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개요
옥탄가, octane rating, octane number.
옥탄가는 연료의 특성을 나타내는 수치 중 하나다.
엔진은 목표 옥탄가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며, 엔진이 요구하는 옥탄가보다 낮은 옥탄가의 휘발유를 쓰면 노킹이 일어날 수 있다.
2 그런데 노킹이 뭐지?
노킹은 점화 플러그가 아닌 곳에서도 연료가 점화되는 비정상적인 점화를 말한다. 가솔린 엔진은 점화 플러그에서 스파크를 튀겨서 점화시키는데, 이 부분이 아닌 곳에서도 발화가 되는 현상이다. 노킹이 일어나면 연비가 떨어지고 '딱딱' 거리는 소음이 난다. 게다가 엔진에 무리가 가서 심하면 엔진 부품이 파손되는 경우도 생긴다. 여러 모로 안 좋은 비정상 연소상태다.
3 옥탄가가 높으면?
옥탄가가 높으면 노킹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끝.
아, 하나 더 - 고오급 고급(프리미엄) 휘발유[1]라고 불린다.
그리고 가격도 오질라게 올라간다. 레알 끝
일본에서는 하이오크(ハイオク, 하이옥탄)라고 부른다. 이케다니가 차에 대해 전혀 모르는 타쿠미에게 헤드락을 거는 것부터 시작하여 이니셜D를 보면 알겠지만, 이 말이 자주 나온다.
옥탄가가 높으면 에너지가 높은(힘이 좋은) 연료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옥탄가와 연료의 에너지는 상관없다. 즉, 옥탄가가 높은 연료라고 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내는 강력한 연료인 것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를 써도 엔진 힘이 좋아지지 않는다. 옥탄가는 단순히 노킹을 잘 일으키지 않는다는 뜻일 뿐이며, 연료의 열량과는 별개의 것이다. 예를 들어, 휘발유에 에탄올을 섞으면 옥탄가는 올라가나, 에너지 밀도는 도리어 낮아진다. 에탄올의 열량이 휘발유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고옥탄=고에너지'라는 오해는 고출력 엔진에서 비롯했다. 많은 고출력 엔진들이 높은 압축비를 가지도록 설계되었고, 따라서 고옥탄가의 휘발유를 넣는 경우가 많다. 바꾸어 말하면, 엔진 힘이 좋은 것은 엔진 자체가 고출력이기 때문이지, 고옥탄 휘발유를 넣었기 때문은 아니다. 반대로 엔진이 요구하지 않는데도 고옥탄가 휘발유를 넣는 것은 낭비다. 다만, 엔진의 세팅 때문에 엔진이 명확하게 고옥탄가를 요구할 때는 고옥탄가 휘발유를 넣어야 한다. 고로 해당 가솔린 엔진이 프리미엄 가솔린(하이옥탄)에 세팅되어 있다면 몰라도, 레귤러 가솔린에 엔진이 세팅되어 있다면 굳이 하이옥탄을 주유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4 옥탄가 측정과 표기
옥탄가 측정과 표기에는 옥테인(octane, 옥탄)과 헵테인(heptane)의 혼합물을 기준으로 삼는다. ('옥탄가'라는 말도 옥테인에서 온 것이다.) 옥테인은 탄화수소로서, 정확히는 이것의 이성질체인 아이소옥테인(isooctane), 즉 2,2,4-트라이메틸펜테인(2,2,4-trimethyl-pentane)이 사용된다. 그리고 헵테인도 역시 탄화수소로서, 정확히는 노멀헵테인(n-heptane)이 기준이 되는 물질로 사용된다.
옥탄가 표기는 이 두 물질의 혼합물에서 아이소옥테인이 차지하는 부피 비율로 나타낸다. 즉, 기준 엔진에 측정대상 휘발유를 공급하고 노킹 정도를 측정했을 때, 이 휘발유와 동등한 노킹 저항성을 갖는 아이소옥테인-헵테인 혼합물에서 아이소옥테인 비율(부피 기준, %)을 옥탄가라 한다. 예를 들어 측정대상 휘발유가 아이소옥테인 95% + 헵테인 5%와 동일한 노킹을 일으킨다면, 이 휘발유의 옥탄가는 95가 된다.
기준이 되는 아이소옥테인보다도 더 노킹에 강한 휘발유라면? 그 때는 100(=아이소옥테인 100%)를 넘어선 값으로 표기된다. 에탄올이나 LPG 같은 것은 순수 아이소옥테인보다도 노킹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 따라서 이 경우는 옥탄가가 100(=아이소옥테인 100%)을 넘어간다.
