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행정구

한자 : 特別行政區/特别行政区
영어 : Special Administration Region(SAR)

1 중화민국 국민정부의 특별행정구

특별행정구의 기원은 사실 중화민국 국민정부에서 시작되었다. 이 때는 연방제의 주(州)에 가까운 형태였다.

원래는 여러 개 있었지만 대륙이 공산당에 넘어가면서 유명무실해졌다. 중화민국이 쫓겨난 후 중화인민공화국은 이 특별행정구를 다른 이름으로 바꾸거나 해체했다. 소산 특별행정구, 루산 특별행정구, 우롱 특별행정구, 하이난 특별행정구 등이 중화민국 하에 있었으나 공산화 후 소산과 루산 쪽은 해체되었고 우롱은 우롱 자연보호구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이난은 광둥에 편입되었다가 1980년대에 독립된 성이 되었다.

중화민국은 아직 대륙을 통치하던 시절의 행정구역을 명목상 그대로 존치하고 있지만 특별행정구는 대부분 폐지했다. 현재 명목상으로 남아있는 특별행정구는 '하이난 특별행정구'뿐으로,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하이난 성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2 중화인민공화국의 특별행정구

중국의 행정 구역 중 하나로 자치권이 보장된 지역이다. 현재 특별행정구는 홍콩마카오 둘 뿐이다.

지금과 같은 특별행정구는 중화인민공화국이 90년대에 홍콩마카오를 되찾으면서 시작되었다. 1984년에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는 데 동의한 이후로, 중영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중국은 1997년 7월 1일부터 홍콩에 홍콩 특별행정구를 설치하였다. 또한 1988년에 포르투갈이 마카오를 중국에 반환하는 데 합의한 이후, 중국은 중국-포르투갈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1999년 12월 20일부터 마카오에 마카오 특별행정구를 설치했다.

국민당 통치 시기에도 특별행정구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다른 행정구역이 존재하고 있었지만 애초 중화민국 시절 특별행정구는 나라 개념이 아니었고 공산화되면서 굳이 이어받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영국과 포르투갈령이었던 홍콩, 마카오는 수 백 년 간 중국과는 분리된 다른 역사를 거친 만큼 본토와 같은 체제에서의 통치 방식은 어려울 것이고, 홍콩과 마카오 주민들이 가진 중국 편입에 대한 반감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 이를 위해 특별행정구와 일국양제가 제시된 것이다.

특별행정구에서는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사회주의 체제가 영원히 적용되지 않으며 모든 식민지 당시 정치/경제/법체제를 최소 50년 간 유지할 수 있고 이를 50년 혹은 그 이상으로 더 연장 가능하다. 그래서 실제로는 이를 연장할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며 어차피 사회주의 체제가 영구히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자동 연장으로 봐도 된다. 즉 특별행정구 자체는 사회주의 체제 미적용 때문에 영구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역에는 중국 헌법도 적용되지 않으며 홍콩 기본법마카오 기본법이 헌법 역할을 한다. 중국의 여러 법령들 역시 홍콩이나 마카오 정부에서 입법 과정을 통해 의용하기로 결정하지 않는 이상 적용되지 않으며, 도입하려고 한다 하더라도 양 특구 주민이 반발할 것이 뻔하기에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여권도 중국 본토와 홍콩 및 마카오가 따로 나오고, 출입국 규정도 제각각이며, 같은 나라임에도 특별행정구끼리 또는 중국 본토와 특별행정구를 드나들려면 각 지역 비자를 받은 후 경계에서 출입국심사에 준하는 검문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특별행정구 지역은 주권이나 외교/국방 권한만 없다 뿐이지 중국 본토와는 다른 국가처럼 굴러간다. 하지만 일반적인 자치령이나 해외 영토에서는 주권만 본국이 가지고 있고 자치정부가 자치령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과 달리 양 특별행정구 정부는 명목상으로는 중국 중앙정부 직할이다.

일단 중국에서는 대외적으로 특별행정구 제도를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마카오에서는 중국 반환 이후 치안이 크게 개선되고 카지노 산업 발달 등으로 빠른 경제발전을 이룩했기 때문에 중국의 특별행정구 체제에 대체로 만족하는 경향이 강하다. 홍콩 또한 일단 큰 문제는 없는 편.

하지만 홍콩에서는 영국의 통치를 그리워하는 여론이 꽤 있고 분리주의 세력이 커지고 있는 등의 문제가 있다. 일국양제가 겉으로는 준수되고 있지만 많은 홍콩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미 홍콩 정치인 중 행정장관 렁춘잉처럼 중국 공산당과 중앙인민정부의 방침을 충실히 따르는 인물은 많고, 점점 중국 본토의 교육을 도입하려는 모습이나 은근한 언론 자유 제한, 자치/민주주의 침해가 있기 때문이다. 딱히 큰 불만을 내비치지 않던 마카오에서도 일국양제 훼손 시도에 반발하는 시위가 가끔 일어난다.

타이완 섬과 그 부속 도서들을 특별행정구로 보는 시각도 있고 덩샤오핑도 이를 언급한 적이 있다. 대륙과는 아무래도 이질성이 강한 타이완 섬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영토가 된다면 특별행정구의 지위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공산당 지배에 대한 반감이 강한 타이완 섬 사람들을 설득할 필요성도 있기에 덩샤오핑은 중화민국의 특별행정구 제도를 부활시켜 자치령에 준하는 개념으로 꺼내고 우선 그것을 홍콩과 마카오에 적용한 것이다. 즉 오늘날의 특별행정구와 일국양제는 현재 홍콩마카오프로토타입으로 하여 타이완 섬 사람들을 배려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시범타를 그 따위로 다뤄서 문제 물론 중화민국 정부나 타이완 섬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일 리도 없고, 중국 대륙 정부에서도 그렇게 하겠다는 제안만 했을 뿐이기에 현재 타이완 섬 및 그 부속 도서들에 대한 중국 대륙 정부의 공식적인 취급은 자치권이 없는 자국의 23개 성 중 하나이다.

마카오와 가까운 헝친다오(横琴岛)가 또 다른 특별행정구로 개발될 계획이라고는 하는데, 다른 정치체제를 보장하는 수준의 일국양제까지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기에 위의 홍콩과 마카오와는 맥락이 다르다. 그럼에도 특별행정구 계획을 꺼낸 것은 선전 등 중국이 예전에 지정해 온 경제특구보다 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주기 위해 여타 중국의 지역과 법률을 달리 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선전같은 여타 경제특구도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접근하려면 통행증이 필요한 등 어느 정도 중국의 다른 지역과는 분리된 모습을 보인다.

3 북한의 특별행정구

북한도 시장 경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해보겠다는 명목으로 신의주에 '신의주특별행정구'를 설립했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라 현재는 공식적으로는 아직도 있긴 하지만 사실상 사라진 상태나 다름없다. 중국과는 달리 일종의 경제특구 내지는 경제자유구역에 더 가까운 형태다.

4 기타

일본이 중국의 특별행정구 제도를 모방해 오키나와현을 특별행정구로 지정할 것을 고심한다는 시각이 있다. 그럴만한 게 오키나와현도 19세기까지 일본과는 다른 국가였던 만큼 일본 본토와는 이질적이다.[1]

  1. 오키나와는 19세기 가고시마 성주가 합병하기 전까지 독립국이었던 류큐 왕국이었다. 류큐인은 일본인과 같은 일본계이지만 엄연히 다른 민족이다. 아랍인유대인이 같은 셈족이지만 엄연히 다른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