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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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잘 알려진 버전인 CPC-51R이다.

1 개요

1985년 대우전자가 발매한 MSX 규격의 콘솔 게임기. 대우의 한글 표기도 '재믹스'였고 "재미있는 재믹스" 등의 광고 문구를 썼다. 따라서 '재믹스'가 옳은 표기이나 영문 표기가 'Zemmix'이므로 '제믹스'라고 종종 쓰기도 한다.

MSX는 가정용 컴퓨터로서는 드물게 게임이 카트리지 매체로 나왔다. 원래 MSX에는 외부장치 확장을 위한 확장슬롯이 내부가 아닌 외부로 나와있었고 이것을 게임팩을 꽂는 용도로도 쓸 수 있었다. 이 점에 착안하여 내부는 MSX 그 자체이지만 키보드나 디스크 드라이브, 기타 확장단자를 다 삭제하고 간소화하여 게임기화시켜 재믹스가 탄생한다. 후대의 X-Box나 타이토 Type X와 비슷한 발상이라고 볼 수 있다.

평범한 게임기처럼 생겨서 당시 재믹스로만 MSX 게임을 접한 아이들은 게임을 할 때 메뉴에 '1 PLAYER with KEYBOARD'라는 문구가 왜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다. 초창기 코나미제 MSX 게임 중에는 시작 전에 입력장치를 키보드/조이스틱 중에서 미리 선택해야 하는 종류도 있었기 때문. 85년작쯤 가면 그런 거 안물어보고 그냥 알아서 잘 입력받는다. 물론 재믹스 역시 나중에는 MSX 대응 키보드라거나 MSX 컴퓨터 입문이라는 명목으로 광고를 하기도 했다.

발매 당시에도 해외에는 이미 아타리 2600이나 패미컴, SG-1000, 카세트비전 등의 콘솔 게임기가 나와있었지만 해외여행 자유화가 되었던 시절도 아니고 수입상도 마땅치 않을 때라 무역업 등 해외출장이 잦은 직종에 종사하는 가족이나 친척을 둔 극소수의 사람만이 소지하고 있던 물건이었던 관계로 대우전자는 재믹스로 거의 국내 게임기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게 된다. 아무래도 MSX1 기반인지라 패미컴에 비해 성능은 조금 떨어졌지만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MSX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쓸 수 있었으므로 게임 타이틀 면에서는 밀리지 않았다. 조이스틱 등의 주변기기도 MSX와 호환성이 있으니 대우전자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꿩먹고 알먹고였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재믹스 게임 경진대회를 열기도 했다. 지역별 대우전자 대리점에서 신청을 받아 토너먼트로 진행되었다. 당시 국민학생들은 출전하는 친구를 따라 응원에 나서기도 했고 승패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비유하자면 현재 e스포츠의 원형 격인 셈.

그러나 1988년, 삼성전자가 '삼성 겜보이' 라는 이름으로 세가 마스터 시스템을 수입하고 여기에 현대전자가 1989년에 현대 컴보이란 이름으로 북미판 NES를 수입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독점은 깨지기 시작했다. 겜보이의 성능은 재믹스를 아득하게 능가하는 수준이었고 거기에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패미컴 호환기는 물론, 16비트 게임기로 1991년 수입된 메가드라이브와 1992년에 슈퍼 패미컴까지 수입되면서 재믹스의 황금기는 막을 내리게 된다. MSX2 사양인 재믹스 슈퍼V, 재믹스 터보 등을 내놓아 반전을 꾀해보지만 이미 시장의 방향은 돌이킬 수 없었다.

