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은 판사가 하고, 변명은 변호사가 하고, 용서는 목사가 하고, 형사는 무조건 잡는 거야!”“야, 오늘의 좆 같은 기분을 잘 새겨둬. 세상에서 제일 좆같은게 순사, 그 중에서도 형사, 그 중에서도 강력반이야.”
"나 마누라한테 요 앞에 약국 가서 사리돈 사올께 하고 집 나온지가 사흘이야.. 나 열받게 하지마."
- 우형사
"너 누가 구두 신고 다니라 그랬어? 구두신은 놈은 형사로 취급안해! 형사는 빨리 뛸 수 있는 준비를 해야돼뛰다가 운동화끈 왜 안맸을까 후회해도 소용없어. 무조건 쫓아가서 잡는게 형사다. 오늘부터 집에 들어갈 생각도 하지마!!"
- 강력반장
1993년 투캅스에 이어서 박중훈, 안성기가 출연한 경찰영화이자, "첫사랑"과 "남자는 괴로워"가 연속으로 흥행이 실패하면서 영화인으로서의 인생 자체가 위태위태하던 이명세 감독이 재기하게 해준 작품. 그리고 90년대 중후반 투캅스 시리즈의 사실상 완결판. 투캅스 주연 콤비 최후의 역작.[1] [2] 제20회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남우조연상. 제37회 대종상영화제 촬영상, 제2회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서 대상인 에르메스상을 수상. 캐나다 밴쿠버영화제, 영국 런던영화제, 미국 선댄스영화제에도 상영되었다.
이명세는 이 작품의 각본을 쓰기 위해 인천경찰서 강력반에 막무가내로 찾아가선 어떻게 협조 요청을 받아낸 후, 1년여간을 숙식을 함께 하며 형사들의 삶을 체험했고, 이를 자신의 각본에 녹여냈다.
하지만, 영화 제작은 순탄하게 시작되지 못했다. 연속으로 흥행을 말아먹은 감독[3]의 영화를 제작하려는 회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태원 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사장과 이명세가 어떻게 면담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정태원 역시 면담 전에 각본을 본 후 '이게 경찰청 사람들과 뭔 차이 있느냐'며 호의적인 입장이 아니었다. 한데 이명세는 정태원과 만나자마자 영화의 첫 장면은 마치 서부영화처럼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장면 장면을 어떤 스타일로 만들어낼지를 쏟아냈고, 여기서, 이명세의 말에 흥미가 동한 정태원이 영화 제작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겨우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서울관객만 66만이라는 대박을 벌어들였으며 해외 여러 나라에 수출되어 평도 좋았다. 그 와중에 사기도 있었지만. 씨네21 기사에 의하면 재미교포 어느 사기꾼이 여럿 한국영화 판권이 있다고 하여 인정사정도 여기에 들어가 있다고 해서 이걸 미리 홍보하며 수출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물론 나중에는 죄다 취소되고 미국에서도 수배당하다가 걸려서 징역형을 먹고 2030년 이후에나 풀려날 예정이라고.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배경음악으로 한 40계단 살인사건을 비롯해서 마지막 격투장면, 초반에 박상면과 형사들의 추격씬 등 이명세 감독 특유의 영상미가 빛을 발한 작품으로 이후 와일드카드, 공공의 적, 살인의 추억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영화의 단골소재인 Bad Ass 형사의 초석을 다진 작품이기도 하다.
오늘날에는 다시 멤버를 모으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화려한 캐스팅이 돋보인다. 박중훈, 안성기, 장동건, 최지우, 안재모, 박상면, 이원종 등 주역에서 단역까지 오늘날 다 한자리씩 꿰어차고 있는 배우들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 게다가 OST에는 1집 앨범을 내기도 전이었던 체리필터까지 참여했다.[4]
이 작품에서 안성기는 대사가 딱 두 번 밖에 없음에도[5],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 냉혹한 살인마 장성민을 연기했고, 박중훈이 깡패보다 더 깡패같은 열혈 캐릭터 우형사,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청춘스타 이미지를 벗지 못한 시절의 장동건이 우형사와 대조적으로 지적인 이미지의 김형사를 연기했다.[6]
원래 이 작품은 '추적'편, '미궁'편, '대결'편의 3부작으로 계획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번 작품은 신창원 탈옥사건을 모티브로 한 '추적'편에 해당. 이명세 감독은 차기작으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미궁'편을 기획하고 있었으나 해당 사건을 주제로 한 살인의 추억이 먼저 제작된 관계로 제작방향을 바꿔 '대결'편에 해당하는 하지원 주연의 형사(2005)[7]를 제작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형사'에서의 캐릭터들도 어딘가 이 작품과 유사성을 보인다.(과묵한 범죄자와 과격한 추격자)
작품 전체는 마치 한 편의 만화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기법으로 촬영되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을 유지시켰으며 확실한 캐릭터들이 작품의 무게감을 더했다. 스토리 자체는 전형적인 형사드라마 스토리지만 이를 살려낸 박중훈, 안성기의 무게감이 작품 전체를 아우른다.
극 초반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오프닝 하나만 보더라도 이 영화의 진가를 알 수 있다. 99년도 작이지만 현재 기준으로도 매우 세련된 연출과 극 중 인물들의 강렬한 캐릭터를 잘 살렸다.
훗날 매트릭스(영화) 3탄의 결투씬이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와 유사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 이후 안정적인 캐릭터로 롱런한 안성기와 달리, 박중훈은 거듭된 흥행참패를 맛보게 된다.
- ↑ 그러다가 2006년에 박중훈도 라디오 스타로 재기에 성공하는데 놀랍게도 그 작품이 7년만에 안성기와의 재결합이라서 더 의미가 깊다.
- ↑ 이명세 감독이 감독한 故 최진실,박중훈 주연인 <나의 사랑,나의 신부>는 상당한 흥행을 거뒀지만 그 뒤로 첫사랑,남자는 괴로워, 지독한 사랑이 평은 좋은데 진짜 망했다. 인정사정은...지독한 사랑 다음에 감독한 영화.
- ↑ 이때 사용된 곡인 체리필터의 '해뜰날'은 훗날 MBC에서 방영된 CSI 과학수사대의 엔딩곡으로도 사용되었다. 두 작품 모두 수사를 주제로 했지만, 전혀 상반된 스타일의 수사라는 점이 재미있다.
- ↑ 작중 애인인 최지우의 집에서 현관문이 닫혀있지 않은 것을 보고 "뭐하는 거야 문도 안 잠궈놓고." 라고 중얼거리는 부분, 애인에게 전화걸때 하는 "나야"가 유일한 대사다.
- ↑ 청춘스타의 이미지를 벗고 싶어 했던 장동건은 이 역할에 스스로 지원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후 친구를 통해 완벽한 변신을 보여줬다.
- ↑ 이 작품은 드라마화 되기도 한 방학기 화백의 원작만화 다모의 극장판에 해당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방학기 화백의 만화 다모는 두가지 버전이 존재하는데, MBC에서 방영된 작품은 '다모 채옥이', 극장판 다모는 '다모 남순이'를 영상화한 작품이다. 둘 다 하지원이 주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