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Simple

1 개요

일본의 여성 만화가 오노 나츠메2006년도 작품.

훈훈하고 아름다운 세계관을 주로 구현했던 작가의 기존 만화들과는 달리 어지간한 막장 드라마 뺨치도록 기구한 남자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 이야기는 그의 사망에서부터 시작되며, 이후 시점을 과거에서부터 시작하여 어린 시절부터 그 때까지 주인공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가 하나 하나 밝혀진다. 4~5등신대의 간단간단한 묘사와 그림체에도 불구하고 결코 유치하거나 단순하지 않은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뚜렷한 거처나 목적이 없는 주인공이 걷고 달려서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아다니는 순수청년이라는 점에서는 포레스트 검프와 비슷하며,[1] 주인공이 인생을 살면서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한다는 점과 그의 과거사를 하나 하나 밝혀내는 이야기 전개 구조에서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과도 비슷하다.

주요 테마는 가족비극.

1.1 주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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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안(Ian)
본작의 주인공. 순진무구한 청년이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인생의 험한 꼴은 다 겪고 산 비극적인 인생을 걸어왔다. 부모로부터는 버림받았고, 진짜 어머니는 따로 있었고, 어릴 때부터 동성(同性) 상대로 매춘을 강요당했고, 어린 시절의 목표였던 중거리 달리기 기록 갱신은 무의미해졌고, 유일한 안식처였던 누나는 그와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죽었다.(…)
자신과 관련된 진실을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갈수록 망가지게 되고, 치명타로 그토록 원하던 가족들에게까지 동시에 버림받자 죽은 눈의 반 폐인 상태가 되어 정처없이 떠돌아다니게 된다. 결국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삶의 이유, 즉 3년 전에 만나기로 약속했던 여인을 만나러 갔으나 아이린을 통해 그 여인이 죽었다[2]는 것을 전해듣고 인생의 모든 목표를 잃어버리고 만다. 결국 살아남을 이유와 살아갈 의지를 한꺼번에 상실한 채로 사망.
어머니와 '그녀'(아래 항목 참조)의 말을 볼 때 그의 얼굴은 아버지와 닮은 듯 하다. 이 때문에 이안의 어머니는 마음을 고쳐먹으려다가도 그가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는 남편을 닮아가고 있다는 것을 참지 못해 이안을 더더욱 부려먹게 된다. 이안의 아버지가 성격 파탄자에다 본작의 만악의 근원이라는 점을 볼 때 이안이 갈수록 아버지의 생김새를 닮아가고 있었다는 설정은 무언가 의미심장하다.
웃는 표정이 상당히 특이해서 주변 사람도 덩달아 웃게 만드는 인물. 짐도 그의 웃는 모습을 찍으려다 '웃기지 좀 마라'고 피식 웃었으며 아이린도 되게 희한한 표정이라는 평을 남겼다. 평소에 그다지 웃는 일도 없고 웃을 일도 없는지라 웃는 사진이 단 두 장만 남아 있고, 이 두 장은 모두 짐이 가지게 된다.
  • 짐(Jim)
이안의 단 둘뿐인 친구 중 하나. 밝은 색의 옷을 주로 입는 이안과는 대조적으로 흑발이며 어두운 색 계통의 옷을 즐겨입는다.
일전에는 호주 맬버른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나 이후 이안과 함께 뉴욕으로 넘어가서 작가로 전업했고, 기자 생활 당시 한창 중거리 달리기 선수였던 이안을 취재하면서 처음 그와 만났다. 그 때부터 이안에게 흥미를 품게 되고 그의 인생을 관찰하는 입장에 서게 된다. 후반부에는 '이안을 소설의 소재로 쓰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인생 그 자체를 소설로 쓰겠다'고 다짐한다. 마지막에는 모든 것을 지켜본 입장으로서 담담하게 그의 임종에 함께하며, 1년 뒤 소설 'Not Simple'을 탈고하자마자 행방불명.
본작 앞표지에는 이안이 길거리에 서 있는 앞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뒤표지에는 이안처럼 길을 떠나는 짐의 초췌한 뒷모습이 그려져 있어 여운을 남긴다. 짐의 마지막 소설 'Not Simple'에 따르면 그의 오너캐로 추정되는 등장인물이 자살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소설 'Not Simple'의 독자들 중에는 짐 역시 공식적으로는 행방불명 상태이지만 실은 자살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정하는 사람도 있는 듯 하다.
짐 자신의 평가대로, 이안은 그토록 원하는 가족들이 곁에서 멀어져 가는데 반해 짐의 경우에는 보수적이고 엄격한 아버지와의 불화로 인해 스스로 집을 나온 상태에서도 어머니를 위시한 가족들이 자꾸만 돌아오라며 호소한다. 처음에는 아예 연락을 끊고 살았으나 이후에는 이안의 독려에 힘입어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하는 정도까지 발전했다. 이안과는 다른 맥락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인물이라 볼 수 있다.
이안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릭이 지적하기도 했고, 가족들에게 전화를 하려다가도 고민하다가 그만두는 등 무심하고 시크하기만 한 성격으로 보이지만 실은 쿨데레인 듯.
  • 카일리(Kaylee)