2 역대 모델

  • 재믹스(CPC-50) : MSX1 사양. 최초의 재믹스 모델이다. 기본 컨트롤러인 조이스틱은 아타리 2600 기본스틱을 연상시키는, 즉 스틱 맨꼭대기에 메인버튼이 있고 스틱 구석에 서브버튼이 있는 디자인이었다. 1버튼 게임은 큰 상관이 없지만 2버튼 게임을 하려면 무지막지하게 불편했다. 초기형은 내장 메모리가 MSX1 규격의 최소사양인 8kb에 불과했다. 메가롬 게임의 최소사양을 만족하지 못해서 메가롬팩이 동작하지 않았다. 80년대 중~후반 당시 가격으로 25000~30000원선이었고 일반팩은 8000원 정도였다. 물가를 감안하면 상당한 거금이다. 꿈대륙 어드벤처(일명 몽대륙)나 그라디우스 2 같은 인기 메가롬 게임을 거금 3만원을 지불하고 비싸게 사왔는데 가진 기종이 CPC-50 초기 리비전이라 돌아가지 않아서 멘붕한 어린이들이 꽤 있었다고. 후기형은 MSX1의 풀사양인 64kb로 확장되어 문제가 해결되었고 이 사양이 CPC-51에 이어진다. 문제는 외형만으로는 8kb 모델인지 64kb 모델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
  • 재믹스 V (CPC-51) : MSX1 사양. 가장 잘 알려진 모델이다. 빨간팬티우주선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이다. CPC-50과 내부적으로 크게 달라진 점은 없으나 MSX1용 메가롬도 구동할 수 있다. 사라만다 MSX판 등을 이 기종으로 해본 사람도 있을 듯. [1] 처음에는 적-흑색(CPC-51R)의 모델만이 발매되었으나 백-회색(CPC-51W)과 흑-청-황(CPC-51B)의 컬러 바리에이션이 후일 추가되었다. 기본 컨트롤러인 조이스틱도 평가가 좋았다.
  • 재믹스 슈퍼V (CPC-61) : MSX2사양. 초대 재믹스로 회귀한 듯한 디자인이다. MSX2 사양이므로 MSX2용 게임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MSX2용 카트리지 게임은 거의가 메가롬이라 가격이 상당히 비쌌다. 컨트롤러가 조이스틱에서 조이패드로 바뀌었는데 이놈의 십자패드 입력감이 아주 최악이다. ,이걸 가지고 악마성 드라큘라를 하라고? 대우야 대우야 스틱을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별매 키보드를 장착하면 컴퓨터처럼 사용할 수도 있었다. 사실 이때 교육용 PC 사업이 16비트 컴퓨터로 결정되면서 대우의 MSX2기종(CPC-300/400 시리즈)은 단종되고 여기에 쓰려다가 남은 재고 부품(Z80A, V9938 등)을 처분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도 남은 부품은 유아용 컴퓨터 코보에 들어갔다. 구형 재믹스(CPC-50)도 대우가 MSX2인 CPC-300으로 주력모델을 바꾸면서 대량으로 남아버린 MSX1용 VDP(TMS9918A)를 처분하기 위해서 만든 거였던게 의외의 히트를 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실제로 나온 시기도 비슷하다.
  • 재믹스 터보(CPG-120) : MSX2 사양. 우주선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이다. 팬티 모양은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MSX2 사양이지만 VDP가 V9958이다보니 불완전하게나마 MSX2+와 호환성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MSX2+ 사양의 카트리지 게임이 거의 없다는 것이 함정 터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CPU에 Z80B@5.38MHz를 채용하여 고속모드로도 기동한다. 원체 메가드라이브슈퍼패미콤이 잘 나가던 시절에 뒷북치며 나온 물건이라 판매량이 적어서 이전 모델들에 비해서 대단한 레어가 되었다.
  • 슈퍼보이 : MSX1 사양. 89년에 출시된 TV와 재믹스의 일체형 모델이다. TV에 카트리지 슬롯이 달린 형태. 재미나제 슈퍼마리오 짭하고는 관계없다. [이렇게 생겼다.] 재믹스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희귀한 물건.

각 기기의 상세한 스펙은 MSX 문서를 참조.

이밖에도 한때 PC엔진 셔틀을 '재믹스 PC셔틀'이라는 이름으로 수입해서 판매한 사례가 있으나 MSX 규격이 아니라서인지 일반적으로는 재믹스 시리즈로 쳐주지 않는다. 왠지 우주선에 집착하는 대우전자


3 복각판 : 재믹스 네오

2013년, 모 동호회에서 원칩 MSX의 설계를 바탕으로[2] 재믹스를 복각한 '재믹스 네오'를 소량생산(100대 한정)한 바가 있다. 그야말로 흠좀무한 아이템. 디자인은 빨간빤스 CPC-51R의 디자인을 현대화한듯 한 모양새이다. 알루미늄 CNC 가공으로 만들어진 바디는 상당히 호화스러운 편. 외관은 재믹스V의 디자인을 계승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원칩 MSX가 베이스이므로 재믹스라기보다는 실질적으로는 MSX 컴퓨터에 가까운 녀석이다. PS/2나 USB로 키보드를 쓸 수 있으며 SD 카드 슬롯이 내장되어 이 SD 카드를 저장매체로 쓸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기능적으로는 MSX2+까지 지원이 되지만 호환성 자체는 100%는 아니라고. 대부분이 원판격인 원칩 MSX의 특징을 이어받은 것이다. 해당 동호회 회원의 말로는 판매 시작 8분만에 전량 매진이 되었다고 한다. 제작에 이런저런 난항을 많이 겪어서 제작진이 300만원 가량 적자를 봤다는 후일담이 올라왔다(...). [#]

