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방송

일본의 방송계는 NHK를 중심으로 하는 몇몇 대표적 방송사들로 구축되어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회사들은 후지 TV(후지 테레비), 니혼 TV(니혼테레비, 닛테레), TV 아사히(테레비아사히), TBS 테레비(도쿄 방송), TV 도쿄등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NHK(도쿄)와 민방 키국(キー局) 5개사를 통틀어 재경 텔레비전 6사(在京テレビ6社) 또는 재경 6국(在京6局)이라고 부른다.

1 개요

이들은 지역의 방송사들을 전국구 뉴스 네트위크로 묶어서 하나의 큰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한국의 SBS와 비슷한 체계인 것. (SBS의 경우 다른 지역 방송사들과 협정을 맺음으로써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만 SBS가 담당하고 충남과 대전은 TJB, 경남과 부산은 KNN등과 같은 지역 방송사들이 담당하게 되어 있다.) 현재 일본에선 대략 500여개의 민영 방송사들이 매일같이 전파를 송출하고 있다.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는 방송국을 키국(キー局) 또는 키스테이션(キーステーション)이라 부른다.

일본에서 민영방송이 발전한 가장 큰 이유는, 일찍이 1940년대 말부터 신문사들이 대거 방송사업에 뛰어들었고,(물론 초기에 방송허가에 대한 규제도 덜했다. 다만 50년대 중반부터는 민영방송이 난립하면서 다소 엄격해지긴 했는데, 후발 신문사들은 교육방송으로 편법개국하는 방식을 썼다. TV아사히TV도쿄가 대표적인 예.) 전후 경제성장과 1억명이 넘는 인구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광고시장도 어마어마하게 커져서 2010년대 중국이 일본을 총생산 수준에서 따라잡기 전까지 오랜기간 동안 아시아 1위의 방송광고시장을 자랑했기에 수백여개의 방송사들(지방방송사 포함)을 모두 먹여 살릴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더군다나 NHK와는 다르게 심의가 관대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청자층이 골고루 분포되기 좋다는 점도 있었을 것이다.[1]그에 반해 한국은 당시 경제상황이 좋지못해서 시장규모가 열악했던 것도 있고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방송심의가 심했던 데다가 민방의 설립이 제한된 측면 덕택에 민방의 확산에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1980년 언론통폐합으로 민방이 아예 없어진적이 있기 때문에 90년대가 되어서야 민영방송이 부활하여 제대로 정착했다.[2]

또한 한국은 아파트 위주의 주거문화로 인해[3] 공청안테나와 유선방송이 널리 보급되어 있어 민영방송보다 유선방송의 비중이 크고 단독주택에도 IPTV가 보급되어 있는 반면, 단독주택 비중이 높은 일본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안테나만 달면 볼수 있는 TV를 설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지진이 잦은 탓도 있는지 방송 수신환경이 한국보다 상당히 후진적이라 스카이 퍼펙같은 위성방송도 수요가 적고, IPTV는 듣보잡 취급을 받는다.

이것을 한국에 비유하면, 유선방송으로 투니버스 시청을 신청하지 않고도 공중파 방송에서 해당 유선방송에서 방송하는 애니를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시간대 및 방영 날짜의 차이는 어느 정도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의 공식 홈페이지에 가보면 방영시간대가 여럿 나와 있는 것, 또 지역마다 방영 날짜가 차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후쿠이 현처럼 지역 공중파 방송이 활성화되지 못한 지역에서는 한국 못지 않게 유성방송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한, 대형 방송사와 지역 방송사들의 계약을 통한 전국방송과는 별도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편성표로 방송하는 곳도 있다. 도쿄 메트로 폴리탄 TV(이하 TOKYO MX TV)를 비롯한 이른바 UHF 독립방송국이 대표적인 경우로, 한국에서는 OBS가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달리 수도권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이러한 독립 지역민방이 다수 존재한다.(대체로 간사이와 주부 지역에 몰려있다.)

평일 낮방송을 1960년대에 이미 시행해왔고, 더군다나 1980년대 중반부터 24시간 방송을 시행해 왔기 때문에 때문에 낮시간대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한국보다는 알찬편이며[4][5] 심야방송도 활성화되어 있어서 한국의 경우에는 새벽방송은 거의 재방송이나 교양 프로그램, 스포츠 하이라이트 정도나 틀어주는 수준인데 비해, 일본의 지상파방송은 새벽 1~2시에도 정규편성된 예능, 애니메이션 등을 방송한다. 단, 지방의 경우 일부 가난한 방송사들이 밤새도록 테레비쇼핑만 틀어대는 데도 있다 카더라[6] 그렇게 심야방송을 달리고 새벽 4시가 되면 아침뉴스가 시작된다.

