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항목 :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
목차
1 오프시즌
2013년 11월 22일에 피터 보저스와 유망주인 랜달 그리척을 세인트루이스에 내주고 3루수 데이비드 프리즈와 투수 페르난도 살라스를 데려오는 말도 안되는 트레이드를 하며 에인절스의 단장 제리 디포토는 오프시즌 시작부터 신나게 까였다. 프리즈가 예전 기량을 보여줄지도 불확실한데다가 3루 수비가 최악이라... 살라스도 불펜투수로 좋았던 적이 2011년이 전부다.
2013년 12월 10일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삼각트레이드를 해 애리조나에 마크 트럼보와 마이너리거 AJ 슈겔을 내주고 디백스로부터 타일러 스캑스를, 화이트삭스로부터는 헥터 산티아고를 영입하였다. 이로써 위버와 윌슨을 받쳐줄 젊은 선발투수들을 충원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개럿 리차즈와 함께, FA로 팀을 떠난 제이슨 바르가스와 제롬 윌리엄스의 공백을 메꿨다. 이제 블랜튼은 잊자 그리고 메이저리그 현역 복귀를 선언한 마크 멀더 와도 계약했다. 이쪽은 그냥 로또인듯. 또한 지명타자로 72년 6월생 라울 이바네즈를 영입했다. 언제 들어누워도 놀랍지 않을 할아버지지만 커리어 내내 큰 부상이 없었고 13시즌에도 29홈런을 친 선수라, 어느 정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평.
2 스프링 트레이닝
스프링 캠프에서 팀의 좌완 선발 C.J. 윌슨이 갑작스럽게 머리에 공을 맞아 병원에 가고, 복귀하는 듯 하던 마크 멀더는 다시 부상을 당하면서 공 한 번 제대로 던져 보지 못하고 은퇴했으며, 해밀턴은 종아리 이상을 호소하는 등 안 좋은 징조들이 나왔다.
3월 26일 시범경기에서도 성적이 영 좋지 않던 조 블랜튼이 결국 방출되었다.
3월 29일 프리웨이 시리즈 3차전을 마지막으로 시범 경기를 마쳤다. 캑터스 리그 2위의 성적에 알버트 푸홀스와 조시 해밀턴도 준수한 성적을 올렸고 3, 4선발로 활약할 개럿 리차즈와 헥터 산티아고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게다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제러드 파커, AJ 그리핀 등을 부상으로 잃어 선발진이 약화됐고 텍사스 레인저스 2선발, 3선발, 2루수, 포수가 모조리 부상당했기 때문에 DDLR 등 불펜 몇명을 제외하면 전력 손실이 거의 전무한 에인절스가 기회를 틈타 초반에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충분히 지구 우승도 노려볼만하다는 평이 나왔다.
3 페넌트레이스
3.1 전반기
개막 시리즈에선 3월 31일 같은 지구 시애틀 매리너스와 개막전 홈경기[1]에서 10:3으로 탈탈 털렸다. 매리너스 선발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트라웃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1회말에 2실점, 3회말에 1실점을 하는 등 초반에 흔들렸고, 트라웃과 푸홀스, 해밀턴도 안타를 쳐줬지만 초반 3점 이후에는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으며, 선발 제러드 위버는 6.1이닝 4실점을 했고, 불펜에서는 케빈 젭센이 0.2이닝 5실점이라는 거한 방화를 저질러버렸기 때문.
