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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理的 誤謬/形式的 誤謬
(영어)fallacy/formal fallacy
1 개요
논증의 형식에 의해 발생하는 오류. 즉 형식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이다.
- 타당한 논증 형식
- 논리적 형식은 타당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류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제가 의심스럽거나 모순적이기 때문이다. (선결문제요구의 오류, 자가당착의 오류 등)
- 부당한 논증 형식
- 논리적 형식은 부당하지만 우리가 흔히 타당한 것으로 착각하는 논증들이 여기에 속한다. 간단한 타당성 조사에 의해 그 부당성이 즉각 밝혀지기 때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밝혀낼 수 있다. (전건부정 및 후건긍정의 오류, 선언지 긍정의 오류 등)
2 선결문제의 오류
순환논법 참조.
3 자가당착의 오류
논증이 모순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에 범하는 오류이다. 모순의 고사 자체가 대표적 예시.
자, 여러분! 모든 물건을 순식간에 녹일 수 있는 약을 발명하였습니다. 그 약이 지금 이 병에 들어 있습니다. [1][2]
음력 사월 초파일 날 어느 절에서 노승이 신라 때 순교자 이차돈의 죽음에 대해서 신도들에게 설법을 하고 있었다.
"여러분, 무릇 중생들은 부처님의 놀라우신 행적에 다만 고개가 수그러질 따름입니다. 이차돈 님은 비록 목이 떨어졌건만 십리를 자신의 머리를 들고 걸으셨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이때, 청중 가운데서 한 사람이 불쑥 나서서 노승에게 물었다.
"그렇지만 확실히 이차돈 님께선 양손이 묶였을 텐데 어떻게 자신의 목을 들고 걸을 수가 있었지요?"
"아, 그야 이빨로 물었던 것이죠" 하고 스님은 즉석에서 대답하였다. [3]두 손이 앞으로 묶여 있어서 들 수 있었다고 하면 될 것을.....아님 이빨로 손을 물고 매달렸다는 추측을...
이 창은 모든 방패를 뚫고, 이 방패는 모든 창을 막는다.
"내말 들리니?" "아니"실제로 이 말을 들으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4 선언지 긍정의 오류
선언적 삼단 논법에서 대전제의 어느 한 명제를 긍정하는 것이 필연적으로 다른 명제의 부정을 도출한다고 여기는 오류로 포괄적 선언명제와 배타적 선언명제를 혼동해서 생기는 오류이다. 논리학에서 선언명제는 언제나 포괄적 의미로만 사용된다.
아주 쉽게 말하자면 어느 전제의 대상이 A일수도 있고 B일수도 있다는 건데 대상이 A라고 해서 B가 아니라고 단정 지을수는 없다는것이다.
예외로 '최한결은 남자이거나 여자이다. 최한결은 여자이다. 따라서 최한결은 남자가 아니다.', '서울에 있거나 설악산에 있다'와 같이 선언지가 동시에 있을 수 없는 배타적인 경우에는 오류에서 예외가 된다. 다만 이런 경우는 전혀 다른 삼단 논법이 적용된다. 전자의 예는 '한 사람이 동시에 남자와 여자일 수는 없다.그럼 인터섹스는? 최한결은 여자이다. 따라서 최한결은 남자가 아니다.'란 전개가 논리에 맞는 것이다.
최이슬은 미술부원이거나 축구부원이다. 최이슬은 미술부원이다. 따라서 최이슬은 축구부원이 아니다.[4]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 왜냐하면 침대는 과학이기 때문이다.[5]
어떤 싱어송라이터는 가수이거나 작곡가이다. 그 사람은 가수이다. 따라서 그 사람은 작곡가가 아니다.
