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HEAT(High Explosive Anti Tank), 통칭 대탄. 성형작약효과를 이용하는 탄이다.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이쪽은 APFSDS : Armor Piercing Fin-Stabilised Discarding Sabot. 통칭 날탄)과 함께 대전차탄의 양대 산맥이다. 한국군에서는 흔히 대탄이라고 줄여서 부른다. 밀덕계나 웹에서는 점착유탄이나 철갑유탄 등등과 대비되는 의미에서 '대전차유탄'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1] 마찬가지로 고폭탄 역시 점착유탄이나 철갑유탄 등등과 대비되는 의미에서 사용 목적에서 따온 '대인유탄'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곤 한다.
2 특징
특성상 탄속이랑 관계가 없기 때문에 소형 화기에서 발사해도 제 값을 충분히 한다. 일단 접촉해서 폭발만 하면 되므로 화기에서 발사할 필요조차 없이 그냥 목표에 가져다가 붙여서 터뜨려도 된다. 이러한 특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나치 독일은 성형작약탄에 자석을 붙여 전차의 장갑에 들러붙을 수 있도록 한 흡착지뢰란 물건을 만들었고, 일본 제국은 막대기 끝에다 성형작약탄을 달아놓은 자돌폭뢰란 물건을 만들었다.[2] 따라서 발사거리에 따라 관통력이 달라지는 날탄과는 달리 거리에 관계없이 동일한 파괴력을 보여준다.
이런 이유로 인해 사실 개인이 휴대 가능한 대전차 무기에는 열에 아홉이 성형작약탄을 쓴다. 개인용 대전차 화기의 시초인 바주카부터 가장 유명한 대전차 화기인 RPG-7까지 웬만큼 이름이 알려진 물건들이면 죄다 이 성형작약탄이다.
전차용 HEAT탄은 2차 대전때 독일군이 먼저 채용을 했다. 어느 거리든 일정하게 유지되는 관통력에 탄복한 나머지 7.5cm KWK 40에 GR.38 HL탄과 8.8cm KWK 36에는 GR.39 HL탄을 지급했지만, 정작 자체 시험과 실전에서 이전에 개발했던 대전차화기보다 형편없는 관통력을 보여 주었다. 당황한 과학자들이 여러 실험을 통해 도출한 결과 강선이 탄을 회전시키는게 오히려 먼로-노이만 효과를 방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걸 알았을 때 이미 전쟁은 끝나가고 있었고 이렇다 할 해결책도 만들지 못한 채로 전쟁이 끝났다(...).
그리고 전후 미군은 다가오는 차기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대구경 전차포를 만들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성형작약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군도 회전 문제점을 알고 있었기에 골치 아파 했으나, 육군의 한 연구소에서 탄의 겉면에 베어링을 설치해서 탄의 회전을 막고 꼬리에 안정 날개를 다는 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 즉시 바로 탄이 제작되어 M431이라는 제식 명칭까지 주어졌다. 그리고 회전이 안 걸리는 활강포에서 사용되어 날탄과 함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괜히 승리의 미군이 아니라니깐
파일:Attachment/대전차고폭탄/sheridan.jpg
105mm M456 대전차고폭탄, 75mm 날탄, 105mm M735 날탄의 살상율 비교표. 105mm M456은 관통력이 400mm 정도로 대략 관통력 250mm인 75mm 날탄과 2km에서 300mm를 약간 넘는 M735보다 관통력이 높음에도 격파 확률은 턱없이 낮다. 여담으로 M735의 T-62 격파 확률이 77%, T-72 격파 확률이 22%였다.[3]
다만 관통력이 거리와 관계없어 위협적이긴 해도 관통력만 높을 뿐, 차량 내부에까지 피해를 입히는 2차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실제로 4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 전차가 HEAT탄 4발에 관통되고서도 자력으로 귀환한 예가 있는데, HEAT탄이 아니라 날탄 4발이었다면 수리가 아니라 재생[4] 처리를 했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확실하게 파괴하는 데는 은근히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뜨거운 메탈제트가 차량 안을 불가마로 만든다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방식을 사용한 무기로 전차를 잡을 때는 반드시 2~3발 이상의 탄을 일기에 집중해서 쏴야 확실히 잡을 수 있다.
물론 메탈제트가 탄약고나 연료통을 지나간다면야 유폭으로 내부가 불지옥이 되지만 탄피 부분에 맞는으면 그냥 불이 조금 나다가 말아버리며, 엔진이 경유를 쓰는 디젤엔진이면 연료통이 오히려 메탈제트를 흡수하는 방호재가 되어버린다. 한마디로 1발 맞고 즉시 전차가 대폭발을 일으키는 럭키샷이 아니라면 닥치고 몇 발 더 날려주라는 이야기다.
