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c Policy / Policy Studies / Policy Science
政策學
- 상위 항목 : 행정학, 정치학,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 같이 보기 : 정책
목차
1 개요
"......우리가 직면한 각종 사회 문제들은 정부가 의도한 대로 해결되거나 완화되지 않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왜 정부의 문제 해결을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충분한 시간, 재원 및 진지한 태도 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가?" 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책학은 바로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정책학》(6/e), 류지성, 대영문화사, 2010, 서울, p.17
정책을 연구하는 학문. 행정학의 3대 분야인 인사, 재무, 조직 외에 하나 더 추가하는 사례가 있다면 바로 이 정책이 끼어들어간다. 정치학이나 행정학을 전공하거나 고시를 준비중일 경우 정책학에 대해 간단하게 접해볼 기회를 갖게 된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선택과목이고 필수전공도 아닌지라 접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그래도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내용이 많은 편이고 은근 실용적이라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정책학의 목적은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정책에 요구되는 지식을 축적하기 위한 것이며, 최종적으로 사회의 민주성과 인간 존엄성의 실현을 도모하는 것이다. 때문에 정치철학적 관점과 실증적 통계데이터 분석 등과 같은 다양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로 이 분야의 아버지이자 본좌로 일컬어지는 학자를 하나만 꼽자면 역시 해럴드 라즈웰(H.Lasswell). 사실상 현대적 의미의 정책학을 창시한 사람이다.
2 비전공자를 위한 상세한 설명
비전공자 위키러들을 위해 잠깐 가볍게 설명하자면, 위에 인용된 것과 같이, "왜 나랏님이 하시는 일들은 죄다 폭★망 하는 걸까요?"(…)에 대답하기 위한 학문이다.[1] 만약 여러분이 이 주제로 개탄해 본 적이 있다면 여러분은 스스로도 모르게 정책학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셈. 이와 관련하여 정책학에서는 (물론 행정학도 그러하지만) 효과성(effectiveness)이라는 개념을 동원한다. 기존의 경제성(economy)이나 효율성(efficiency)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당초 의도했던 목표의 달성여부를 따지는 개념. 결국 정책학은 올바른 정책을 세우고, 올바른 방법을 통해 올바르게 집행하여, 그것이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였는지를 확인해서 정책을 종결하든 정책을 수정해서 재집행하든 피드백을 하는 학문이다.
한 사례를 들자면 애론 윌다브스키(A.Wildavsky)와 제프리 프레스만(J.Pressman)이 1973년에 실업자 정책에 대한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연구의 이름은 「정책집행」(Implementation). 정책학의 본격적인 시작이자 기념비적인 업적으로 평가되는 바로 그 연구다. 문제가 되었던 정책은 대략 다음과 같다. 미국 오클랜드 지역에서는 3,000명의 실업자들을 구제해 주기 위해 도합 2,400만 달러(!)라는 거금을 쏟아붓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이 어마어마한 세금이 투입된 정책은 그야말로 시원하게 망했다.(…) 수많은 시민들이 이 발표를 듣고 뒷목을 잡았다 카더라. 아악 내 세금![2] 어딘가의 모 애니메이션이 떠오르지만 넘어가자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실패한 정책들은 연구거리들을 매의 눈으로 노리는 오늘날의 수많은 정책학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곤 한다.
내용은 행정학과는 미묘하게 다르고 정치학과도 미묘하게 다르다. 한편으로는 제도주의, 기능주의, 엘리트주의, 다원주의, 마르크스주의, 조합주의, 시스템 이론, 거버넌스 이론 등 정치이론과 씨름을 해야 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요인분석, 회귀분석, 교차분석, 분산분석 같은 온갖 정신이 멍해지는 수리통계적 방법론과 씨름해야 하는 분야. 그래서 분위기도 다소 여러 학문들의 스타일들이 혼합된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실제 현실 속에서 매 순간마다 수많은 정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기에 가장 현장 중심적이고 배운 것의 적용도 굉장히 쉽다.[3] 또한, 흔히 "행정을 공부중입니다" 라고 하면 말단 공무원들 업무 느낌을 주는 반면 "정책을 공부중입니다" 라고 하면 또 느낌이 다를 정도로 좀 더 거시적이고 스케일이 크다. 이 말은 한편으로는 사례 연구할 건덕지가 엄청 많으며 또 사례 분석이 정책학 공부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1 정체성
학문의 정체성 자체가 논란이 끊이질 않는 행정학에서 다시 갈라져나온 것으로 이해되곤 하는 만큼, 그 정체성 논란은 행정학보다도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다.(…) 무엇보다도 행정학이나 정책학이나 똑같이 종합응용사회과학이며, 사회학, 경제학, 심리학, 정치학, 경영학, 사회복지학 등등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성과가 나오면 그걸 싹싹 긁어모아다가 써먹을 만한 걸 뽑아내는(…) 승냥이 같은 학문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2000년대 이후로는 네트워크 분석이론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같은 것들까지 가져다가 정책의 예상효과 또는 목표달성 정도를 분석하는 데 쓰기도 한다. 이와 같이 정책학은 굉장히 간학제적(interdisciplinary)이고, 굉장히 기술적(technical)이며 실용적(practical)인 지위에 있다. 어찌 보면 순수 자연과학과 응용공학의 관계와 비슷하달까?
