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나뭇개비 끝에 적린이나 염소산칼륨 등의 발화연소제를 발라 붙이는 도구. 성냥갑의 마찰면에는 유리가루, 규조토 등의 마찰제를 발라, 이 두 가지를 서로 마찰시켜서 불을 일으키는 발화용구이다.
부싯돌등을 사용하던 인류에게 편하게 불씨를 사용할수 있게 만들어 준 물건이다. 그 전에는 일단 불이 한번 꺼지면 다시 붙이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불당번 비슷하게 항상 사람이 1명 이상 불을 지켜봐야 했던 일이 잦았다.
저렴하고 편리한 라이터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성냥으로 담배불을 붙였다. 성냥이 드물어진 오늘날에도 성냥불 특유의 느낌이 좋아 성냥과 라이터가 있으면 성냥으로 불을 붙이는 골초들이 의외로 많다. 실제로 느낌이 상당히 다르며, 특유의 성냥 타는 냄새가 담배냄새에 섞이는데 이걸 선호하는 것. 물론 다 몸에 안좋다 소설 등의 작품에서도 '반드시 성냥으로만 담배불을 붙이는 캐릭터'의 클리셰가 종종 있다. 이를테면 1Q84의 고마쓰, 명탐정코난 극장판 1기 시한장치의 마천루의 정형균 교수 등.
이 성냥타는 냄새는 이산화황인데 주로 싸구려 성냥에 많이 쓰는 화학 물질이다. 따라서 담배 맛을 즐기는 사람이나 시가를 피는 사람들한테는 연기 망친다고 혐오의 대상이다. 시가용으로 만드는 고급 성냥은 시가의 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성냥불 냄새를 최대한 줄인다. 게다가 성냥머리가 아니라 나무에서 연소하는 불을 붙이기 위해서 일부러 길이도 길게 만든다.
물자가 귀하던 시절 혹은 근검절약을 언급할 때 성냥이 언급되기도 한다. 워낙 물자가 귀해서 담배불을 붙일 때에도 성냥 하나에 세명 이상 불을 붙여야 했던 시기가 있다는 식으로 언급한다. 그 가난하던 시기에도 담배는 끊을 수 없었다.
라이터가 대중화된 시대지만 전투식량, 비상식량, 서바이벌 킷 등에 들어가는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실용적인 면에서도 결코 없애기 힘든 물건이다. 라이터는 장기간 보관 시 가스나 기름이 날아가버리기 쉽고,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 모든 전투식량 봉지에 라이터를 일일이 집어넣을 수도 없고, 라이터와 달리 부싯깃 대용품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족으로 전투식량 등에 첨부된 성냥은 일반성냥과 달리 바람 속에서 켤 수 있고, 작은 방수포장에 들어있어 휴대성이 뛰어나다.근데 이걸로 바람부는 날에 파이프 담배에 불 못붙이겠던데. 특히 보통의 서바이벌 성냥보다도 더욱 불씨 살리기에 특화된 극한지역용 성냥도 존재하는데, Stormproof Match라는 위엄찬 이름에 걸맞게 일단 불이 붙으면 대놓고 바람을 불어도, 흙속에 파묻어도, 물속에 담가도 불씨가 꺼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준다. 어떤지 직접 한번보자.
종이성냥(matchbook)이란 것도 있는데, 나뭇개비 대신에 종이를 사용한 것이고 한 개비(?)씩 찢어서 사용하며 MRE에도 이것이 들어간다. 이건 불 붙이는데 요령이 좀 필요한데, 일반 성냥과는 달리 나뭇개비가 아니라 힘이 없기 때문. 종이성냥개피를 마찰면과 덮개 역할을 하는 면으로 감싸쥐고 당기는 것이 제일 쉽다. 미국에서는 종이성냥의 단가가 싸다는 이유로 판촉물등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종이성냥이 더 대중적이다.
기름성냥(oil match)라고 하는 좀 묘한 종류의 성냥도 있다. 이건 심지와 부싯돌이 내장되어 있는 금속으로 된 성냥개비와 이를 보관하는 작은 금속제 케이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케이스에 라이터용 기름을 주입한 다음 금속 성냥개비를 꽂아넣어 두면 심지에 기름이 스며들게 되어 있다. 이 뒤에 성냥개비를 뽑아들어 금속 케이스의 홈에 긁어 불꽃을 일으키면 성냥개비 내부의 심지에 불이 붙고 이것을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원리 자체는 기름 라이터와 별 다를 바 없는 구조. 따라서 기름성냥은 이름은 성냥이지만 라이터 쪽에 좀 더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발화용구가 현대의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될 때는 담배에 붙을 붙일 때인데, 이 상황에서 라이터에 비해 별다른 이점이 없는 기름성냥은 그다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2015년도에 일본의 한 개인방송에서 기름성냥을 리뷰하다가 집에 불을 내는 과정이 생방송으로 중계된 사건 이후 이런 물건이 있다는 게 좀 더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종류를 불문하고 발화용구를 취급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영상의 사례로 기록되었다.
