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종이
윤동주의 『별 헤는 밤』
原稿紙. 글자의 구분, 수효파악을 쉽게 하기위해 정방형 구획으로 나뉘어 칸이 그려진 종이. 교정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200字, 400字 원고지가 주로 사용되지만 1000字가 넘는 원고지도 있는 등(대체로 학교 글짓기 대회 때 주는 배포용)종류는 많다. 근처 문방구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초등학생들이 많이 쓰는 깍두기 공책의 발전형으로도 볼 수 있겠다. 칸의 모양이 네모인 만큼 정방형 문자를 가진 동아시아권에서 주로 사용된다.
1.1 역사
고대부터 구획을 나누어 글을 정렬한 형태의 물건은 세계 곳곳에 많았으나 오늘날 우리가 쓰는 원고지의 기원은 일본으로 본다. 일본 원고지의 시초는 에도 시대 이전으로도 거슬러 올라가나 원고지의 형식이 현재와 비슷하게 정리되고 민간에 널리 보급된 때는 메이지 시대 이후이다. 이것이 일본의 영향력을 따라 동아시아에 널리 퍼진 것. 일본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세로쓰기로 작성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한국과 중국에서는 가로쓰기가 보편화 되면서 원고지 역시 가로로 작성하는 것이 주류가 되었다.[1] 다만, 원고지 틀 자체가 크게 변한 것은 아니기에 세로로 적는 것도 무리없이 가능하다.
1.2 쓰는 법
- 원고지의 첫 줄은 비운다.
- 글의 제목은 두 번째 줄 중앙에 작성한다.
- 이름은 제목을 작성한 줄에서 한 줄을 비우고 오른쪽 두 칸을 비우고 쓴다.[2]
- 문단은 이름 밑에 한 줄을 비우고 쓴다. 시작할 때는 첫 칸을 비우고 쓴다.
- 한글의 경우 한 칸에 한 글자를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로마 숫자(I, II, III, IV, V), 한 자로 된 아라비아 숫자, 알파벳 대문자는 한 칸에 한 글자씩 쓰고, 두 자 이상의 숫자나 알파벳 소문자는 한 칸에 두 글자씩 쓴다.
- 온점( . ), 반점( , )은 칸의 왼쪽 아래쪽에 찍고, 온점과 따옴표가 같이 올 때는 한 칸에 찍는다. 온점과 반점을 표기할 때는 다음 칸은 비우지 않는다. 한 줄의 마지막 칸에서 문장이 끝난 경우, 온점과 반점은 (글자가 있는 경우) 마지막 칸의 오른쪽 아래에 찍는다.
- 물음표( ? ), 느낌표( ! )는 글자처럼 한 칸을 차지하게 쓴다. 온점과 반점과 다르게 물음표와 느낌표를 표기한 다음 칸은 비운다.
- 줄임표(……)는 한 칸에 세 점씩, 두 칸에 이어서 모두 여섯 점을 찍는다. 2015년 1월 1일부터는 …, ……, ···도 가능하다.
- 따옴표(“ ”, ‘ ’)는 각각 오른쪽 위(열 때)와 왼쪽 위(닫을 때)에 쓴다. 다만, 닫을 때 온점과 반점이 동반될 경우 동일한 칸 오른쪽 위에 쓴다.[3]
교정할 때 쓰는 교정부호도 따로 정해져 있는데 원고지에 글을 쓰지 않는 경우에도 널리 통용된다. 단순 깍두기 공책과 달리 원고지에는 깍두기줄 사이에 빈 줄이 삽입돼 있는데 그곳을 사용해서 교정을 하라는 의미이다. 1990년대까지는 원고지를 위한 각종 교정기호 사용법을 초등학교에서 가르쳤으나 21세기 들어 워드프로세서가 널리 보급되면서 더 이상 가르치지 않는다.[4] 또한 원고지가 깍두기칸을 사용한 이유는 그 원고를 인쇄하기 위해 필요한 활자의 수를 가늠해보기 위해서였으나 옵셋인쇄가 일반화된 현대에 활자수를 세어야 할 이유는 없어졌다. 폰트 크기나 자간을 조정하면 얼마든지 레이아웃할 수 있기 때문.
