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2권의 등장인물. 50살 남짓 되어 보이는 중후한 외모를 아오야마는 소위 말하는 작가 같은 차림새라고 평했다. 잡지 등에 글을 기고하는 프리라이터로 교토 시내의 커피점들을 취재하던 중 탈레랑으로 오게 되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점주인 모카와 마타지와 가게 한구석에서 인터뷰하던 중 가게에 들어선 아오야마가 발견하면서 첫 등장한다.
2 작중 행적
이 틀 아래의 내용은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직, 간접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내용 누설을 원치 않으시면 이하 내용을 읽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문서를 닫아주세요.
교토 시내의 유명한 커피점들을 취재하고 있다면서 탈레랑에 찾아온다. 모카와 영감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탈레랑을 취재했다. 같은 시각 아오야마는 미호시로부터 그녀의 동생 미소라가 최근에 읽기 시작했다는, 20여년 전 도작 의혹에 휩싸인 소설 <커피 탐정 레일라의 사건 수첩>을 받아 읽으면서 이 책이 유명한 동인 회지의 소설을 도작했다는 의혹을 받아 작가 카지이 후미에는 문학계에서 매장당했다... 하는 이야기를 신문으로 알게 된다. 미호시는 오부치를 수상하게 여겼고, 커피점을 취재한다는 게 정말인지 확인하기 위해 오부치를 떠보기로 한다. 가게에는 미소라가 평소 베이스 연습에 사용하던 기타인 재즈 베이스가 있었고 마찬가지로 미소라가 사용해보고 싶다 해서 구입했던 터키식 커피를 만드는 기구인 이브리크도 있었다. 이브리크는 다른 말로 '제즈베'라고도 하는데, 이는 재즈 베이스의 준말인 '재즈베'와 비슷하다. 미호시는 터키식 커피를 판매하는 곳을 포함해 여러 커피점을 돌았다는 오부치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보려고 이 '재즈베'와 '제즈베'로 함정을 만든다. 의도적으로 제즈베가 필요없어서 버려야겠다는 떡밥을 던지자 오부치가 이를 덥썩 물었고, 미호시는 일부러 제즈베(이브리크)를 자기 가슴팍으로 치켜들며 부각시켰다. 그런데 오부치는 엉뚱하게 제즈베가 아니라 가게 카운터에 있는 기타 재즈베를 집어들어 가게를 나서려 했고, 미호시는 이를 보고 그가 커피점을 취재하고 있는 게 아님을 간파했다. 그리고 더불어 오부치가 커피 값을 계산할 때 영수증을 받으려고 성씨를 '후카미'로 댔는데, 덕분에 미호시는 오부치가 사실 <커피 탐정 레일라의 사건 수첩>의 작가인 카지이 후미에라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오부치 에이지의 이름에서 성씨를 후카미로 바꾸면 '후카미 에이지'인데, 이것이 '카지이 후미에'의 이름 글자를 뒤섞은 애너그램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미소라와 무슨 관계냐고 후카미에게 묻는다. 당황한 후카미는 도리어 역정을 내며 내가 범인이요- 하고 광고를 했으나, 곧바로 가게를 나가버렸기 때문에 자세한 사정을 알 수는 없었다.
방학 동안 교토에 머무르면서 미소라가 찾고 있던 사람은 자신의 친아버지였다. 후카미가 과거에 썼던 작품 중 데뷔작의 여주인공 이름이 '미즈키'였는데, 미소라는 후카미 가족의 딸들 나이와 언니 미호시, 그리고 자신의 연령대가 일치한다는 점과 상기한 데뷔작의 '미즈키'가 미소라와 미호시라는 이름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후카미 에이지가 자신의 친아버지라고 판단하여 그에게 편지를 썼다. 대출로 대부업자들에게 쫓기며 숨어 지내던 후카미는 이 편지를 받고 미소라와 몇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끝내 한 카페에서 실제로 만나 감동의 재회를 나눈다. 미소라는 언니 미호시와 친아버지를 만나게 해 줄 생각에 약속을 잡았고 후카미와 당일 합류해 차를 타고 약속 장소로 향했지만, 사실 후카미는 미소라의 친아버지가 아니었다. 2권 후반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미호시와 미소라의 친아버지는 어린 두 딸을 데리고 강가에 나갔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었는데 미호시는 아버지가 죽었다는 것을 신문 기사로 접해 알았던 반면 미소라는 몰랐기 때문에 후카미에게 홀라당 속아넘어갔던 것이다. 후카미는 미소라의 착각을 이용했으며, 탈레랑에 찾아온 것도 미소라의 이야기를 듣고 정찰을 하기 위해서였다. 묻는 대로 수백 자씩 술술 불어주는 모카와 마타지로부터 그의 재산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알아내어 미소라를 이용해 그 재산을 받아낼 계획을 세웠고, 자신이 친아버지가 아님을 밝힘과 동시에 수면제로 미소라를 잠재워 그녀를 납치했다.
