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준/2010

1 10 시즌

2010년 8월 23일 시점에서 평균자책점 3.71(8위), 탈삼진 85개(공동 14위)로 굉장히 준수한 편이지만 전적은 5승 7패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고원준이 등판한 날의 상대 선발투수가 류현진(3회), 송은범(3회), 봉중근(2회), 윤석민(1회), 장원삼(1회)로, 이름만 들어도 ㅎㄷㄷ한 에이스급 투수들과 맞붙었기 때문이다.[1] 이를 두고 최훈스파르타식 교육이라고 평했다.

물론 상대방 투수의 ㅎㄷㄷ함만을 패배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들을 상대로 고원준이 거둔 성적은 상당히 준수한 편이었다. 당시 김시진 감독도 고원준은 싸울 줄 안다며 칭찬했다. 다만 고원준의 역투를 보상해 줄 수 있을만큼 타선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또한 계투진들이 어느정도 불을 지른 감도 없잖아 있었으리라. 아무튼 쟁쟁한 에이스들과의 맞대결로 주눅 들지 않고 팽팽히 싸워나가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고. 아직은 어린 선수이니 앞으로의 성장세가 정말 기대되는 재목.

처음에는 그저 넥센의 주력 투수라 할 만한 금민철김수경의 부진이 계속되자, 땜빵격으로 올린 선수였다. 그것도 당시 2군에서 8경기만 치른 상태였다. 5월에 2승과 더불어 평균자책점 0.84의 준수한 기록을 세우고 8월에도 1점대 평균자책점 기록을 세우는 등 역투하고 있다. 김시진 감독도 고원준을 유망주로 제시하면서 내년 시즌에서는 결코 불장난이 없을것 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롯데에서 신인 투수로 활약하던 이재곤김수완이 후반기 들어서 분석을 당하면서 털리는 일이 많아지는 것과 대조적으로, 고원준이 호성적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 롯팬들은 김시진 감독의 초 다운그레이드판인 양상문을 가루가 되도록 까고 있다.

2010년 5월 12일 무등 KIA전 선발로 데뷔전을 치른 그는 6이닝 동안 8안타를 허용했으나 1실점으로 막고 데뷔 첫 승리를 올렸다. 2010 시즌은 5승 7패 평균자책점 4.12, WHIP 1.41, 선발 22출장 10QS 로 마쳤다. 아쉽게 규정 이닝에 2이닝 모자르지만, 규정 이닝을 채웠다면 ERA 9위의 성적이다.

2 10 시즌 후 트레이드

강정호, 손승락과 함께 다른 구단이 넥센 마켓(…)에서 매의 눈으로 보고있는 선수. 구단측에서는 강정호나 손승락은 절대 안판다고 했지만 황재균이 팔려나간 지금 누가 팔려나가도 놀랍지는 않다. 아니, 셋 다 안팔면 다행이다.(…)

결국 2010년 12월 20일 결국 좌타 외야수 박정준과 우완 불펜 투수 이정훈을 받는 대신 롯데 자이언츠로 2:1 트레이드됐다. 넥센 관련 커뮤니티는 초상집인데 반해 롯데 관련 커뮤니티는 메이저에서 용병이라도 뽑아온 듯 열광했다.

일단 김시진 감독이 향후 넥센 전력구상[2]을 위해 양 팀 감독간에 얘기가 오간 후에 이루어졌다고 나오고 있으며, 공식적으로는 현금이 오고가지 않았다는 KBO의 판정이 있었다.

넥센 팬들은 황재균 트레이드때와 같이 카드의 경중이 명백한 상황이기에 언더머니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리그의 선발투수가 금값인 상황에서 20살짜리 풀시즌을 치룬 젊은 선발투수와 33살 불펜투수 + 후보 외야수는 가치에 있어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로서 넥센의 트레이드는 팔 가치가 보이면 누구든지 팔아넘기는 단계로까지 발전하였다. 여기에 이정훈이 연봉협상 트러블과 선수협 활동으로 인해 롯데 구단에 찍힌 상황이었기에 롯데는 일타양피의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전력 보강에 찍힌 선수 내치기까지.

그리고 고원준 본인은 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강윤구 등 동료 선수들과 선배들이 문자를 보내고서야 자신이 롯데로 가게 된 줄 알게 되었다고.

공교롭게도 강민호제주특별자치도 출신이라 둘이 배터리를 이룬다면 어찌될지. 이래저래 불안불안한 롯데 투코진을 잘 알고있는 팬들은 자칫 헤이해지기 쉬운 롯데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좋은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3 11 시즌 전

10시즌에 비해 풍부해진 선발진과 대조적으로 여전히 믿음을 주지 못하는 불펜진의 강화를 위해 양승호 감독이 마무리 투수로 기용할 의사를 비치면서 팬들 사이에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10승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유망주를 마무리로 기용한다는 것.