일반적으로 초고 작성시에는 검은 펜으로 작성하고 교정할 때는 빨간 펜으로 한다. 초고용의 검은 펜은 볼펜, 만년필, 연필 등 다양하게 사용하며 교정용의 빨간 펜은 가는 선이 나오는 플러스펜, 하이텍-C펜 등을 사용한다. 교정용 펜으로 모나미 153볼펜은 권장하지 않는데 작은 글씨로 써야 하기 때문에 선이 굵고 찌꺼기가 나오며 종이에 문지르고 수 mm정도 전진해야 그제야 잉크가 묻어나오기 시작하는 모나미볼펜은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보통 빨간색 플러스펜을 사용한다. 플러스펜으로 교정할 때는 이게 수성펜이므로 빠르게 필기해야 뒷종이에 묻어나오지 않는다. 물론 21세기 들어서 이런 팁들은 다 소용없게 되어 버렸다.
빨간색 다음으로 많이 쓰는 색은 파란색이다. 수정 원고를 따로 만들지 않고 원고에 직접 수정사항을 반영하는 경우에 파란 펜으로 작성한다. 즉 파란펜은 '사소한 수정'에 사용한다. 고쳐야 할 내용이 많은 경우에는 파란펜으로 온통 도배할 것이 아니라 원고를 새로 써야 한다. 요즘에 원고지를 안 쓰는 제 1의 이유. 대량의 수정이 발생할 때마다 작가는 자기가 쓴 원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필사해야 한다. 소설 은교의 작가 박범신은 결벽증이라고 불릴만한 집필 방식을 고수하는데 그의 원고에는 수정사항이 전혀 적혀져 있지 않다. 글을 쓰다 조금이라도 틀리면 무조건 처음부터 다시 썼기 때문.흠좀무 그 사이에 문장이 정제되면서 퇴고의 기능을 하기도 했지만 굉장히 힘든 방식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한때 손목 인대가 늘어나 깁스를 했다고 한다.
1.3 유용성
21세기 현대에 들어 원고지를 사용할 이유는 없어졌다. 요즘엔 그냥 문서의 분량을 가늠하는 전투력 측정기로 전락. 출판사에서도 '손으로 쓴 원고는 받지 않습니다.' 라고 못박고 있다. 인쇄소에서 식자공이 없어진 지가 20년이 넘었고 출판 과정 전체가 디지털화된 지가 오래다. 원고지에 올바른 교정기호를 사용해 교정해 줄 편집자도 이젠 얼마 없다. 아니 교정 방법을 알아도 요즘같이 템포가 빨라진 현대에 우편으로 원고를 주거니받거니 할 여유는 없다. 책도 예전에는 300페이지만 넘어도 장편으로 분류됐지만 요즘엔 2000페이지가 넘어가는 책도 흔하다. 수백만 단어가 들어가는 원고를 교정 하나 보겠다고 처음부터 필사해보겠는가?
게다가 작가들도 손으로 일일이 쓰는 원고지보다 타자기나 워드프로세서가 훨씬 편리하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몇몇 작가들은 자신이 여전히 원고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긴 하지만 이는 원고지를 쓰는 게 편하고 익숙해서라기 보다 자신의 작품이 이렇게 힘들고 번거로운 작업을 거친 결과임을 어필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손으로 직접 쓴 작품이 타자기나 워드로 작성된 작품보다 낫다는 근거는 없다. 이미 서구권에서는 20세기 초부터 초고 작업을 할 때를 제외하면 타자기로 원고를 작성하는 게 보통이었지만,[5] 한자 때문에 타자기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동아시아권에서는 워드 프로세서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여전히 손으로 직접 쓸 수 밖에 없었고 때문에 원고지가 21세기까지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게다가 워드 프로세서는 이전에 따로 했던 초고 작업까지 하나로 통합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6]
EMP가 터진 뒤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이라면 얘기가 다를 거라고? 안됐지만 타자기라는 물건이 아직 남아있다. 아니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태평하게 글 쓰고 있을 위인도 없겠지만 혹시 있더라도 종이 낭비가 심한 원고지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원고지가 다시 유용해지려면 옵셋인쇄에 대한 기술이 소실되어 인류 문명 자체가 조선시대 이하로 퇴보해야 한다. 옵셋인쇄 자체는 물과 기름의 반발 원리를 응용한 거라 EMP는 고사하고 전기하고도 연관이 없는 물건이다. 인쇄 필름을 만드는 데에 감광기가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도 실크스크린이라는 비전기식, 비광학식 방법으로 만들 수 있어서 인쇄 과정 전체가 전기하곤 상관없이 돌아가게 만들 수 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원고지는 사용할 활자 수를 가늠할 목적이 큰데 옵셋인쇄에서는 활자 수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원고지를 다시 사용할 이유는 없다.
