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학

論理學
영어 : logic
독일어 : Logik
프랑스어 : logique
중국어 : 逻辑(邏輯, luoji)[1]
스페인어 : Lógica

논리학은 수학의 청년 시대이고, 수학은 논리학의 장년 시대이다.

버트런드 러셀

1 소개

과학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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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과학공학 · 의학 · 수의학 · 치의학 · 약학 · 건축학 · 농학 · 컴퓨터과학
사회과학정치학 · 사회학 · 경제학 · 지리학 · 인구통계학
과학이 아닌 것유사과학 · 비과학 · 반과학 · 변경지대의 과학 · 인문학

인류가 만물의 영장이 된 원동력 중 하나. '모순 없는 증명 기술'로써 이성을 사용하는 유일한 방법. 즉 생각의 방법이면서 학문의 방법이기도 하며, 곧 학문의 대상과 방법이 일치하는 유일한 학문[2].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논증추론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 어떠한 논증이 좋은 논증이고 나쁜 논증인지, 논증은 어떻게 분석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논증을 구성하는 명제 혹은 진술은 어떤 개념으로 분석되어야 하는지를 따지는 것이 논리학의 주된 과업에 해당한다.

고대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처음으로 고안되었으며, 고틀로프 프레게 이후 현대 논리학은 보다 형식적/수학적인 면모에 초점을 기울이고 있다[3]. 이렇듯 보다 형식적/수학적 면모에 초점을 기울이는 논리학을 두고 '수리 논리학', '기호 논리학', '형식 논리학' 같은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형식 논리학은 대상이 되는 논증을 어느 수준까지 분석하느냐에 따라 나뉜다. 명제논리, 술어논리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며, 이때 뒤로 갈수록 보다 세밀하다. 예컨대 한국어 문장 "파란 토끼는 있다"를 명제논리에서는 [math]"P"[/math]라고만 표현할 것을 술어 논리에서는 보다 세밀하게 [math]"\exists x (Blue(x) \wedge Bunny(x))"[/math]라고 분석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사항에 관해서는 수리 논리학 참조.

논리학, 특히 형식 논리학은 수학, 컴퓨터공학, 철학, 언어학 등을 걸쳐 두루두루 연구되고, 따라서 대학 과목 역시 수학과, 컴퓨터공학과, 철학과를 걸쳐 두루두루 개설된다. 수학의 경우 논리학은 '수학 기초론'으로서 연구되는 편이고, 컴퓨터공학의 경우에는 논리회로부터 시작해서 프로그래밍 언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응용된다. 물론 논리학을 전통적으로 연구해온 철학에서 또한 형이상학, 수리철학, 언어철학 등 각 분야의 다양한 현대적 주제들에 논리학을 적극적으로 접목시키고 있다.

2 논리학의 영역

2.1 비형식 논리학

일상적으로 우리가 말하고 듣고 쓰는 이 타당하고 합당한 논증으로서 잘 성립하는지 따지는 학문. 즉 흔히들 "난 논리적인 사람이야!"라고 말할 때, 논술에서 "글을 논리적 흐름에 맞춰서 써라!"고 말할 때 "논리적"이라는 것은 비형식 논리학을 기준으로 따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비형식 논리학은 추상적인 형식 뿐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말의 내용을 따지는 것이므로 수학이나 기호 등을 동원하는 형식적인 방법론을 잘 취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비형식 논리학은 좁은 의미의 "논리학"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경우도 잦다. 하지만 LEET 같은 시험에서 필요한 경우도 있거니와, 실제 생활에서 써먹기에는 형식 논리학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도 있는 분야. 결정적으로 나무위키에서도 중요하다! 나무위키에서 토론을 하기에 앞서서 나무위키:토론 도움말#s-7에 실린 '논리적 오류' 항목을 참조하자.