한때 일본의 심야방송은(특히 독립방송국에서 편성된) 선정성이 심한 예능프로그램이 많았다는 소리도 있으나 지금은 심의때문인지 줄어들었다거나 많이 얌전해진 모양.....은 무슨(...). 여전히 한국에 비하면 높은 수위를 자랑한다. 단, 이것은 TV 도쿄독립방송국 한정. 밤 12시도 안되서 여자 가슴을 주물럭거리는 모습이 아무렇지 않게 나오고 심야토크쇼는 간혹 AV배우들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누구누구 테크닉이 좋았다라던가. 자신의 성경험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등 여전히 준 성인용 방송 수준의 높은 수위를 자랑한다.[7] 다만 충격적인 사건이 터질 때에는 일시적으로 심의를 강화하거나 에피소드를 짜르는 경우는 종종 있으며 스폰서의 입김에 따라 수위가 조절되는 경우 또한 있다.

저녁 종합뉴스, 일명 간판뉴스가 한국에 비하면 상당히 늦은 시간에 방송된다. 각 방송사별 평일 저녁 종합뉴스 시간은 NHK의 <뉴스워치9> (오후 9시~), TV 아사히의 <보도 스테이션> (오후 10시~), 니혼 TV의 <news zero> (오후 11시~), TBS테레비의 <NEWS23> (오후 11시~), 후지 테레비의 <내일의 뉴스> (오후 11시 30분~). 게다가 금요일의 경우에는 더 늦은 시간에 방송된다. 대신 오후 9시 전으로 대부분의 방송사가 2~3분짜리 스트레이트 뉴스와 일기예보를 전해준다.

상업 방송사는 광고와 기타 수익으로 운영비를 충당한다. 한국과 달리 지상파 텔레비젼 방송에서도 중간광고가 허용되어 있어, 저녁 뉴스 시간에는 거의 10분에 한 번 꼴로 2분짜리 광고가 나간다.[8]대신 방송과 방송 사이에는 광고가 없는 경우가 많다.[9] 방송이 끝나고 시청자가 채널을 돌리기도 전에 바로 다음 방송으로 넘어가 버린다.

NHK의 운영비로 사용되는 수신료는 신청하면 계좌이체로도 납부할 수 있지만 대개는 사람이 직접 와서 걷어 가곤 한다.[10] 그런 연유로 외국인들이 편법으로 TV 수신료를 내지 않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한다. 일본 유학 경험이 있는 개그맨 이봉원의 말에 따르면, 외국인인것 티 내면서 일본어를 못하는 척 하면 포기하고 돌아간다고...했지만 이건 예전 얘기로, 중국인이나 한국인의 경우에는 통역까지 데려와서 걷어가려고 하는 경우도 왕왕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에서도 묘사된다. (남주인공인 덴고의 아버지 직업이 NHK 수금원. 덴고의 어린시절의 안 좋은 추억으로 나온다.)

참고로 위 방송사들중 몇몇 방송사들은 신문사들이 주주로 들어가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아사히 TV는 아사히 신문이, 니혼 TV는 요미우리 신문 등등이 대주주) 대한민국 국내에서도 2009년 7월 23일 심각한 논란과 막장 전개 끝에 통과된 미디어법에 의해 신문사가 주주로 방송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11]

시간관념이 철저한 일본 사회 특성상 라디오는 물론 텔레비전 방송도 정시, 정각에 방송을 한다. 한국이야 정해진 방송시간의 ±5분 정도는 애교수준이지만 일본의 경우엔 정시에 방송하지 않을 경우 방송사에 항의전화가 들어온다. 시간 단위도 5분 단위로 끊는 게 아니라 「○○시 47분 뉴스, ○○시 51분 기상정보, ○○시 54분 드라마」 이런 식으로 1분 단위로 세세하게 정해놓는다. 때문에 생방송 도중 시간 조절 까딱 잘못하면 진행자가 한창 멘트 하다가 갑자기 방송이 끝나버리는 등의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문에 생방송의 경우 시간 분배만을 담당하는 타임키퍼(TK)라는 스탭이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의 텔레비전 방송은 타 국가와 달리 페이드 효과를 잘 쓰지 않으며, 방송국 이름을 알리는 'ID화면'도 한국보다 드물게 쓰인다.광고하다가 프로그램 이름이 갑자기 뜨길래 예고편인줄 알았는데 그게 본방송 시작이라는 황당한 사실

