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

Charles John Huffam Dick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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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빅토리아 여왕 시대, 질적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양적으로는 확실히 영국 최고의 소설가. 한마디로 천재 중의 천재.

비록 현재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조지 고든 바이런이나 사무엘 리처드슨, 다니엘 디포 같은 18세기 작가에 밀려서 제한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지만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1], 영국 문학의 제 2 전성기 때, 카를 마르크스, 게오르크 루카치를 포함해 19세기 유럽소설에 대해 주요한 언급을 남긴 사람들의 저작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사람이 바로 디킨스다.

생전에 엄청 잘 나갔기 때문에 신대륙에서도 그의 작품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며, 그의 작품을 실은 배가 부두에 닿으면 사람들이 그리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그는 소설의 역사를 통틀어 대중 독자와 가장 가깝게 지냈던 작가들 중 하나로 꼽힌다. 문학사의 관점에서 보면, 작가와 독자가 일치되었다는 점에서 (중산계급의 예술장르로서) 소설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다.[2]

여러 곳에서 제 책을 낭독하고 다니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사실, 당대에는 낭독회가 작가의 주 수입원 중 하나였다. 디킨스의 낭독회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디킨스 본인이 매우 실감나게 낭독을 했다고... 미국에서 낭독회를 할 때도 엄청난 인파가 왔었다는 듯. 죽기 직전인 1870년 4월에도 낭독회를 했으며 예정에 의하면 1870년 내내 여러번 낭독회가 기획되었다고 한다. 5월에 낭독회를 가지려다가 몸이 안좋아서 결국 의사의 권고로 취소했는데 6월 들어서 병세가 심해지자 이런 말을 농담같이 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5월 낭독회를 가질 걸 그랬어.....더 벌어둘 걸...."

19세기 중반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서 썼으며 유머 감각이 좋고 캐릭터들이 생감있다. 이야기에도 힘이 있고 복잡한 관념을 끌어오기보다는 쉬운 주제에 집중했기 때문에 책이 재미나게 술술 넘어간다. 그렇다고 재미로 읽고 치우는 소설이 아닌 것이, 디킨스 본인이 사회문제에 관심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기도 해서 그의 작품들은 동시대의 여러 문제를 꽤 중요하게 다룬다. 신구빈법 이후 아동노동의 참상을 다룬 《올리버 트위스트》라든가,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블리크 하우스》, 자본가와 공리주의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비판한 《어려운 시절》등등. 실제로 디킨스 본인이 영국 의회의 출입기자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개혁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디킨스의 작품 다수는 잡지, 신문 등에 연재되거나 몇 달에 걸쳐 매월 일부분의 내용이 출간되는 형태로 나왔다. 디킨스의 소설 중에 《블리크 하우스》처럼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소설들이 연재물의 형태를 띄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3] 국역본으로 500쪽에 달하는 《어려운 시절》이 디킨스 전체 소설 중에서는 예외적인 소품에 가까울 정도. 소설과 함께 1850년부터 1859년까지는 직접 《친숙한 이야기들》(Household Words)라는 주간지를 직접 만들고 편집하기까지 했으니 그 에너지는 말을 다 못할 수준.

한국에는 그 명성이나 작품의 질에 비해 번역본을 찾기가 그리 쉬운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읽을 만한 번역본이 없다고 할 정도까지도 아니다. 민음사에서 나온 《위대한 유산》, 창비에서 나온 《어려운 시절》, 《올리버 트위스트》, 《두 도시 이야기》[4]현대문학과 펭귄에서 나온 《크리스마스 캐럴》, 한국문화사에서 나온 《작은 도릿》은 충분히 읽을 만한 번역서들이다.