옥탄가 측정에는 몇가지 서로 다른 측정법이 있다.
- RON (Research Octane Number)
- MON (Motor Octane Number)
- RON보다 실제 상황에 좀더 부합하도록 시험 하는 방법. RON 시험시보다 더 높은 RPM 상태에서 부하를 주면서 측정한다. 같은 휘발유에 대해서 RON 방식보다 낮은 수치가 나온다.
- AKI (Anti-Knock Index)
- RON과 MON의 평균으로서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에서 사용된다. 같은 휘발유를 측정했을 때 대한민국에서 쓰는 RON에 비해 수치가 낮게 표시되며, 대략 4~5 정도 낮게 표기된다고 한다.
5 국내외의 옥탄가
미국에는 온갖 자동차 회사의 수많은 차종이 굴러다니기 때문에 요구되는 옥탄가가 다양하다. 따라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의 옥탄가도 다양하다. 미국의 휘발유는 AKI 기준으로 레귤러가 87, 플러스가 89, 프리미엄이 91 정도의 옥탄가로 팔린다고 한다. 이들은 대한민국 기준(RON)으로 91, 93, 97 쯤에 해당한다. 심지어 옥탄가 85짜리 이코노미가 팔리기도 하고, 어떤 주유소에서는 옥탄가가 98에 달하는 레이싱용 휘발유가 팔리기도 한다.[2] 아예 한 주유기에서 5가지 휘발유를 선별적으로 공급하는 경우도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모든 정유사의 휘발유가 비슷비슷한 옥탄가를 가진다. 국내에서는 옥탄가를 가지고 정유사별로 휘발유를 구분해 내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다. 예전에 RON 100의 고급 휘발유가 발매되었지만 수요가 없어 곧 사라져 버린 적이 있다. S-Oil에서 나오는 가솔린이 상대적으로 옥탄가가 높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는 굉장히 옛날 이야기이다. S-Oil이 처음 나오면서 프리미엄 기름 전략으로 일반 휘발유의 옥탄가를 95 이상으로 판매했던 것이 1997년인데, 물론 당시 정유사들이 가만두질 않아서 바로 규제에 들어갔다. 지금 S-Oil의 기름의 옥탄가는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공식적인 내용으로 93이며, 대체적으로 국내 일반 휘발유가 RON 91~93에서 노는 걸 감안하면 높은 편이지만 크게 차이가 있는 편은 아니다. 특히, 최근 대중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수입차에서 요구하는 RON 95에는 못 미치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일반유를 넣었다가 1~2년 후 노킹 현상에 시달리는 외제차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외국과 같이 최소 3단계로 구분되어 91-95-98 체계에 95 옥탄가 기름의 가격도 중간값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인프라가 미흡하여 그냥 고급휘발유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외국에서 95 이상의 옥탄가 기름만 쓰는 자동차들이 점차 시중에 늘어나고 있는데, 관련 업계나 국민들의 관심이 시급한 상황이다. [3]
국내에서 옥탄가의 종류가 적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국내의 석유류 제품은 종류나 품질이 법률에 의해 통제를 받고 있고, 휘발유의 옥탄가 또한 2종으로 아예 정해져 있다.[4]. 보통휘발유가 RON 91 이상 94 미만, 고급휘발유가 RON 94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한국석유관리원에서 검사와 관리를 하고 있다. 법에서 정한 옥탄가의 하한치가 91이니까, 대한민국 국내 자동차 회사에서는 엔진의 요구 옥탄가를 죄다 91로 맞춘다.
- 대한민국에는 차종이 적고 자동차 회사는 훨씬 더 적어서, 튀게 설계하는 시도가 적다. 게다가 정유사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휘발유가 옥탄가 93 정도로 세팅되어 팔리는 상황이니, 다르게 엔진을 설계했다간 주유가 까다로워 차가 안 팔릴 위험이 크다.
다만, 점차 수입 승용차가 늘어나면서 하이옥탄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긴 하다.
납 성분이 있으면 옥탄가가 올라가므로 예전에는 납이 첨가제로 쓰인 적이 있다. 납이 들어간 것을 유연휘발유라 하는데, 납이 일으키는 환경 문제 때문에 점차 도태되고 있다. 현재의 휘발유는 무연휘발유가 세계적으로 대세다. 대한민국에서는 1987년에 무연휘발유가 도입되어 1991년부터 100% 무연휘발유만 소비되고 있다.[5] 무연휘발유 전환 시기에 나온 차량 중에는 혼입을 방지하기 위해서 파란색 동그라미에 "무연"이라고 적은 스티커를 주유구쪽 창문에 붙여서 출고하기도 했다.
