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주연
에드몽 당테스가 데리고 있는 그리스 노예 소녀. 그리고 그 정체는 바로 오스만 제국의 그리스 총독인 알리 파샤의 딸.[1] 그리스의 공주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신분이다. 당시 유럽인들이 가지고 있던 동양에 대한 환상[2] + 노예 + 순종적인 성격 등이 합쳐진 인물.
알리 파샤가 그리스 독립을 도모하다가 실패하여 죽게 되었고, 페르낭에 의해 어머니와 함께 콘스탄티노플의 시장에 4살의 나이로 노예로 팔렸다. 어머니는 남편의 머리가 시장에 걸려있는 것을 보고 졸도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그리고 하이데는 노예생활을 하다가 13살이 되던 해에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마무드 왕에게서 귀한 에메랄드로 구입하여 데리고 왔다.
하이데는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마찬가지로 페르낭 몽데고에게 깊은 원한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프랑스 정부의 명령으로 알리 파샤에게 파견되어 군사고문 역할을 하고 있던 페르낭이 배신했고, 페르낭의 배신이 알리 파샤의 죽음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페르낭은 이 사실을 숨기고 귀국하여 전쟁영웅으로 떵떵거리고 살고 있었으니 당연히 원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당연히 후반에 진실을 만천하에 밝힘으로서 아버지의 명예를 신원시키고, 몽데고에게 복수한다.
하이데와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만나는 부분은 소설에 간접적으로밖에 묘사되지 않고 있다.
알베르가 로마로 여행하는 부분에서, 극장에서 우연히 본 창백한 얼굴을 한 갑부(에드몽) 옆에 앉은 엄청 아름다운 그리스 아가씨 정도로만 나온다. 챕터 사이사이에서 얼굴을 드러내진 않고 간간히 언급만 되면서 궁금증을 유발하다가,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프랑스로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을 정화[3]하기 위해 하이데의 방에 들어가는 '하이데' 챕터에서 화려하게 등장한다.
그리스 출신이지만, 당시 그리스가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하에 있었던 관계로 이슬람권 문화에 익숙하다. 작중의 묘사에서 보면 물담배를 애용하며, 커피도 좋아한다. 마약도 좀 한다. 몽테크리스토 백작도 하시시를 즐기니 죽이 잘 맞는 커플이 될 것이다(…).
노예로 신분이 추락했지만 왕족 출신다운 품위를 잊지 않고 있으며, 아르메니아의 갑부에게 길러져 교육을 받았었다. 작가에 의하면 하이데는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현대 그리스어, 고대 그리스어를 할 줄 아는데, 백작과는 현대 그리스어로 이야기한다. 동일한 인간, 페르낭의 배신으로 9년 남짓의 시간을 노예로 지냈던 하이데에게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상당히 동질감을 느끼는듯 하며, 하이데 역시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사랑하는 마음이 누구보다도 강하다.
비중은 적은 편이나 메르세데스와 더불어 양대 히로인의 포지션이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손에 입을 맞추려고 하자 손을 쏙 빼고 이마를 내미는 등 애교도 넘치고, 미모는 이야기할 것도 없다. 하이데의 등장에서 뽀얀 피부에 "목부터 가슴의 윗부분은 모두 드러내있는" 옷의 묘사는 수많은 청년들의 심장에 꽂힌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노예라고는 하지만 신분이 그럴 뿐이다.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함께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으며 저택에는 동양풍 장식과 터키 카펫 등이 있는 자기만의 방을 가지고 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저택에서는 안주인 비슷한 위치다. 실제로 몽테크리스토 백작도 '마님'이라고 부른다. 백작이 하이데에게 직접적으로 그렇게 부른다는 건 아니고, 하인들에게 하이데에 대한 이런저런 지시를 내릴 때 "마님을 이러저러하게 모시도록 해라" 하는 식이다.
언제든 원하면 떠나라고 말했지만 스스로를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소유물로,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자신의 유일한 주인으로 모시고 있다. 자신이 본 멋진 남성은 백작님과 아버지밖에 없다고 한다.