흔히 대학교양 과목으로 개설되는 <비판적 사고>나 <논리와 사고> 수업에서 주로 비형식 논리를 중점적으로 배울 수 있다. 논리적 오류 항목에 비형식 논리에 관한 자세한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

2.2 형식 논리학

논증을 구성하는 명제/진술 등의 내용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그 형식에 초점을 두어 연구하는 학문. 추상적인 형식에 초점을 기울이니만큼 현대에는 당연히 수학적 기법과 기호 등을 도구로 삼아 이루어진다. 실질적으로 학계에서 "논리학"이라고 할 때에는 형식 논리학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형식 논리학에서 쓰는 논리식은 일상에서 쓰는 말을 추상화시킨 것이지만, 일상 언어 표현과 형식 논리 정식 간에는 의미 상의 괴리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표준 논리의 논리식인 실질 조건문 [math]"P \to Q"[/math]는 자칫 한국어 문장 "만약 P이면 Q다" 혹은 영어 문장 "If P, then Q"와 의미가 똑같은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그 의미상 다를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표준논리를 다룬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2.2.1 표준 논리

Standard logic. 동일률([math]\phi \to \phi[/math]), 무모순율([math] \neg (\phi \wedge \neg \phi)[/math]), 배중률([math]\phi \vee \neg \phi[/math]) 등을 비롯한 전통적인 논리적 법칙들 혹은 공리들을 받아들이는 말 그대로 표준적인 논리체계. "고전 논리(Classical Logic)"이라고도 불린다. 아리스토텔레스삼단논법고틀로프 프레게수리 논리학이 모두 표준 논리에 해당한다.

철학과의 전공과목이나 수학과의 수리논리에서 명제논리와 1차 술어 논리를 시작으로 기본적으로 배우게되는 논리 체계. 이 과정에서 일상언어(혹은 수학의 언어)의 형식언어로의 번역, 형식 논리학의 추론규칙, 의미이론 등을 배우게 된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수리 논리학 문서에서 다룬다.

2.2.2 비표준 논리

Non-standard logic. 표준 논리에 (i) 새로운 공리/추론규칙을 추가하거나 (ii) 표준 논리의 공리/추론규칙 대신 다른 공리/규칙을 채택한 언어 및 논리체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즉 비표준 논리에서 채택되는 형식언어들은 표준적인 형식언어들과는 다른 의미체계를 갖는다. 그 중 유명한 예시들을 들자면 다음과 같다:

  • 다치 논리(many-valued logic): 명제/문장이 참(T)과 거짓(F) 말고도 다른 진리치를 가질 수 있는 논리 체계. 즉 이가원리(principle of bivalence)[4]를 받아 들이지 않는 체계다. 대표적으로 3가지 진리치를 인정하는 3가 논리(혹은 3진 논리)가 있다.
  • 퍼지 논리(fuzzy logic): 진리치가 참과 거짓만이 아니라 연속 폐구간 [0,1] 가운데 어느 한 실수이면 되는 논리체계. 즉 참과 거짓으로 딱 나뉘어 떨어지지 않는 경우를 설명하기에 적합하다. 안드레이 콜모고로프가 공리체계로 제시한 현대 확률론, 혹은 귀납논리 또한 비슷한 취지에서 비표준논리로 간주될 여지가 있다.
  • 직관주의 논리(intuitionistic logic): 어떤 명제가 그 증명과 독립적으로 참이거나 거짓이라는 전제를 거부하는 입장. 즉 배중률을 거부하며, 그 때문에 표준 논리의 일부 추론규칙들[5]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참 개념 대신 증명가능 개념을 쓰기 때문에, 임의의 명제 φ의 참은 'φ은 증명이 가능함', 거짓은 'φ의 증명이 가능하면 모순도 증명이 가능함'으로 대체된다. 따라서 직관주의 논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과는 달리 직관주의 논리는 절대 다치논리가 아니다.[6]
  • 양상 논리(modal logic): "필연적이다", "가능하다"같은 표현을 다루기 위해 표준 논리학에 양상연산자(modal operator)를 도입하여 만들어진 논리 체계. 시제를 다루기 위한 '시제 논리', 의무를 도입하기 위한 '당위 논리' 등 역시 양상 논리에 포함된다. 자세한 내용은 양상 논리 참조.

