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트로터

영어: Tiltrotor
독일어: Kipprotor

로터 블레이드의 회전축과 면을 직접 기울여 수직 상태에서는 헬리콥터처럼 수직이착륙을, 수평 상태에서는 고정익기 처럼 고속 비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추진 방식.

1 개발 과정

항공기의 발달과 함께, 활주로를 필요치 않고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존재했다. 이는 헬리콥터가 실용화 되면서 어느정도 충족이 되었으나, 헬리콥터는 구조적으로 고정익기 보다 속도가 느렸다.[1] 때문에 수직이착륙이 되면서 고정익기 처럼 빠른 항공기를 만들려다 보니 크게 두 가지 아이디어가 가능성을 나타났는데, 그 중 첫번째가 그래도 어떻게든 빠른 헬기를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고정익기를 개발' 이다. 두 번째 아이디어의 실현 방법중의 하나로 틸트로터가 실용화 된다.

2 작동원리

수직이착륙의 경우에는 로터 회전면을 수직으로 보내어 탠덤로터처럼 사용한다. 일반적인 헬리콥터는 토크 때문에 메인로터 회전 방향 반대로 헬기가 회전하려 하고, 이를 막기 위해 테일 로터가 존재한다. 그러나 현존하는 틸트로터기들은 엔진을 두개 장비해 양측의 로터가 탠덤로터로서 서로의 토크를 상쇄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이렇게 헬기처럼 이륙 한 뒤에는 전진 비행을 하며 비행속도를 늘린 뒤, 로터 회전면을 서서히 수평방향으로 바꾸고, 그러면서 마침내 고정익기 처럼 고속 수평비행을 하게 된다.

일단 원리는 참 쉬워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구현하려다 보니 기술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하였고, 때문에 최초의 틸트로터기인 V-22는 개발중에 각종 사고가 겹쳐(이중에는 정비사가 배선을 잘못 연결한다던가 하는 식의 어이없는 사고도 있었다) 개발 인원들 다수가 사망하기도 했다. V-22는 1989년에 첫 비행을 하였으나 실전배치가 된 것은 2007년이 되어서였고,[2] 개발기간 동안 4건의 추락사고로 30명이 희생되는가 하면 실전배치 이후인 2010년 4월에도 추락사고를 당하여 사망 4명, 부상 16명의 피해를 기록하였다.

틸트로터와 비슷한 원리로 연구되어온 프로젝트로는 엔진이 날개에 고정되어 있되 날개의 각도가 바뀌는 틸트윙(Tiltwing), 제트엔진의 방향을 바꾸는 틸트제트(Tiltjet) 같은 것이 있다.

3 장점

  • 헬리콥터에 비해 순항속도가 높다.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헬기의 고속비행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은데, 고정익기처럼 비행하게 되면 순항속도는 460km/h, 최고속도는 560km/h 정도로 헬리콥터에 비해 월등히 빠르고, 진짜 터보프롭 고정익기와 비슷한 수준이다[3].
  • 최대상승고도가 높다. 이 역시 헬기 보다는 고정익기가 유리한 것으로, 일단 헬기의 특성은 여러가지로 저고도에서의 임무에 유리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수만피트 고도로 올라가도록 제작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엔진 특성도 중~저고도에서 효율이 높고, 엔진 성능이 받쳐주는 헬기들은 대략 15000피트(대략 4500미터) 정도 올라간다. 그러나 V-22는 그 보다 높이 비행할 수 있고[4] 그정도 고도에서도 탑재량이 9,070kg 가량 된다. 헬기중에도 아에로스페살 라마(알로엣 기종의 개량형)은 무려 40000피트(12442미터) 까지 상승한 사례가 있으나, 이는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 게다가 저 기록을 세운 라마기도 저 고도에 도달 한 뒤 엔진에서 화염이 솟구쳐 나와 불타는 바람에(...) 비상착륙 해야했다.
  • 헬리콥터보다 소음이 적어 도심에서 발착해야 하는 경우든 은밀성이 요구되는 군사작전 모두에 활용하기 좋다. 단 정지 상태로 호버링 중에는 같은 크기의 헬리콥터만큼 시끄럽다.
  • 테일로터가 아예 필요없기 때문에 테일로터식 헬리콥터를 운용할 때 일어날 수 있는 각종사고, 특히 인명사고의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

4 단점

  • 틸트로터 추진장치는 헬리콥터의 것보다 크고 복잡하다. 적은 탑재량 및 운용의 복잡성 때문에 미 육군은 V-22를 채택하지 않았다.
  • 당연히 구조가 더 복잡해지는 만큼 동급 헬리콥터 보다 훨씬 비싸다. 헬기는 비슷한 급의 고정익기 보다 구조가 더 복잡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격이 더 높다. 그런데 그 보다도 훨씬 비싼것. 즉 고정익 <<<<<< 헬기 <<<<<< 틸트로터 순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V-22의 경우 비싼 헬리콥터로 유명한 AW-101과 엇비슷한 가격을 자랑한다. 틸트로터의 대중화에 있어서 가장 큰 벽.
  • 탑재량은 헬리콥터보다 적은 편이다. V-22는 6,150마력 터보샤프트 엔진을 2대 탑재하며 공중량 15,032kg, 적재량 9,070kg인데 반해 탠덤로터인 CH-47은 3,750마력 터보샤프트 엔진 2대를 탑재하면서 공중량 10,185kg, 적재량 12,700kg이며, CH-53E의 경우는 4,380마력 터보샤프트 엔진 3대를 탑재하며 공중량 15,071kg, 적재량 13,600kg이다. 단 이것은 내부 최대 적재량의 이야기이고, 외부 적재량의 경우 V-22는 6,800kg이 한계이다. 즉 출력대비 탑재량 및 기체중량대비 탑재량 모두 헬리콥터보다는 떨어진다.[5]

5 틸트로터의 대항마?

