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 물고기 (1997) GREEN FISH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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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이창동 |
| 각본 | 이창동, 오승욱 |
| 출연 | 한석규, 심혜진, 문성근 |
| 제작사 | 이스트 필름 |
| 배급사 | 시네마 서비스 |
| 개봉일 | 1997년 2월 7일 |
| 상영 시간 | 114분 |
| 국내등급 | 청소년 관람 불가 |
1 개요
1997년 2월 7일에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데뷔 영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다.
명계남이 설립한 영화사인 이스트 필름의 창립 작품으로, 암흑가의 부조리하고 허무한 삶과 그 절망 속에서도, 죽음을 초월한 로맨틱한 사랑을 그린 리얼리즘이 가득한 시린 감동을 자아내며, 많은 사람들의 열광적인 찬사를 받았다. 한국 갱스터 무비에서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한석규는 이 영화로 그 해 국내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독식한다. 전작 《은행나무 침대》에서 어딘가 의식하는 티가 확 나는 연기였다는 평단과 관객들의 비판과 더불어, 지나치게 계산적인 연기였다는 자기반성으로 고른 영화라 애착이 가는 영화라고 한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충무로 내에서 그의 입지가 확 넓어지게 된다.
2 줄거리
칼로 세상을 다스리려는 남자, 배태곤(문성근 분), 세상을 사랑으로 느끼려는 여자, 미애(심혜진), 그리고 세상을 절망으로 살아가는 남자, 막동(한석규 분).
군대를 막 제대하고 고향 행 열차에 오른 막동은,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미애의 장밋빛 스카프를 줍는다. 돌려주려고 찾아갔을 때 미애는 양아치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미애를 구해주지만, 자신은 양아치들에게 다굴을 당한다. 기차가 역에 서자 뒤쫓아 가서 제대 기념패로 한 방 먹이고 도망가지만, 기차는 놓치고 마는 막동.
막동이 집에 돌아왔을 때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이미 형제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 심각한 뇌성마비 장애인인 큰 형, 단골 식당에서도 냉대 받는 경찰인 둘째 형, 트럭행상을 하는 셋째 형, 그리고 엄마와 형제들 몰래 다방레지가 된 여동생. 그런 형제들과 작은 식당이라도 차려서 예전처럼 온 가족이 함께 살 꿈을 꾸지만, 막상 막동 역시 딱히 할 줄 아는 게 없는 한심한 청춘이다. 막동은 미애의 연락을 받고, 스카프를 돌려주기 위해 영등포의 한 나이트클럽으로 찾아간다. 미애는 그 곳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이면서, 가게를 운영하는 조직폭력배 배태곤의 애인이었던 것. 술에 취해 배태곤에게 마냥 땡깡을 부리던 미애를 구해주다, 배태곤의 부하 판수(송강호 분)에게 기어이 얻어터지는 막동. 그런 막동에게 배태곤은 주차장 일자리를 구해 준다.
막동은 주차장에서 발레파킹 일을 하다 다시 판수와 시비가 붙고, 또 실컷 맞으면서도 끝내 각목으로 판수의 뒤통수를 후려갈긴다. 그 깡다구가 맘에 들었는지, 부두목은 배태곤에게 보고한 뒤, 돈을 주고는 임무를 하나 맡긴다. 자신의 손가락을 일부러 부러뜨리면서도 일을 완수한 막동. 그 일로 배태곤의 눈에 들어, 본격적인 조직폭력배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취객에게 욕을 듣고 있던 미애를 구해주면서 두 사람의 애틋한 감정은 깊어진다. 자신이 믿고 따르는 보스와 그의 애인 사이에서 갈등을 하기 시작하는 막동. 그 무렵, 한때 배태곤이 형님으로 모시던 김양길(명계남 분)이 출소하면서, 배태곤의 구역을 침범하기 시작한다. 주먹이 아닌 인맥의 힘으로 김양길을 막아 보려하지만, 번번이 당하기만 하는 배태곤 패거리. 배태곤은 마지막 수단으로 막동에게 중요한 임무를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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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곤의 지시를 받은 막동은 김양길이 운영하는 나이트클럽을 찾아간다. 들어가기 전 미애의 스카프를 태우는 막동. 막동은 화장실에서 김양길을 칼로 잔혹하게 살해한다. 그러나 처음 하는 살인에 혼비백산하다 울먹이며 화장실 바닥에 피를 지우고는 도망친다. 그 후 공중전화에서 집으로 전화를 걸어, 뇌성마비인 큰형(이효성 분)에게 초록물고기를 잡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오열한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 큰성이야? 큰성, 나야, 막동이. 엄마는? 엄마 어디 갔어? 으… 어? 나? 나 잘 있어. 괜찮아, 흐흐. 큰성, 전화 끊지 마. 전화 끊지 마… 전화 끊지 마. 흐흐흐. 전화 끊지 마.큰성! 큰성, 생각나? 빨간 다리… 빨간색 철교. 우리 어렸을 때 빨간 다리 밑으로 물고기 잡으러 많이 다녔었잖아. 내가 저 언젠가 초록색 나는 물고기 잡는다고 그러다가 쓰레빠 잃어버려 가지구, 큰성이랑 형들이랑은 하루 종일 놀지도 못하고 쓰레빠 찾으러 다녔었잖아. 순옥이(여동생) 그 병신은 벌에 엉덩이 쏘여가지고, 엉덩이 세 개 됐다고 둘째 형이 놀리고 그랬었잖아. (울먹이며) 큰성, 그때 생각나? 그때 생각나?
