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왕건의 등장인물.
후백제의 왕후이자 견훤의 첫번째 아내이면서 신검, 양검, 용검, 그리고 국대부인[1] 등 3남 1녀를 낳았다. 표독스러울 만큼 날카롭고 강단 있는 성격.
견훤이 후궁인 승평부인 고비를 후처로 들일 때부터 거슬리게 여겨왔다. 그런 판에 견훤이 고비를 통해 금강을 얻은 뒤, 금강을 편애하고 신검 형제들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부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경우 견훤이 일찍이 아자개와 불화를 겪는 것과 아자개가 마음을 돌리지 않는 것이 그 옆의 계모와 그 밑의 자식들의 이간질이 크게 한 몫하는 걸 봤기 때문에 피는 못 속인다 하여 한 층 더 안 좋게 보는 면이 있었다. 신검이 장성한 뒤에도 오래도록 후계자로서 자리를 잡지 못하자 신검을 옹호하는 조정의 신료들과 연계를 구축하기 시작한다.
평소 후궁 고비와의 불화, 시가 식구들의 갈등관계와 맞물려 또 하나 박씨가 등을 돌린 계기가 있었다. 조물성 전투 이후 화친하기로 한 고려와 백제는 화해의 증표로 서로 볼모를 교환하기로 했는데, 이때 백제의 대표로 떠나간 사람이 황후의 손아랫뻘 되는 친척인 진호였다. 물론 적국으로 가는 볼모인 이상 목숨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었기에 황후는 남편이 처가를 업신여긴다며 더욱 분노를 불태웠고, 마침내 진호가 죽자...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후 견훤이 최승우와 사위 박영규를 중심으로 새로운 조정을 꾸리고 금강을 후계자로 세우려 하자, 이에 위기감을 느낀 능환, 능애, 신덕의 주청을 받아 신검으로 하여금 보위에 오르라는 교지를 내리면서 신검은 쿠데타를 일으키게 된다. 이때 고비에 대해서는 그 동안 이래저래 크게 갈등을 빚어왔음에도 견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 및 아들의 정치적 입장을 고려하여 "부왕의 후비는 함부로 죽이는 게 아니다."라고 아들에게 승평부인을 죽이지말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막상 축출된 견훤과 마주했을 때는 분노를 내비추는 견훤 앞에서 냉담한 독설조로 말해 사실상 부부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고 만다.[2] 결국 견훤은 고비와 금산사에 유폐되고, 이후 신검 형제와 함께 조정의 실세로 자리잡는다.
견훤을 유폐한 뒤에도 정통성을 갖고 싶었던 신검은 한동안 황제의 자리에 오르지 않았고, 황후는 아들의 계속되는 우유부단함에 마지막을 직감했는지 "황후가 다 무엇이란 말이냐. 이런 생활은 여염집 아낙보다도 못한 삶이 아니냐."라며 절망을 토로하는데 이것이 복선이 되었다. 결국 일리천 전투에서 백제가 고려에 패망한 뒤, 2002년 2월 최종화 본방영 당시 목을 매 자결한 것으로 그려진 것이다. 케이블TV 재방영본에는 이 장면이 삭제되었다.
배우는 아내의 유혹에서 막장 시어머니 백미인역을 열연한 금보라. 초중반의 캐릭터성이 매우 다른데, 초반에는 지고지순하고 나약한 여인이었으나, 중후반부터는 왕실의 왕위계승을 둘러싼 암투나 정치적 풍파에 휘말리면서 대단히 표독스럽고 노련한 여인으로 탈바꿈했다. 사실 중후반의 행보가 그간의 금보라의 연기와 가장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초반의 유약한 연기는 의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확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