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 설명
본격 비싸고 맛없는 밥의 대명사.[1] 병원밥에게 이런 악명이 붙게 된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 병원밥을 먹는 환자들의 경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입맛이 없는 상태에서 억지로나마 밥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뭘 먹어도 맛이 없다.
-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조미료, 식재료의 양과 종류가 제한된다. 따라서 나올 수 있는 메뉴와 반찬의 종류가 한정적이다.
- 마찬가지로 건강상태를 고려해 금지되는 조미료와 식재료가 많다보니 입맛을 자극시켜주지 못한다. 특히 맵고 짜고 얼큰한 식사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하다.
- 급식처럼 대량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맛에 소홀해진다. 특히 밥은 그냥 떡이 되어 나오는 경우가 잦다.
- 비싸다. 시중의 대부분의 식당의 1인분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
몸 컨디션 문제로 뭘 먹어도 맛없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미료 등의 문제로 맛없게 만들어진 밥을 보통 밥보다 훨씬 비싸게 주고 먹어야 한다는 것이 병원밥에 대한 악평의 근본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3 이점
하지만 병원밥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선 병원밥은 말 그대로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 다시말해 환자에게 먹여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상인의 몸을 기준으로 만든 음식을 먹이면 오히려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심장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들을 위한 밥은 소금을 거의 넣지 않는 저염음식인 경우가 많아 더욱 맛없다 느끼게 된다고.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당뇨병 식단에는 저탄수화물 식단이 적용되기 떄문에 상당히 맛없는 음식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인슐린이 필요 없는 당뇨환자들이야 상관없지만, 인슐린이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의 병원밥은 공기밥의 그람수까지 철저하게 재서 나온다. 일단 인슐린 주입 후에 밥을 먹다가 맛이 없어도 남길 수 없다. 밥의 정량에 맞춰 인슐린을 주입했기 떄문에 조금이라도 남겼다가는 저혈당이 엄습해온다. 의료인들이 괜히 주입량과 섭취량을 철저히 계산하는게 아니다.[2]
더불어 상술했듯 환자는 입맛이 없기 마련이라 뭘 먹어도 사실 맛이 없다. 감기몸살 쯤 되는 병이나 그 이상의 질병을 앓아본 경험이 있다면 알 수 있겠지만 평소엔 없어서 못먹는 것들도 아플땐 눈 앞에 산더미처럼 던져줘도 못먹는다. 특히 사람이 다양한 맛을 느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중 하나가 후각이므로 코가 냄새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무엇을 먹든 혀가 느끼는 기본적인 맛 밖에 느끼지 못한다. 또한 위장이 안좋은 사람들은 향신료를 쓰는 음식을 쓸 수도 없기 때문에 자극적인 맛으로 식욕을 돋우는 방법도 쓸 수 없다. 패스트푸드를 매일 하루 한 끼 이상 먹을 정도로 즐겨먹던 사람도 아플 때는 코 앞에 햄버거 세트를 들이대도 미동도 안하며 오히려 치우라고 할 정도로 아플땐 입맛이 대폭 감소한다. 이런 상태에서 먹는 것이 하필 그 병원밥이니 악평이 자자할밖에.
또한 일단 영양가 자체는 말 그대로 철저하게 지키고 만든 음식이니 몸에 득이 되면 득이 되었지 결코 독이 되진 않는다. 일단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소를 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칼같이 정확히 엄수해 만들기 때문에 병원밥 먹고 몸 망칠 일은 전혀 없다. 병원밥은 그냥 대충 맛만 맞추는 식당밥과는 차원이 다르며 조미료도 영양사가 의사의 조언을 받아가며 철저하게 g을 계산해가며 만든 아주 정교한 음식이다. 조미료를 넣을 때 1g이라도 틀리면 안되는 게 병원밥이다. 따라서 내과 환자의 경우 조미김 같은 것을 임의로 먹었다간 의사나 간호사에게 한소리 들을 수도 있다. 물론 외과 환자는 메뉴 제한이 상대적으로 덜해서 괜찮으며 병문안 선물로도 좋다.
더불어 병원밥은 환자의 상태를 봐가며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손도 많이 가고 그만큼 비쌀 수밖에 없다. 식당밥은 그냥 주인장이 자기 노하우대로 적당히만 만들면 다 떨어질 때 까지 몇사람에게고 팔 수 있지만, 병원밥은 같은 질환을 지닌 환자라도 나이, 성별, 체질, 정신적인 부분 등 많은 것을 고려하여 만들어야 한다. 즉 오로지 단 한사람만을 위해 만든 수제 식단인 셈이다. 8인실에서 환자의 증세와 수술 경과 등에 따라 8인 8식이 나오는 경우도 왕왕 있을 정도. 이런 판이니 저렴해질 건덕지가 없다.
