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선장(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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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낙스가 제작해 89년에 방영한 장편 TV시리즈 애니메이션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에 등장하는, 해저 2만리의 네모 선장을 원형으로 하는 수수께끼의 초과학 잠수함의 선장. 캐릭터 디자인은 마크로스함장 브루노 J. 글로벌 제독에서 따왔다고. 성우는 오오츠카 아키오/이병식.

2 특징

노틸러스호를 이끄는 과묵하고 침착하며 넘치는 카리스마로 크루들을 이끄는 미중년이지만 정작 원작인 해저 2만리의 네모와의 공통점은 콧수염과 선장실에 구비된 파이프 오르간 정도가 되어 버렸다. 오프닝에서 명백히 '원작 쥘 베른의 '해저 2만리'라고 밝혔으면서도 말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원작이 한 개뿐이라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작품은 원작 소설 외에 1955년작 영화 해저 2만리를 오마주했는데, 영화에서 네모 함장은 자신의 가족을 파괴하고 고향을 노예화하고 최종적으로 세계정복을 노리는 비밀결사 조직에 대항하고 있으며, 결국 조직의 비밀 기지를 치러 가서 총을 맞고 노틸러스 호를 타고 자폭한다. 이 영화에 나온 네모 선장의 캐릭터가 애니 속의 네모 선장에 투영된 듯 하다. 여기선 세계정복을 꿈꾸는 악의 비밀조직 네오 아틀란티스에 맞서 장렬히 싸우고 있다.

전술적인 면에도 능해서, 떼거지로 덤벼드는 네오 아틀란티스의 잠수함 가피쉬 함대를 상대로 단 한 척의 노틸러스호로 승리를 거둔 적도 있다. 물론 이것은 노틸러스호의 성능이 가피쉬를 훨씬 능가하는 덕을 보는 면도 있지만 작중 묘사로 볼 때 이 남자의 냉정침착한 지휘가 아니라면 노틸러스호는 진작에 가라앉았을 지도 모른다.

군대를 싫어하는 모양인지 '함장'이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함장과 선장이 구분되지만, 구미권에서는 모두 Captain이다. 배경 상 인물들은 프랑스어 혹은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나름 명대사이지만 제작진의 생각이 짧았다. 민간 상선 선장의 경우 Captain 대신 Master(본래 항해의 최고 책임자를 뜻하는 직책)라고 부를 수도 있고, 현대 상선에서는 군대색이 나는 Captain호칭을 지양하는 추세이니 자신을 캡틴이 아니라 마스터라고 부르라 했을 수도 있지만, 시대적 배경은 캡틴이 더 많이 쓰이던 20세기 초(게다가 당시엔 마스터가 별개의 직책으로 떨어져 있는 경우도 많았다.)이다. 단, 캡틴이라는 호칭은 관례상 써 주는 것으로 해군 함정의 함장을 뜻하는 공식 명칭은 "Commanding Officer(CO)"이며, 작중에서 네모를 캡틴이 아닌 CO라고 불렀다가 면박을 당했다고 해석하면 말이 안 되진 않는다. 미국판 더빙에선 실제로 쟝이 네모를 Commander라고 부르나, 네모가 Captain으로 부르라고 하는 것으로 나온다. 금줄 네 개 짜리보고 금줄 세 개라고 불러서 화나신 듯.[1] 근데 옷 소매에 금줄 세 개 달고있는 건 맞다. 노틸러스가 고작 2급함이라니!

거의 표정이 굳어있는게 보통. 아닐때도 있다. 11화 중간에 나오는 식사씬 참조 하지만 장이 햇빛을 보며 즐거워할때 인자한 웃음을 짓기도 한다.

3 비밀

본명은 에르시스 라 아르워르. 놀랍게도 전설 속 아틀란티스인의 후예이자 나디아와 네오 황제의 친아빠. 즉 전대 국왕. 의외로 엄청난 거물이였던 것이다.

본디 나디아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13년 전, 중앙 아프리카 깊숙한 곳에서 세상에 노출되지 않고 아틀란티스의 문화, 기술을 이어오던 소왕국 '타르테소스'의 왕이었다. 그러던 것이 잠수함 한척을 이끌고 하루하루 살아남기 바쁜 유랑패 두목이 된 사연은 다음과 같다.

가장 큰 적인 가고일은 이 당시 타르테소스의 수상이면서 네모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는데, 두 사람 사이엔 한가지 사상적으로 크게 대립하는 면이 있었다.

