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사 홍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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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김현동 감독이 홍길동을 베이스로 만든 괴랄반공 애니메이션. 똘이장군이나 해돌이 대모험을 능가하는 쇼킹함이 압권이다. 다만, 80년대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작화 퀄리티가 굉장히 높았다.

땡코 박사는 이상한 연구를 하다가 두 인 금전과 은전[1]과 함께 우주공산당인 무시칸(무식한) 수령에게 납치된다. 하지만 금전은 간신히 탈출해서 에메랄드 행성도사에게 수련받던 홍길동에게 발견된다. 금전은 공산당 나쁘고 땡코박사 구해주고 무시칸 쳐부숴 달라는 요지의 장광설을 하고 사망하면서 홍길동에게 메달[2]을 준다. 메달은 인체에너지 어쩌구 저쩌구 하지만 그냥 땡코 박사가 틀에 이상한 거 넣어서 찍어낸거다. 도깨비처럼 생긴 깨비도[3]에게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사준다면서 입막음을 시킨다.

도사는 구름타고 제독에게 가는데, 제독은 아무리봐도 반공 다큐멘터리같은 걸 도사에게 보여준다. 우주공산당이 지배하는 의 행성(이라지만 아무리봐도 북한)은 빨갱이 소굴같다는 묘사지만, 주인공이 문제 해결하는데는 전혀 도움을 안준다. 홍길동은 사람 몇명 패버리고 단숨에 제압한다. 동네도 아니고, 행성을 사람 몇명 패서 제압할수 있는지 따지면 안된다.
그런데 크론에게 비오는날 뒤지게 맞고 수감되는데 거기서 은전에게 메달을 받는다. 깨비도는 도사의 명령을 받고 몰래 들어가서 홍길동을 구해낸다. 크론이 또 나오자 홍길동은 금전과 은전의 메달을 크로스(!)해서 타이거 마스크(우리가 아는 그 타이거 마스크 맞다!)로 변신해 로봇군단이나 크론을 모두 쳐부순다. 결국 우주공산당 조직은 땡코박사를 협박해 만든 정신개조기에 오히려 자기들이 들어가 착한 사람으로 세뇌되어 풀려난다. 무섭다. 감독이 반공 매카시즘의 세뇌를 우회적으로 표현한걸지도... 마지막으로 마의 행성을 감싸는 독가스층을 걷어내고 새마을운동을 벌인다. 그걸로 끝이다. 전반적인 내용은 도술무술, SF 그리고 반공이 뒤섞인 스페이스 오페라(...)

1983년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사건의 영향으로 반공 열기가 높아져 제작되지 않았나 추측된다.

작중에 우주공산당이 우주여행자들을 잡아다가 세뇌해 강제노역을 시키면서 를 뽑아 팔아버리고 죽은 사람들은 채소에 묻어 거름으로 주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는 80년대 초반에 북한에서 주민들의 피를 뽑아 동구권에 팔아버린 것을 드라큘라나 다를 거 없다고 반공 책자와 드라마로 비난하던[4] 당시 시대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삽입된 것이라 이 부분이 꽤나 후덜덜하다.

그 당시 대한민국의 체제안정을 위해 북한의 병크를 과대포장한 영화이긴 하지만 현재(2011년) 북한의 막장스러운 현실을 보면 지금 다시 본다고해도 그렇게 거부감이 들지는 않을 정도다. 안습...

  1. 이 둘은 두더지게임이나 한다.
  2. 마패처럼 생겼는데 호랑이 그림이 있다.
  3. 뿔달린 E.T.에 더 가깝다.
  4. 어처구니없게도 남한도 헌혈한 피를 이렇게 팔아서 일부 적십자 간부들이 배를 채우다가 걸려서 북한이나 남한이나 똑같다는 비난을 받았다. 90년대 벌어진 이 일로 헌혈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지금까지도 헌혈에 대해 부정적 사고방식을 심어주게 만든 병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