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집

1 내용

취업 + 시집 = 취집.

취업준비생취업을 준비하다 자의반 타의반 결국 포기하고, 취직 대신 시집을 가는 경우 취집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는 과거의 이야기로 변했고 이제는 "여자들이 취직하기도 싫어서 돈 많은 남성들에게 시집이나 가서 일 안하고 편히 먹고사는 것"을 취집이라고 부르는 의미로 바뀌었다. 한 마디로,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찌들어있는 인간들을 노골적으로 비꼬면서 까는 용어인 셈이다.

산업화 이전의 여성들은 나이가 차면 누구나 결혼해서 가사에 매진했으므로 이런 용어는 없었다. 이 시기에는 집안일도 중요한 노동 자원으로 여겨졌으나, 가전제품의 지속적인 발달로 집안일에 소모되는 노동력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가사 노동의 가치도 세대가 갈수록 낮게 평가하는 추세다.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집안일은 진짜 힘들다. 전업주부 생활을 몇 년 하다가 현재는 직장에 복귀하신 분의 말을 빌리자면, 직장일은 내가 쏟은 노력의 결과(돈)가 확실하게 나타나 집안일보단 힘들어도 뿌듯함이 있지만 집안일같이 빨래, 설거지, 식사 준비 등등은 해도해도 끝이 없고 노력의 결과가 쉽게 보이질 않아 뿌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현대 사회에 이르러서는 여성도 스스로 경제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사회 인식이 바뀌었다. 기업 내 여성 비율도 점차 증가하면서 여성도 직장을 가져서 경제적인 힘을 갖추어야 한다는 지각이 생겼다. 결혼비용과 양육비용이 늘어나면서, 맞벌이가 아니면 남성혼자 분담하기 힘들기도 하고. 그러나 정작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자 편해진 가사노동에 비해, 끝나지 않는 야근이나 휴일출근 등, 심각한 노동착취가 일반화된 사회를 경험하면서 일하지 않고 시집가고 싶다는 말이 변질되어 취집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되었다.

2 취집에 대한 오해

여성들이 취집을 생각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오히려 가사일과 육아가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설령 드물게 남편이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배할 마음이 있다고 해도 사회적인 장애물이 만만치가 않다. 일단 남성이 육아휴직을 신청하기는 여성보다 실질적으로 어렵다. 사실, 진짜로 도와주고 싶어도 야근을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못 도와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저녁 10시 이후에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직장인들은 귀가시간마저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다. 이건 딱히 성별과는 상관이 없다.

그런데 요즘은 여성도 일을 하다 보니 여성 입장에서는 일도 하면서 가사와 육아도 해야 하는 이중 부담이 생긴다. 그래서 취집하고 싶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부부 둘 다 일하고 그 돈으로 가정부를 쓰는 것도 가능한 선택지이기는 하나, 이것도 역시 돈이 많이 들기는 매한가지다. 부부 둘이 벌어서 집값이나 노후 자금, 아이를 낳았을 때를 대비한 육아 자금으로 허리띠 졸라매서 모으고 사는 집도 많다. 후술하겠지만, 당연히 가사도우미를 쓰는 것도 만만한 비용이 아니다.

특히 취집에 있어 결정적으로 고려되는 것이 아이의 존재. 옛날처럼 식모가 있던 시절도 아닌데 아이 돌보미가 24시간 애를 봐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근로 시간이 정해진 사람들은 태아의 육아를 전부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개 어머니 쪽이 육아휴직 또는 퇴사를 신청하고 아이를 돌보게 된다. 그러나 아이가 자란 후 업무 현장으로 돌아가는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이를 돌보다가 돌아온 여성을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 존재한다. 또한, 중소기업은 임신한 여직원을 위해 대체인력을 고용할 여력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직장인으로써의 커리어를 이어나가기 힘든 것.

애초에 취집=놀부 심보라는 마음가짐 자체가 '전업주부=집에서 핑핑 노는 편한 일'이라는 생각 하에 나온 것인데, 사실 가사일도 쉽지는 않다. 결정적으로 진지하게 전업주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 쳐도, 그 사람의 꿈은 꿈이 아니란 말인가? 물론, 일반 남성의 경제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달성되기 매우 어려운 꿈이다. 사실 경제력만 받쳐준다면 전업주부가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애초부터 집안일하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3 현대 20~30대 남성에서의 평가