다만 교육의 목적으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 글짓기할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여전히 유용하다. 초등학생 수준에서는 빨간 펜으로 교정봐주는게 시각적 피드백이 더 잘 되기도 하고. 초등학생 레벨에서 A4지에 워드로 글짓기하라고 하면 광활한 A4지에 써도써도 줄지 않는 여백에 멘붕할 위험도 크다. 200자 원고지로 종이를 빠르게 소모시켜줘야 글 쓸 의욕이 난다고나 할까?
또한 몇몇 교수들은 학생들이 펌질로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일부러 리포트를 손으로 원고지에 직접 써서 제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1.4 분량
단행본 한 권을 내는 데 요구되는 최소 분량은 200자 원고지 1,000장 이상이다.
일반적으로 200자 원고지 100매 이하의 짧은 작품은 장편(掌篇, 꽁뜨), 100장 이상 300장 이하의 작품은 단편, 300장 이상 1,000장 이하의 작품은 중편, 1,000장 이상의 작품은 장편(長篇)으로 간주된다. 한편 700장 이상 1,000장 이내 분량을 경장편(輕長篇) 으로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7]
대학에서 과제로 제출하는 리포트의 경우 학부 과정에서는 원고지 20~30장 내외를, 대학원 과정에서는 50장 이상을 요구한다. 또한 학위 논문의 경우 인문, 사회 계열 기준으로 학사 학위 논문은 목차, 초록, 각주, 참고문헌 목록 등을 제외한 본문만 100장 이상, 석사 학위 논문은 300장 이상, 박사 학위 논문은 1,000장 이상의 분량을 요구하며, 학회지 게재 논문의 경우 100장 안팎의 분량을 요구한다.[8]
A4 용지 한 장 분량은 대략 200자 원고지 8~9장 분량이다.[9]
한글 시리즈에서 파일(F) -> 문서 정보(I)로 들어가서(혹은 Ctrl+Q,I를 쳐서) '문서 통계'를 선택하면 200자 원고지로 환산했을 때 몇 장 분량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은 200자 원고지 16,500장, 박경리의 토지는 200자 원고지 31,200장 분량이라고 한다.
1.4.1 대한민국 입시
그러나, 이렇게 사용처가 줄어가는 한국에서도 2016년 현재까지 원고지가 꾸준히 쓰이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대학 입시, 특히 수시 인문논술이다.
인문계 논술은 1) 철학과 사회학 지문을 두세개 던져주고 이를 요약 및 분석하는 파트 / 2) 수학을 어느정도 요구하는 일명 수리파트의 두개 파트로 나뉜다. 이 중 2번의 수리파트는 수학 문제를 풀 떄 전개 과정이 많고, 원고지에 수식을 딱딱 맞춰쓰기도 어렵기 때문에 그냥 백지를 답안지로 제공한다. 하지만 1번 파트는 각 문제마다 글자수 제한이 걸려있는데, 이 파트의 답안지를 문제가 요구하는 글자수에 딱 맞게 원고지로 끊어서 준다.
문제 유형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제시문이 가나다 세개라면 1. 특정 제시문을 요약하기(500~600자 내외), 2. (나)의 관점에서 (가)를 폭풍디스비판하기(600~700자 내외), 3. 가나다 제시문을 모두 활용하여 특정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기(1000자 내외) 등의 문제가 보통 출제된다. 여기서 "내외"는 플마 50자이다. 즉, 글자수를 가급적 딱 맞추지 않으면 답안지가 부족하여 다 쓰지도 못하고 감점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문단을 가르게 되면 최소 몇칸의 손해를 보기 때문에, 문단 나누기를 대단히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핸디캡도 걸린다.
