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Steamp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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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라이즈 오브 레전드

1 개요

SF의 장르 중 하나로 '18~20세기 시절에 21세기 수준의 기술력 혹은 그 이상의 오버 테크놀러지가 있었다면?'을 가정한 일종의 대체역사물의 하위장르이기도 하다. 전자적인 면을 강조하는 사이버펑크와는 다르게, 증기기관 같은 고전적인 기계 장치를 이용하고 있으면서도 기술력 자체는 오버 테크놀러지라는 점이 포인트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과거 배경과 미래 기술력의 만남'이라고 보면 된다.

원래 스팀펑크라는 단어 자체는 사이버펑크 SF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 당시, 이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띠는 (주로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대체역사소설을 쓴 SF 작가 K. W. 지터가, 자신의 소설 및 동료작가 팀 파워스, 제임스 블레이록의 소설들을 가리켜 반농담조로 쓴 말이다.[1] 이후 이 단어의 개념이 확대되어, 지금은 증기기관을 주로 사용했던 유럽산업 혁명 시대를 배경으로 한 SF 장르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2]
1980년대에 절정에 이르렀던 사이버펑크가 상당히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인데 비해, 스팀펑크는 밝고 쾌활하며 코믹한 분위기가 많다. 이는 사이버펑크가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대변하는 반면, 스팀펑크의 배경인 19세기 말은 벨 에포크로 불리는, 인류가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찬 시기였기 때문이다. 물론 설정이나 디자인부터가 유쾌하기 때문인 측면도 있다.[3] 하지만 19세기에 온갖 사상이 새로 생겨났다는 점과, 산업혁명으로 인한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 총과 기관차로 인해 전쟁이 더욱 더 격렬해 졌다는 점을 들어 어두운 모습을 어필하는 작품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4]

'사이버펑크는 근미래를 다루는 SF장르이니 역으로 근과거(?)를 다루는 SF가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까?'하는 게 스팀펑크의 출발이다. 전기 대신 증기기관이 극도로 발달한 패럴렐 월드를 다룬다. 펑크 장르가 늘 그렇듯이 기존 사회의 '타자'를 묘사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 도구로 증기기관 시대에 맞지 않는 마법이나 오버 테크놀러지를 사용함으로서 비연대기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떤 의미로는 크게 보자면 대체역사소설에 들어간다.
겁스 기준으로 보면 테크 레벨/겁스 4판에서 TL5, TL6에 ^[5]를 붙이면 대체적으로 이쪽 기술수준이다.

배경은 19세기인데 어쨌거나 SF에 등장할 만한 로봇이나 거대 비행선 등이 오로지 증기기관기계장치로만 만들어져서 등장한다. 상당히 고풍스러우면서도 SF스러운 느낌이 살아있어 외국에서는 마니아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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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펑크 스타일의 집.[7]

디자인담당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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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펑크 스타일의 노트북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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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펑크 스타일의 MP3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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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펑크 스타일의 USB 키보드.

전체적으로 황동질감의 파이프, 톱니바퀴나 아날로그 계기판 등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예가 황동과 타자기로 튜닝된 스팀펑크 키보드와 모니터.

디자인에 관련해서 특기할 만한 점은 문어, 거미 등의 혐오생물로 인식되곤 하는 동물의 모습을 곧잘 차용한다는 점이다. 아마도 기존의 현대적 디자인과 차별되는 스팀펑크만의 기묘한 느낌에서 이미지가 연상되는 모양이다.[8]

또 한 가지의 특징으로는, 비행이 매우 쉽다.[9]이라는 것이다.[10] 보통 양력이나 부력을 이용하는 디자인이 많은 편으로, 비행체를 띄우기 위해 프로펠러와 증기기관을 붙여 놓는 편이다. 뭔가 덕지덕지 달라붙은 비행선우주선의 중간쯤 되는 것처럼 생긴 기계덩어리가 하늘에 떠 있다면 스팀펑크물이거나, 최소한 어느 정도는 모티브를 차용했다고 볼 수 있다.

