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 로열스/2015년

1 오프시즌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의 흥행으로 구단 수입이 증가해 페이롤도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2.5M의 빌리 버틀러 옵션을 거절하고 재계약을 시도했으나, 버틀러는 일찌감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3년 30M에 계약했다. 데이튼 무어는 선수들의 몸값이 오르자 '우리가 시장을 잘못 파악했다' 면서 다른 FA로 눈을 돌린다.

그 결과 영입한 선수들은 선발 에딘슨 볼케즈 2년 20M, 우익수 알렉스 리오스 1년 11M, 선발 크리스 메들렌 2년 8.5M, 지명타자 켄드리 모랄레스 2년 17M. 2013-2014 시즌 성공을 찬양받던 데이튼 무어 단장은 다시금 욕을 대차게 먹었다. 특히 켄드리 모랄레스는 아무리 좋게 봐도 퍼줬다는 의견이 대세. 로열스의 페이롤이 넉넉하지 않으니 연봉을 많이 받는 그렉 홀랜드웨이드 데이비스를 트레이드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리라는 제안과 전망이 많았지만, 무어 단장의 선택은 모조리 FA를 채우는 것이었다. 선발진 정비를 마치고 날아오를 준비를 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세일과 쿠바어부 믿고 질러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강세를 막아내는 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2 페넌트레이스

시즌 초 출발은 순조롭다. 원래부터 중부지구 강호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선두 다툼을 펼쳤다. 선발은 볼케즈 외에는 모조리 부진하고 있으며, 특히 벤클 때마다 개입되어 있는 요다노 벤추라가 성적과 인성 모두에서 나쁜 평을 듣고 있다. 오클랜드와의 신경전과 화이트삭스와 과격한 벤클이 오가는 등 경기 내외로 살벌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중. 하지만 불펜은 기존의 3인방에 사이버 투수 라이언 매드슨이 과거의 강력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프레이저와 크리스 영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사기성 역대급 불펜으로 진화 중이다. 무엇보다 놀랍게 터진 것은 타선. 우익수 리오스가 부상으로 빠지는 등 악재가 있었고, 홈런은 매우 적지만 단타와 2루타를 끊임없이 생산하는 중이다. 특히 에릭 호스머, 마이크 무스타커스, 켄드리스 모랄레스, 알시데스 에스코바, 로렌조 케인까지 5월 중반 현재 다섯 명이 3할을 넘기면서 팀타율이 2할 9푼이다.

5월 중순에도 페이스는 무너지지 않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미네소타 트윈스와 격차가 거의 없는 상태를 유지하며 박터지게 순위 다툼을 하고 있다.

6월 역시 치열한 선두 다툼을 펼쳤고, 6월 초중순 드디어 만난 미네소타를 상대로 싹쓸이를 달성하며 1위를 다시 빼앗았다.

이 와중에 올스타 게임에 나갈 아메리칸 리그 선수 명단에 중견수 마이크 트라웃을 빼고 죄다 로열스 선수가 차지하는 일이 벌어졌다.응? 크보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던 거 같은데? 덕분에 현지나 국내 팬덤이나 말이 많은 상황. 폭스스포츠의 켄 로젠탈은 올스타 2루수에 오마르 인판테의 이름이 올라와있는 것에 대해 트위터로 오마르의 OPS는 규정타석 채운 167명 타자 중 가장 밑바닥인데 왜 그의 이름이 있냐고 깠다. 이건 뭐 꼴스타 대 쥐스타도 아니고(...) 사무국에서는 버그나 조작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나 과정 자체는 공정하다고 발표했으며, 쏠림 현상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여러 이유를 거쳐 다시 투표가 조정.

7월에도 여전히 순항을 펼치며 전반기를 끝내가고 있다. 공수에서, 특히 마운드의 탄탄함과 조직력, 짜임새가 작년 돌풍이 그저 한번의 우연이 아님을 증명. 다만 주전 좌익수 알렉스 고든이 탬파베이와 경기 중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다가 부상당하며 장기 결장이 됐다는 점은 뼈아프다. 그래도 현재 MLB 전체 승률은 3위이자 아메리칸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어 후반기 슬럼프만 없다면 암흑기를 사실상 끝낼 수 있을듯 하다.