"…(중략) 네가 나를 아버지처럼 좋아하고 있으니, 난 너를 딸처럼 사랑해주면 되는거야" "…(중략)백작님께 느끼는 사랑은 전혀 달라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전 죽지 않았어요. 그러나 만약 당신이 돌아가신다면, 나 역시 죽을거에요." |
하지만 현실적으로 4살때 죽은 아버지에 대해 정확하고 풍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또한 그녀의 부친인 알리 파샤는 기본적으로 엄청나게 바쁠 수밖에 없는 총독직을 수행하고 있었던데다가 죽기 전에는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그 와중에 과연 가정을 돌볼 시간이나 많이 있었을까. 오히려 한창 감성이 발달할 시기에 자신을 구해주고 아버지 대신이 되어준 백작에게 마음을 뺏기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일 것이다.
위의 대목은 이후 좀 살벌한(?) 분위기로 다시 등장한다. 알베르와의 결투를 앞두고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자신이 죽은 뒤에는 막시밀리앙 모렐과 하이데에게 재산을 상속하고 두 사람이 원할 경우 혼인을 시키라는 유언장을 쓰고 있었는데[4], 이 모습을 하이데가 목격했다. 하이데가 유언장의 내용을 읽은 뒤 자신에겐 돈 따위는 필요없다, 당신이 죽는다면 나 또한 이 세상이 필요없다고 선언한 뒤 유언장을 찢어버리고 그만 기절해 버린다. 이 때 비로소 백작은 하이데가 자신을 이성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눈치챈다.
이 소설을 해피엔딩으로 이끌어가는 요소. 복수를 끝내고 허무감에 젖어있던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하이데를 사랑함으로써 삶의 이유를 찾은 것이다. 에드몽은 하이데를 매우 아끼지만, 나이 차이에 대한 죄책감이 있는지 다른 남자를 만날 것을 권유했었다. 작중 내의 언급에 따르면 10대 후반에서 이야기가 시작해 20대 초반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몬테 크리스토 섬에서 백작이 하이데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둘이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
소설 내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아 아무것도 안하는 그저 예쁘기만한 캐릭터로 오해하기 쉬운데 작중 결정적인 활약을 하는 때가 있다. 바로 하이데의 원수이기도 하고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원수이기도 한 페르낭을 격침시킬 때로, 하이데가 어떻게 페르낭을 추락시키는지는 작품을 통해 직접 확인하자. 문학 역사에 남을 가슴이 서늘해지는 명장면 중의 하나.
(주: 이하 대목은 페르낭의 아들 알베르에게 알베르의 친구 보샹이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모르세르 백작." 의장은 물었네. "이 숙녀분이 야니나의 파샤 알리 테페리니의 딸이라는 것을 인정하시겠습니까? "아닙니다." 모르세르 백작께서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지. "이것은 내 적들이 꾸며낸 저열한 음모입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출입구만을 바라보던 하이데는 몸을 홱 돌리며 모르세르를 쳐다보았고, 소리질렀네. "나를 모른다고!!!" 그녀는 외쳤네. "다행히도 나는 널 알아보겠는데!!! 너는 페르낭 몬데고, 내 고귀한 아버지의 군대를 이끌던 프랑스 장교가 아니냐!!! 네가 야니나의 성을 넘겨주었다!!! 네가 술탄에게 아버지의 구명을 청하도록 명받아 콘스탄티노플로 가서 아버지를 사면한다는 거짓 명령서를 가져왔다!!! 네가 그 명령서로 아버지의 반지를 얻어냈고, 반지를 내세워 횃불을 지키던 셀림을 속였다!! 네가 셀림을 찔렀다!!! 네가 내 어머니와 나를 노예상인 엘 코비르에게 팔아넘겼다!!! 살인자, 살인자, 살인자!!! 네 이마에 네 주인의 피가 묻어 있노라!! 의원 여러분, 보세요!!!! 