관련 작품들을 직접 보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포스터나 스틸컷 정도로도 대략적인 분위기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11] 겉모습은 대략 추가적인 양력 발생장치[12]가 붙은 비행선이 날아다니고, 황동제 기계장치들이 연기를 뿜어대며, 여자들이 부풀린 치마[13]를 입고 다니면 스팀펑크. 비행선이건 뭐건 유선형에 검은색이나 은색인 크고 아름다운 기계들이 돌아다니며, 남녀 할거 없이 양복[14]을 입고 다니면 디젤펑크. 비행선이 날아다니는데 풍선 부분이 사실은 하이테크 병기들로 꽉 차있고, 전뇌공간을 돌아다니며 인간과 구별이 힘든 안드로이드 같은거 돌아다니면 사이버 펑크로 볼 수 있다.

판타지에 등장하는 기계나 과학기술도 보면 스팀펑크 스타일인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판타지 자체가 중세 유럽에 기반했기 때문이기도 하고,[15] 분위기도 살릴 겸 쌍방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인 듯하기도 하다.

스팀펑크가 19세기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주제인데 반해서 증기기관만 등장하면 개나 소나 스팀펑크라고 치부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디젤엔진만 등장한다고 해서 무조건 디젤펑크라고 불리지 않는 것처럼, 스팀펑크에 있어서는 증기기관보다는 작품의 전반적인 주제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즉 증기기관만 나온다고 스팀펑크는 아니라는 말이다.

참고로 디자인적으로 스팀펑크와 디젤펑크는 혼용되어 배치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럴 때는 보통 스팀펑크가 기술적으로 고도화 되면서[16] 디젤펑크화하거나, 또는 디자인 하는 사람이 두 가지 요소를 구분하지 않고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17] 더군다나 스팀펑크가 인지도가 높다 보니 디젤펑크도 싸잡아 스팀펑크로 취급당하는 일도 자주 있다.

서양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에서는 그다지 대중적으로 각광을 받는 장르는 아니다. 물론 한국에도 개인적으로 열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세가 된 적은 없다. 스팀 펑크는 기본적으로 19세기, 그것도 벨 에포크 시대에 대한 향수가 기저에 자리잡은 장르인데, 이런 건 한국을 비롯한 제3세계에는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는 요소이다. 벨 에포크 항목을 참조. 한국에서 스팀 펑크와 디젤 펑크를 헷갈려하는 이유도, 그 근본 자체가 남의 나라의 좋았던 시절을 다룬 장르로, 한국인에게는 그 두 개가 별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영국인에게 스팀 펑크는 자신들의 황금기에 대한 향수가 느껴지는 장르겠지만, 디젤 펑크를 보는 시각은 한국인이 스팀 펑크를 바라보는 시각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문학에서 시작한 장르이지만 음악에서도 이를 차용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18] 스팀펑크에 관련된 음악이나 매니아가 늘어남에 따라 서브컬처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원래 사이버펑크펑크 록의 펑크 문화에서 파생되어 문학과 영화의 한 사조로 정착한 것이, 스팀펑크로 변화한 뒤 역설적으로 다시 음악과 서브컬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스팀펑크 컨벤션 영상
2011년 스팀펑크 콜렉션 영상

고쓰 문화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은 듯하다.

2014년 3월 8일부터 5월 18일까지 약 2개월 동안 예술의 전당에서 스팀펑크 아트전이 열렸다. 티켓 가격에 비해 아쉽다는 평과 스팀펑크의 성지라고 할만한 수준이라는 평이 있는 등 평가는 갈리는 편이다. 다만 오덕의 테이스트에 맞는 복식같은 건 거의 없다. 아시아에선 이런 스팀펑크 전시회가 최초라고 하는데, 희한하게도 그나마 스팀펑크 팬이 많은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첫 선을 보였다.[19] 각종 스팀펑크 소품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가격이 매우 비싸다. 헤르미온느의 타임 터너도 있다.[20]