여하튼 사회과학의 세계에서 "......이러면 좋지 않겠어?" 수준의 아이디어를 실제 현실로 이끌고 나가는 분야. 예를 들어, 사회학에서 빈곤과 불평등에 대한 담론이 축적되면 어느새 정책학에서 그걸 복지정책을 연구하는 데 써먹곤 한다.(…)
2.2 정책과학?
항목 상단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Policy Studies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분야인데, 구태여 그것을 Policy Science 라고 고쳐 번역하는 학자들이 은근히 있다. 실제로 이와 같은 학자들은 정책학이 아니라 정책과학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중. 물리학이나 화학 쪽에서 이런 소릴 들었다간 황당해할지도 그런데 실제로 아예 근거없는 얘기는 아닌 것이, 정책학의 과학성 자체는 비록 부분적이고 수단적이기는 하나 어쨌건 인정받고 있는 상태이다.[4] 그러나 이런 속사정을 알 리 없는 외부에서는 "정치학이나 정책학을 표현하는 Science 는 '학문' 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고만 이해하고 있는 수준.
물론 사회과학계 내부에서도 정책학이 과학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름 논란이 있는 상태이다. 일부 정책학자들은 "정책학도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검증하는 과정이 있다" 고 말하긴 하는데... 과학적 방법을 엄청나게 압축 요약했다 무슨 경제과학 같은 표현도 잘 안 쓰는 마당에 정책과학이란 표현은 좀 과학부심 같지 않냐는 입장도 있는 듯. 심지어는 가끔 "과학의 핵심은 예측인데 우리 정책학도 예측을 한다!" 라는 희한한 드립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과학의 핵심은 예측이 아니라 실험아닌가?
3 역사
3.1 라스웰의 선도적 연구
학문으로서의 정책학은 정치학자 해롤드 라스웰에 의해 정립되었다. 라스웰은 2차 세계대전과 원자폭탄의 개발이라는 사건의 목격을 통해, 정책 결정이 인류 전체의 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정책 연구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그의 논문 「정책지향」(The Policy Orientation)은 정책연구를 1)정책과정에 대한 경험적, 실증적 지식의 탐구와 2)정책과정에 필요한 지식의 탐구로 규정하였고, 이러한 연구를 통해 정책과정의 합리성을 제고하여 궁극적으로 이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가치연구를 필연적으로 내포할 수밖에 없는 정책연구를 정치과학이 중시해야 한다는 라스웰의 주장은, 당시 정치학계를 뒤휩쓴 행태주의 혁명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3.2 후기 행태주의의 등장과 정책학의 부활
행태주의 혁명은 그동안 정치제도나 규범적 측면에 주목한 기존 정치학에서 탈피하여 정치적 행위자인 인간의 행태에 주목하고 가치중립적인 인간의 정치적 행태 연구를 통해 정치학을 보다 과학화해야 한다는 담론을 말한다. 따라서 이들의 연구는 과학적으로 검증 가능한 선거연구와 같은 경험적, 실증적 연구가 중심이 되었으며, 가치의 문제를 다룬 실제 정책 연구는 이들의 관심대상이 되지 못했다.
