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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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국의 사서 주서(周書) 등에 보이는 백제군주의 칭호.

2 어라하와 건길지

어라하(於羅瑕)는 귀족들 사이에서 불리는 명칭인데 비해, 백성들은 을 건길(鞬吉支)라 불러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백제의 지배층과 백성의 종족 구성원이 달랐다[1]는 논의가 있지만, 조선의 경우도 신하들은 주상 혹은 전하 백성들은 나랏님 이런 식으로 부른 사례가 있어서 확실한 건 아니다.

3 상세

어라하와 건길에 대한 말이 쓰인 주서는 당태종 대에 위징(魏徵)의 총괄 아래 영호덕분(令狐德棻, 583~666) 등이 서기 629년에 쓰기 시작하여 636년에 편찬을 완료한 책이다. 책 자체는 중국 위진남북조시대의 북주(北周, 557∼581)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쓰여졌으며 북주가 있던 시대나 주서가 쓰인 시대 모두 백제가 한참 남쪽의 수도인 사비(부여)로 천도한 이후(523~660)이다.

한편 《일본서기》에서는 한반도의 왕들을 コニキシ(코니키시), コキシ(코키시) 등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것은 건길지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길지(吉支)'는 고대 한국어로 왕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므로 건길지는 일반적으로 '큰(鞬)+왕(吉)+높이는 말(支)'로 풀이하고 있다. 조선 선조대에 발간된 광주판 《천자문》에서는 王자에 대해 '긔ㅈ. 왕'이라는 훈과 음을 달고 있는데, 이 때의 긔ㅈ.가 바로 吉支라는 것이 유력. '긔ㅈ.'는 '기자(箕子)'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원래 발음을 재구하려는 연구에서는 원래 발음을 근기시, 곤기시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1. 이동 일단 기록상 백제의 초기 지배층은 부여, 고구려에서 내려온 자들이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