해외로의 인터넷 송출도 한국이나 중국, 영미권에 비해 상당히 폐쇄적이라 Radiko를 비롯한 라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와 TVer와 같은 VOD 서비스는 일본 내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프로그램 판권과 초상권, 저작권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선되기는 힘들듯 하다.[12] 이러니 쿨 재팬이니 뭐니해도 안 먹히는게 당연할수밖에

2019년부터 방송사 프로그램을 TV · 인터넷 동시전송 허용하며, 인터넷시청에 수신료 내야한다.#

2 주요 방송사

3 관련 문서

  1. 그래서 일본 애니메이션과 예능 프로그램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심한것도(그나마도 나아진 수준이지만) 이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대놓고 학부모 단체의 편을 들기에는 방송에서 얻을수있는 수익이 줄어들수있기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편을 들기 때문에 그런것 아니냐는 것(물론 깔때는 까기는 했다.) 역으로 일본 만화계가 학부모 단체로부터의 심의요구에도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버틸수있게한 든든한 방파제가 되기도 했다만
  2. 언론통폐합의 롤모델(?)인 유럽 국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는데, 일례로 독일의 SAT.1과 RTL은 1980년대 중후반에야 등장했고, 스웨덴의 지상파 민영방송인 TV4는 한국의 SBS보다도 늦은 1992년 9월 15일에 첫 방송을 개시했다.
  3. 오히려 미관상의 이유로 개별 위성안테나를 금지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많다.
  4. 물론 어디까지나 비교적'이다. 방송국에 따라서는 와이드쇼 프로그램을 채워놓는 경우도 다반사고, 2010년대 들어서 일부채널을 빼면 평일 오후 시간대 애니메이션이 심야로 옮겨지는 추세고 그 시간대에 뉴스프로그램이나 와이드 프로그램으로 채워놓는 경우도 잦아졌다. 심지어 2016년부터 후지TV15시간 생방송 프로그램이라는 플랜을 내세우기도 했다.
  5. 일본에서 심야방송을 시작한때 한국에서는 평일 낮에 스포츠 중계나 특집 프로그램, 뉴스특보를 틀어주는것이 아닌 이상 쉬는 것이 일반적이였고, 심야방송도 마찬가지로 스포츠 중계나 뉴스특보 정도를 틀어주지 않는 이상 방송을 하지 못했다. 정부측에서 전파낭비등의 이유로 심야방송등을 허가해주지 않았기 때문. 1970년대에는 아예 모든 방송국이 저녁방송만 하던 적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90년대에 케이블 TV가 출범하면서 케이블 TV 한정으로 24시간 방송이 시행되었지만 지상파에서는 여전히 방송 쉬는 시간이 있었다가 2000년대부터 낮 방송이 허용되고 2012년에는 KBS부터 24시간 방송이 허용되기에 이른다.
  6. 이 외에도 파칭코 CM이 많이 나와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7. 그러나 지나친 막말 및 명예훼손, 허위사실 보도나 조작방송이 일어나는 경우는 얄짤없어서, 제작진과 방송사 경영진이 양복을 입고 BPO와 총무성, 재판소로 가야 한다. 특히 BPO의 경우에는 독립기관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보다 훨씬 공정한 시각에서 심의를 하기 때문에 일본 방송사에서도 무서워하는 편. 그러나 총무성은 타카이치 사나에 장관의 정파드립으로 까인다
  8. 다만 원칙적으로는 총 방송시간의 18%를 광고시간으로 배정되어있고, 프로그램 광고의 경우에는 10분 미만 프로그램의 경우 방송시간의 20%, 10분을 넘어서는 프로그램은 해당 프로그램 방송시간의 10%를 배정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타임광고(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에 방영하는 광고)는 몇분까지 방영할지에 대해 별다른 규제가 없는 편.
  9. 이 경우에는 광고가 안팔렸다고 봐도 생각하면 된다.(...)
  10. 한국도 1994년 10월 이전에는 이런식으로 TV수신료를 징수했으나 수신료 징수율이 위낙 낮다보니 시청료와 전기료가 통합징수되는 방식으로 전환되었고 덕택에 이런 풍경은 없어지게 되었다.NHK에서 엄청 부러워하는 징수 방식. 근데 NHK가 그렇게 걷으면 한달 전기료가 3만원 넘게 훌쩍 오른다.
  11. 그 이전까지 한국에서는 규제때문에 미디어랑 상관없는 다른 회사가 방송국 주주를 하는 일이 많았다. 한예로 SBS 대주주는 태영건설이다.
  12. 일본의 저작권법의 까다로움은 세계적으로도 악명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