번역본이 적은 것은 아무래도 글이 긴 감이 있는 데다 당시의 생활사에도 능통해야 하고, 달문이자 장문이라 문장 하나하나의 길이가 더럽게 긴 탓도 있는 듯하다. 문장 자체가 잘 읽히는 것에 비해 번역할 요량으로 천천히 읽으면 매우 까다롭다. 조지 엘리엇을 비롯한 당대의 다른 소설가들과 비교해 봐도 비문이 섞인, 좋게 말해 개성적이고 나쁘게 말해 조금 난삽한 문장들이 나온다. 거기에 종종 튀어나오는 사투리라든가... 만약 누군가 수년 내에 《블리크 하우스》나 《리틀 도릿》을 큰 문제만 없이(...) 번역해낸다면, 약간 과장해서 말한다면 한국 영문학 번역계에 엄청난 족적을 남기는 게 될 것이다....였는데,《리틀 도릿》은 이미 번역이 되었다! 《어려운 시절》을 번역한 역자가 4권짜리로 완역한 것. 제목은 《작은 도릿》이제 블리크 하우스만 번밀레하면 되는 건가

2 생애

1812년 포츠머스에서 하급관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채무관계로 마샬시 채무자 감옥(Marshalsea Debtor's Prison)에 수감되면서 어렵게 컸다. 12세 때 런던의 구두약 공장에서 하루 10시간씩 일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작품의 주제가 됐다. 거의 매 소설에서 빈민이나 어려운 사람들이 등장하며, 특히 《올리버 트위스트》나 《리틀 도릿》에는 가난한 어린이들이 겪는 참상을 그려놓았다. 《리틀 도릿》은 가난한 어린이를 주로 다루는 소설이 아니다. 주인공인 에이미 도릿은 겉으로는 십대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성인이다.

이러한 성장배경 탓에, 디킨스는 편집광적인 '저금 매니아' 였다. 돈을 번 뒤에도 어린 시절처럼 가난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편집광 같은 두려움을 느꼈으며, 이 때문에 들리는 곳에 있는 은행마다 계좌를 만들고 예금을 해두었다고 한다. 디킨스가 죽은 뒤에도 디킨스가 남긴 이런 계좌가 몇개나 있는지 다 알지도 못할 만큼이었다고.(…)

또한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가 가정이고, 1850년대까지 대중적으로도 모범적인 가정을 구축한 롤모델로 알려져있으나 실제로는 아내 대신 여배우와 바람을 폈고 1858년에 이혼하게 된다. 실제로 (바람을 피던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서부터 쓴 작품들은 점차 어두운 분위기를 띤다.

고양이를 엄청 좋아하던 사람이었다. 어느 정도냐면 글쓰는데 기르던 고양이가 잠자라고 야옹거리면 고양이 재워주느라고 글쓰기를 멈출 정도. 고양이가 잠들고 나서야 글쓰던 일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고양이가 잠을 깨서 곁에서 보채자 할 수 없이 그냥 고양이를 재워주며 자신도 잠이 들었다고. 오죽하면 "고양이에게 사랑받는 일만큼 즐거운 일도 없다"라는 말을 남겼으며 유언장에서도 기르던 고양이들을 맡길 일이나 그것에 대한 돈이라든지 여러 준비를 다 했다.

유언은 "땅바닥이라니?!" 집 주변을 걷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땅바닥에 누워달라는 말을 듣자 이 말을 크게 외치곤 그대로 숨을 거뒀다.

유명한 코미디언 찰리 채플린이 굉장히 좋아했던 소설가라고 한다.디킨즈는 영문학사에서 손꼽히는 유머감각을 지닌 소설가라는 평이 있을 정도다. 특히 올리버 트위스트를 좋아했는데 채플린이 유년시절에 겪은 런던의 빈민가 생활이 떠올라서 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올리버 트위스트와 비슷한 주제로 키드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3 주요 작품 목록

《픽윅 페이퍼스(Pickwick Papers)》(1836-37)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1837-38)
《니컬러스 니클비(Nicholas Nickleby)》(1838-39)
《낡은 골동품 가게(The Old Curiosity Shop)》(1840-41)[5]
《마틴 처즐윗(Martin Chuzzlewit)》(1843-44)[6]
크리스마스 캐럴(A Christmas Carol)》(1843)
《돔비 부자父子(Dombey and Son)》(1846-48)
데이비드 코퍼필드(David Copperfield)》(1849-50) [7]
《블리크 하우스(Bleak House)》(1852-53) [8]
《어려운 시절(Hard Times)》(1854)
《리틀 도릿(Little Dorrit)》(1855-57)
두 도시 이야기(A Tale of Two Cities)》(1859)
살인자 선장》(1860)[9]
위대한 유산(Great Expectations)》(1860-1861)
《우리 모두의 친구(Our Mutual Friend)》(1864-65)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The Mystery of Edwin Drood)》(1870) [10]

이외 다수.