4월 1일에는 겨우 3점만 내며 8점을 내주는 대패를 당했다. C.J. 윌슨은 대량 실점을 하며 6이닝까지 110구를 던지며 겨우 버텼고 마이클 콘은 홈런을 맞는 등 추격조가 답이 없다는 걸 증명했다. 데이비드 프리즈는 에러만 아니었다면 병살이 되었을 타구와 더불어 견제사, 수비 실책 등 공수주 모두에서 폐기물급 활약을 했다. 그나마 라울 이바녜즈가 투런 홈런을 날려줬다. 4월 2일도 패배하며 매리너스에게 시리즈 스윕을 당했다. 거기다 팀의 4번타자 해밀턴이 4월 8일(미국시각 기준) 경기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을 다쳐서 적어도 6~8주는 결장이라는 악재가 일어났다. 4월 11일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는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행크 콩거의 끝내기 몸에 맞는 공이라는 진기록으로 승리했다. 에인절스 구단 역사상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초반 시애틀 매리너스 홈 스윕포함 초반 5경기 1승 4패, 오클랜드 상대로 홈에서 간신히 스윕을 면하는 안습한 행보로 작년과 비슷하게 3~4위 싸움을 하지 않을까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5월부터 점차 팀이 살아나면서 6,7월 승률을 끌어올려 전반기까지 57승 37패 무려 승률 .606이라는 무지막지한 성적을 냈다. 리그 전체 선두이자 지구 선두 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1.5게임차 뒤진 2위. 사실, 에인절스가 이 해 전까지 유일하게 우승했던 2002년 시즌도 초반 20경기는 6승 14패로 , 당시까지는 그냥 시즌 접는 분위기였다.
이렇게 된 데에는 타선의 부활과 선발진의 부활이 큰 공헌을 했다. 팀의 에이스 마이크 트라웃의 활약이야 말할 것도 없고 알버트 푸홀스가 전성기의 모습은 아니지만 전반 20홈런을 치면서 작년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었던 조시 해밀턴의 부상, 라울 이바녜즈,데이비드 프리즈의 끝없는 삽질로 하위타선의 붕괴가 우려되던 상황에서, 뉴욕 메츠에서 주워온 땜빵 외야수 콜린 카우길과 마이너에서 콜업된 C.J 크론, 그랜트 그린등 기대하지 않았던 타자들이 하위타선에서 적절한 활약으로 해밀턴의 공백과 이바네즈,프리즈의 삽질을 깔끔하게 메워준 것이 타선 상승세의 가장 큰 원인이다.
하위 켄드릭, 에릭 아이바의 키스톤 콤비가 하위타선에서 똑딱질을 열심히 해댔고 부상에서 복귀한 콜 칼훈이 에인절스의 새로운 리드오프 히터로 자리 잡으면서 타선을 이끌었다. 여기에 지난해 최악이었던 포수 타선에서 크리스 아이아네타, 행크 콩거가 적절히 활약해주면서 전반기 동안 팀 득점 리그 1위에 올랐다. 타선 부활에 방해물이 되던 라울 이바녜즈는 결국 방출되어 캔자스시티 로얄스로 되돌아갔고, 5월초까지 삽질하던 데이비드 프리즈는 손목부상으로 DL에 갔다온뒤 5월 말 복귀해서 6,7월 동안 타율을 끌어올려 전반기 .253으로 타율을 마감했다.
선발진에선 그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정착하지 못하던 개럿 리차즈가 선발 완전 정착뒤 포텐이 터지며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고 제러드 위버의 건재, C.J. 윌슨은 살짝 불안한 가운데 트레이드로 보강한 타일러 스캑스의 활약, 그리고 스캑스의 부상과 헥터 산티아고의 롤코투를 완벽하게 메꿔준 맷 슈메이커라는 새로운 얼굴이 로테이션을 지탱해주었다. 불펜진에선 마무리 에르네스토 프리에리가 거하게 불을 지르면서 쫓겨나듯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제이슨 그릴리와 트레이드된 가운데 비싼 돈주고 산 조 스미스가 대신 뒷문을 확실히 잠가주며 새로운 마무리가 되었다. 그 외 케빈 젭센, 마이크 모린, 페르난도 살라스 등 필승조의 활약도 고무적. 여기에 위태위태하게 돌려막던 마무리 자리에 휴스턴 스트리트를 보강하며 후반기 조 스미스를 다시 셋업으로 돌릴 여유도 생겼다.
3.2 후반기
이전부터 루머로 나오던 마무리 돌려막기 문제 해결을 위해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마무리 투수 휴스턴 스트리트와 트레버 고트를 데려왔고, 대가로 팀내 1위 유망주 테일러 린지를 내준다고 했을 때 에인절스 팬덤은 디포토가 웬일로 한건을 했냐는 반응이 나오려고 했으나 R.J. 알바레즈에 엘리엇 모리스, 호세 론돈등 황폐화가 된 에인절스 팜에서 그래도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유망주들을 모조리 샌디에이고에 퍼주고 1.5년 계약의 마무리 투수를 데려온 덕분에 에인절스 팬덤은 디포토는 어디 안 간다고 분개.
