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파비니아

오파비니아
Opabinia regalis Walcott, 1912
분류
동물계
†엽족동물문(Lobopodia)
†공하강(Dinocaridida)
†라디오돈타(Radiodonta)
†오파비니아과(Opabiniidae)
†오파비니아속(Opabinia)
O. rega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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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청소기

생긴건 다소 괴악하지만 지구에 실존했던 동물이다! 생각나면 지는 거다[1]

"와하하하하 우하하하하 푸하하하하."

- 1975년에 오파비니아가 학회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의 반응.

1 개요

아노말로카리스와 마찬가지로 고생대 캄브리아기에 서식했던 엽족동물이다. 길이는 10cm도 안 되는 소형 동물이다. 안타깝게도(?) 캄브리아기에 멸종했다.

1912년 찰스 두리틀 월콧이 캐나다의 버제스 셰일군[2](Burgess Shale)에서 처음으로 화석을 발견했다. 이 화석은 캐나다의 오파빈 패스라는 산봉우리의 이름을 따 오파비니아라 명명되었다.

1966년에 해리 휘팅턴이 또 다른 화석을 찾았고, 상세한 복원도를 그려 1975년 학계에 발표했는데, 그 당시 학회에서 보인 반응은 바로 위에 보이는대로 대폭소. 실제 반응이 이랬다. 외모가 너무 개성적이어서, 근엄하신 학자님들도 웃음을 참을 수 없었던 거다. 그리고 이렇게 복원하기 이전에도 상당히 아스트랄한(?) 복원도가 많았다. 풍년새우와 같은 갑각류의 무갑류로 복원된 적도 있었고 한때는 멸종된 절지동물의 일종으로 분류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 버전에서 집게좌우 더듬이가 융합된 것으로 여겨졌다.

2 상세

이 동물의 특이한 점은 그 외모이다. 아노말로카리스를 연상시키는 몸통과 부채 모양의 꼬리도 괴상하지만 진짜는 그 다음이다. 눈이 왕방울처럼 위로 튀어나와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5개나 된다.[3] 처음 오파비니아의 화석을 본 학자들은 눈이 홀수개, 그것도 3개가 아닌 5개인 것에 놀랐다고 한다.[4]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의 저서에 '악명 높은 다섯 개의 눈'이라는 별명으로 오파비니아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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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머리 아래에 펑 뚫려 있고, 머리 앞부분에 코끼리의 코처럼 작용하는 코 비스름한게 붙어있다. 집게 같기도 한 이것으로 먹이를 붙잡은 뒤 입으로 가져가 먹이를 먹었다. 이 동물은 해저에서 살며 바닥의 먹이를 주워서 먹은 듯하다. 한 개체는 이것이 둘로 갈라져 있어서 한때 암수마다 이 구조가 다른게 아닌가 했으나 알고보니 그것은 집게가 잘리고 그 위치에 환형동물이 붙어있던 거였다.

이 특이한 동물은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진화의 실험장이라 불리는 캄브리아기 당시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참고로 아노말로카리스와 같이 공하강(Dinocarida)로 엮이지만 같은 분류군 치고는 상당히 이질적인 몸구조를 지닌다. 아노말로카리스의 아가미는 지느러미 밑동에 위치하지만 오파비니아의 아가미는 '지느러미'의 위에 위치한다. 또한 오파비니아는 '지느러미'가 몸과 붙어있다. 먹이를 잡는 기관 역시 판이하게 다르다. 결정적으로 이녀석은 턱이 없다! 난 자네같은 친척을 둔적이 없네! 따지고보면 그나마 절지동물 비스름하게 보이는건 겹눈과 몸의 체절 정도가 전부.

여담으로 초기 학자들은 오파비니아를 어떻게든 절지동물에 통합시키려 했다. 하지만 몇몇 해부학적 특징이 절지동물과 달라서 학자들끼리 의견통합이 되지 않았고 결국 절지동물에게 가장 중요한 발의 유무를 알아내기 위해 화석의 머리부분 갑각을 잘라내서 관찰하기도 했다.[5] 시체 훼손그 결과 발 같은건 없었다는 게 밝혀졌고 발 따위는 장식입니다. 고생물학자들은 그걸 몰라요 오파비니아는 새로운 분류군에 속하게 되었다.

3 대중매체

캄브리아기 동물 치고는 인지도가 높은 편이고 외모도 상당히 특이한 편이지만 의외로 대중매체에선 인기가 별로 없다.

다큐멘터리에선 생명, 그 영원한 신비에 출연하였지만 에피소드가 아노말로카리스가 주역인 에피소드다 보니 아노말로카리스를 피해 도망치는 피식자 정도로 나온다.

생명 40억년의 비밀에서도 다른 캄브리아기 생물들 사이에 잠시 나온다.

개구리 중사 케로로에 잠깐 등장한다.

출판사 뿌리와이파리에서 이 동물의 일화를 이름의 모티브로 삼아 '뿌리와이파리 오파비니아'라는 교양과학 서적 시리즈를 내기도 했다. 학자들은 자신의 '구둣주걱'으로 버제스 셰일의 동물들을 기존의 '신발'에 밀어넣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그 구둣주걱을 부러뜨린 동물이 이 오파비니아라고.

판타지 소설 레이니 이야기엘프 중 하나로 등장한다.

유희왕에 한국 월드 프리미엄인 버제스토마에선 버제스토마 오파비니아로 나온다.
  1. 실제로 친척뻘 되는 아노말로카리스는 크툴루 신화 소설인 또 다른 냉전에 언급되기도 했다.
  2. 기존에 기재되어있던 혈암은 엽암, 또는 셰일의 잘못된 표현이다.
  3. 중국에서 발견된 친척뻘 되는 동물은 눈이 4개였다고 한다.
  4. 사실 눈을 홀수개 지닌 동물도 찾아보면 많다. 같은 캄브리아기 동물인 캄브로파키코페의 경우는 좌우 겹눈이 융합되어 하나로 변했고 현생 검물벼룩 역시 두개의 눈이 하나로 합쳐져있다. 대부분의 곤충 역시 (겹눈을 하나씩으로 친다면) 겹눈 두 개, 홑눈 세 개로 눈이 다섯개이다.
  5. 과거에는 화석의 내부 구조를 알아낼 때 이렇게 화석을 직접 절개했으나 현재는 주로 CT 스캔 등을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