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돌이 대모험

1982년에 개봉한 한국의 애니메이션. 김현동 감독. 전설의 반공 애니메이션로 통한다.

납북어부의 아들인 꼬마 해돌이가 윗도리만 입고 있는 사악버전 천사 예삐의 인도로 납북된 아버지를 찾으러 간다는 내용.

이전의 반공물과 다른건 북한 귀순자(탈북자)들을 대거 동원해서 나름 고증에 힘을 썼다는 것이다. 어설픈 따발총이 아닌 북한 정복을 입은 장교에 AK 소총을 들고 나온다. 게다가 반공애니에서 유일하게 미그기같은 전투기도 나왔다...더불어 뉴타입 한글판에 나온 기사에 의하면 당시 한국애니로 드물게 일본인 애니메이터들까지 참여한 작품이라고 한다.

해돌이와 예삐는 북한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비참한 생활상을 학습만화식으로 묘사하고, 헐크로 변해서(바지뿐 아니라 위의 옷도 늘어난다!!!) 공산당을 혼내주기도 한다. 북한 삼청교육대정치범수용소에 계시는 아버지를 구출한 다음 북한군의 추격을 받자, 해돌이는 예삐의 도움을 받아서 헐크로 변신해서 북한군의 탱크나 전투기 등을 파괴한다. 중간에 헐크가 아니라 그냥 클 뿐인 해돌이로 변신하기도 한다.

하지만 날아오는 유탄에 아버지가 사망(!!)하고 예삐가 북한군의 군견에 놀라 기절해버리자 해돌이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 해돌이는 북한군을 피해 도망치다가 결국 절벽 끝까지 몰리고 사살당한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아시발꿈이 되고, 알고보니 아버지는 북한의 남파간첩으로 위장하여 다시 귀순한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꿈이기는 하지만 해돌이가 죽는 장면은 엄청나게 충격적이다. 가깝고도 먼 길에서도 어린이가 총 맞아 죽는 장면이 나온다. 이건 꿈이 아니다. 물론 괴작 우주전사 홍길동처럼 세뇌시킨 걸 착해진 걸로 묘사한 거에 비해면 덜 황당하지만...

만화책으로도 있는데 1, 2, 3권이 각자 그린 사람이 다른 작품이다(더군다나 작화붕괴의 교과서적인 2권은 그린 사람도 안 적혀 있다!). 문제는 애니판의 디자인을 바로 2권을 보고 했다는 것.(1권이나 3권은 꼬마천사나 나비 천사 예삐인데. 2권은 빤스 없는 사악 천사?) 참고로 이 만화는 원작만화가 아니라 80년대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팔던 반공만화책들을 내던 바디문고라고 하는 업체에서 극장 애니메이션 개봉 때와 맞춰 낸 책이다.

..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오류가 있다. 만화판인 <해돌이의 모험>은 영화화되기 전인 1981년부터 반공교육교재로 기획되어 출판되었으며, 분기별로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총 4권이 간행되었고 각 권마다 부제가 붙어있다.
1권 - 해돌이의 모험
2권 - 해돌이의 모험(평양에 가다)
3권 - 해돌이의 모험(그늘진 울타리)
4권 - 해돌이의 모험(어두운 마당)
각 권은 독립된 내용이 아니라 대하드라마처럼 스토리가 연결된다. 그러나 릴레이 연재처럼 권마다 작가가 다른데, 1,3권은 같은 작가이고, 2권은 故 서병간 작가, 4권은 배봉규 작가이다. 영화의 해돌이와 예삐의 이미지는 4권의 것을 가져왔다. 2권에서의 예삐 모습은 피터팬의 팅커벨에 더 가까운 미소녀 이미지다.

김일성 사후에 해돌이를 예삐가 투명화 시켜서 북한에 들어가게 해줘 이거 북파간첩 아닙니까 김일성 장례를 보면서 김일성과 북한 사회를 한바탕 디스하는 고인드립 양장 만화책도 나오기도 했다.(덩달아서 패륜남이라고 김정일도 깠었다.)

80년대 초반 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긴 작품이자, 냉전 시대의 찌꺼기로 대차게 까이는 작품이지만 같은 감독의 후속작인 우주홍길동이나 선샤크 같은 반공괴작은 물론이오, 고증에 한해선 반공 애니에선 최강이라고 할 작품이다. 똘이장군 참조. 아니 이후로 북한에 대하여 고증 하나는 이게 유일하다. 뒤에 나온 선샤크나 각시탈에서도 여전히 따발총이나 갈겨대는 북한군들 보면...

웃기게도 해돌이 대모험의 캐릭터들은 2000년대 초까지 초등학생용 국정 교과서(까진 아니더라도) 통일이라는 교재에 캐릭터들로 출연하였다. 애니 보고 교과서 보면 완전 자지러질 수준. 어쩌면 오마쥬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