이는 지난 몇년간 저스틴 스파이어,브라이언 푸엔테스,페르난도 로드니,스캇 다운스,에르네스토 프리에리,조 스미스등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스캇 쉴즈가 떠난 후 제대로 검증된 800만 달러 이상은 줘야하는 특급~A급 마무리 대신 3~500만 달러대의 B급 이하 클로저 또는 A급 셋업맨을 데려다 클로저로 돌려막기한 댓가. 푸엔테스,로드니같은 B급 클로저는 그냥 망했고, 다운스,프리에리는 셋업맨으로 와서 마무리처럼 구르다가 두달도 못가 퍼지고 다른 불펜으로 돌려막던 상황을 생각하면 그나마 검증된 마무리인 휴스턴 스트리트를 1.5년 비교적 싼값에(2015년 900만 달러의 팀 옵션) 쓰는 만큼 C.J크론,타일러 스캑스 같은 빅리그 승격된 신예를 지키기 위해 팜이 털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쨌든 큰 출혈을 감수하고 영입한 스트리트가 호투를 펼치며 부담을 던 불펜이 살아나나 싶었지만, 후반기부터 시작된 다른지구 플옵 컨텐더들과의 하드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다시 타선이 트라웃의 부진과 함께 내리막으로 빠지면서, 오클랜드와의 격차를 좁히는데 실패한 채 8월을 맞았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첫 13경기에서 매리너스,오리올스(홈),타이거즈,오리올스(원정)를 만나 7승 6패를 했는데 이중 1경기를 뺀 12경기가 2점차 이내, 그중 4경기가 연장 12회 이후에야 승패가 결정날 정도로 불펜 혹사가 심했기 때문에 8월 이후 불펜이 시즌 초처럼 다시 퍼질 가능성도 있다. 8월 1일자로 타일러 스캑스가 토미 존 서저리 진단을 받아 이탈하면서 더욱 투수진의 뎁스가 약화된 상황.
탬파베이 원정을 마친후 8월 4일~7일까지 펼쳐진 지역 라이벌 다저스와 프리웨이 시리즈 4연전 첫 경기에서는 그레인키를 1회에 괴롭히며 4점을 뽑고, 이후 해밀턴의 쐐기 홈런을 뽑은 뒤 개럿 리차즈의 완봉으로 다저스를 제압한 뒤 5일 2차전에서도 초반 커쇼를 괴롭히며 3점을 뽑아내고, 8회초에도 푸홀스가 동점 홈런을 뽑아냈으나 9회말 데이빗 프리즈의 어이없는 송구 에러로 끝내기 야수선택으로 2차전을 내준다. 홈으로 돌아와 펼쳐진 6일 3차전에서는 후반기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던 댄 해런에게 7.1이닝동안 단 1점만 뽑아내며 틀어막혀 2:1로 패해 위닝시리즈를 내줄 상황에 놓였다. 7일에는 부진한 팀 에이스 C.J. 윌슨이 나와 류현진과 격돌하지만 윌슨은 초반부터 흔들리던 것이 결국 5회 2아웃까지 잡고 4실점을 하며 마운드를 내려갔으며, 에인절스 타선은 류현진을 상대로 단 2개 안타와 1개 볼넷, 몸에 맞는 공 1개만 겨우 뽑아냈을 뿐 류현진의 호투와 중요한 순간마다 다저스의 호수비에 막혀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하며 4차전까지 내줘 1차전을 잡고 남은 3경기를 모두 내주는 루징시리즈를 기록하고 말았다. 오클랜드가 템파베이를 상대로 루징시리즈를 기록하며 주춤할 때 다저스를 이기고 지구 선두를 잡으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이제 펼쳐질 오클랜드와의 선두 쟁탈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오클랜드 입장에서도 똑같이 타선 부진으로 상대적으로 쉬운 스케줄을 가졌음에도 에인절스와의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는 것은 에인절스의 후반기 추격에 희소식.