이안의 누나이자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안의 생모이기도 하다. 14살의 나이에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이안을 낳았으나 혼자의 몸으로 육아를 할 수 없었기에 이안을 자신의 동생으로 삼고 이 일을 비밀에 부친다. 자신의 동생이자 아들이기도 한 이안을 끔찍이 아끼지만 어머니와 아버지는 극도로 미워한다. 그러나 어머니가 폐인이 된 원인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안과 잠시 떨어져 있기로 하고, 대신 어머니의 생활을 책임지면서 관계 회복을 도모한다.
이후 한 남자와 결혼 직전까지 갔으나 그 남자가 털어놓은 비밀에 격노하여 그를 살해하려 했으며, 이 때문에 형무소에 갇혔고 이안을 다시 만나지도 못한 채 그 곳에서 에이즈로 일생을 마친다.
이안이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그야말로 그의 유일한 삶의 이유이자 안식처였던 인물이다. 이안은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릴 때부터 종종 그녀가 자신의 누나가 아니라 어머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고, 이후 어머니를 찾아가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포함하여 누나에 대한 진실 일부를 전해듣게 된다.
  • 아이린(Irene)
이안의 최후를 한층 더 나락으로 빠뜨린 주범이자 '그녀'(아래 항목 참조)의 딸. 남자친구와 사랑의 도피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 계획을 알게 된 아버지는 격노하여 딸의 남자친구를 쏘아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있었다. 결국 아이린은 길거리에서 적당한 남자를 하나 골라 남자친구인 것처럼 오인시킨 뒤, 아버지가 그를 계획대로 처리하여 마음을 놓으면 그 때 진짜 남자친구와 도망갈 계획을 세운다.[3] 계획은 성공하였으나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이안은 정말로 총에 맞았으며 그제서야 아이린은 자신의 무모함을 후회하게 된다.
  • 그녀(She)
주변 인물과의 관계가 얽히고 설킨 본작 캐릭터 중에서도 특히 복잡한 인물이며 이에 전체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우선 그녀는 이안의 아버지의 재혼 상대이며, 그와의 사이에서 아이린을 낳았으며, 한편으로는 이안과 재회의 약속을 한 여인이기도 하다. 독자 입장에서는 이렇듯 하나로 호칭을 통일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인물 소개란에도 She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안의 아버지가 재혼하게 될 젊은 여성으로서 처음 등장했으며 이 때 어린 이안과 처음으로 잠깐 만났다. 이후 사랑도 없는 결혼 생활에 자기밖에 모르는 딸 아이린에 지쳐 가출을 했다가 도중에 이안과 재회한다.[4] 그녀와 이안은 서로에게 매력을 느꼈으나 나이 차이도 컸고 이안이 가족들에게 되돌아가라는 충고를 하기도 했기 때문에 두 사람은 3년 후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한다.
현재 시점에서, 그녀는 3년 전 이 때의 일을 딸 아이린에게 자기 동생 이야기라며 남 이야기처럼 말해주었고 이 때문에 아이린은 그 이야기를 이모의 이야기라며 철석같이 믿게 되었다. 그 시점에서 아이린의 이모는 교통사고로 고인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아이린은 이안에게 당신이 만날 상대는 죽었다고 말해주었고,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그의 삶의 의지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만다.
  • 이안의 어머니
본래는 남편과 사이가 좋았으나 남편이 자기 딸 카일리를 범해 이안을 낳자 남편, 카일리, 이안에게 한꺼번에 증오를 품게 된다. 그 전에도 그다지 가정적인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 사건 이후 완전히 삐뚤어져서 술에 빠져사는 심각한 폐인이 되었다. 남편과 이혼한 뒤 이안과 단 둘이 살게 되자 카일리에 대한 복수로 이안을 부려먹는다. 나중에는 술값을 벌기 위해 이안을 포주에게 팔아넘길 정도.
카일리가 이안과 헤어지고 갈등의 해결을 위해 그녀를 부양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어느 정도 관계가 회복되었지만 결국 카일리는 형무소에서 죽었고, 그녀를 제발로 찾아온 이안에게 마지막으로 출생의 비밀을 알려준다. 이안이 카일리가 죽은 자세한 내막을 물었지만 그녀는 "너만 더 괴로울 뿐"이라며 알려주지 않았고,[5] 이후 그와의 만남을 거부한다.
  • 이안의 아버지
본작의 만악의 근원이자 악의 축. 따지고 보면 이 사람이 딸을 범한 데서부터 모든 불행이 시작되었다. 딸을 범해 생긴 아들 이안을 철저히 버리고 이혼, 젊은 새 아내를 얻었으며 이안의 부양비조차 나중에는 주지도 않는다. 아이린의 남자친구를 쏴죽이겠다며 협박하고 그것을 정말로 실행해버린 장본인 '아버지'도 결국에는 이 사람. 그야말로 이안의 처음과 끝을 결정지은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재혼할 상대가 아이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이안을 알콜 중독자인 아내에게 떠넘겨 버렸고, 이후 성장한 이안이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죽었다는 얘긴 들었다. 내겐 어찌되어도 상관없다"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긴다.[6] 이어서 이안을 바라보며 "이제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하면서 씩 미소짓는 장면이 백미.
그러나 온정이라고는 전혀 없는 그의 냉혈한 같은 성격 탓인지 새로 차린 가정 역시 콩가루 운명을 면치 못했으며, 아내와 딸이 둘 다 가출을 시도하는 막장 집안이 된다.(…)