4 매체에서의 등장

영국의 SF 드라마 닥터후의 뉴 시즌 1 3화에 등장한다. 배우는 사이먼 캘로우(Simon Callow). 한국 kbs 더빙판 성우는 유강진.

1869년 크리스마스, 카디프에서 크리스마스 캐럴 낭독회를 진행하는 모습으로 등장하나 속으로는 지치고 권태에 빠진 상태. 그러던 참에 낭독회에서 겔스가 나타나 난동을 부리고, 이 일[11]을 숨기려던 동네 장의사에 의해 로즈 타일러가 납치되자 9대 닥터와 함께 로즈를 구하러 간다. 처음에는 영혼이나 외계인을 믿지 않는 모습이었으나, 극이 진행되고 닥터 일행과 함께 사건에 참여하며 점점 마음을 열고 활력을 되찾아간다. 마지막에는 지구를 침략하려던 겔스를 가스 폭발로 저지하는, 당대 영국 최고의 지성다운 모습을 보이며 대활약.

이 일로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난 디킨스는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과 <블루 엘리멘털>을 쓰겠다고 말하지만, 나중에 타디스 안에서 닥터는 로즈에게 디킨스가 이듬 해 사망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실제로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은 디킨스 최후의 소설이다.

뉴 시즌 6 파이널 에피소드에서 역사가 뒤섞인 세계를 보여주는 초반에 카메오 출연한다. TV쇼에 나와 자신의 차기작인 <크리스마스 캐럴>에 대해 얘기를 한다.

뉴 시즌 3 에피소드 8 "Human Nature(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에피소드 9 "The Family of Blood(전쟁의 그림자)"에서 피의 가족의 일원으로 등장하는 잘생기고 멋있는 아들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이 배우는 실제로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작가인 찰스 디킨스의 5대손이다. 다만 친가가 아닌 외가 쪽이다.
  1. 약간 과장하자면 당대 유럽대륙의 부르주아들에게도 영국 소설이 필수교양 중 하나였을 정도였다.
  2. 디킨스의 계급의식에 대해 매우 낮은 평가를 내리는 아르놀트 하우저도 이 점은 인정할 정도.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참고
  3. 목록을 보면 알겠지만 엄청난 분량의 연재를 거의 쉬지 않고 계속한 왕성한 생산력을 자랑한다. 거의 글쓰는 기계 수준.
  4. 두 도시 이야기의 경우는 펭귄클래식에서도 완역본이 나왔다.
  5. '귀여운 넬'이라는 제목으로 애니화됐었다.
  6. 1842년 미국 여행의 경험이 반영된 소설로 저작권 및 언론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국인들에게 느꼈던 불편한 감정이 드러난다 카더라...
  7. 전기 디킨스의 가장 유명한 소설. 이름이 같은 마술사와 전혀 연관이 없다.아니 그들(?)은 100년이 지나서야 태어난 사람들이잖아
  8. 《황폐한 집》으로 번역하기도 하나 Bleak House 가 작중 저택의 고유명사기도 해서 중의적인 면모가 있다. 이 작품과 《어려운 시절》, 《리틀 도릿》을 중기 디킨스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꼽을 수 있으며, 디킨스를 좀 읽어봤다고 자랑하려면 최소한 이들 소설은 읽어봐야 한다.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로 인해 Dark Period Novels라고까지 불린다. 《어려운 시절》을 제외하고는 분량도 엄청나다.
  9. 정확하게는 단편인 보모 이야기를 재출간한 것이다.
  10. 미완성 유고
  11. 전부터 시체가 잠시 동안 일어나 돌아다니는 일이 있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