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삼국지)

鄭玄
(127 ~ 200)

1 개요

중국 후한(後漢) 말기의 대표적 유학자. 자는 강성(康成). 정숭의 후손이다.

2 정사

북해 고밀 사람으로 젊은 시절부터 문자와 산술을 배우기를 좋아하면서 13살 때는 오경을 외웠다. 유학에 못지 않게 다른 학문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또한 천문, 점후, 풍각, 은술 사...사문난적? 등을 좋아했으며, 그가 17살 때 큰 바람이 부는 것을 보고 관현에 나아가서 모일 모시에 틀림없이 화재가 있을 거라 얘기하였는데, 그의 예측이 실현되자 당시의 지식인들이 그를 기이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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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때 여러 서책을 두루 섭렵하여 역수와 도참의 설 그리고 산술에 정통했다. 낮은 직급의 관원이 되기 싫었던 정현은 태학에 입학하여 공부하여 높은 관직을 지냈지만, 끝내 이를 그만두고 연주자사를 지냈던 제오원을 찾아가 배우고 동군의 장공조를 찾아가 주례, 예기, 춘추전 등을 배웠으며, 또한 그는 널리 유람하며 많은 것을 보며 매번 산천을 지날 때마다 한 번 본 것은 잊지 않았다고 한다.

마융이 영명한 학자로 이름이 높았는데, 평소 그의 명성을 익히 들어 흠모하고 있던 정현은 마융을 찾아가서 학문의 폭을 넓히고자 하였다. 세설신어는 정현이 마융의 문하에 입문할때 벌어졌다는 일화를 전한다.

정현은 3년동안 마융 문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나보지 못한채 그저 마융의 수석 제자가 학문을 정현에게 전수해 줄 뿐 이었는데, 한 번은 마융이 혼천을 계산하였으나 옳은 답을 구할 수 없었고 여러 제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사람이 정현이 이를 풀 수 있을 것이라 말하자, 마융은 정현을 불러 계산을 부탁하였다. 정현은 곧 문제를 해결하여 옳은 답을 구했다고 한다. 이를 본 사람들이 모두 놀라 탄복했다. 정현이 학업을 마치고 마융에게 작별을 고하자, 마융은 예악이 모두 동쪽으로 떠난다고 탄식하며 이별을 아쉬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현의 뛰어난 재능을 시기하여 정현이 곧 명성을 드날리게 될까 두려워 하였다. 평소 마융의 이러한 속마음을 예감하고 있던 정현은 마융을 의심하여 추격을 피하고자 다리 아래로 기어들어가 나막신을 허리에 대고 누웠다. 정현을 뒤쫓고자 마음 먹은 마융은 점판을 돌려 정현의 길흉을 점쳤는데, 점괘를 본 마융은 "정현은 땅 아래 물 위에서 나무에 기대어 있으니 이것은 필시 죽은 형상이다."라고 해석하여 추격을 그만 뒀으며, 이렇게 해서 정현은 화를 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고사전의 정현별전에 따르면, 황후의 인척인 마융은 교만하여 선비들을 우대하지 않았는데, 때문에 마융을 만날 수 없던 정현은 근처에 머무르며 스스로 서재를 지었는데, 이후 마융의 지인을 통해 그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당시에는 마융이 해석하지 못하는 일을 노식은 3가지 그리고 정현은 5가지를 해석했는데, 이에 감탄한 마융은 정현과 이별할 때 큰 도가 동쪽으로 간다며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라고 충고하였다.

44세에 당고의 금에 연루된 정현은 그의 학문이 금고되자, 문을 굳게 닫은 채 은거하며 연구와 저작에 몰두해 많은 논문을 저술했다. 당고의 금이 일어난 지 14년 후에 해금되어 하진은 정현을 초빙하였는데, 정현은 8척 남짓한 키에 수려한 수염과 눈썹을 지녀 자태와 용모에 위엄이 서려있었다고 한다. 정현이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고자 많은 간언을 올리자, 기분이 불쾌해진 하진은 그를 기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정현은 동탁으로부터 초청받았으며, 또한 공융에게도 초청받았다. 공융이 예를 갖추어 정현을 맞이하면서 그를 위해 향을 설치하며 정공향이라 명명했다. 더불어 그는 원소에게도 초청받았는데, 원소가 정현을 무재로 조정에 추천해 좌중랑장이 되도록 표를 올렸다. 정현이 원소를 떠날 때 원소는 성의 동쪽에서 그를 성대하게 전송하고자 전별연을 베풀었는데, 정현을 취하게 하려고 하였다. 당시 잔치에 모인 삼백여명의 사람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정현에게 술잔을 권하여 정현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술을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온화한 모습에는 종일토록 흐트러짐이 없었다고 한다.