1.2 기타 등장인물

  • 이안의 이모
이안의 누나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이안에게 호의를 가진 가족. 알콜 중독에 빠진 언니(이안의 어머니)에게 생활비를 건네주기도 하고 이안과 그 누나에게 개인적인 도움을 주며 결국에는 폐인 상태가 된 언니를 자기 집에서 떠맡아 부양하기까지 하는 작중 최고의 대인배. 그러나 이안 일가가 파탄 지경에 빠진 원인과 내막을 끝까지 까맣게 몰랐고 기본적으로 사건 진행에 깊이 관여하는 적극적인 캐릭터도 아니라 진실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이안에게 여러 가지로 도움은 많이 주긴 했지만 결국 그 일가의 비극적인 파멸은 끝내 막지 못했다.
  • 포주
이안의 어머니의 요구 때문에 어린 이안에게 매춘을 시키지만, 조금은 이안을 안쓰러워해서 말을 잘 들을 때마다 껌을 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카일리가 결혼을 약속했었던 그 남자였고, 또한 카일리에게 에이즈를 전염시킨 장본인이기도 했다. 나중에 자신을 찾아온 짐에게 그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덧붙여 자신이 옛날에 이안도 감염시켰다는 사실을 밝힌다.[7] 카일리에게 살해당할 뻔한 이유가 바로 카일리가 이안의 누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일을 털어놓았기 때문. 당시 카일리가 휘두른 칼 때문에 손에 베인 상처를 여럿 갖게 된다. 카일리 때문에 죽을 뻔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여자의 아이를 죽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하는걸 보면 이안과 카일리의 파멸에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 카일리의 친구
서로 떨어져 있는 카일리와 이안의 연락을 중간에 알선해 주는 인물로 이따금씩 카일리가 금전적인 도움도 받고 있다. 그러나 카일리가 깊은 사정까지 말해주지는 않았는지 이안의 이모와 마찬가지로 사건의 진실은 전혀 모르는 상태.
짐의 뉴욕 생활 친구이자 자칭 '이안의 친구 제2호'. 장발을 한 중성적인 외모의 게이로 밝고 사교성 좋은 원만한 성격을 갖고 있어 본작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비극적인 이야기와 진중한 등장인물들 속에서 유별나게 튀는 캐릭터. 짐과 마찬가지로 가출한 뒤 짐과 같은 아파트에서 살게 되었고 이내 그의 소설의 팬이자 절친한 친구가 된다.
나중에는 형에게 발각되어 흠씬 얻어맞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럼에도 "가출 후 2년 동안 잘 놀았지 뭐"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한 듯.
  1. 게다가 두 주인공 모두 달리기가 특기다.
  2. 아이린도 그렇게 알고 있었지만 사실 그 여인은 살아있었다.
  3. 아버지가 남자친구를 쏴죽이겠다고 했고 아이린도 아버지의 실행력을 잘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죽이기까지 할 줄은 몰랐고 그냥 경고성 부상만 입히는 정도에 그치리라고 믿고 있었다.
  4. 전에도 만난 적이 있었으나 하도 오래 전이라 그런지 두 사람은 서로를 기억하지 못했다. 이안과 다시금 만나는 이 장면은 그녀의 딸 아이린이 이안과 만나는 장면과 거의 동일한 구조로 짜여 있다. 그래서 이안도 3년 전에 만났던 그녀와 아이린이 많이 닮았다고 느낀다.
  5. 그녀가 경고한 대로, 누나의 사망에 얽힌 진실을 알게 된 이안은 거의 정신붕괴 직전에 달한다.
  6. 자신이 겁탈한 딸이 죽었다는 것을 전해들은 대목에서 나온 대사.
  7. 작 초반에 아이린에게 '요즘 같은 세상에 남의 피를 묻히려고 하다니!'하면서 이안이 흘린 피를 만지지 말라고 짐이 말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에이즈에 감염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