때문에 병원밥 가지고 의사나 간호사를 타박하는 건 곤란하다. 또, 이들이 병원밥을 조리하는 게 아니지 않는가. 실제로 병원밥 먹으면서 몇 달 보내면 몸이 건강해진다. 적절한 칼로리에 적당한 염분 등 영양소가 매우 잘 조화되어 있어서, 꾸준히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는 식단이기도 하다.
4 문제점
맛이 없다는 것 단 하나가 위에 있는 모든 장점을 없애버린다.
원래 입에 쓴게 몸에도 좋다는 말도 있으니 약이다 생각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정작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본인이 직접 병원식을 먹게되면 못먹겠다는 소리를 하기 마련이다. 우주식량이나 전투식량의 예에서 보이듯 미각의 충족은 사람의 정신적인 측면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맛없는 병원식은 환자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암만 철저히 영양을 계산해서 줘봐야 맛없다고 먹지 않으면 아무 의미도 없다. 환자가 아무리 입맛이 없어도 맛있게 먹고 건강을 차릴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병원식인데, 맛 하나때문에 그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먹이자니 그것도 그것대로 문제의 여지가 넘쳐난다. 간이 전혀 안되어있어 쓴맛밖에 느껴지지 않는 나물이나 대량생산하느라 비린내가 풀풀 풍기는 생선을 떡이 된 밥과 삼키게 하려다 구역질이라도 한다면? 안먹이는 것만 못하다.
질병에 의한 입맛 저하로 인해 맛없게 느껴진다고는 해도,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입장인 환자(검사를 위한 입원, 생체장기이식을 준비하는 공여자 등)의 입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질병에 의한 입맛저하를 따질게 아니라 그냥 맛 없는게 맞다.
게다가 환자 하나하나에 식단을 맞추는 경우에나 변명거리가 있지, 어지간한 병원에서는 카테고리별로 식단을 미리 정해놓고(일반식A, 일반식B, 당뇨식, 살균식, 간경변식, 고단백식 등) 일괄적으로 대량으로 만들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에 맞춰 소량으로 만드느라 어쩔 수 없이 비싸진다는 핑계를 대기 어렵다.
게다가 악덕 병원에서 병원식의 특성을 핑계로 저질 식단을 비싸게 팔아치우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나마 요즘엔 의료보험 혜택이 적용되어서 1, 2천원 정도로 저렴해진 탓에 예전에 비싸고 맛없는 밥의 지위에서 그냥 맛없는 밥(…)으로 위상이 저하했다. 가격도 별 부담이 없어진 탓에 먹지 않고 그냥 버리는 환자도 많아진 편.
5 개선
사실 이러한 점은 병원 관계자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지라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맛없는 요리라는 오명을 씻으려는 노력은 진행중이다. 몸이 안 좋아, 밖에 나가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밥을 먹는다는 즐거움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니만큼 그만한 노력은 필수인 것이다.
특히 향신료를 이용하여 저염식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는 영양사들에게 중요한 과제로 꼽히기도 한다.[3] 성공만 하면 웰빙 열풍을 타고 돈방석에 앉는 건 시간문제 위에 나온 것처럼 아무리 입에 쓴게 몸에 좋다지만, 이왕이면 몸에 좋으면서도 맛도 좋은 음식을 만드는게 더 낫다. 게다가 식사를 즐겁게 함으로서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해소하면 그만큼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4]
일반적으로 유명한 대형병원일수록 환자식의 퀄리티가 우수하다. 고급화가 잘 되어 있고 선택식도 존재한다. 물론 유명대형병원에 가는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생활수준이 높기 때문에 여전히 환자식에 대해 불만족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6 다른 예시들
일본도 병원밥 별로이기는 매한가지인건지 2ch 스레에서 아내의 밥이 맛 없다는 주제로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 이 때 어떤 사람이 병원밥이 맛있을 줄 몰랐다 라는 말을 하자 그야말로 전미가 울었다 수준의 반응을 보였다는 일화가 있다.
미드 하우스에서도 병원밥을 까는 에피소드가 있다. 차 사고로 병원에 있던 환자가 자꾸 몸에 이상이 생겨서 하우스가 환자의 죽은 애완동물을 해부해봤더니 흰개미가 만든 나프탈렌이 환자의 몸속에 있었던 것. 평소에는 잘 먹고 있다보니 나프탈렌이 지방 속에 있어서 증상이 잘 안나타났지만, 병원밥을 먹다보니 지방 분해가 빨라져 급성 나프탈렌 중독으로 환자에게 악영향을 줬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간의 문제라 생각해 간 이식 수술을 하려는 것을 하우스가 겨우 제지하며 병원 음식이 라이커스 교도소[5] 음식보다도 형편없지만 않았어도 그 애는 나았을거야. 라고 말한다.#
그 와중에 영국 요리의 위엄 # 약소한 규모의 병원이 아니고 공공병원이다. 물론 병원 자체로 저런 이상한 음식을 주는게 아니고 병원밥 대행업체가 만든게 저모양 저꼴.