미소라를 납치한 뒤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탈레랑에 협박 전화를 걸어 몸값으로 1,000만 엔(1억 원 상당)을 요구했다. 미호시 일행은 미소라를 되찾기 위해 탈레랑을 나섰고, 후카미는 일행을 불러들여 몸값을 전달받은 뒤 돈을 가지고 해외로 도망치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었다. 이때 잠에서 깨어난 미소라가 혀를 이용해 몰래 스마트폰을 조작해 아오야마에게 태양 아이콘 암호를 전송했고, 미호시 일행이 우여곡절 끝에 로쿠온지에 도착하자 일행에게 이동 지시를 내린다. 창문을 열고 달리라고 지시했는데, 다리 근처에서 차를 세우고 대기하고 있다가 일행의 차가 다리 위를 지나게 한 뒤 몸값이 든 가방을 밖으로 내던지게 할 의도였다. 그리고 깨어난 미소라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해 준다.
어릴 적부터 창작을 좋아하던 후카미는 심심하면 그림책을 만들고 노래를 만들고 연극을 만들고 글을 써내면서 표현 활동에 중독되어 있었고, 그가 젊은 시절에는 일본이 미증유의 호경기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에 생계 걱정이 없어서 소설을 쓰면서도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교제하던 여자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딸을 낳았다. 소설을 써서 작가 데뷔에 성공했고,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작가로서 차차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일본 경제의 거품이 차차 꺼지기 시작했고, <커피 탐정 레일라의 사건 수첩>이 표절 논란에 휩싸이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명예가 단번에 실추되었다. 아내와 이혼하여 가정은 무너졌고, 표절 논란 속에서도 꿋꿋이 무죄를 주장했던 탓인지 손을 내밀어주는 자리가 없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간신히 판권 회사로부터 프리라이터 일거리를 소개받았고, 허위 기사를 써내며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글을 써야 하는 고통스러운 일을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하다가 교토로 오게 되었다. 하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았는지 방탕한 생활을 이어나가며 험한 일을 도맡고 대출까지 손대던 중에 미소라의 편지가 도착했던 것이다.
그러나 미소라는 그에게 냉소를 던졌다. 실제로 <커피 탐정 레일라의 사건 수첩>과, 표절 의혹을 부른 동인지에 실린 원작 단편도 읽어보았던 미소라는 완전 그대로 가져다 베꼈다며 어이없어했다. 인물, 사건, 작품 배경 할것없이 싹다 노골적으로 베껴 놓은 작품이 바로 레일라였고 찔리는 게 있었던 것인지 후카미는 분노했다. 미소라가 말을 계속 늘어놓으며 후카미를 조롱하기 시작하자 격하게 분노하여 미소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는, 미호시 일행에게 다시 전화하여 가모가와 상류 쪽으로 달리라고 지시한다. 몸값과 인질을 교환할 장소를 먼 곳으로 바꾸어 미호시 일행이 지금껏 짜 온 대책을 물거품으로 만든 뒤, 가모가와 상류로 향하는 다리 위를 일행이 지날 때 돌발적으로 가방을 던질 것을 지시해 돈을 건네받으려는 계획이었다. 모카와는 지시대로 달렸고, 미호시는 지시대로 돈가방을 다리 아래로 던졌다. 그러나...
후카미는 차에서 내려 다리 밑으로 달려간 뒤 돈가방을 집어 정말 천만 엔이 든 것을 확인하고 기뻐하면서 다시 차로 돌아왔는데, 차가 사라졌다. 미소라도 같이 사라졌다. 사전에 미호시의 대책에 따라 차에서 내린 아오야마가 대기하고 있다가, 돈을 가지러 후카미가 다리 밑으로 달려간 사이 차를 탈취했기 때문이었다. 이동 수단과 위조 여권, 인질을 모두 잃은 후카미는 절망하여 그 자리에 주저앉았으며 잠시 뒤 도착한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경찰서로 연행된 후카미는 처음부터 숨길 것도 없는 범행이었다며 모든 것을 순순히 자백했고 교도소에 들어갈 처지에 놓인다. 후카미를 만나러 면회를 온 미소라가 교도소 안에서 적적하면 소설이나 다시 써 보라고 제안하자 왈칵 화를 내지만, '적어도 한 사람은 당신 소설의 독자가 있다' 는 미소라의 말에 어떠한 감정을 느낀 듯 입을 다문다. '흑백의 세계에 컬러풀한 비가 쏟아지듯이' 라고 묘사되었다. 수감 생활을 하면서 다시 작품활동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