엔진이 요구하지 않을 경우 옥탄가가 더 높은 휘발유, 즉 고급 휘발유(하이옥탄)를 넣어봤자 소용없다. 게다가 고급 휘발유는 수요가 적기 때문에 팔지 않는 주유소도 많다. 다만, 설계 자체가 고옥탄가에 맞춰진 일부 수입차들은 엔진이 요구하는 옥탄가를 가진 휘발유를 넣어야 한다. 이런 차에 차량 스펙에 어긋나는 저옥탄가 휘발유를 넣으면 연비도 떨어지고 엔진에도 무리가 간다. 슈퍼차저나 터보차저같은[6] 과급기를 장착하지 않고 엔진 출력을 올리는 방법은 압축비를 올리는 것인데, 페라리같은 고성능 스포츠카들의 압축비는 기본 11을 넘어 14까지 올라가는 모델도 있다.[7][8] 이런 차들에 하이옥탄이 아닌 일반 가솔린을 넣었다간, 엔진은 그 날로 사망한다.[9][10] 고로 유지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
5.1 높은 옥탄가가 권장되는 차량에 일반 휘발유를 주입시 주의해야 할 점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고급 외제차 중 대다수가 옥탄가 95 이상을 필수로 요구하고 있는데도[11][12] 차량 판매를 위해 판매상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어서 일반 휘발유를 넣고 다니다 1~2년 후 노킹 현상으로 내부가 완전히 곪아서 소리가 심하게 나는 차량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물론, 최소 권장이 95 인데 옥탄 91~93 인 일반 휘발유를 쓰는 건 정상적인 상황에선 자제해야 하며, 꼭 쓴다면 아래와 같은 주의사항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 일반 휘발유 주유시 반드시 급가속 및 급제동을 하지 말고 엔진 RPM 을 3,000 이하로 유지한다
- 일반 휘발유 주유시 반드시 고속으로 달리지 않는다. SK에너지 공식블로그 홍보내용
이외에도 일시적으로 옥탄가를 올려서 부족한 옥탄가를 보충하는 방법도 있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것은 옥탄부스터를 퍼붓는 것이며, 오래된 방법으로 에탄올을 넣는 방법도 있지만 연비가 매우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13] 불스원샷 같은 것도 고옥탄 기름이 들어있긴 하지만 별로 높은 수치는 아니므로 수십통을 넣어야 하는데, 그럼 기름값만 수십만원 나온다.(....)
5.2 국가에 옥탄가 테스트를 의뢰하는 방법
만약 가짜 휘발유로 의심되어 차량에 데미지를 입었다면 한국석유관리원으로[14] 연락하면 무료로 해당 주유소의 기름을 점검할 수 있다. 단, 점검에서 나오는 결과는 옥탄가 등 구체적인 수치가 아니라 정부가 정한 적법한 기준에 맞는지만 판단하여 YES/NO 만 알려준다. 또한, 자동차를 수리했다는 정식 견적서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옥탄가가 궁금하다고 해서 쉽게 의뢰할 수는 없다.
해외에서는 현지에서 옥탄가를 측정하여 단속하는 용도로 포터블 기계가 몇몇 나와있지만 가격이 수백만원이 넘는 공업용 제품이기 때문에 쉽게 구하기 힘들다.
정말로 옥탄가가 궁금하다면 충북 청주 오창읍에 있는 한국석유관리원 석유기술연구소(온라인 신청사이트)에 의뢰하면 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일반인이 보통 기름의 조사를 의뢰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며, 모든 휘발유 품질 조사에 약 90만원, 세부항목인 옥탄가만 측정한다면 12만원이 든다. 휘발유는 택배로 배송할 수 없는 제품이라 직접 샘플을 들고 오창에 들러야 하며, 한번에 필요한 기름의 양은 최소 2L 이다.
6 더 보기
- ↑ 옥탄가만 높은 것은 아니고, 청정제, 가속성능 향상제 등이 일반휘발유보다 더 많이 첨가되어 있다. 일반 휘발유를 사용하는 차량도 엔진 청소 등의 목적으로 고급 휘발유를 사용하기도 하며, 가격대비 효과는 연료첨가제를 따로 사용하는 것보다 좋다는 평가가 많다.