5 전건부정의 오류 및 후건긍정의 오류
조건 논증의 경우, 전건을 긍정하거나 후건을 부정하는 경우에는 참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오류가 된다. 이 오류는 'A이면 B이다'에서 A⊂B는 성립하지만 A⊃B는 성립하지 않을 경우(즉, A⊆B까진 성립하지 않을 경우)에 발생한다. 어떤 명제가 참일 때 그 역과 이도 참일 것이라 생각하면 이 오류로 이어진다. 어떤 명제의 역도 참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후건 긍정의 오류가 되고 어떤 명제의 이도 참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전건 부정의 오류가 된다. 다만, 어떤 명제가 참일 때는 그 대우도 항상 참이 되므로 후건 부정 논증은 합당하다.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혼동하는 오류'라고도 한다. P ⇒ Q가 참이면 ~Q ⇒ ~P도 참이지만, ~P ⇒ ~Q와 Q ⇒ P는 참이 될 수도, 거짓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장작불에 모래를 끼얹으면 불이 꺼진다"라는 명제가 있다면, 장작불에 모래를 끼얹는 것(P)은 불이 꺼지기(Q) 위한 충분조건이 되고, 불이 꺼지는 것(Q)은 장작불에 모래를 끼얹기(P) 위한 필요조건이 된다. 만약 장작불이 꺼지지 않았다(~Q)고 선언하면 모래를 끼얹지 않았다(~P)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래를 끼얹지 않았다(~P)고 선언하면(전건부정) 다른 걸 끼얹었거나 다 탈 때까지 기다려서 저절로 꺼졌을(Q) 수도 있다. 또한 장작불이 꺼졌다(Q)고 선언하면(후건긍정) 마찬가지로 모래를 끼얹지 않고 다른 걸 끼얹거나 다 탈 때까지 기다렸을(~P) 수도 있다.
그런데 후건 긍정은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논리적 오류로서의 페이크를 칠 때 쓰는 게 아니고, 어떠한 행동에 담긴 의도를 파악하는데 사용하여 의도에 대한 추리를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알기 쉬운 예는 정황증거.[6] 그 밖에, 정신승리에 주로 써먹는 수법이기도 하다. 주로 유사과학자[7]나 안 팔리는 예술가[8]가 이러한 변명을 즐겨한다.
만일 수염이 있다면 남자이다. 그는 수염이 없다. 그러므로 그는 남자가 아니다. (전건부정)만일 수염이 있다면 남자이다. 그는 남자이다. 그러므로 그는 수염이 있다. (후건긍정)
기차를 타면 멀리 갈 수 있다. 그는 기차를 타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는 멀리 가지 않았을 것이다. (전건부정)기차를 타면 멀리 갈 수 있다. 그는 멀리 여행을 갔다. 그러므로 그는 기차를 탔을 것이다. (후건긍정)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 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죽지 않는다. (전건부정)
4의 배수는 짝수이다. 6은 4의 배수가 아니다. 그러므로 6은 짝수가 아니다. (전건부정)4의 배수는 짝수이다. 10은 짝수이다. 그러므로 10은 4의 배수이다. (후건긍정)
수원은 경기도의 도시이다. 내 여자친구는 수원에 살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 여자친구는 경기도에 살지 않는다. (전건부정)수원은 경기도의 도시이다. 내 할아버지 댁은 경기도에 있다. 그러므로 내 할아버지 댁은 수원에 있다. (후건긍정)
월드컵에서 1라운드에 3전 전승하면 16강에 간다. 한국은 1라운드 3전 전승에 실패했다. 따라서 한국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전건부정)월드컵에서 1라운드에 3전 전승하면 16강에 간다. 한국은 16강에 갔다. 따라서 한국은 1라운드 3전 전승에 성공했다. (후건긍정)
선출직 공무원[9]은 정무직 공무원이다. 갑은 선출직 공무원이 아니다. 따라서 정무직 공무원이 아니다. (전건부정)을은 정무직 공무원이다. 따라서 을은 선출직 공무원이다[10]. (후건긍정)
다만, P ⇒ Q에서 조건문을 쌍조건문(즉 서로가 서로의 필요충분조건)으로 대치해도 대치된 쌍조건문이 참일 때는 다음 예시와 같이 후건긍정과 전건부정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만일 물에 100℃ 이상의 열이 가해지면 물이 끓는다. 물에 100℃ 이상의 열이 가해지고 있다. 따라서 물이 끓는다. (전건긍정)만일 물에 100℃ 이상의 열이 가해지면 물이 끓는다. 물에 100℃ 이상의 열이 가해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물은 끓지 않는다.(전건부정)
만일 물에 100℃ 이상의 열이 가해지면 물이 끓는다. 물이 끓는다. 따라서 물에 100℃ 이상의 열이 가해지고 있다.(후건긍정)
만일 물에 100℃ 이상의 열이 가해지면 물이 끓는다. 물이 끓고 있지 않다. 따라서 물에 100℃ 이상의 열이 가해지고 있지 않다. (후건부정)[11][12]
6 매개념부주연의 오류
Fallacy of the undistributed middle 혹은 non distributio medii라고 한다.