요리만화 같은 곳에서 한번쯤은 다룰만도 할 주제인데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의료만화인 슈퍼닥터 K 같은 곳에서 몇번 언급될 정도이며 메인으로 한 번 등장한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일하다가 해고된 요리사가 임시로 병원 영양사로 취직했는데, 단순히 환자의 진료기록만 적힌 레시피만 보고서 병원식을 만들다 보니 환자들이 병원식을 계속 남기게 된다. 처음에는 화를 냈지만 닥터K의 조언을 듣고 환자를 직접 대면하고 나서야 자신의 병원식 만드는 방법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단순히 당뇨병 환자라는 기록만 보고 병원식을 만들었는데, 나이가 많으신 할머니라 딱딱한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식사를 거의 남긴 것이었다.) 환자의 개인특성에 맞는 병원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이전 영양사처럼 환자들이 전부 식사를 하게 만든다. 후에 임시 고용 기간이 끝났음에도 일에 보람을 느끼고서, 나이든 선임 영양사의 뒤를 이으며 병원식을 처방에 맞으면서 먹기도 좋은 것으로 개선해, 모르는 사람이 봐도 놀랄 정도로 훌륭한 병원식을 만들어내게 된다.[6]환자에게 맞는 병원식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까다롭고 힘든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K2에서는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에 만쥬를 공급하는 화과자 장인이 나오는데, 만쥬로 환자들의 식욕을 늘려주면서도 당뇨병 환자들을 고려해 저설탕이면서도 단맛이 나게 하고 노인들이 먹다가 목에 걸리지 않도록 찹쌀로 만들어 넘기기 좋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 병원식이 주제가 된 에피소드는 아니었다. 작중에서도 병원 요리사들이 장인을 칭찬하면서 '당뇨병 환자에게 맞춰서 요리를 해주는 곳은 여기뿐이다' 라고 말하는 것을 봐도 환자식을 만드는게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전에는 진짜 비싼밥이었다. 실제로 당시 민영의료보험의 지급금액에서도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비용이 식대였을 정도였다. 2006년에 건보에서 수가적용을 한 이래로는 9년이나 동결해서 병원에서는 물가상승률 대비 낮은 수가로 인해 불만이 상당히 높았다. 그래서 2015년에 6%를 올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불만은 상당한 편이다.
- ↑ 심각한 만성 신부전증 환자 같은 일부 환자들에게는 사식이 치명적일수도 있기 때문에 환자복을 입어서 환자인게 뻔히 보이는데도 사식을 팔았다가 환자에게 안좋은 일이 생기면 그 책임이 파는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도 있다.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에게 음식을 팔지 않는 식당이 있는 이유도 이런 건강상의 문제와 사고 책임 때문이며 단순히 미관상 안좋다는 이유로 환자복 입은 환자를 안 받는 건 아니다.
- ↑ 향과 자극성을 높여서 입맛을 느끼기 힘든 상황을 극복한다는 개념은 우주식을 통해 시도한 바 있다. 실제로 우주에서는 무중력에 의한 신체 변화 때문에 지상에서처럼 맛을 느끼기 힘든 편인데, 그러한 문제를 지독하게 자극적인 양념을 만드는 방식으로 극복한 바 있다. 단, 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그러한 향신료의 이용도 제한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 ↑ 짬밥과 전투식량의 영양소뿐만 아니라 맛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와 관련되어 있다. 군 생활에서 맛있는 식사는 군인들에게 몇 안되는 즐거움이고 이는 사기와 전투의지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 ↑ 미국 뉴욕 주에 있는 교도소로, 수감 환경이 열악하기로 악명높은 곳이다.
- ↑ 여담으로 이 에피소드에서는 왠일로 카즈야가 저녁 식사를 대접해준다고 하자 다카하시 등은 평소 딱딱한 이미지 때문에 의외라며 초대에 응했다. 그런데 카즈야가 데리고 간 곳은 위에 나온 그 요리사가 있는 병원 구내식당(...). 이 때문에 '카즈야 선생이 그럼 그렇지....'라며 크게 실망했지만 의외로 맛있는 식사에 놀라고, 그 이유에 대해 카즈야가 요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이 에피소드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