그래서 수시 논술 시즌이 되어서 각종 학원의 인문계 논술 대비반을 가면, 수업 방식은 대개 다 똑같다. 인문논술 문서에서 추천하는 글쓰는 방법 위주의 강의를 택했다고 해도 마찬가지.
- 모의논술을 치른다. 당연히 답안지는 원고지로 끊어서 준다.
- 답안지를 보고 조교와 강사들이 채점을 한다. 이 때 답안의 구성 위주로 채점하지만, 맞춤법이나 원고지 쓰는 법과 같은 것도 간혹 보게 된다. 그러나 글자수를 맞추지 못한 답안은 무조건 아웃이다.
- 빨간 펜으로 도배된(...) 답안지를 받고 이를 교정하여 자신의 답안을 다시 써본다. 이때 다시 쓰는건 학원에 따라 생략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학원에서 돈 낭비를 하고 싶지 않다면, 특히 처음부터 학생부 전형을 포기하고 논술을 노린다면 늦어도 고3 초반부터는 원고지 쓰는 방법을 따로 익히는 것이 좋다.
1.5 기타
동양권에서는 주로 원고지 매수를 기준으로 원고료를 계산하지만, 일정한 원고지 양식이 없는 서양의 경우 주로 원고에 사용된 단어의 갯수를 기준으로 원고료를 계산했다. 서양 고전 소설을 보면 이런저런 수식어가 잔뜩 붙은 장황한 문장이 많이 보이는 데에는 이런 점이 한몫 했다.
보관 방법은 송곳이나 펀치 등을 이용해 구멍을 뚫은 후, 철끈으로 묶어두는 것이다.
2 희곡
1960년 발표한 극작가 이근삼의 대표작인 희곡.
중3 국어 교과서에 나온 적이 있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중 천재(정) 에 수록되어 있다.
2.1 등장인물
2.1.1 교수
번역이 일이며 딸이 읽던 영자신문을 번역할 정도로 일에 시달리고 있다. 감독에 의해 고통받는다.
2.1.2 교수부인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고 이중적 성격을 가진 인물.
2.1.3 아들
2.1.4 딸
해설자 역할로 배경,등장인물,극중상황을 설명한다.
관객이 극에 몰입하는 것을 막아 비판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2.1.5 감독
교수랑 교수부인에게 일을 하도록 괴롭힌다.
관념적 인물.
2.1.6 천사
교수의 젊은 날 꿈과 이상을 상징한다.
관념적 인물. 감독관과 대조된다.- ↑ 대만, 홍콩, 마카오는 한국과 중국처럼 가로로 작성하는 것이 주류인지, 아니면 일본처럼 세로쓰기로 작성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바람.
- ↑ 여기까지가 일반적이나 제목과 이름 사이의 한 줄을 비우지 않을때도 있고 필요에 따라서는 제목과 이름이 한 장을 다 차지하도록 할 수도 있다.
- ↑ 낫표(「」,『』)는 세로쓰기에 권장되지만, 따옴표와 쓰는 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 ↑ 아예 안 가르치는 건 아니고 기본적인 교정부호는 가르친다. 중학생만 돼도 쓸 일이 없어지긴 하지만.
- ↑ 때문에 서구에서 타자기는 작가의 상징이기도 하다. 물론 펜도 여전히 작가의 상징으로 남았지만 대체로 펜은 시인을 상징한다.
- ↑ 워드로 작성된 초고를 편집, 교정, 퇴고한 뒤 프린터로 출력하면 바로 원고가 완성된다.
- ↑ 경장편의 경우 일반적인 장편보다 책의 판형이 작고(일반 장편은 대부분 신A5(신국판)로 출판되지만, 경장편은 대개 B6 크기를 넘지 않는 게 보통이다.) 글자 크기가 큰 편이다.
- ↑ 다만 인문학 계열에 비해 사회과학 계열에서는 대체로 논문 분량에 그렇게 까다롭게 굴지 않는 편이다.
- ↑ Hwp의 경우 크기 10 포인트, 장평 100%, 자간 0%, 행간 160%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