이 말들은 어찌나 깊은 열정과 명백한 진실을 담았는지, 의사당의 모든 눈은 백작의 이마로 쏠렸고 백작은 마치 알리의 피가 자신의 이마에 흥건한 것을 느낀 것처럼 손으로 이마를 가렸다네. "모르세르 백작이 장교 페르낭 몬데고라는 것을 알아보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하이데는 소리질렀네. "오 어머니, 당신은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자유로웠다. 너에겐 사랑스러운 아버님이 계셨다. 너는 여왕도 될 수 있는 신분이었다! 저 남자를 잘 보거라. 저자가 네 아버지의 머리를 창끝에 꽂은 자다. 저자가 우릴 팔아넘긴 자다. 저자가 우릴 배신한 자다!!! 저 남자의 상처입은 오른손을 잘 보거라. 네가 저자의 얼굴을 잊어도, 노예상인 엘 코비르의 금화가 한닢 한닢 떨어지던 저 손은 잊을 수 없을 거다!' 저는 저자를 알아보겠습니다!! 이제 저자에게 아직도 날 알아보지 못하겠느냐고 물어보세요!!" (중략) "하이데는 심의가 끝날 때까지 의사당에 남아 있었네. 그녀는 기쁨도 동정도 보이지 않은 채로 백작에 대한 유죄판결을 경청했고, 베일을 내리고는 기품있게 의원들에게 인사한 후 의사당을 떠났지. 그녀의 존귀한 발걸음은 마치 베르길리우스가 여신들을 묘사할 때 보였던 것과 같았다네." |
곤조의 애니 암굴왕에서는 에데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사실 하이데의 원래 철자는 Haydée이다. 일본에서 에데로 표기하는 것은 프랑스어에서 단어 맨 앞의 H가 묵음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 탓으로 보인다. (유사한 사례로 해리 포터의 등장인물, 헤르미온느의 이름을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을 들 수 있다.)
성우는 야지마 아키코/장은숙/스테파니 쉐. 여기서는 원작과 달리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운명이 비극적으로 끝나기 때문에 몬테크리스토 백작과 이어지지는 않지만 고국행성(SF배경이니까)으로 돌아가 원래의 신분을 되찾은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원작에서 최후에 백작과 이어지게 되는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나 뮤지컬 등의 2차 창작물에서는 백작이 메르세데스와 이어지는 엔딩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십중팔구 삭제당한다. 메르세데스는 백작의 첫사랑이자 약혼녀인데다 혼인 직전 강제로 헤어진 관계라는 개연성이 있어서 이 쪽을 살리는 쪽이 훨씬 무난하다. 그에 비하면 하이데는 백작과 어떻게 만나는지도 본편에선 간접적으로만 나오는데다, 어린 나이에 '노예'로서 들어왔다가 주인인 백작과 맺어지는 형태라서 대중적인 각색물로 살리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편. 하이데에 대해서 각색을 자칫 잘못하면 백작이 소아성애자처럼 보일 수 있다(...).
2 마비노기 영웅전의 지역
3 Haydee Interactive의 퍼즐 게임 Haydee 또는 그 플레이어 캐릭터 이름
문서 참조. 1번 항목에서 따온 이름이기 때문에 이는 개발팀 측에서도 발음이 같다고 밝혔는데, 이전에는 영어식인 '헤이디'(Hay-Dee)로 잘못 발음되는 일이 있었다.- ↑ 하이데는 가공인물이지만 알리 파샤는 실존인물이다. 덧붙여 하이데의 말에 따르면 그녀가 기억하고 있는 알리 파샤는 이미 나이가 예순으로 그가 처형되었을 때 하이데의 나이가 4살이었단 것을 감안하면 하이데는 그야말로 엄청난 늦둥이.
- ↑ 근데 그래봐야 중동이라는 게 함정. 이슬람 세력과의 대치로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던 그 당시에는 중동만 해도 먼 나라였다. 지금은 서양인들의 환상은 동아시아 정도에 한정되는 편.
- ↑ 그 직전에 하필 원수인 빌포르가 찾아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바람에 백작은 빌포르에 대한 분노를 가까스로 억눌러야 했다. 작중에서도 '독소가 가득찼으니 해독제가 필요하겠군'이라고 나온다.
- ↑ 결투 전 메르세데스가 찾아와서, 에드몽 당테스를 배신한 나쁜 x이라고 욕해도 좋으니 제발 아들을 살려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고, 여기에 백작은 마음이 흔들린 나머지 복수고 뭐고 다 포기한 채 알베르에게 총을 일부러 맞는 사실상의 자살을 하려 했다. 백작이 잠시나마 복수심을 버린 것은 사실상 이때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