그런데 롯데의 팀 사정을 보면 고원준의 마무리 기용이 이해 못할 것도 아닌 것이 29년 롯데의 팀 역사상 마무리가 20세이브 이상 기록한 것이 4번밖에 없는데 이 기록은 8년만 존재했던 쌍방울보다도 못한 기록이다.[3] 실제로도 2000년대 들어서 마무리로 외국인 선수를 3시즌 이상 쓴 것도 롯데밖에 없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에도 마무리는 늘 문제였다. 거기다 11시즌 롯데의 선발진은 ---까지 확정이고 나머지 선발 한자리를 이재곤, 김수완, 이명우(5월 복귀 예정)와 다퉈야 하는 상황. 이런 걸 감안하면 고원준의 마무리 기용을 전혀 이해 못할 것도 없다. 실제로 고원준이 마무리로서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는 것이 롯데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득인 편. 롯데팀 역사상 20세이브 이상 기록하는 투수라는건 150이닝 4점대 평균자책점 찍는 선발들보다도 더 귀하다. 외국인 선수를 마무리로 쓰면 좋겠지만 롯데 프런트가 외국인 선수 뽑는 실력을 보면 더 답이 없기도 하다. 일단은 싹이 파란 선수라 잘 해줄것이라 믿는 팬들이 많고, 어찌보면 단기간에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임무를 맡게 된 것이라 볼 수도 있을 듯 했지만.....

3월 30일, DC인사이드 롯데 자이언츠 갤러리(이하 롯갤)에서 트위터에 남긴 말 한마디 때문에 개막전 하기도 전부터 대차게 까였다.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다. 3월 29일 고원준이 구단 회식자리에서 신고식 겸 춤을 춘 장면을 동료 사도스키움짤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다. 이 움짤이 구원준 춤장이라는 제목으로 롯갤 유저들한테도 알려지자 롯갤 유저들도 폭소했으며 대체로 '아직도 넥센 선수인거 같이 느껴졌는데 이제 좀 우리 선수같다.', '갑자기 친근감이 막 생긴다.' 라는 반응이었으며, 더 나아가 한 유저가 이것을 고원준의 미니홈피에 올리기에 까지 이른다. 그런데 30일 트위터에 올라온 고원준의 반응이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 뜻밖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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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뜻으로 웃은 것도 아니었건만 팬들에게 '실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롯갤 유저들은 엄청나게 충격받았고, 30일 밤 내내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 사실 그렇게 굉장히 불쾌한 멘트까지는 아니었지만, 자부심 하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롯데 팬들이라 나름대로 섭섭해 했던것.[4] 확실히 아직 젊은 선수라 이 상황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을 것이다.[5]

확실히 고원준의 단어 선택이 경솔했던 점도 있었고, 롯갤의 반응이 극성이었던 점도 있었다. 아무튼 이 때문에 그 후 한동안 고원준은 롯갤에서 애칭따위는 필요없다며 '고원준씨(...)'로 불리게 되었다. 안타깝지만 처음부터 비호감으로 찍혀버린채로 시즌을 준비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 어떤 쓰레기 덕분에 이런 여론 따위는 쑥 들어가게 되었다.
  1. 특히 류현진이 2010시즌에서 괴물같은 성적을 내고있음을 감안하면 더더욱….
  2. 조태룡 넥센 사장에 의하면 손승락을 1선발로 쓰기 위해 마무리감으로 이정훈을 영입했다고 한다. 다만 이정훈은 성향이나 잘 나가던 09시즌 피칭 내용을 고려하면 마무리보단 프라이머리 셋업맨이 더 어울리는 선수다.
  3. 참고로 30세이브 이상은 94년 박동희가 31세이브를 찍었던게 최초이자 마지막.
  4. 과거 황재균도 이적한지 얼마 후 언급한 멘트가 맘에 안든다고 조금 까이기도 했다. "열심히 할테니까요 욕하지는 마세요." 라는 내용이었는데 롯갤 분위기는 '벌써부터 욕먹을 걸 겁낸다.', '굳이 좋게 돌려말해도 될 걸 저렇게 대놓고 욕하지 말라 그러면 우리가 전부 극성팬으로 보이는거냐.' 란 반응을 보였다. 그 후의 반응은 또 대체로 '지금 생각해보면 그 멘트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란 의견을 보인거 보면... 역시 디시라는 걸 감안해야 할 것이다(...)
  5. 그런데 이 멘트가 그 움짤을 보고 팬들이 낄낄대는데 대한 반응이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단 하루만에 팬들에게 실망스러움을 느꼈을 만한 다른 에피소드가 딱히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에 심적 증거는 어느 정도는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