해당 동호회는 이후 '재믹스 네오 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염가판을 만들었는데 잘 사용되지 않거나 눈에 띄지 않으면서 원가부담이 큰 부분을 삭감하는 식으로 제조단가를 줄였다고 한다. 오리지널 네오의 외관 가공이 고급스러워보이는 대신 원가가 많이 먹히는 디자인이었다고. 실제로 사용해보면 양자 간에는 약간의 외관 차이만이 있다. 스탭들의 발언에 따르면 재믹스 네오로 빵꾸난 적자메꾸기(...)용 사업이라고 한다. 컬러는 블루/블랙/옐로/퍼플의 4색.


4 게임

MSX 게임을 그대로 사용하므로 MSX/게임 목록을 참조할 것.


5 트리비아

  • 재믹스가 현역이던 80년대 당시 왠지 키보드 입력을 받지 않도록(즉 조이스틱이 없으면 할 수 없도록) 게임을 개조한 재믹스 전용 팩이 있었다. 보통 국내산 MSX 게임팩에는 MSX와 ZEMMIX 로고가 둘다 새겨져있는데 이런 팩은 MSX 로고가 없다! 단, MSX 로고가 없다고 전부 이렇지는 않았고, 멀쩡하게 키보드 입력을 받는 팩이 더 많긴 했다. 시작 전에 입력 장치를 선택하게 만든 게임은 키보드 항목만 지워서 재믹스 유저들이 실수로 키보드를 고르지 않게 한다는 이유라도 있었다. 하지만 조이스틱만 입력받도록 개조된 팩은 어째서 그랬는지 불명이다.
  • 카트리지를 삽입하지 않으면 일반 MSX와 달리 패미컴 등의 일반 콘솔처럼 검은 화면이 나온다. 때문에 내부 바이오스에서도 게임과 무관한 BASIC 등의 내용이 제거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내부는 거의 완전한 MSX1 그 자체이다. 그 증거로 MSX 에뮬레이터에서 재믹스 바이오스를 세팅하고 부팅한 다음 Shift+F1키[3]를 눌르면 멀쩡하게 MSX-BASIC이 부팅되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바이오스를 개조해서 초기 부팅시의 색상을 바탕화면과 문자 모두 검정색으로 나오도록 조정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것 뿐이며 키보드가 없는 재믹스에서는 이 상태를 벗어날 방법이 없을 뿐, 실제로는 멀쩡하게 BASIC이 부팅된 상태인 것이다. 대우전자! 속였구나 대우전자!
  • MSX는 키보드가 달린 엄연한 컴퓨터이다. 몇몇 MSX 게임은 키보드 입력이 필요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꿈대륙은 진 엔딩보기+16스테이지 히든 아이템을 먹기위해선 f1키를 반드시 한 번 눌러야 한다. 그런데 재믹스에서는 이게 안 돼서 무조건 배드 엔딩이다. 마성전설2 는 각 월드의 보스를 불러내는 주문을 직접 키보드로 입력해야 했으며 메탈기어는 게임 진행에 필수적인 아이템, 무기 선택과 무전기 사용을 모두 펑션키로만 할 수 있다. 재믹스에서 이러한 게임들을 돌리면 구동은 가능했지만 실질적인 게임 진행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당시의 게임복제업체들은 이러한 게임들조차 재믹스 게임이라고 팔아먹기도 했다(...)
  1. 그런데 이 게임, 재믹스에서는 무슨 수를 써도 배드엔딩이다. 상세한 것은 사라만다 MSX판 문서 참고
  2. 설계 자체는 오픈소스로 공개되어있다.
  3. MSX-BASIC에서 color 15,4,7이 기본으로 배당되어있다. MSX의 기본 화면배색인 청색/하늘색 바탕화면에 흰색 문자를 표시해주도록 하는 명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