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차량제작 시-바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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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당시 동아일보에 실린 사진. 노란색이란다...) 여하튼 순국산

1 개요

6.25 전쟁 직후 1955년미군이 내다버린 윌리스 MB 지프들을 주워다가 완전히 해체한 후 쓸만한 부품끼리 긁어모아서 다시 조립해 만든 차량이다. 정확히는 영운기로 볼 수 있다. 때문에 형태도 지프 스타일이다. 제작사는 국제차량제작 주식회사. 이 차를 영업용으로 사용한 시발택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문서는 시발택시로도 들어올 수 있다. 또한 이 문서 이름도 시발택시였다가 정식명칭으로 고쳤다. 이 문서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시발택시가 아닌 시발차라는 모델 그 자체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2 이름

시발 문서의 1번 항목과는 한자조차 똑같으며(始發), 실제로도 최초로 국산 기술로 자동차를 만든 것을 기념하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그 좋은 이름이 순전히 때문에... 묵념. 라디오 광고도 있는데 로고송이 놀랍게도

시발, 시발, 우리의 시~발 자동차를 타고 삼천리를 달리자

이라는 가사이다.[1]

3 상세

상술했듯이 버려진 미군 지프를 가져다 만들었기 때문에 구동 계통이 윌리스 MB와 같다.

워낙 열악한 환경에서 차를 만들다 보니 초기에는 천막에서 생산했을 정도이고 제작 기간도 수 개월이 걸릴 정도였다.

1955년 8월 출시 당시 이 차량은 최초에는 인지도가 낮고, 유선형의 다른 자동차와는 달리 사각형의 디자인인지라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으나,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5년 10월에 개최한 광복 10주년 기념 산업박람회에 출품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 시발자동차는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인지도가 대폭 상승했다. 당시 대통령이였던 이승만은 이 자동차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오히려 상류층에서 더 인기가 있었다. 심지어 시발차를 생산하기 위하여 주문자에게서 받은 돈만 1억환이 넘었다고 하며,[2] 시발차를 프리미엄 얹어서 팔려고 시발계까지 생겼다고.

그 후 1962년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새나라자동차공업주식회사에서 닛산에서 개발한 자동차인 블루버드와 동일한 부품을 수입해서 생산한 '새나라'라는 자동차가 택시로 등장하면서 시발차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시발차는 약 3,000대가 넘게 팔린 것으로 보인다.

전쟁으로 인하여 피폐화된 나라에서 군용차량을 개조한 차량인 만큼, 역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자동차가 바로 시발차이다. 요리로 치면 부대찌개와도 같은 존재.

4 재현

안타깝게도 실제 생산할 당시의 차는 현재로서는 단 한 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남아있는 거라고는 죄다 재현품.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삼성교통박물관에 2대, 제주도 세계자동차박물관에 1대가 전시 중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당시 제작자의 증언 등이 있어 재현은 온전하게 할 수 있었다는 것. 시대가 시대라 흑백사진 뿐이라 도색을 못 할 뻔했는데 다행히 했다. 여담으로 제작자의 증언에 따르면 에탄올 버전도 만드려 했다고. 이게 바로 시발차, #2 그리고 네이버 자동차에도 뜬다!

5 시발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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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세단의 모습. 디자인은 1956년식 플리머스 벨베디어나 동시대의 포드 차량을 참고한 모양이다. 형태만 보면 어찌 왜건처럼 생겼다...

대한뉴스에 따르면 시발차 생산회사인 국제차량제작 에서는 따로 세단을 제작하여 자가용으로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소위 《시발세단》은 9인용 으로 월 100대까지 생산이 가능했으며 천장이 낮은 것 빼고는 미제 승용차와 비교해도 뛰어나다고 설명됐다. 시발 계열의 자동차 부품들은 자체 제작되어 국산화를 60프로까지 달성했다고 한다. 심지어 엔진도 미국산을 복제해서 주물로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엔진 도사로 불리던 김영삼이 이 회사에서 일했었고 윌리스제 직렬 4기통 2.2리터 고데빌 엔진을 복제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6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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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시발차를 만든 국제차량은 이 사진처럼 버스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자세히 보면 '"시-발듸-젤뻐쓰"'(...)라고 되어있다.

필리핀에도 비슷한 게 하나 있다.

항공기 판으로는 해취호가 있다. 사실 대한민국의 극초기 개발 항공기들은 죄다 추락하거나 어디서 주워온 외국제 부품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항공우주 기술이 그만큼 수준높은 기술이니 별수없지만.
  1. 안타깝게도 이 로고송은 악보와 음원마저도 유실되고 말아 현재는 실전된 상태다. 해당영상 남아있었다면 나름대로 인터넷 문화사를 풍미했을 곡일텐데 안타까운 부분. 그래도 기억하고 계신 어르신이 있을지도?
  2. 당시 판매가는 약 90만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