복합상가 재개발 공사장에서 배태곤과 만나는 막동. 배태곤은 담배에 불을 붙여주던 막동의 배에 칼을 꽂는다. 유유히 도망가려는 배태곤, 그리고 미애. 그러나 죽은 줄 알았던 막동이 나와 배태곤의 차 보닛 위로 쓰러진다. 차창에 허연 입김을 뿜으며 죽어가는 막동은 차에 탄 두 사람을 서글픈 눈으로 바라본다. 끝내 막동이 숨을 거두자 도망가는 배태곤과 미애. 배태곤은 미애와 막동의 밀애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후 일산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조그만 식당 ‘큰나무집’에 배태곤과 함께 임신한 모습의 미애가 들른다. 식사 후 미애는 마당의 큰 버드나무 아래서 막동의 사진을 찾아내고 울음을 터뜨린다. 바로 막동의 가족이 사는 집이었던 것. 막동이 죽고 나서야 막동의 소원을 이룬 막동의 가족들.
3 수상내역
| 백상예술대상 | 영화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시나리오상 신인감독상 |
| 대종상영화제 | 심사위원 특별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시나리오상 |
| 청룡영화상 |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
|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자연기상 신인감독상 각본상 |
| 제16회 밴쿠버 국제영화제 | 용호상 |
|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 (Netpac 특별 언급상) |
4 이야깃거리
은어가 주를 이루는 대화가 나왔는데, 이를 놓치지 않은 《봉알선생의 우리 욕 기행》 11화에서는 이 대화 내용을 해석하는 강의라고 쓰고 퍼포먼스라고 읽는다를 선보였다. 역시 영화야말로 대중매체 중에서 가장 표현의 자유도가 높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부분.
해당 대사는 다음과 같다. 참고로 이 대사는 막동이가 슈퍼에서 담배를 훔치다 걸린 이후 전화를 걸어 말하는 장면이다.
형…짱발났어. 나 지금 슈퍼에서 따가리하고 디비 씨비다 걸렸어. 갑지가 엥꼬인데 어떡해 그럼…짭탱이한테 달려가게 생겼으니까 사거리 송방 옆에 있는 슈퍼로 잽싸게 튀어나와. 맛세이 하나 때문에 진짜 빡도네. 형, 내 인생 이러다 조폭 되는 거 아니야? 형이 책임 질 거냐고? 형이 책임 질 거냐고?! 나 어떡해!? 형 전화 끊지 마, 끊지 마, 끊지 마, 끊지 마, 끊지 마, 끊지 마…
막동은 대사 중간마다 내내 징징댄다(…).
여담으로 시나리오를 중시하는 배우인 한석규는, 자신이 열고 있는 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이름을 이 영화의 배역을 본뜬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으로 명명한다.
1997년 제35회 대종상 영화제 기획상 수상장면에서, '초록불고기'로 자막이 나온 흑역사도 있다.
막동(한석규 분)이 기차에서 불량배들에게 몰매를 맞는 장면을 찍을 때, 수없이 테이크를 거듭해도 가짜 같아 보였다고 한다. 보다 못한 감독은 “진짜로 차라”고 지시했고, 한석규는 진짜로 밟혔다(…). 그런데 이전에 가짜로 치고받던 것보다 더 가짜 같아 보였다고 한다. 당시 이 영화 조감독이었던, 영화감독 오승욱의 회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