이렇듯 원래 헬리콥터의 장점과 고정익기의 장점을 동시에 갖추려던 틸트로터기는 가격과 유지보수 면에서 메리트를 잃었는데, 그러는 중에 헬리콥터를 빨리 날리려는 시도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10년대가 되면서 헬리콥터의 속도를 올리기 위해 고속헬리콥터 모델이 여러가지 나왔는데, 그중 시코르스키사의 S-97이 실용화가 거의 눈앞에 왔다. 이 기종은 동축반전로터를 이용해 후퇴깃 실속현상과 토크를 동시에 해결하고, 기체 뒷쪽에 추진용 프로펠러를 장착해서 순항속도가 220노트, 최대 속도가 240노트에 도달했다. 이는 링스헬리콥터의 최대 속도를 아득히 능가하는 수준으로, 웬만한 고정익 단발기의 최대속도에 가까운 수준이다.

6 틸트로터를 채택한 항공기

  • IAI 팬서 - 이스라엘에서 개발한 UAV.
  • V-22 - 미 해병대 및 공군이 채택하였다.
  • 아구스타-웨스트랜드 AW609


2015년, V-280 밸러(Valor, 이름의 뜻은 용맹, 용기.)라는 파생형 기종이 공개되었다. V-22를 베이스로 다운사이징이 이루어진 파생형으로, CH-46을 대체하면서 CH-47의 역할을 맡는 V-22과는 달리 UH-60 블랙호크에 상응하는 기종이다. V-22를 채택한 미 해병대와 달리 미 육군은 차후 이 기종을 고려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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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280의 모습. 사진출처

7 대중 매체 속 틸트로터기

7.1 게임

  •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2 - 싱글 캠페인 미래 파트에 등장하는 등장 세력 거의 모두 사용하는 군용과 Colossus에서 등장하는 민간용 여객기, 멀티플레이 킬스트릭으로 등장하는 군용의 건쉽 버전.

7.2 애니메이션

  • 신세기 에반게리온VTOL - 틸트로터의 제트엔진 버전인 틸트제트로 비행한다. 작중의 UN, NERV, 전략자위대 등에서 널리 운용하는 기체로 1화에서부터 사도에게 자주 박살나는전투용 및 요인운송용 등 다목적으로 널리 쓰이는 듯.
  • 공각기동대 SAC에서 공안 9과의 주력 항공기로 틸트윙 수송기가 등장한다. 타치코마를 2대 수용한다. 2nd GIG 21화에서 난민의 자폭테러에 의해 파괴되어 더이상 출연하지 않는다.

7.3 영화

8 관련항목

  1. 몇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고속에서의 양력 불균형과 이로인한 리트리팅 블레이드 스톨이 있다. 헬리콥터는 고속이 될 수록 로터 블레이드 중에서 전진방향으로 회전하는 날개의 상대적인 속도와 양력이 강해진다. 헬리콥터 속도 + 로터 블레이드 회전속도가 되기 때문... 그런데 반대쪽 날개는 로터 블레이드 회전 속도 - 헬리콥터 속도이기 때문에 양력의 불균형이 일어난다. 이를 막기 위해 헬리콥터는 전진방향 로터의 피치 각도를 줄이고, 반대쪽은 피치 각도를 높여서 양력을 최대한 동등하게 주게 되는데, 그래도 속도가 너무 올라가면 후퇴하는 방향 로터는 아예 양력을 잃고 실속 상태가 된다. 이를 후퇴깃 실속현상(Reatreating blade stall)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사실 이정도 알기 시작했으면 헬기 조종사가 배우는 교과 과정으로 들어간거다(...).
  2. 이 때문에 V-22는 1990년대 항공기 관련 학습만화에도 종종 등장한다.
  3. 이 속도기록은 신메이와 US-2노스롭 그루먼 C-2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4. 참고로 1만 피트 이상으로만 올라가도 공기중 산소농도가 희박해지기 때문에 저산소증을 염려해야 한다. 즉 산소마스크나 여압객실이 필수.
  5. 틸트로터라는 것을 그대로 현재 기술로 담아내는데는 어쩔 수 없는 결과이다. 첫번째 사진의 로터를 자세히 볼 경우, 헬리콥터의 로터와 형상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회전축 방향으로 전진(여기서는 상승 또는 하강)을 거의 하지 않거나 비행기의 경우보다 느린 헬리콥터와 같은 경우는 로터의 날개가 거의 고른 양력이 분포가 되도록 납작하게 된다. 하지만, 회전축 방향으로 전진을 해야 한다면, 그것도 일반비행기만큼 빠른 속도로 효율적으로 전진해야 한다면, 회전날개가 모두 같은 각도(받음각)로 공기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 일반프로펠러나 첫번째 사진의 V-22처럼 휘어져야 한다. 이런 회전날개의 휘어진 정도를 피치라고 한다. 즉, 수평비행을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이므로, 수직이착륙을 위한 추진력부족은 당연한 결과이다. 더군다나 틸트를 위한 시스템까지 더해진 덕분에 보통 탑재량으로 돌아갔었을 중량도 자체중량으로 가버렸으니... 이 때문에 미 해군에서 V-22를 급유기로 써먹자고 할 때도 반대파는 적재량을 이유로 들었다. 물론 찬성파도 F/A-18이 급유기 알바를 뛰는 안습한 사정이니 이착함 부담이라도 없는 오스프리를 써먹는게 더 낫다는 취지로 찬성하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