- ↑ 에탄올 10%도 도입된 지 시간이 흐른편이고 110 이상의 옥탄도 종종 보인다.
- ↑ 자신의 차량에 어떤 옥탄가의 기름을 넣어야 하는지는 설명서에 보면 나와 있다. 벤츠 E클래스의 경우, 일부 180/250을 제외한 나머지 기종은 전부 옥탄가 95 이상의 가솔린을 쓰도록 되어 있다.
- ↑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의 24조에 근거 규정이 마련되어 있고, "석유제품의 품질기준과 검사방법 및 검사수수료에 관한 고시"의 별표에 세부 규격이 정해져 있다
- ↑ 항공산업에서는 제외다. 여전히 항공유가 고가이기 때문이 가격 상승 요인을 제외할 목적으로 납을 약간씩 추가하어 옥탄가를 조절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100LL.
- ↑ 단, 같은 엔진일때 과급기를 장착한 차량이 노킹에 있어서 더 취약한건 사실이다. 압축비가 같다고 해도 없는 공기를 잡아다 우겨넣는지라 압축비와는 별개로 연소실 내부의 환경은 더 혹독해진다.
- ↑ 458 계열 12.5, FF(전륜구동 아니다) 12.3, F12 베를리네타 13.5, 캘리포니아 9.4, 엔초 페라리/599 GTB 피오라노 11.2. 마세라티의 경우 기블리나 콰트로포르테는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바꾸면서 압축비 9.4~9.7 정도 되지만 V8 4.7리터 엔진이 달리는 그란투리스모는 11이다. 람보르기니에서는 아벤보다 우라칸이 압축비가 더 높다.(아벤 11.6~12.0/우라칸 12.7)
- ↑ 2세대 CTS V6 모델의 경우 3.0은 압축비 11.7, 3.6은 11.3이다. 그런데 GM에서는 하이옥탄이 아닌 일반 가솔린에 맞춰서 엔진을 세팅해 놨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런데 3세대 CTS의 2.0리터 트윈 스크롤 가솔린 터보 엔진은 압축비 9.5인데, ATS, CT6와 공용하는 이 유닛은 하이옥탄에 세팅되어 있다고 설명서에 명기되어 있다. 똑같은 2.0리터 트윈 스크롤 가솔린 터보 엔진을 쓰는 말리부 2.0T 역시 하이옥탄에 세팅되어 있다.
- ↑ 단순히 무리가 간다고 하면 가늠하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고성능 차량의 경우 압축비가 높게 설정되어 있다. 이 때 옥탄가가 낮은 휘발유는 엔진 블로우를 일으킨다. 즉, 가장 중요한 엔진이 박살난다는 것. 과급 튜닝의 경우도 압축비가 대부분 변경되기 때문에 ECU 튜닝까지 필요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압축비를 변경하고 일반유가 들어가서 블로우를 일으킨 사례도 종종 나온다.
- ↑ 사제 터보튠의 경우 고옥탄가 말고도 혼합기를 진하게 해서 노킹을 막는 식으로 ECU세팅을 해서 돌아다니기도 한다. 어차피 고급주유하나, 일반으로 농후연소 시키나 연료비는 거기서 거기라는 식..
배기가스 검사는 어떡할려구... - ↑ 설명서에도 있다.
- ↑ 차량 연료 주입구를 열어보면 대부분의 외제차량들은 옥탄가 요구치가 적혀있다. 보통 ROZ/RON95 요구라면 최저치는 91. 그나마 괜찮은 수준인데...문제는 ROZ/RON 98이상을 요구하는 차량이라면 보통 최소치가 94~95다. 일반 휘발유의 옥탄가론 최저치도 충족하지 못한다는 소리.
- ↑ 그러나 이것 역시 케이스바이 케이스. 요즘의 외제차들은 옥탄가 요구치뿐만 아니라 에탄올함량도 어느정도까진 OK해주는지 연료주입구에 적혀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E0~E15정도로 에탄올 15%까지 괜찮은 차량도 상당하며, 몇몇 제조사에선 E50이나 E85까지도 괜찮다고 표기되어 있다. 이 경우는 에탄올 85% + 휘발유 15%도 괜찮을것 같지만...다들 그냥 휘발유 땐다.
- ↑ 주유소 인허가 관청인 각 시군구로 신고해도 어차피 여기로 검사를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