1950년대를 풍미한 행태주의 정치학은 60년대 들어 미국 사회의 변화로 쇠퇴하기 시작한다.1960년대 미국은 흑백갈등, 베트남 전쟁과 반전운동 등으로 사회혼란이 심각했다. 가치중립적인 연구를 중시한 행태주의 정치학 연구는 이러한 사회혼란에 대한 적절한 처방이 되지 못했다. 이러한 행태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데이비드 이스턴[5]은 행태주의 정치학에서 사용된 과학적 방법을 실제 정치문제에 적용해야 한다는 후기 행태주의(Post-Behavioralism)를 제창하였다. 정치학의 패러다임 전환과 더불어, 미국 존슨 행정부의 '위대한 사회' 슬로건에 기반을 둔 사회개혁 정책의 도입도 정책연구의 활성화에 기여하였다.
이 시기, 수요의 증가로 정책연구는 발전을 거듭했으나 체계적인 틀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다. 이스라엘의 정치학자 Y. 드로의 정책학의 패러다임 제시 등과 같은 연구가 정책학의 불분명한 학문적 경계를 획정하는 데 기여하였다.
3.3 오늘날의 정책학
1960년대 정책연구의 수요 급증은 정책연구의 양적 팽창을 유발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정책결정에 치중한 종전의 정책연구가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제프리 프레스맨과 애론 윌다브스키는 연구 「Implementation」을 통해 미 연방정부의 정책실패를 정책집행 차원에 주목하여 분석하여 정책집행 연구의 장을 열었다.
1980년대 들어서는 정책실패 사례에 대한 신공공관리 개혁에 기반을 둔 정책평가 연구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신제도주의, 게임이론, 사회적 자본 이론 등 다양한 사회과학 이론이 정책연구에 접목하여 발전 중이다.
4 한국의 정책학 교육
한국의 정책학 교육은 70년대 미국에서 교육받은 학자들이 국내 대학 강단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국내 대학의 행정학과에서 정책학을 교수하고 있으며, 행정대학원 또는 공공정책대학원 등에서 활발한 정책학 교육 및 정책연구가 행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학부과정에서도 점차 행정학과와 독립된 정책학과, 정책학전공이 개설되고 있는 추세이다. 대표적인 예로 한양대 정책학과, 성균관대 글로벌리더학부 정책트랙,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부산대 공공정책학부 등이 있다.
5 구성
- 정책유형 : 유형론적 접근.
- 정책환경
- 정책참여 : 정책의 참여자에 대한 논의. SNA(사회 네트워크 분석) 등의 신생 네트워크 이론들로 무장하고 있다.
- 정책결정
- 정책집행
- 정책분석 : 뜻밖의 복병인 통계학이 나타나는 분야. 굉장히 건조하고 실증적인 파트이다.
- 정책평가
- 정책종결
6 수험과목으로서의 정책학
정책학은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일반행정직류 선택과목 중 하나로 편제되어 있다. 그외에도 5급 공무원 공채시험의 행정학이나 타 공무원 임용시험의 행정학 과목에서 행정학의 각론으로 취급하여 정책학에 해당하는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사실 행정학을 좀 더 심화하고 실용적인 느낌으로 만든 것이 정책학이라고 볼 수도 있는 관계로 두 과목 간 수험 연계성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고득점이 어려운 편인지라 그렇게까지 인기가 많지는 않고, 정보체계론 등에 밀리는 편. 사실 정보체계론도 만만찮게 행정학과의 연계성이 높다 보니 고득점하기 쉬운 과목 고르는 게 당연하지만.- ↑ 라즈웰의 정의이기도 하지만, 이하에 다시 언급되듯이 윌다브스키의 실업자정책 연구에서도 이런 성향이 다시 드러났다. 물론 오늘날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애초에 실패하지 않을 정책" 을 준비하는 역할도 하거나, 그 포커스가 굳이 치유적 정책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 ↑ 혹시나 이 사례에 흥미가 당길 위키러들을 위해 첨언. 해당 연구에서는 원인을 다음의 4가지로 지목했다. 1) 정책집행의 참여자가 너무 많았다. 2) 높으신 분들이 너무 자주 교체되었다. 3) 정책집행의 수단을 고려하지 않았다. 4) 해당 정책은 사회복지 정책인데, 정작 집행부처는 경제성장을 담당하는 경제개발처(EDA)였다.
- ↑ 실제로 시사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정책학을 배우면 여러 사회문제들의 해결에 대해 더 깊이있는 안목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
- ↑ 정치학에 실증적 연구와 통계분석기법이 도입되는 것과 거의 유사한 과정을 거친 것.
- ↑ 정치를 '가치의 권위적 분배'로 정의한 정치학자이다. 2014년 97세로 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