학비 대출금, 결혼비용 등에서 이미 빚을 얻고 시작하고, 주택, 결혼 비용등과 교육&양육비가 결혼한지 얼마 안된 부부가 감당하기는 살인적이므로 가정을 꾸리기 위한 준비와 비용은 맞벌이가 아니면 부담하기 힘들다. 남녀 불문 배우자 조건에서 경제력이 중요한 순위에 오르다보니, 취집을 원하는 남자는 20년 전에 비해 매우 줄어들고 있다.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면 나와 같이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나에게 짐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퇴직까지 직장생활이 안정적이지 않기에 이런 면은 더욱 부각된다. 집에 놀고 먹는 사람 하나 있으면 2년에 차 1대, 6년에 집값 날아간다는 말이 그냥 있는 게 아니다. 사실, 돈은 부부가 같이 벌면서, 가사와 육아를 여자에게 미루는 남편들도 있을 것이다. 거기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같은 tv프로에서도 남편이 아이를 돌봐주고 놀아주는 것을 보고 환상을 품고 내 남편도 그렇게 해주길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러니까 야근하는 남편들도 생각 좀 해줘라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는 현대 사회에 들어서며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이 생계 유지보다 삶의 질 향상을 중요시하는 풍조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자녀 양육비와 자녀의 사교육비까지 부담해야 하는데 해가 갈수록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사교육비도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외벌이로는 가족을 부양하기 힘들다. 한 마디로, 현재 사회가 크나큰 소비력과 경제적 안정을 동시에 요구하는데 1명의 힘으로는 두 요소를 동시에 감당하기 힘들다 보니 남성들도 여성에게 경제력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한편, 청년실업이 장기화되면서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여성들의 취직도 어려워졌다. 아무래도 여성의 육체적인 한계로 인해 제약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차라리 안정적인 배우자를 만나 집에서 살림하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여성들이 생기면서 취집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사실, 예전에는 이런 여성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오히려 결혼퇴직이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 사회분위기인만큼 더 많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는 여성이 일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집안일만 하는 전업주부가 오히려 드물어지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특수 케이스가 된 이런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 나온 것이다.

사실 맞벌이를 선호하는 현대사회에서 취집 자체도 상대방이 무조건 반겨주기는 힘든 경우고 무엇보다 취집을 하겠다는 여자를 반갑게 맞아들일 수 있는 남자는 많지 않다고 봐야 한다. 젊은 층에서는 결혼 상대자로 결혼 이후에도 맞벌이를 계속할 여자를 원하는 추세다.


라는 인식이 넷상에서 많이 퍼져 있는데 사실과는 다르다.
실제론 아직까지도 젊은 층의 맞벌이 비율은 반절도 채 안되는게 현실이다
[1]
젊은 층의 맞벌이 비율이 40% 내외에 지나지 않는데도 넷상에서 전업주부에 대한 인식이 유달리 안 좋고 맞벌이 부부가 대다수인 것으로 인지하는 이유에 대해선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4 50대 이상 연령층의 평가

5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많기에 결혼을 미루면서 자아실현에 매진하는 젊은 여자들을 '이기적인 여자'로 단정하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그래놓고 역으로 시집올 때 돈이 없는 여자들을 보면 시어머니부터 싫어한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다소 극단적인 예로는 이문열의 '선택'에서 이런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

5 무직자의 결혼 통계

전체 결혼에서 무직자가 차지하는 비율*
연도남성 무직자 결혼 비중여성 무직자 결혼 비중전체 무직자 결혼 건수
2008년6.8 %47.3 %327,715 명
2009년7.1 %46.6 %309,795 명
2010년6.1 %45.0 %326,104 명
2011년5.8 %42.7 %329,087 명
2012년5.7 %39.3 %327,073 명

6 가사노동의 어려움

가사노동을 제대로 하려면 많은 경험과 노력을 요한다.

7 취집과 직업

대체로 다음 직업들은 결혼 후에도 취집하지 않고 일하는 편이다.

8 남자의 취집

주갤럼이 또...
2016년까지는 사례가 너무 적어서 여성의 취집만큼 사회적인 토픽으로 떠오르지는 못하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다는 남자들도 꽤 있지만, 여성 절대 다수는 맞벌이로 남자가 일하는 외벌이를 선호한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혼자 남편과 아이를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여성은 희소하기 때문이다. 설령 이 조건에 해당하는 여성이 있어도 '여자에게 의존하려고 하는 남자는 딱 질색이다', '경제력이 있는 배우자와 결혼해서 내 가정의 경제력을 더 높이고 싶다'는 이유를 들어 전업주부 남편을 거부한다.

이러다보니 처음부터 남자측이 전업주부가 되기로 합의하고 결혼하는 사례는 거의 없고, 취직해서 일하다가 직장생활이 적성에 안 맞는다는 것을 깨닫고 사표를 내거나, 사업에 실패한 남자가 구직을 포기해서 셔터맨이 되는 사례가 대다수다. 부부간에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전업주부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 대체로 오래가지 못하고 이혼하게 된다.

게다가 당사자들끼리는 어찌어찌 합의해서 잘 넘어간다고 치더라도 주변 사람들의 냉소적인 시선을 견디면서 살아야 하는데 이것도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남자 전업주부는 무능하고 가정에도 기여하지 않는다는 뿌리깊은 인식 때문에 손가락질을 받는다. 또한, 부인보다 수입이 부족한 남편이 사회의 눈총이나 자격지심 때문에 열등감에 사로잡히는 경우도 많아, 가정파탄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2016년 현재의 사회 분위기로는 잘 될 확률이 매우 낮다. 결국, "남자는 여자보다 잘나야한다"라는 것이 당연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성 전업주부는 주로 셔터맨이라는 말을 쓴다. 아침 저녁으로 사무실, 혹은 가게 셔터 내리고 올려주는 것 밖에 없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말이다. 약사, 미용사 등 여성 혼자서 할 수 있는 자영업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나, 기둥서방과는 다른 의미로 쓰인다. 기둥서방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기 때문이다.

9 관련 항목

  1. 직급 낮은 공무원들은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가사노동과 직장일을 병행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공직에서는 결혼이나 출산을 이유로 퇴직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이쪽은 육아휴직 사용이 쉬운 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