폭발시 장갑에 너무 가깝거나 혹은 너무 멀 경우 관통력이 극단적으로 떨어진다. 공간장갑은 여기에 착안해서 만들어졌다. RPG-7의 이상하게 길쭉한 탄두나 판처파우스트3의 대롱이 달린 탄두는 바로 이를 막기 위해 적정거리를 벌려놓은 것. 그리고 메탈제트가 위력을 발휘하는 사이에 일어날 정도로 반응이 빠르다면 다른 폭발등이 간섭해서 또 관통력이 극단적으로 저하한다. 반응장갑 또한 잘 뚫지 못한다. 단 해당 항목을 보면 알 수 있듯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반응장갑의 원리는 내부의 폭약이 폭발하는 걸로 방어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앞부분에 빈 공간이 있는 형태상 탄체가 파손되기 쉬운데 탄체가 파손되면 위력이 격감하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닭장을 연상시키는 슬랫아머라는 형태의 증가장갑도 만들어진 바 있다. 그리고 차량 내부가 좁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긴 하지만 전차병이나 장갑차병의 군장이나 잡동사니를 차체나 포탑에 더덕더덕 붙이는 것도 HEAT탄의 위력을 줄이는 간이 공간장갑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성형작약탄이 터질 때 주변에도 폭발력의 일부가 분산된다(관통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30% 남짓). 이걸 이용해서 전차에서는 고폭탄 대용으로 사용하며 이런 경우에 일반적인 고폭탄보다 살상반경은 좁기 때문에 중요 목표에 대해서는 상기한 대로 2~3발 이상 연속사격하는 경우가 많다.
3 평가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보병이 휴대하며 운용할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하며 발사장치에 큰 투자를 할 필요가 없고(운동에너지로 관통을 하는 것이 아니므로 탄속을 극단적으로 높일 필요가 없음)성능 또한 최고의 대전차수단은 아니지만 충분한 위력을 갖추고 있다. 위력의 증대 또한 운동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탄종보다 용이하다.
사실상 주력 전차포들이 발사하는 것을 상정한다면 날탄보다 절대적인 성능은 떨어지므로 주요 목표를 일격에 파괴하는 것은 아니고, 반응장갑 및 공간장갑과 같은 여러 대책들에 취약한 경우도 많다. 그래도 전차급이 아닌 목표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효한 타격수단이며 보병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날탄만 고집할 수는 없다. 특히 날탄의 경우 경장갑차나 아예 비장갑차량 등 소프트 스킨 차량은 아예 아무 피해도 못주고 그냥 관통해버릴 수 있기 때문에 HEAT탄은 전차포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탄종이다. 특히 전차포 외의 대전차 무기 - 즉 무반동총이나 대전차 로켓, 대전차 미사일 등은 HEAT외에는 대안이 없다.- ↑ 중국의 전차 모에화 게임인 강철의 왈츠에서는 처음에 HEAT탄으로 불리다가 2015년 12월 패치때 대전차유탄으로 변경했다.
- ↑ 다만 둘 다 그다지 큰 이득을 보지는 못했다. 그나마 흡착지뢰는 붙이는 데 성공하기만 하면 한 방에 전차를 날려 버리는 것도 가능했기에 시가전 등에서는 그럭저럭 효과가 있었지만 그래도 전차에 근접해야 하는 위험성 때문에 결국 판처파우스트의 등장 이후 사라졌고, 자돌폭뢰는 한 술 더 떠서 화력도 시원찮은데 일단 무조건 근접해서 꽃으면 곧바로 터지는 물건이라서 사용자는 무조건 죽었다. 명불허전.
- ↑ 사진 출처 : R.P.Hunnicutt - Sheridan : A History of the American Light Tank Volume 2. Presidio 1995
- ↑ 폐처리되어야 할 장비에서 그나마 멀쩡한 부품을 유용해서 망가진 부품만 갈아끼운 다음에 새 장비로 등록하는 것.
리퍼비시정비부대 및 군지사 정비반마저 GG를 친 장비를 국군종합정비창 정도의 플랜트로 보내서 거치는 과정이다. 재생 작업에 들어가는 순간 원래 장비의 등록을 말소하고 재생으로 나온 장비는 새 장비로 등록되는 것을 보면 매우 극단적으로 망가진 장비 취급을 받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