철학적 논리학(philosophical logic)이란 표준/비표준 논리를 막론하고 철학의 여러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논리 체계들 및 그에 관한 논리철학적 연구를 포괄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예컨대 양상 논리는 타 분야보다도 철학에서 특히 많은 관심을 갖는 논리체계이며, 부사구 수식이나 사건 존재론 등에서 나타나는 논리적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고안된 논리체계 또한 있다.(가령 의도를 연산자로 도입하는 체계가 있다.)

2.2.3 메타 논리

Metalogic. 메타논리학이란 논리체계에 대해서 성립하는 속성들을 탐구하는 논리학의 중요한 영역이다. 쿠르트 괴델불완전성 정리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잘 알려진 괴델의 불완전성 증명 역시 이들 연구에 빚짐과 동시에 큰 영향을 끼쳤다. 뿐만 메타논리의 성과는 전산학이나 컴퓨터과학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대표적인 메타논리적 속성으로 완전성(completeness), 건전성(soundness), 조밀성(compactness) 등의 속성이 있다. 메타논리학의 연구영역으로 크게 4가지 영역이 있다.

  • 계산가능성 이론(회귀함수 이론)
    • 어떤 것이 기계적으로 계산 가능한지 혹은 결정가능한지에 대해서 탐구하는 분야. 잘 알려진 튜링머신에 관련된 논의가 이루어지는 영역이다. 어떤 체계에서 주어진 문제가 튜링머신을 통해서 해결가능한지의 문제나 어떤 해결방법이 튜링머신의 해결방법과 동등한지 등의 문제들을 다룬다. 결정가능성(decidability)역시 큰 주제중 하나다.(결정가능성이란 어떤 체계에서 주어진 문장이 그 체계의 정리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기계적 절차가 존재하는가에 관한 문제)
  • 모형 이론
    • 어떤 체계의 언어표현의 의미에 대해서 다루는 분야다. 주로 1차언어의 표현의 의미와 그 구조에 대해서 탐구하는 분야이다. 주로 귀결개념과 관련된 문제들을 다룬다.
  • 증명 이론
    • 모형이론이 언어표현의 의미에 대해서 다룬다면 증명이론은 언어표현 자체에 대해서 다루는 구문론적 영역이다. 주로 증명의 구조에 대한 탐구가 이루어진다.

3 역사

3.1 서양

고대 그리스의 논리적 사유는 엘레아 학파제논(1번 항목) 및 프로타고라스, 고르기아스소피스트 사상가들에게서 그 원류를 찾을 수 있으나, 그것이 일정한 학문으로 정립된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러서다. 후대의 연구자들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논리학을 창시할 수 있었던 건 스승인 플라톤의 영향 덕분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품고 플라톤의 저작들을 샅샅이 뒤졌지만 논리학에 관한 아이디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즉 아리스토텔레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다! 《명제론》, 《범주론》 등 함께 뭉쳐져 『오르가논』이라고 불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들에서 삼단논법을 비롯한 고전적인 연역논리의 대부분이 마련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은 이후 스토아 학파 등에 의해 계승되었으며, 명제논리의 많은 부분이 스토아 학파 등 고대 후기의 논리학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보에티우스 같은 철학자를 통해 이어진 논리학은 중세 유럽스콜라 철학에서 매우 중시되었고, 스코투스 등 유명한 스콜라 철학자 중 많은 이들은 논리학에서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고전적인 연역논증이 중세에 확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귀결(consequence)" 개념이 확립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시 중 하나이다.