'모든 X는 Y이다. Z도 Y이다. 따라서 Z는 X이다'의 형식의 오류로, 3단논법에서 매개념(X)이 외연 전부(Y)에 대하여 성립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오류이다. 이러한 추론은 XYZ의 관계가 Z⊆X⊆Y(⊆:부분집합)이 아니면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참인 명제라 볼 수 없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책을 많이 읽어. 나도 책을 많이 읽지. 그러니까 난 머리가 좋을 거야.
영웅은 공부를 안한다. 나도 공부를 안한다. 그러므로 나는 영웅이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한다. 나도 석류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나는 미녀다.
모든 개는 포유류다. 사람도 포유류다. 따라서 사람은 개다.
치우는 위서가 아닌 책에도 등장한다. 치우는 환단고기에 나온다. 그러니 환단고기는 무작정 위서라 할 수 없다. - 이덕일
북한은 국정교과서를 반대한다. 남한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 따라서 그들은 종북이다[13] - 윤서인
일베는 노무현을 희회화한다. A는 노무현을 희회화한다. 고로 A는 일베이다.
- ↑ 모든걸 녹이는 약이라면 약이 들어있는 병조차도 녹여버릴텐데 담겨있을 수가 없다.
- ↑ 단, 반드시 '순식간에'라는 말이 있어야 자가당착이 된다. 녹이는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면 병에 담겨있다 해도 논리 상 문제는 없다.
- ↑ 입은 얼굴에 달려있다. 이미 목이 날아간 몸에는 입이 없다.
- ↑ 물론 학교에서 단 하나의 부활동만이 가능하다면 오류에서 예외가 된다.
- ↑ 숨은 전제로 "침대는 가구이거나 과학이다"가 있다. 참고로 원 형태인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는 논리적으로 별 문제 없다(...)
- ↑ '범인은 사건이 일어난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다. 그는 사건 현장에 있었으므로 범인일 수 있다.' 로 100% 확신할 수 없으나 어느 정도 가능성을 염두할 수 있다. 이 명제에서는 '그녀는 사건 현장에 없었다. 그러므로 그녀는 범인이 아니다.'가 후건 부정으로써 쓰일 수 있다.
- ↑ 위대한 과학자의 새로운 발견은 비웃음을 당한다. / 나는 비웃음을 당한다. / 그러므로 나는 새로운 발견을 한 위대한 과학자이다. 칼 세이건은 이러한 태도를 경계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 ↑ 예술성이 강한 작품은 인기를 끌지 못한다. / 내 작품은 인기를 끌지 못한다. / 그러므로 내 작품은 예술성이 강하다.
- ↑ 선거를 통해서 취임하는 공무원. 예컨대 도지사, 시장 등
- ↑ 정무직 공무원은 선출직 외에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임명직인 장차관, 처장 및 청장 등을 포함한다.
- ↑ 기압차로 인해 물이 120℃정도에서 끓거나 상온에서 끓는 경우가 있어 이게 합당하지 않은 논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합당한 논증이란 전제를 참으로 가정했을때 결론이 참이 되는 논증이므로 '만일 물에 100℃ 이상의 열이 가해지면 물이 끓는다.'라는 전제가 있는 이 논증은 합당하다.
- ↑ 전건부정과 후건긍정의 경우, 물에 100℃ 이상의 열이 가해지는 것과 물이 끓는 것은 서로에 대해 필요충분조건이므로 합당한 논증이된다.
- ↑ 같은 맥락에서 보면, 북한은 국정교과서를 사용한다. 어느 나라도 국정교과서를 사용하려고 한다. 그 나라도 북한이 될 것이다. 도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