20세기에는 카페 등에서 성냥을 정(井)자로 겹쳐 탑을 쌓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사소한 공작 등을 할 때 재료로 잘 쓰였다.
2 발명
1827년 영국의 J. 워커가 염소산칼륨과 황화안티모니를 발화연소제로 쓴 마찰성냥을 고안한 것이 최초의 성냥이라고 알려져 있다.[1] 1830년 이후 발화연소제로 백린을 사용한 마찰성냥[2]이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에서 제조되어 실용화하였으며, 1845년에는 A. 슈로테에 의하여 해가 없는 적린성냥이 발명되었고 1848년 독일인 R. 뵈트거가 안전성냥을 발명,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백린성냥이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지는 인 항목 참조. 서부 영화를 보면 아무데나 그으면 불이 붙는 성냥이 나오는데, 그게 백린 성냥이다. 손가락으로 살짝 비벼도 불이 붙을 정도라 적린성냥보다 불붙이기는 쉽지만, 워낙 유독성 물질이라 백린성냥을 생산할 당시 성냥공장 노동자들이 병사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고, 백린성냥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다가 제멋대로 발화해서 통구이로 만들어주는 위력의 성냥이 너무 위험했기에 적린성냥이 나오자마자 사장되었다.
2.1 스웨덴의 성냥 산업
비록 발명 자체는 독일인이 했지만 실질적으로 안전성냥을 실용화시키고 큰 돈을 벌었던 나라는 다름아닌 스웨덴이다. 1884년 구스타프 에릭 파슈가 안전성을 기존보다 더욱 높인 적린성냥을 만들어 판 이래 수많은 성냥회사들이 스웨덴에 난립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일화는 바로 이바르 크뤼게르가 만든 스웨디시 매치에 관한 일화이다. 그는 성냥산업으로 떼돈을 벌어 자칭타칭 성냥왕이란 별명을 얻었으며 서서히 주변국가들의 성냥회사들을 하나하나 꿀꺽꿀꺽 하고 다른 산업에까지 손대면서 재벌을 만든것까지는 좋았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요즘말로 하면 분식회계가 저질러졌던 것(...)이거 어디서 많이 본듯 한데? 결국 1929년 대공황이 터지자 그는 파리의 아파트에서 권총으로 생을 마감했고, 재벌은 공중분해된 뒤 다행히도 스웨디시 매치사 자체는 망하지 않고 현재까지 계속 이어져 왔지만 한때 그가 소유했거나 투자했던 기업의 대부분은 발렌베리 그룹으로 넘어갔으며 성냥 산업이 사양길을 걸은 이후로는 담배를 만들고 있다(...)
3 한국에서
한국에서는 1880년 수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승려[3] 이동인이 들여 왔으며, 당시 쓰이던 부싯돌보다 사용하기 편했기 때문에 금새 대중화될 수 있었다...라고 하면 간단하지만, 한국에서 성냥이라는 단어과 그 형태는 그 정도로 단순하진 않았다. 자세한 것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링크 참고.
한국전쟁 이후 300여 점포가 넘어 수출까지 했었지만 1990년대 이후로 일회용 라이터의 등장과 같은 여러 요인 때문에 추억의 물건이 된 지가 오래이다. 과거 광주에는 공작성냥, 대구에는 비사표성냥, 영주에는 돈표성냥, 천안에는 조일성냥(유엔성냥)등 많은 상표의 성냥이 있었으나 현재 국내 성냥 공장은 경북 의성의 성광성냥 단 한 곳 밖에 남지 않았으며, 그마저도 다방등의 점포에서 나누어주는 것을 가지고 근근히 영업하였으나 2011년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는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허나 2013년 1월 13일 KBS 1TV의 교양 프로그램 '100년의 가게'에 따르면 공장이 잠시 다시 가동하고 있는 듯 했다. 판촉용 성냥만 겨우 만들 정도이고, 160명이 움직이던 공장은 고작 8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정도로 쇠락했지만 3대 사장이 이어받아 기업을 회생하기 위해 노력 중이었으나 그 해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공식적으로 다시 폐업했다. 결론적으로, 이 공장에서의 성냥은 더 이상 새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고 보는 게 낫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사항과 달리, 국내의 다른 지방에서 아직도 가동중인 공장이 있다는 기사도 존재한다. 2014~15년 중에 몇몇 방송에서도 등장했으며, 경남 김해에 있는 경남산업공사의 '기린표' 상표로 존속중이다. 또한 2011년에 제작된 유엔성냥이 전라남도 일부에서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의성의 성광성냥이 '국내에 하나뿐인 성냥 공장'이었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현업 종사자 간의 소통 단절이나 일반인, 언론계의 관심 저하에 따랐을 착오인 셈이 된다.