7월 26일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승부수로 브랜든 피네건, 존 램, 코디 리드를 신시내티 레즈에 내주고 자니 쿠에토를 데려온다. 작년 오클랜드처럼 반년렌탈 투수 영입이지만 그만큼 올해 우승하겠다는 출사표. 여기에 얼마 안 지나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로부터 벤 조브리스트까지 영입하는 또 한번의 강수를 둔다. 그리고 이 이후에 8월 2일에는 토론토 홈에서 또 벤클을 일으켜서 대다수의 팬들은 "또 저놈들이냐?"하는 반응이다. 이는 시즌 초에 있었던 토론토와 빚은 갈등의 연장선인데 주역을 바꿔서 이번에는 볼퀘즈와 도날드슨이 되었다.

8월 20일 매직넘버가 나왔다.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게임차가 14.5게임차로 벌어지면서 30승만 하면 자력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왠지 90년대 인디언들의 놀이터 알중이 떠오른다. 2014년 시즌과 비교해보면 무시무시한 성장이다. 그리고 로열스가 게임차를 크게 벌리면서 나머지 AL 중부팀들은 승률이 5할도 안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는 곧 와일드카드 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어서, 죽음의 NL 중부와는 다르게 여기는 그들만의 리그를 진행 중.[1]

9월 24일 경기에 앞서 마무리 그렉 홀랜드가 부상으로 시즌아웃이 선언되면서[2] 웨이드 데이비스가 마무리가 됐다. 그리고 이날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홈에서 승리하며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하여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먼저 지구 우승을 달성했다.

3 포스트시즌

ALDS에선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맞붙게 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2015 아메리칸 리그 디비전 시리즈 항목으로. 휴스턴과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면서 2년 연속 아메리칸 리그 디비전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올해 악연이 있던 토론토와 챔피언십 시리즈를 가져 6차전까지 간 승부 끝에 토론토를 꺾으며 2년 연속 월드 시리즈에 진출한다.

그리고 캔자스시티 팬들은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자 sns상에 '#BringBackSungWoo' 라는 해시태그를 걸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얘기해서 '승리의 요정인 이성우를 데려오자' 다. 코프먼 스타디움에는 이성우씨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는 물론 입간판까지 들어서기도 했다. *

월드 시리즈에서는 5차전까지 가서 두 번이나 연장전에 들어갔고, 5차전 승리를 거두며 30년만에 월드 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린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로열스의 야구 색채를 제대로 보여줬다. 대표적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2015 ALDS 4차전, 시리즈 스코어 2:1로 밀려 엘리미네이션 상황이었고 원정에서 열린 4차전에서 7회말 백투백 홈런을 맞아 2:6으로 밀리는 최악의 위기에 몰렸지만 그들은 끝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았고[3], 끝내 8회에 바로 반격을 시작해 역전까지 해내는 괴력을 선보이며 기적적으로 시리즈 타이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뉴욕 메츠와의 월드 시리즈 1차전, 4차전, 5차전에서 경기후반부까지 끌려가고 있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물고늘어져 역전극을 만들어냈고, 그런 근성은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로 돌아왔다. 그야말로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라는 야구 명언을 이번 시즌 제대로 보여준 팀.



30년만에 월드 시리즈 우승 감격에 얼마나 팬들이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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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WWE 소속 프로레슬러이자 인사책임 부사장인 트리플 H는 로열스의 열렬한 팬인데, 올해 로열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자 특별 제작한 챔피언 벨트를 기증했다. 이 벨트는 카우프만 스타디움에 영구 보존.

4 총평

95승 67패 (AL 1위)
타/출/장 : .269(3)/.322(7)/.412(8), 득점 6위, 도루 2위, 홈런 14위
팀 평균자책점 3.73(3위), 선발 12위, 불펜 1위
팀 수비력 1위 (팬그래프 팀 필딩 UZR기준)

14시즌엔 정규시즌엔 부진했던 것을 포스트시즌에 미쳐버리면서 메웠다면, 15시즌엔 정규시즌, 특히 전반기에 질주하면서 일찌감치 강팀의 면모를 갖췄다. 특히 무어 단장이 시즌 전 욕먹어가며 영입한 선수들이 예상을 깨고 제몫을 톡톡히 해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욕 많이 먹은 켄드리 모랄레스의 반전 활약은 압권.