2 스팀펑크의 요소들

3 관련 작품들

3.1 소설,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3.2 게임

  1. 지터의 《몰록의 밤》(1979), 파워스의 《아누비스의 문》(1983)과 《라미아가 보고 있다》(1989), 블레이록의 《호문쿨루스》(1986) 등이 바로 그 소설들이다. 참고. 이 중에 파워스의 두 장편은 우리나라에도 번역출간되었다. 또한 파워스는 《캐리비안의 해적》 4편의 원작이 되는 판타지 소설 《낯선 조류》(1987)의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 역시 번역되어 있다.
  2. 스팀펑크라는 말을 처음 타이틀에 쓴 책은 폴 디 플리포의 《스팀펑크 트릴로지》(1995)라고 한다.
  3. 대표적인 예로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드워프, 고블린, 노움 등이 있다.
  4. 대표적인 예시로 《9: 나인》이 있다.
  5. 꺾쇠 범례는 '초과학'을 의미. 우리와는 다른 경로로 기술이 발전해서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6. 심지어 집 인테리어를 스팀펑크 풍으로 바꾸거나 사무실 전체를 스팀펑크로 바꾸거나, 가구를 스팀펑크로 바꾸는 사람도 있다.
  7. 샌프란시스코의 Three Rings라는 게임회사의 사무실이다. 궁금하면 구글에 'Three ring office라고 검색해보시길 바란다.
  8. 비슷한 맥락에서 두개골의 이미지 또한 자주 사용된다.
  9. 물론 스팀펑크라 해서 전부 다 비행기나 비행선이 등장하는 건 아니다.
  10. 이는 당시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발명으로 인해 '인간은 하늘을 날 수 없다.'라고 여겼던 당시 사람들이 받은 충격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11. 참고로 가장 대중적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대다수도 스팀펑크다.
  12. 프로펠러 등
  13. 빅토리아 시대 의류
  14. 양복을 안입는 국가 출신은 예외.
  15. 스팀펑크의 모티프인 19세기가 절대 중세는 아니지만
  16. 단적인 예로 증기기관의 소형화나 소형의 개인용 탈것, 동력 비행기의 존재
  17. 심지어 애초에 설정으로 나오는 동력 자체가 증기기관도 디젤 엔진도 아닌 제3의 기관이라서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있다.
  18. 앱니 파크, 닥터 스틸 같은 밴드들이 그 좋은 예.
  19. 그 때문인지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스팀펑크 거북선의 일러스트도 전시되어 있다.
  20. 굉장한 인기 아이템이지만 실물을 보면 의외로 조잡한 끼가 있다.(...)
  21. 이런 전제조건이 없다면 스팀펑크 세계관의 성립조차 어렵다. 18세기의 대포 운반용 증기보일러 자동차가 낼 수 있던 최고속력이 시속 4km였다는 걸 상기하자.
  22. 스팀펑크스러운 요소가 등장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판타지 소설이다.
  23. The Girl in the Fireplace, The Snowmen, The Crimson Horror, Deep Breath 등
  24. 물론 드라마 자체의 중심 소재는 시간여행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이버펑크적인 에피소드들도 적지 않다.
  25. 이것도 분위기가 어두...울 것이다. 아직 2화밖에 안 나왔지만 모치즈키 준이 밝은 작품을 만들 리가...
  26. 작중 요소 자체는 스팀펑크에서 멀지만 시대 분위기가 완전히 근대 풍이다.
  27. 이 작품 역시 엄연히 시대적 배경은 19세기이다. 은혼의 기본 설정은 19세기 말 막부 시절 외계인이 쳐들어와 급격히 사회가 발전했다는 것인데, 실제로 이 만화에 등장하는 것들 상당수가 SF물에 나오는 문물들과 19세기 시절의 그것들을 짬뽕한 듯한 외형을 가진 것들이 많은 편이다. 물론 병맛이 70%를 차지하는 이 만화를 보고 있자면, 그런 기본 설정 따위는 잊어먹게 될 때가 많다.(...)
  28. 정확히는 서부시대+스팀펑크이다.
  29. 1편도 몇몇 곳은 스팀펑크다.
  30. 이전 작들은 스팀펑크가 아니라 디젤펑크다.
  31. 예를 들자면, 작중 보스들인 미친 모자 장수(매드해터)와 재버워크는 태엽과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오토메트론(자동인형)들이다. 모자장수의 성도 스팀펑크 스타일의 기계 공장이다.
  32. 성체력 업글을 안하면 나중에는 중세시대 성채에 초당 두세발씩 나가는 탄도미사일 발사대가 장착되어 있고 거기서 거대로봇과 전투헬기가 출격한다.
  33. Warhammer 40,000》에서도 기계교의 스키타리, 그 중에서도 스키타리 쪽은 살짝 스팀펑크 느낌이 난다.
  34. 스킨 이름부터가 스팀펑크의 말장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