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Þjálfi (Thialfi) TRP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몇 안 되는 인간[1]으로, 뇌신 토르의 시종이자 로스크바의 오빠이다. 토르 관련 이야기에서 종종 등장하며, 일종의 사이드킥 계열이라고 할 수 있다. 굳이 신격을 준다면 빛의 하급 신 정도로 설명할 수 있으며,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에 따르면 원래는 고틀란드 지방에서 빛과 불을 가져다준 신으로 숭배되었다고 한다. '턀피', '샬비'라 표기하기도 한다.
티알피라는 이름은 빛이라는 뜻으로, 그 이름처럼 인간 주제에 겁나게 빠르다. 온갖 신들과 거인들이 횡행하는 북유럽 신화에서도 손꼽히는 달리기 실력을 지니고 있다. 이름이 탈피, 즉 도망이라는 뜻이 있으니 당연히 빠르다 카더라.
2 행적
2.1 우트가르드 로키와의 대결
티알피는 본디 토르가 거인의 땅 요툰헤임으로 여행 레이드을 가던 도중 잠시 들린 농부집의 아들이었다. 집안이 너무 가난했던 탓에 손님인 토르에게 아무것도 대접을 못했는데, 이에 토르가 자신의 염소를 잡아 자기 일행들과 농부의 가족들의 저녁 식사로 삼는다. 이때 토르는 염소의 뼈에는 손을 대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하필 그날 따라 티얄피는 너무나 골수가 먹고 싶었다.[2] 결국 티알피는 토르가 한 눈을 판 사이에 염소 뒷다리 뼈를 칼로 째서 골수를 빨아 먹었고, 나중에 토르가 염소를 부활시켰을 때 염소가 뒷다리를 절게 되어 이것이 들통이 나고 만다.
순간적으로 분노한 토르에게 맞아 죽을 뻔 했지만, 욱하는 성격은 있지만 뒤끝은 없는 토르는 티알피의 가족이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모습을 보고서 티알피와 그의 여동생인 로스크바(Roskva)[3]를 시종으로 데려가는 선에서 용서를 해준다. 이후 티얄피는 토르의 몸종이자 전령으로 일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팔려간 거지만, 신의 쫄따구가 되었으니 인간으로서는 엄청 출세한 셈이다.
토르 일행은 마침내 우트가르드로 도달하게 되는데, 우트가르드의 군주인 우트가르드 로키와 내기 대결을 하게 된다.[4] 모험 중에 티알피는 빠른 달리기를 살려서 정찰꾼으로 활약하고, 내기 대결에서는 티알피는 자신은 달리기 실력이 뛰어나다면서 신 측의 대표 가운데 한 명으로 나서게 된다.
우트가르드 로키는 마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거인으로 구현화해 티얄피와 승부하게 했지만 두 번이나 무승부를 냈다. 결국 지기는 했지만, 생각만큼 빠른 거인과 무승부를 두 번이나 냈다는 거 자체가 대단하다. 이런 인재가 산골 꼬맹이로 살고 있었다니(...) 세계 최초의 스피드스터 특이점이 있잖아 염소 골수를 먹은거
어찌 보면 고대 북유럽인들은 생각, 즉 어떤 정보가 전달되는 속도는 빛의 속도를 넘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상상하고 있던 게 아닐까 싶다
2.2 흐룽그니르와의 대결
티알피는 그 뒤로도 계속 토르를 섬기는 것으로 나오며, 거인 흐룽그니르와 토르가 대결하는 에피소드에서도 깨알같이 등장한다. 토르와 흐룽그니르가 결투를 벌일 때 토르보다 먼저 싸움터에 달려간 후 거짓말로 흐룽그니르를 속였으며, 토르의 묠니르에 머리가 박살나 즉사한 흐룽그니르의 시체에 토르가 깔려 옴짝달싹 못하게 되자 그 빠른 발을 활용해 토르의 아들인 마그니를 불러오기도 한다. 토르 위에서 흐룽그니르를 치울 정도로 힘이 센 것은 신 중에서 오직 마그니 뿐이었기 때문이다.[5]
이 싸움에서 다른 거인들이 흐룽그니르를 돕기 위해 만든 진흙 거인 목쿨칼피(Mokkurkalfi)[6]를 도끼로 쳐서 쓰러뜨리기도 한다. 목쿨칼피가 덩치만 컸지 그저 말의 심장을 넣어 움직이게 만들었을 뿐인 진흙더미이고, 토르가 흐룽그니르를 죽이자마자 오줌을 질질 싸며 겁에 질렸을 정도의 겁쟁이이기는 하나 그래도 구름 위로 머리가 나올 정도의 거대한 녀석인데 그 다리를 쳐서 쓰러뜨린 것을 볼 때 무력도 의외로 비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3 대중문화 속의 티알피
- 게임 《파이어 엠블렘 성전의 계보》에서는 주인공 시굴드의 가문명으로 나온다.
- 만화 《성전기 에르나 사가》에 남주인공의 이름으로 나온다. 다만 정발판에선 '샤르비'란 표기로 번역되었다.
- 마블 코믹스에도 등장한다.
4 관련 항목
- ↑ 그 외에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인간은 아셰라드, 시구르드, 하르바르트 등이 있지만, 아셰라드와 시구르드는 신들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인간들의 이야기의 주인공이며, 하르바르트는 오딘이 변신한 모습이었다. 즉, 신들의 이야기가 메인인 부분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보인 인간은 사실상 티알피가 유일하다.
- ↑ 토르와 같이 있던 로키가 토르 몰래 티알피를 부추겨서 골수를 먹게 했다는 전승도 있다.
- ↑ 참고로, 이 처자는 이 뒤로 공기가 되었다. 우트가르드 로키 신화 때도 거의 안 나오고, 그 이후로는 존재가 말소되었는지 이름조차 안 나온다.
- ↑ 우트가르드 로키가 특기가 없는 사람은 자기 성에 머물 수 없다면서 도발을 했다.
- ↑ 여담으로 토르는 자기를 구해준 보답으로 흐룽그니르의 말인 굴팍시('황금갈기'란 뜻)를 마그니에게 주는데, 문제는 애초에 흐룽그니르와 토르가 대결한 것은 오딘이 굴팍시를 탐내서 일부러 싸움을 걸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자기가 점찍었던 말을 멋대로 자기 아들에게 준 토르에게 삐진 오딘은 후에 하르바르트로 변장해서 토르에게 욕설을 퍼붓는다.
- ↑ 미스트 칼프(Mist Calf), 즉 '안개 송아지'로도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