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1 개요

A Rose for Ecclesiastes

미국SF 소설가 로저 젤라즈니가 1963년 11월, SF/판타지 문학잡지 <판타지 앤드 사이언스 픽션(F&SF)>지에 발표한 중편이다. 멸망해 가는 화성을 무대로 지구의 젊은 서정시인과 화성인 여성 무희의 비련을 시적이면서 쿨한 문체, 신화적 요소로 그려낸 걸작이다. 대한민국에서는 2002년에 김상훈번역한 로저 젤라즈니의 동명의 중단편집으로 출간되었다. 한국어판 제목은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로 나왔지만, 원제는 같은 중단편집에 실린 네뷸러상 수상작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이다.

2 줄거리

지구에서 촉망받던 젊은 시인 갤린저는 뛰어난 언어학적 재능 덕에 제3차 화성 탐험대의 멤버로 선발된다. 그는 앞서 화성인 부족을 만났던 두 탐험대가 남긴 화성어(語) 보고서를 통해 화성어를 독학하고, 화성인 부족장 므퀴를 만나 그녀의 신뢰를 얻어 화성인들의 경전, 언어에 대해 학습할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러던 중, 갤린저는 화성인 무희 브락사의 춤을 보고 그녀에게 반하게 되는데......[1]

3 여담

젤라즈니는 작가로 데뷔하기 이전인 1961년에 이미 이 작품을 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고색창연한 화성의 설정 때문에 도저히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작품을 발표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작가의 우려와는 달리, 원고를 읽어본 <F&SF> 편집진이 만장일치로 이 작품을 권두에 게재할 것을 결정하고, 저명한 삽화가인 해니스 보크에게 표지 그림을 의뢰했을 정도로 이 작품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젤라즈니는 SF계의 총아로 떠오르게 되었다.

여타의 젤라즈니 작품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이 그러하듯이 이 소설의 주인공인 갤린저도 굉장히 잘나가는 남성으로 나오는데, 그는 대학생 시절 서정시집을 발표하여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무엇보다도 먼치킨급의 언어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귀동냥으로 화성어가 녹음된 테이프를 듣고는 완벽하게 화성어 악센트를 구사하기도 하며, 굉장히 많은 언어를 구사할 수도 있다. 소설 속에서 그가 구사할 수 있고, 또는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언어들로는, 영어, 히브리어, 그리스어, 라틴어, 아람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일본어, 힌두어, 한국어, 그리고 화성어[2]가 있다. 그가 한국어에 대해 언급하는 문장을 잠깐 살펴보자면,

"긴장을 풀고 로카의 교리 전체가 명백히 구현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까?"

"뭐라고요?"
"로카의 춤을 보고 싶습니까?"
"오." 화성어의 빙빙 돌려 말하기와 복잡한 완곡 어법은 한국어를 능가할 정도였다.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로저 젤라즈니 중단편집, 김상훈 옮김, 열린책들 세계문학 11권) 115쪽에서 발췌.
다만 그가 대학 시절 언어학을 전공했다는 언급이 나오는 걸로 봐서는 그 자신이 한국어를 구사하진 못하고 그저 한국어에 대한 언어학적 지식만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1. 갤린저는 결국 브락사와 사랑에 빠져 원나잇 스탠드까지 가게 되나 다음날 브락사가 화성인들의 신전으로 끌려갔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지구로부터도 귀환 명령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갤린저는 명령을 무시하고 신전으로 달려가 신전의 수호자(설정상 화성인들은 지구인보다 좀 더 약하고 체구도 작은데, 이 수호자는 건장한 체구의 갤린저보다도 머리 하나는 더 컸다.)를 유도 기술로 무찌르고는 브락사를 구출하려 한다. 그러자 부족장 므퀴가 나타나서 말하길 이 모든 것은 갤린저가 브락사에게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가를 시험하는것. 신생아 수가 급감하여 멸종의 위기에 놓여있던 화성인들은 최후의 방법으로 화성인과 비슷한 지구인들과 통혼하는 방법을 생각해냈으며 갤린저와 브락사는 그 시범 케이스로 뽑힌 것(...). 브락사가 그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확인한 갤린저가 지구로 돌아가면서 다시 브락사와 태어날 그의 아이를 보러오겠다며 생각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2. '고등 언어'와 '범속 언어'로 나뉘어져 있는 화성어는 범속어(보통어)인 프라크리트어와 고전어인 산스크리트어로 나뉘어져 있는 고대 인도어와 같은 이중 언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