8일 경기를 무기력하게 내준 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3연전에서 클레이 벅홀츠를 상대한 두 번째 경기는 말 그대로 이긴 x신을 가리는 경기가 연장 19회말까지 펼쳐지다가 푸홀스의 끝내기 홈런이 나오며 간신히 승리. 결국 보스턴 상대로 홈에서 1승 2패했다. 필리스와의 인터리그 홈 2연전을 전승한 에인절스는 8월 16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타자들의 활약과 선발 슈마커의 역투로 5:4로 한점차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 지구 1위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에이스인 훌리오 테헤란을 내세운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하면서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지구 1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한때 6게임 넘게 벌어진 상태였고 오클랜드가 포스트시즌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 각 팀 에이스급 선수들을 트레이드해온 무지막지한 전력임에도 이렇게 지구 1위를 비록 시즌중이지만 탈환했다는 점에서 2014시즌 에인절스의 엄청난 상승세를 볼 수 있다. 하지만 8월 20일 경기에서 개럿 리차즈가 남은시즌은 물론 내년 시즌도 장담못할 부상을 당하면서 선발진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리고 8월 28일부터 8월 31일까지 에인절 스타디움 오브 애너하임에서 펼쳐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지구 우승을 놓고 다투는 중대한 홈 4연전에서 C.J. 윌슨-제러드 위버-코리 라스무스-맷 슈메이커라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선발 매치업에도 불구하고 상대 선발 소니 그레이-존 레스터-제프 사마자-스캇 카즈미어를 모두 도장 깨기 잡아내며 시리즈 스윕에 성공, 9월을 앞두고 게임차를 5게임차로 늘리며 사실상 디비전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9월 10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아메리칸리그 8월의 투수상을 수상한 슈메이커의 호투로 8:1 승리를 거두며 14시즌 처음으로 90승에 선착하게 되었다. 이날 경기의 승리로 7연승을 달리며 리그 2위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승차를 9경기로 벌렸다. 이제 남은경기에서 9승만 추가하게 되면 지구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9월 17일, 지구 우승을 하는데 필요한 매직넘버가 2개인 채 시애틀 매리너즈와 홈구장 에인절스 스타디움에서 맞붙었다. 선발 윌슨이 7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고 불펜 투수들도 호투를 펼치며 5: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리그 2위 오클랜드와 텍사스의 경기에서 오클랜드가 마무리 두리틀이 신나게 불을 지른 결과 6:1로 패배하며 5년만에 지구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4 포스트시즌
모든 에인절스 팬들이 동의하는 사실은, 2014년에 우승 못하면 언제 우승 할 수 있을 지 장담 못한다 는 점이었다. 에인절스의 타선은 대부분의 주전이 30대이고, 노쇠화 곡선이 서른 초반도 모자라 20대 후반으로 급격히 당겨진 메이저리그의 추세를 생각해볼 때 주전 선수들 대부분이 언제 노쇠하가 시작되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이며 실제로 급격한 노쇠화를 겪었다. 가장 돈 많이 받는 두 명이. 그나마 알버트 푸홀스는 사람같이라도 쳐 주지만 받는 돈은 신처럼 쳐 달라고 받는 돈이긴 하다 조시 해밀턴은...
그리고 이미 너무 많은 거대 계약, 악성 계약에 둘러싸여 앞으로 노쇠화가 시작된 선수가 생겨날 경우 돈을 들여 FA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하기도 힘들다. 이미 1억 5천만불로 에인절스의 페이롤은 거의 한계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팜이 좋냐 하면, 스카우터들에게 역대급으로 황폐한 팜 이라는 소리를 들은 게 에인절스 팜이다.(...) 그나마도 시즌 중반 휴스턴 스트리트 영입을 위해 없는 유망주를 박박 긁어 내 준 뒤 정말 향후 삼 사년간 제대로 된 선수 승격을 기대해 보기 어려운 팜이 되었다.
즉, 2014년이 아니면 정말 앞으로 수 년간 우승할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다행히 2014년 전력은 일단 나쁘지 않았다. 야수진의 수비와 공격을 합산한 기여도는 다저스에 이어 리그 2위 이며, 선발진도 불펜진도 아주 강한 것은 아니지만 쓸만하다. 만약 에이스 개럿 리차즈가 부상으로 빠지지만 않았어도 말이다.