네모는 이미 지구상에 퍼질 대로 퍼진 인간을 아틀란티스인과 대등한 존재로 인정하고 그들과의 평화적인 공존의 길을 모색하려 했다. 이는 대전쟁 이후 살아남은 아틀란티스인의 수 자체가 많지 않았고,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타르테소스 왕국 안에서도 아틀란티스인의 수가 거의 없어서 대부분이 인간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현실을 감안한 바람직한 결정이었다. 덤으로 타르테소스의 위치가 아프리카 대륙의 밀림 중앙부라 아직까지는 유럽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지만, 곧 위치가 발각나는 것도 시간문제라서 기존 생활을 고집하며 고립생활을 지속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틀란티스인 선민사상에 젖어 있던 가고일은 그것을 결코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결국 가고일 일파가 쿠데타를 일으켜 왕국을 장악하고 네모와 극소수의 왕당파(?)만이 목숨을 건져 빠져나가는 지경에 이른다. 재미있는 것은 가고일의 쿠데타 후, 도성에 운집한 백성들은 열렬히 환호했었다는 점이다. 이것이 가고일의 노선에 백성들이 찬성해서였는지 아니면 쿠데타군의 서슬에 강제 동원된 것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아무튼 새로이 권력을 잡은 가고일은 타르테소스를 네오 아틀란티스로 바꿔버리고 새로운 황제로 네모의 아들 네오 이콘 에피파네스를 옹립했다. 이어 오랜 세월동안 봉인되어 있던 병기이자 아틀란티스의 상징인 바벨탑을 가동시켜 뭇 백성들 앞에서 그 힘을 과시하고자 했다. 그러나 바로 그때, 네모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를 위험을 감수하면서 제어장치 역할을 하는 블루워터를 뽑아내 버렸기 때문에 한참 작동중이던 바벨탑은 그 영향으로 폭주, 막대한 에너지를 왕국 전체에 쏟아내 버리고 왕국은 엉망진창으로 파괴되어 극소수의 생존자만을 남긴 채 한 순간에 폐허로 변하고 만다(그 생존자 중 한 명이 엘렉트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고일 일파는 이후 착실하게 힘을 쌓아가면서 여전히 인간제압, 세계지배의 야망에 다가서고 있었다. 이에 네모 일행은 마지막까지 가동이 가능했던 우주선 한 척을 잠수함으로 개조하여 노틸러스호라 이름짓고 가고일의 야망을 막아내고자 애쓰게 된다.

3.1 결말

종반에는 가고일에 의해 총알 세례를 받고 죽기 직전까지 가지만 '블루워터의 공명'을 건드린 가고일에게 가고일이 실은 인간이었다는 것을 밝혀준 후, 가고일의 최후까지 지켜본다.

둘이 절친한 관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어쩌면 쿠데타가 나기 이전에 네모가 그 사실을 말했으나 가고일이 무시했을 수도 있다. 애초에 가고일은 스스로가 아틀란티스인이라고 생각했으니 말했어도 나랑 관계없어 식을 생각했을 지도... 일례로 네모는 '블루워터의 공명'에 접근하는 가고일에게 아틀란티스인이 아니면 위험하는 경고를 했으나 가고일은 무시하며 접근한다. 결론은 물론 요단강 익스프레스.. 최후의 승자인 셈.

이후 제어불능이 된 레드노아에 갇힌 나디아 일행의 탈출로를 열어주고 자신은 옛날 왕국을 멸망시킨 업보를 속죄하듯 레드노아와 함께 장렬한 최후를 맞이한다.



(6분 35초부터)
유언은 가고일보다 훨씬 길다. 그래서 인상적인 마지막 한 마디만 소개한다.
"나디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살아야 한다!!"

4 여담

어떤 의미에서 키잡에 성공한 인물. 바벨탑 폭주사고 후, 어떻게 살아남아 폐허 속에서 거의 야생화(…)해 가던 어린 소녀를 발견해 데리고 다니며 보살폈는데 그게 바로 엘렉트라다. 뭐 여기까진 별 이상할 게 없지만... 최종화에서 그녀가 나이차이가 두 배 이상은 날 네모의 아이를 가졌다는 게 드러난다.(…) 그야말로 흠좀무. 결과적으로 엘렉트라는 비슷한 나이의 나디아에게 의붓 어머니가 된 꼴이다.

무인도에서 지낼때 장이 꿈을 꿀때 네모가 나오는데 에디슨이 하던 천재란 99%의 노력과 1%의 영감(90년대 방영판이나 일어판에서는 그 시절 알려진 1%의 재능이라고 말한다.)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이걸 천재 발명가 에디슨이 하는 말이라고 말해주는데 이 말은 에디슨 항목에서도 나오듯이 1929년 늘그막에 하던 말로 극중 배경인 1889년에는 알 리가 없는 말이다(...),40년전 하던 말을 미리 안 위엄

허나 네모엘렉트라의 나이차이는 20살(네모 46세, 엘렉트라 26세), 샌슨마리의 나이차이는 23살(샌슨 27세, 마리 4세!). 마지막에 보면 마리의 나이가 15세 혹은 16세 때 결혼한 것 같다. 고로 진정한 승자는 샌슨(...).나디아는 사실 키잡물이었던 것이다

  1. Commander는 사령관/지휘관이란 뜻 외에 해군해안경비대 중령이라는 뜻도 있다. Captain은 물론 해군과 해안 경비대 계급 명칭으로 쓰일 경우 대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