파일:Attachment/성냥/24.jpg
시골 할머니댁 아궁이에서 많이 봤을법한 향로 성냥. 그 시절을 살던 세대라면 성냥개비를 쌓는 놀이를 한 기억이 있으실 듯.
위키백과와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성냥의 어원은 1608년 허준이 지은 의서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에 나오는 '셕류황'(石硫黃)이라고 한다. 석류황은 유황 덩어리를 이르는 말이다. 허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약재로서의 황을 말하는 것이지 근대에 들어온 불 붙이는 성냥과는[4] 관련성이 거의 없어 신빙성이 떨어진다.
한편 이전에 나무위키에 실렸던 어원 추측에서는 성냥의 어원을 중세국어에서 찾았었다. 중세국어에서 '셩냥'은 원래 대장장이의 작업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래서 중세 국어에서 대장장이나 장인을 '셩냥바지'라고 불렀다. 심지어 요즘까지도 몇몇 나이 드신 분들이 대장간을 '성냥깐'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마 성냥을 그으면 불똥이 튀는 모습이 대장간에서 대장장이가 달구어진 쇠를 두드릴 때 불똥이 튀는 모습을 연상시켜 이렇게 부른 것으로 추측된다.
4 기타
일본어로는 영어를 그대로 받아들여 맛치라고 한다. 일본도 오늘날에는 야마토 공업이 유일한 성냥공장.
대중문화에서 유명한 성냥이라면 바로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와 영웅본색에서 마크(주윤발 역)가 물고 다니던 성냥개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영화 좀 본다는 학생들에겐 바바리 코트 걸치고 성냥개비를 입에 물면서 주윤발 흉내내는 게 나름 유행이었다고.
성냥이 많이 나오는 교과서는 단연 수학책. 주로 나오는 문제는 '성냥 몇 개비만 옮겨서 다음과 같은 모양을 만드시오.'같은 문제다.
참고로, 라이터는 성냥보다 먼저 개발되었다.
구전가요 중에서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란 노래[5]도 있으며 가사가 별로 건전하지 않은 내용이라[6]
호기심 해결사에서는 성냥 머리만 100만 개를 모아서 한번에 태워버리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
직접 마찰성냥(국내에선 주로 딱성냥)을 만들 수 있는 데, 마찰면 없이 그냥 성냥만 좀 딱딱한 곳에만 그으면 불이 붙는다. 직접 만든 경우는 손으로 비비거나 옷같은데 마찰된다고 불이 그렇게 잘 붙진 않음. 제작방법은 간단하게, 마찰면에 물을 뭍혀 살살 문질러 붉은 게 비벼나오도록 한 후 그걸 성냥머리에 문대고(혹은 그냉 젖은 마찰면에 살살 성냥머리를 비벼도 된다) 잘 말리면 끝.
1990년대 초반, 주병진, 이경규, 김흥국이 나오던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현재 일밤의 시초)에서 정동남이라는 단역 전문 배우를 인기인으로 한번에 끌어올린 것이 바로 이 성냥이었다. 당시 팔각형 유엔성냥 한박스에 불을 붙여 오로지 콧바람 두세번만으로 끄는 기인의 묘기를 보이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관련 영화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있다
5 관련항목
- ↑ 그 이전에도 동아시아에 화촌(火寸, 인광노引光奴라고도 한다)이라는 것이 있었으나, 이것은 현대적인 의미의 성냥과는 좀 다르다. 현대적인 성냥은 마찰만으로 스스로 불을 일으킬 수 있지만, 화촌은 화로에 남은 잿불같은 작고 약한 불씨에 대어 열을 가해야 한다. 화촌은 작은 소나무 막대 끝에 유황을 바른 것으로, 성냥이 들어온 이후로는 성냥의 별명이기도 했다.
- ↑ 한국 어르신들은 딱성냥이라고 부른다.
- ↑ 일본의 첩자라는 설이 제기된 인물이다.
- ↑ 더구나 성냥의 황은 가루로 발라져 있는 형태다.
- ↑ 인천의 성냥공장~ 성냥공장 아가씨~ 로 시작하는 그 노래 맞다.
- ↑ 20세기 초의 여성 노동자들을 비하하는 노래라고 한다.
근대사의 씁쓸한 여혐 노래하지만 사실은 노동자들의 힘든 생활을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