에딘슨 볼케즈 (2년 20M): 200.1이닝 13승 8패 방어율 3.55 (bWAR: 2.5)
혜자켄드리 모랄레스 (2년 17M): 타-출-장 0.290-0.362-0.485 OPS 0.847 22홈런 106타점 (bWAR: 2.4)
크리스 영 (1년 0.675M 와 싸다): 123.1이닝 11승 6패 방어율 3.06 (bWAR: 2.5)
알렉스 리오스 (1년 11M) 타-출-장 0.255-0.287-0.353 OPS 0.640 4홈런 32타점 (bWAR: -1.1)

알렉스 리오스마저도 디비전 시리즈 4차전 8회초의 기적의 역전의 시작점이 되었던 것이나 5차전 역전타를 친걸 생각하면 어쨌든 역할은 있었고, 렌탈딜로 사온 쟈니 쿠에토는 디비전 시리즈 한경기와 챔피언십 시리즈 한경기는 말아먹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디비전 시리즈 5차전 호투(8이닝 2실점 8K)와 월드시리즈 2차전 1실점 완투승을 거두어 값을 하였고, 벤 조브리스트 또한 .303-.365-.515로 포스트 시즌 내내 맹활약 하면서 크게 활약했다. 여기에 잭 그레인키 트레이드의 유산인 챔피언십 시리즈 MVP 알시데스 에스코바와 2014년도 챔피언십 시리즈 MVP 로렌조 케인은 로얄스의 센터라인의 축을 이루었고, 살바도르 페레즈는 리그 최고급의 포수로 성장했다. 윌 마이어스 트레이드의 유산인 웨이드 데이비스는 현지팬들로부터 ‘사이보그'라고 불리면서 그야말로 철벽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성과들로 인해 무진장 까이던 그리고 사실 까일만하긴 했던 단장 데이튼 무어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불펜은 14시즌에 막강 3인방에 비해 나머지 선수들 활약이 미약했다면, 15시즌엔 다시 불펜 전체가 강력한 모습을 되찾았다. 여기에 매드슨과 호체바가 힘을 보태면서, 막판 마무리 그렉 홀랜드의 부진/부상 이탈에도 불펜은 포스트시즌까지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또한 타선 역시 매우 강해졌는데, 무엇보다 14시즌 극도로 부진했던 에릭 호스머와 마이크 무스태거스가 14시즌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을 15시즌 정규시즌으로 이어가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주효했다. 로렌조 케인은 14시즌의 활약에 장타력이 더해지며 더욱 엄청난 활약을 했고 여기에 영입파 켄드리 모랄레스, 후반기엔 벤 조브리스트가 힘을 보탰다.

반면 선발은 상당히 약해졌다. 14시즌 에이스는 없어도 그럭저럭 해주는 선발들은 풍족했던 반면, 바가스는 부상, 거스리는 최악의 부진, 벤츄라는 멘탈 가출, 여기에 에이스 노릇 하라고 영입한 쿠에토마저 정규시즌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영입파인 볼퀘즈가 선발을 지켜주고 크리스 영이 선발 불펜 가리지 않고 맹활약을 해 준 게 천만다행.
  1. 당장 타 지구 순위와 비교해도 2위와의 승차가 너무나도 벌어져있다. 8월 25일 현재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가 무려 13경기차, 이웃집 빨강새네와 더불어 각 리그 최고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2. 9월 29일 토미존 수술이 확정되면서 내년 시즌에도 복귀할 수 없게 되었다.
  3. 시즌 중간에 트레이드되어온 벤 조브리스트가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탈락 직전인 최악의 상황임에도 팀원들이 조금도 겁먹은 기색 없이 "자 그럼 이제 역전시키러 가볼까!" 이런 분위기여서 놀랬다고. 그리고 그순간 "아 올해 큰일 한번 낼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