그러나 확고부동한 에이스를 잃음에 따라 에인절스의 선발진은 순식간에 약화되었다. 불펜진은 그래도 스트리트의 영입으로 견고해 진 상태지만, 철벽 불펜이라고까지 부르기에는 어폐가 있었다.
결국 에인절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한 방법론은 단 하나. 트라웃과 푸홀스가 뻥뻥 홈런을 쳐대고 타선이 미쳐날뛰며 화력전으로 끌고 가야 한다. 에인절스 투수들이 상대 타자들의 포화를 맞아 곤죽이 되어도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심정으로 상대 선발과 불펜을 그 이상으로 초토화 시켜야 했는데...
4.1 디비전 시리즈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디비전 시리즈 상대로 결정되었다. 에이스 제러드 위버가 1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캔자스시티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면서 많은 힘을 소모했기에 에인절스 입장에선 우세를 기대해볼만 했는데...
4.1.1 10월 2일 : 1차전
에인절스의 선발은 위에 언급한 것 처럼 제러드 위버, 로얄스의 선발은 지난 해 까지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선수이자 위버의 대학 절친 제이슨 바르가스. 선발 대결에서는 에인절스가 살짝 앞서는 것 같기도 했지만, 어차피 위버 역시 더 이상 에이스라 부를 수 없는 수준의 평범한 투수가 되었고 세이버 스탯을 보면 오히려 바르가스가 앞서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타선의 위협도만 따지고 보면 누가 봐도 에인절스의 압승이었는데...
이번 경기도 역시 지금껏 로얄스가 해 왔던 것 처럼 스몰볼을 이용해 한 점 한 점을 따 냈지만 그 때마다 에인절스는 솔로 홈런으로 응수하며 2 대 2 상황이 되었다. 양 팀 선발 바르가스와 위버는 나름 할 만큼 해 주었다. 결국 에인절스의 강타선을 바르가스가 2 실점만 하고 버텨내자 로얄스는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진을 투입해 에인절스를 틀어막기 시작한다. 선수들에 대한 분석과 대비도 완벽해서 마이크 트라웃을 약점인 몸쪽과 높은 공으로 4타수 무안타, 푸홀스를 5타수 1 볼넷 으로 봉쇄한 게 주효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에인절스가 기회를 못 잡고 놓친 것도 너무 컸다. 특히 7~10 회에 네 번이나 선두 타자가 출루했는데도 한 점도 따 내지 못한 게 패인. 물론 로얄스의 수비진이 잘 해 준 것도 있다. 중견수 로렌조 케인은 1회 홈런성 타구를 잡아냈고, 아오키는 외야에서 훌륭한 수비를 두 번이나 보여주며 에인절스가 앞서 나가는 걸 막았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고, 리그 최저 홈런을 기록한 팀인 로얄스가 11회 초 무스타카스의 솔로 홈런으로 결승점을 찍는 의외의 모습과 함께 단기전이기에 변수가 넘쳐 흐르는 포스트 시즌의 특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결국 경기는 3 대 2로 로얄스의 승리. 이로써 첫 경기를, 그것도 홈에서 열린 경기를 내 준 에인절스는 상당히 불리해졌다.
당장 상위에서도 말했지만, 에인절스의 선발진은 에이스가 부재중이며 불펜진도 철벽까지는 아니다. 결국 에인절스는 승리하기 위해서 화력전을 펼쳐야 했고, 2:2 대치 상황에서 한 점 쥐어짜내기와 같은 승부는 우리 투수들은 얻어터지고 상대 투수를 공략 못해 큰 점수차로 뒤지는, 팀 특성과 상관없이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적인 시나리오를 제외하면 에인절스가 가장 피해야 할 그림이었다.
4.1.2 10월 3일 : 2차전
2차전도 좀처럼 터지지 않는 방망이가 말썽을 일으키며 연장전에 들어갔다. 트푸해는 합쳐서 1타점만 고작 기록했고, 뭔가 결정적인 한방이 나오려고 하니까 로열스의 호수비와 본헤드 플레이(특히 8회 C.J 크론의 선두타자 2루타로 맞은 무사 2루 찬스에서, 크리스 아이아네타가 친 얕은 중견수 플라이때 대주자 콜린 카우길이 무모한 3루 진루 시도후 주루사가 결정타가 되었다.) 막히는 등 타선이 뭔가 활로를 열어주지 못하다가 11회초 에릭 호스머에게 2점 홈런을 맞으며 무기력하게 2차전까지 내준 상태로 적지인 카프우먼 스타디움에서 매우 불리한 경기를 맞이하게 됐다.