헌제가 허도에 정현을 초청하여 그를 대사농으로 삼으려고 하였지만, 정현은 질병을 핑계로 이를 거부하고 대신 연구와 교육에 남은 생애를 소비하였다고 한다. 고사전의 정현별전에 따르면 헌제가 정현을 대사농으로 삼자 정현은 임지로 가던 도중에 원성에 이르러 죽었다고 한다. 후한서에는 200년에 관도에서 조조와 대치하고 있던 원소가 정현을 군으로 오게 했는데, 정현은 원담과 함께 원소에게 가던 중 병으로 죽었다.

정현은 시종 재야에 묻힌 채 후학을 양성해 제자들로부터는 물론 일반인들로부터도 훈고학과 경학의 시조로 깊은 존경을 받았으며, 경학의 금문(今文)과 고문(古文) 외에 천문(天文) 과 역수(曆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식욕의 소유자였다.

그의 학문은 그의 성을 따 정학(鄭學)이라 불렸으며, 당대의 유학자들 중에서도 대단히 권위 있던 유학자였으므로 당시를 살았단 인물들의 열전마다 짧게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오나라의 인물인 정병은 정현의 제자였으며, 강유가 정현의 학문을 좋아했다거나, 또는 허자가 정현의 학문을 잘했다고 한다. 또한 이선이 쓴 논설문들은 가규와 마융의 견해를 큰 전제로 삼아 정현의 견해와 달랐다고 하며, 조모와 역학박사인 순우준이 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세설신어에는 그와 춘추전에 대한 일화와 그와 그의 하인들에 관련된 일화가 기록되어 있다.
다음은 춘추전과 관련된 일화이다.

정현은 춘추전에 주를 달고자 했지만, 완성하지 못한 채 여행을 가게 되었다. 여행 중이던 그는 우연히 복건과 함께같은 객사에 묵게 되었다. 그 둘은 예전부터 서로 모르는 사이였지만, 복건이 밖에서 수레 위에 앉아 춘추전에 자신이 달은 주를 어떤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을 들은 정현은 복전의 견해의 대부분이 자기의 견해와 같은 나머지 그때까지 자신이 적은 주석들을 복건에게 모두 주었다고 한다.

그 다음은 하인들과 관련된 일화이다.

주인에게 배웠는지 정현의 노비들은 모두 유식하였다. 한 번은 어떤 방문객이 한 비녀에게 일을 시켰는데, 비녀가 한 일이 그의 뜻에 맞지 않아 그는 회초리를 들어 비녀를 때리려고 하였다. 비녀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변명을 늘어놨는데, 방문객은 더욱 분기가 탱천하여 다른 노비에게 명하여 그 비녀를 진흙탕에서 끌게 하였다. 잠시 후에 또 다른 비녀가 와서 "진흙탕 속에 뭐하고 있니?"라며 시경에 나오는 위풍, 식미의 시이다를 인용하여 묻자, 그 비녀는 "하소연을 하러 갔다가 그 이의 화만 샀다"며 역시 시경에 나오는 위패풍, 백주의 시를 인용하여 답했다고 한다

주자학의 유행이 식은 이후에 정현은 맹렬한 비판의 대상이기 되기도 하였다. 특히 개혁 개방을 주장하였던 청나라 말기의 지식인들은 정현이 왕망의 학설을 받들어 공자의 말인 것처럼 위장했다며 강력하게 비판하였다.

3 연의

삼국지연의에서 정현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 짧게나마 그의 이름이 언급되는데, 진등의 소개로 유비는 정현을 만나게 되었다. 모종강본에서는 청년 유비가 노식과 정현에게서 학문을 배웠다고 나온다. (이문열 평역 삼국지에서는 노식이 유비에게 정현에 가도록 추천하나, 유비는 정현에게 가지 않다가 서주에서 뒤늦게 제자가 된다. 말이 되나?) 정현이 원소에게 유비가 원술을 죽인 원한을 그만 풀고 유비와 손을 잡으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는 대목이 있는데, 이 역시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정현은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성향의 인물이 아니었다.

4 미디어 믹스

고우영 삼국지에는 자를 땄는데, 어째 정 강성이 아니라 정 성강으로 되어있다. 그나마도 그냥 지나가는 중견 명사 A처럼 묘사되어 그다지 비중은 없다.

삼국지 시리즈에서는 삼국지 7에 등장하며, 무력은 낮은 수준이나 지력 70대, 매력 80대, 정치 90대 등 나머지는 높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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