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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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Br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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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놋쇠라고도 부른다. 한자로는 말 그대로 누를 황자에 구리 동자 쓰는 황동(黃銅). 일본어로는 신주[眞鍮, 진유]라고 하며, 일본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건설 현장 용어에서도 이 표현이 많이 쓰인다.[1]

구리아연의 합금으로 비율은 대략 구리:아연이 6:4 혹은 7:3이다. 비율에 따라 6:4비율은 사륙황동, 7:3비율은 칠삼황동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하면 구리의 색이 밝아지면서 노란 빛을 띠게 된다. 게다가 연성이 강해져서 가공이 쉬워지는데, 이 색깔이 과 아주 비슷해서 주로 고급 악기나 장신구등에 쓰인다. 예를 들면 색소폰관악기류가 여기에 해당. 황동으로 만든 관악기들을 브라스 밴드(Brass Band)라고도 부른다.

이외에 '금색으로 되어 있고 값싼 것'들은 대부분 황동이라고 보면 된다. 여행가서 사는 싸구려 금색 장신구 같은 건 황동일 확률이 백퍼센트다. 보통 흔히 볼 수 있는 금속제 열쇠 중에서도 이것을 사용한 예가 많다. 또 군대 계급장도 한 때는 황동제여서 영어 Brass 라는 단어는 군 장성 등 고위 군인 또는 군대조직 자체를 말하기도 한다.

스팀펑크에도 기계 장치들이 주로 이것으로 되어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그 가공의 용이성으로 인해 스팀펑크의 모태가 되는 시대의 정밀기기들이 대부분 황동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또 골드 러시때 발견된 금이나 연금술로 납을 금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던 것들은 사실 대부분이 황동으로 사기치는 것이었다고 한다.

가공의 용이성과 인체에 무해한 특성, 그리고 최근 들어 항균에 탁월하다는 것이 알려져 식기나 고깃집 불판으로의 사용이 늘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에서도 안성 놋그릇(유기)가 전통적으로 매우 유명했다. 다만 할머니들 중에는 놋그릇 하면 치를 떠는 경우가 많은데, 설거지가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놋쇠 제기의 경우, 보관 중에 녹이 스는 경우가 많았다. 구리의 녹인 녹청은 독성이 강하므로 제거해주어야 하는데, 이것은 표면에서 잘 떨어지지 않으므로 기와를 깨뜨려 만든 사금파리 조각과 지푸라기 등으로 죽어라 문질러야 했다. 물론 지금은 대형마트 등에서 광약을 사와 천에 광약을 묻혀 잘 문질러 닦은 뒤 다른 천이나 종이로 닦아 광약을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더운 물로 씻어 광약을 완전히 씻어내면 된다. 때문에 예전처럼 고생할 필요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그럴 필요가 없는 다른 그릇과 달리 별도로 시간을 들여 문질러 닦는 것은 상당히 고생스런 일.조금만 관리 잘못하면 갈라지는 저질 목기보다는 낫지만

이렇듯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지만 황동이 무엇보다도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탄피다. 쉽게 깨지거나 찢어지지 않는데다(즉 연성이 좋다), 적당히 항복강도가 높으면서도 탄성계수는 철(대부분의 총포에서 약실의 모재료)에 비해 낮으므로, 황동은 탄피로서 가장 이상적인 재질이다. 특히 순간적인 압력변화는 크면서도 크기의 제약 때문에 두껍게 만들기는 힘든 소구경탄(즉 돌격소총, 권총등 개인화기용)의 경우 대부분 황동으로 만들어진다.

이러다보니 황동은 현대 인류에게 있어 중요한 기초 군사자원 가운데 하나가 되었고, 하루도 분쟁이 끊일 날이 없는 지구촌이다보니 어디서 어떤 형태로든 수많은 황동이 탄피로 가공되어서 소모되고 있다. 워낙 엄청난 양이 소모되기 때문에 황동의 가치와 가격은 황동 탄피가 개발된 이후로 엄청나게 뛰어올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러시아등 동구권에선 생산성과 가격등의 이유로 강철 탄피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작동 신뢰성이 황동 탄피에 비해서 떨어진다. 기관포등 대구경탄의 경우엔 소구경탄처럼 압력변화가 심하지는 않기 때문에 알루미늄이나 티타늄(...)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군대 가서 사격 후 탄피를 유별나다 싶을 정도로 극성스럽게 회수하려 혈안이 되는건 이런 이유도 있다. 은근 몸값 있는 물건이니...[2] 물론 이런 평시 이야기고 전시에는 그런 거 없다. 물론 전시에도 될 수 있으면 회수하려고는 한다. 천하의 지구방위대 미군도 꼭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회수하려 든다.[3] 그 깟 탄피라고 우습게 여기면 뼈아프다. 실제로 미군이 탄피 회수 그딴거 신경 안 쓰던 월남전 당시 파병된 한국군이나 주변 관계자들 중에 탄피를 긁어모아 귀국 후 내다팔아 돈 좀 만졌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존재한다.

공업용으로 쓰일 때에는 가스통같은 압력용기의 연결부분에 많이 사용되는데 굳이 황동을 사용하는 이유는 접착력이 좋아서 가스가 잘 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밸브에도 많이 사용한다.

샤프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특히 제도 샤프의 경우 적당한 무게감(대략 20~25g 사이)을 위해서 사용하는데, 고급형 제도샤프는 바디까지 황동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4], 저가형 제도샤프의 경우는 바디는 대충 플라스틱으로 만들더라도 선단이나 내부 스프링부분을 황동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소니의 이어폰 XBA-100의 하우징이 황동을 사용해서 만들었으나 코팅이 잘 벗겨진다고 한다.

과거 신라에서 만드는 놋쇠는 특히 품질이 좋아 중국에서 신라동이라 부르며 귀하게 여겼으며,[5]이 기술이 이어져 지금도 한국의 유기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자세한 것은 해당 문서 참조.
  1. 가령 계단의 층계 끄트머리에 미끄럼 방지 용으로 쓰는 황동은 거의 신주라고 부른다.
  2. 물론 더 큰 이유는 탄피를 이용해 실제 몇발이 발사되었는지 계산하여 혹시 모를 탄 유출을 막고자 함도 있다.
  3. 다만 이는 재활용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위치 노출을 막기 위함의 목적 또한 존재한다. 탄피가 나뒹군걸 추적하다 보면 다음 이동 경로가 뻔히 보이게 되며 이는 곧 적군의 정확한 반격으로 이어지기 때문. 아군보다 한 발 앞서 아군의 예상 이동지점에 지뢰를 깔거나 하면...
  4. 황동이 플라스틱에 비해서 당연히 가공하는데 훨씬 힘들고 단가도 높기에 그만큼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5. 이는 신라가 8세기경 구리합금 전문 제작기관인 철유전(鐵鍮典)을 만들고 연구를 거듭한 결과였다. 사족으로 발해의 경우에는 철이 유명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