4.1.3 10월 5일 : 3차전
1회초 마이크 트라웃이 제임스 실즈를 상대로 마침내 포스트시즌 첫 안타를 선제 솔로홈런으로 만들어내며 기선을 잡는 것 같았다. 하지만 선발 C.J. 윌슨이 알렉스 고든에게 싹쓸이 3루타를 맞으며 1회말 2아웃만 잡고 강판당하는 상황으로 시작했다. 푸홀스가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치며 팀은 이날 2홈런을 쳤지만 1차전처럼 각각 솔로 홈런인데다 로열스도 똑같이 홈런 몇 방을 날려줘서 빛이 바랜 홈런들이다. 결국 트라웃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경기가 끝났고, 에인절스는 로열스에게 시리즈 스윕을 당하는 걸 마지막으로 시즌이 끝난다. 정규시즌 승률 전체 1위와 팀 득점 전체 1위를 과시했던 타선이 득점권 21타수 1안타로 거짓말처럼 침묵했던 것이 뼈아픈 디비전 시리즈였다.
한편, 에인절스는 캔자스시티에게 시리즈 스윕을 당하면서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정규시즌 1위팀이 1라운드에서 3연패로 탈락하는 최초의 팀이 됐다(...)
트푸해 타선이 디비전 시리즈 3경기에서 기록한 성적을 보면
트라웃 : .083 .267 .333 / 12타수1안타 1타점 3볼넷
푸홀스 : .167 .231 .417 / 12타수2안타 2타점 1볼넷
해밀턴 : .000 .000 .000 / 13타수0안타 1타점 0볼넷
이건 도저히 팀의 주축 타자들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처참한 성적이다. 내셔널리그 투수들보다도 못한 기록이다. 스윕패는 이 셋의 극심한 부진이 적지 않은 비중을 가지고 있다.
5 시즌 총평
98승 64패 (AL 1위)
타/출/장 : .259(3)/.322(4)/.406(4), 득점 1위, 도루 11위, 홈런 4위
팀 평균자책점 3.58(7위), 선발 6위, 불펜 7위
팀 수비력 6위 (팬그래프 팀 필딩 UZR기준)
성적 상승의 제일 큰 원동력은 아마도 투수력일 것이다. 제러드 위버와 C.J. 윌슨은 부진했지만, 뜻밖에 개럿 리차즈와 맷 슈메이커가 에이스급 활약을 한 그리고 블랜튼과 핸슨이 사라진 덕분이다. 스캑스와 산티아고는 기대에 못 미치긴 했지만 에인절스의 얇은 선발진을 생각하면 선방. 불펜진도 대단히 좋아졌는데 조 스미스와 살라스의 영입이 성공하고, 프리에리와 바꾼 그릴리도 만족스러웠으며, 시즌중 유망주를 퍼주면서 영입한 마무리 휴스턴 스트리트가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이런 선수들이 안정을 가져오면서 전체적인 멤버들의 방어율이 하락. 불펜진은 철벽까지는 아니어도, 대단히 안정되었다.
타선은 부상 이후 푹 쉬고 돌아온 알버트 푸홀스가 거의 전경기를 나오며 28홈런 105타점으로 선방했고, 마이크 트라웃은 삼진이 폭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신계의 성적을 올렸다. 무엇보다 유망주가 거의 씨가 마른 팀에서 등장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콜 칼훈이 1번타자 우익수로 대활약하고 크론은 트럼보의 빈 자리를 거의 메워줬다. 백업멤버 카우길과 행크 콩거의 성적도 백업으로서 상당히 좋았다. 데이비드 프리즈도 2013년의 부진을 극복하며 선방. 30대에 들어선 베테랑들 하위 켄드릭, 에릭 아이바, 이아네타 그리고 조쉬 해밀턴도 변함없는 성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