 죽은 아들의 영혼과 새 원님의 외동딸은 가마 안에서 사랑을 나누고(…) 그 딸은 아들을 임신하게 된다. 외동아들이 원님의 딸에게 남기고 간 정표를 가지고 원님은 사연을 조사하고, 자신과 삼 년 전 외동아들을 잃은 노인이 사돈사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하여 삼 년 전 스님의 조언을 따른 홀아버지는 정말로 손자를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 [5]

현대에도 영혼결혼식과 관련된 괴담들이 존재한다.

  • 에 쫓기다가 사고사로 위장해 죽은 척을 했는데, 그걸 모르는 부모님이 영혼 결혼식을 올려버려 진짜로 유령과 결혼해버렸다는 괴담도 있다. ㅎㄷㄷ
  • 디시인사이드 역학 갤러리에 올라온 사주 정보와 사진을 불펌해선 자기 친적과 강제로 영혼 결혼식을 시켰다는 흉흉한 사연도 있다. 유동 아이디로 올라온 사연이고 개인 정보는 하나도 안 밝혀서 진위여부는 불명이었으나 낚시임이 밝혀졌다. [1] 사건 후 갤러리는 발칵 뒤집어졌다. 맞춤법과 내용에서부터 주작스멜이 나는데 왜…?

4 대중문화 / 매체에서의 등장

  • 조성모의 2집 타이틀 곡 'For Your Soul'은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영혼 결혼식을 주제로 하고 있다. 노래 가사 내용 때문인지 유명가수의 히트곡인데도 라디오에서 틀어주는 일이 드물다. [6]
  • 90년대 인기 그룹이었던 룰라의 5집 노래 중 '영혼식'이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영혼결혼식을 다룬 내용이다.
  • 독특한 분위기로 유명한 공포영화 기담에서 배우 진구가 죽은 여성과 결혼하게 된 남자 역을 맡았었다.
  • 가끔씩 소규모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하는 공포 미스테리 프로그램에서 영혼결혼식을 다루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대부분 죽은 사람 간의 결혼식이며 무당이 결혼식 절차를 주관한다.
관련 영상. 40분 51초부터 나온다.
VJ 특공대에서 방영했던 영상. 이 경우엔 스님들이 주관하셨다.[7]
  • 일본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사후혼' 에피소드가 영혼결혼식을 소재로 한 이야기로, 먼저 영매사를 통해 미혼으로 죽은 남녀의 영혼끼리 맞선을 보게 한 뒤 남녀의 영혼이 서로를 마음에 들어할 경우 에마에 두 사람의 이름을 적어 특별한 장소에 걸면 결혼이 성립된다는 설정이다.
  1. 영결식은 장례 절차 중 마지막에 '죽은 자와 산 사람이 영원히 헤어지는 의식'을 의미하는 장례 용어이다. 장례 3일차 '발인' 과정에서 하는데 발인 다음에는 운구(시신을 묻을 자리로 옮김) 절차를 거쳐 각 장례 방식에 따라 고인들 떠나보내는 과정을(묻거나, 화장하거나 등등) 거치므로 거의 최후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2. 다만 '사례' 항목에도 나오듯 이 경우 결혼은 무효처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이 경우는 일종의 주술이라 볼 수도 있다.
  4. 두 사람은 생전부터 들불야학에서 함께 일하는 동지였다.
  5. 아동용 설화이야기집인 《사마장자 우마장자(송언, 한겨레아이들)》에 이 설화가 아이들의 시선에 맞춰 편집되어 실려있다
  6. 여담이지만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결혼식을 앞두고 연인과 사별한 여성 청취자의 사연이 나왔을 때 사연이 끝난 후 이 노래를 틀어준 적이 있다.
  7. 불교는오랜 역사동안 민중의 삶과 깊게 얽혀 절에 조선시대 일반백성들이 모시던 민속신앙 속 신들의 사당이 있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21세기 현재에도 점이나 사주 등을 봐주시는(…) 스님들도 많이 계신 걸 생각해보면 딱히 이상할 건 없는 일이다.
  8. '영혼 결혼식'이란 행위가 따지고 보면 결혼 못하고 죽은 것을 안타깝게 여겨 죽은 후에라도 결혼시켜주려는, 유교적 사고방식에서 나온 것이다. 결혼해 아이를 많이 낳아 가문을 번창시키는 것은 유교에서 강조하는 효의 실천조건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