르네상스 이후 아리스토텔레스주의가 지성들 사이에서 의심을 받게 됨에 되었고, 곧 아리스토텔레스의 핵심적 유산인 논리학 또한 근대에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침체에 접어들었다. 다만 유의할만한 점으로는 그 반작용으로 베이컨 등에 의한 귀납논리의 중요성이 제시된 점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귀납논리의 전통은 까지 이어진다. 예외적으로 라이프니츠는 수학에서 자연수 대신 대수(代數)를 사용하는 것처럼 논리학 역시 자연언어 대신 기호를 사용할 것을 주장하면서, 논리적 보편언어 및 논리적 연산법의 이념, 즉 기호논리학에 해당하는 발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이런 침체가 극적으로 해소되기 시작한 것은 드모르간, 그리고 퍼스 등이 (기호)논리학을 본격적으로 발전시키면서부터였다. 이러한 추세는 프레게페아노, 데데킨트 등이 산수를 논리학으로 환원시키고자 하는 논리주의(logicism)[7]를 발전시키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특히 프레게는 1차 술어 논리 체계를 구체적으로 고안함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내려온 논리학을 근본적으로 탈바꿈해놓았다. 비록 프레게 자신이 <산술의 기초(Grundgesetze der Arithmetik)>에서 제시했던 기획은 러셀의 역설에 의해 좌초되었지만, 논리주의는 오히려 러셀화이트헤드에 <수학 원리(Principia Mathematica>에 의해 계승되었다. 이에 반발한 브라우어의 직관주의, 힐베르트의 형식주의가 등장하는 등 수학 기초론 논의가 활활 타오름에 따라 논리학 또한 급격한 발전을 이루기 시작했다. 힐베르트의 23가지 문제 등은 20세기 초 논리학과 수학 기초론이 얼마나 각광받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증거다.

이런 논리학의 발전 가운데 가장 극적인 사건은 괴델불완전성 정리를 통해 산술 체계를 포함하는 논리체계가 무모순함과 동시에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었다. 이는 논리주의와 형식주의를 끝내 좌초시켰으며, 동시에 논리학이 모형 이론, 증명 이론, 집합론 및 철학적 논리학 등 여러 하위 분야로 분화되어 현대적으로 발전하게끔 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3.2 동양

동양에서는 고대 중국의 제자백가 가운데 혜시, 등석, 공손룡 등 명가(名家) 사상가들 및 묵가(墨家)에서 논리학적 사유의 원형이 발견되긴 하지만, 형식적 학문으로 정립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인도에서는 웃드요따까라 등 니야야-바이셰쉬카 사상가들이 연역법과 유비 추리를 결합시킨 논리학을 정립했고, 디그나가, 샹까라스와민, 다르마끼르띠 등 불교 유식(唯識) 사상가들 역시 논리학에 관심을 두고 깊이 연구하기도 했다.

4 관련 문서

논리학 개념들 및 논리학자 등에 관해서는 논리학 관련 정보 참조.

  1. 영어 logic의 취음이다.
  2. 다만 헤겔에 따르면 방법론으로서의 논리(Logick)와 그런 방법론을 연구하는 논리학(Wissenschaft der Logik)은 구분되어야한다고 한다. 다만 이때 논리학도 논리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연구대상과 방법론은 일치한다고.
  3. 에른스트 투겐트하트는 전통적으로 논리학에 개념, 판단, 추론의 세 가지 영역이 있다고 진단한다: 이때 "개념의 논리학"은 각 문장에서 주어와 술어로 쓰이는 단어들의 특징이나 종류, 즉 범주를 다루고, "판단의 논리학"은 그런 문장의 형식(예. 무한판단, 부정판단)을 다루며, "추론의 논리학"은 전제와 결론 사이의 관계를 다룬다. 투겐트하트는 프레게 이후 현대 논리학이 추론만을 다룬다고 주장한다.
  4. 배중률(law of excluded middle)과 혼동할 수 있는데 이가원리는 의미론적 개념으로 한 명제의 진리치는 참과 거짓 둘뿐이라는 얘기고 배중률은 구문론적 개념으로 [math]\phi \vee \neg \phi[/math] 형태의 명제들을 공리(axiom)로 채택한다는 뜻이며 명제의 진리치와는 관련이 없는 개념이다.
  5. 예를 들어 간접적 귀류법과 이중부정규칙를 거부한다. 사실 간접적 귀류법과 이중부정규칙은 동일한 규칙으로 볼 수 있다. 수리 논리학 항목 참조.
  6. 반면에 배중률은 받아 들이지만 이가원리는 인정하지 않는 비표준논리가 있는데 그 예가 초일관논리(paraconsistent logic)다.
  7. 19세기 이후 기존 수학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가졌던 수나 도형 같은 직관적 개념들 대신 순수 공리체계가 중요해짐에 따라 촉발되었으며, 자연수를 집합론적으로 정의한 데데킨트-페아노의 업적 또한 논리주의적 기획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