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 파스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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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퇴르 유업

1 개요

1986년 최명재 씨에 의해 설립. 최명재 씨는 원래 무역업에다가 택시사업을 하던 인물로, 일본에 여행가서 "진짜우유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우연히 보고 이에 감명, 이 저자를 찾아서 파스퇴르 저온살균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를 한국에 세울 생각을 했다고. 분유나 주스, 발효유 사업에도 손을 대고 있지만 주 업무는 역시 우유. 고가 우유를 위주로 팔고 있다.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에 위치해있다.

2 저온 살균

프랑스의 전설적인 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가 발명한 저온 살균법, 즉 파스쳐라이제이션을 도입해서 만든 우유라서 이름을 파스퇴르로 지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 회사 우유는 비싼 값을 충분히 하기에 아직도 꾸준하게 팔리고 있다. 심지어 저지방우유도 맛있다. 보통 저지방우유는 우유에 물을 탄 듯한 맛이 나는데, 파스퇴르는 그렇지 않고 우유 맛이 확실히 나면서 깔끔한 맛이 난다. 일반적인 SSM이나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저온살균우유라 우유가 잘 안 맞는 사람에게는 그나마 마실만한 우유기도 하다. 다만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은 전성기 때의 제품들보다 깊은 맛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참고로 다른 회사들이 다 쓰는 종이 팩을 저용량 딸기, 초코 우유외엔 절대로 쓰지 않는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사실 종이팩에 뭘 담으면 종이팩 냄새가 배이기 때문에 음료엔 안 쓰는 편이 좋다. 하지만 플라스틱 용기에 담으면 냄새가 더 심하다! 역시 우유는 유리병인건가 파스퇴르 유업시절에는 플라스틱과 유리병 우유 라인이 둘 다 있었다. 기존의 우유회사들과 달리 우유 배달업 또한 주요 사업분야였던 파스퇴르 유업은 배달용 우유는 안전성 문제로 플라스틱으로, 시중에서 파는 우유는 유리병을 사용하였다. 다만 당시 주로 사용하던 유리병은 지금과 달리 안전유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깨지면 엄청나게 날카로웠다.

한국에서 파는 다른 우유들과는 달리 구입하고 하루만 지나도 우유 위에 하얀 입자가 둥둥 떠다녀 사람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데, 이물질이나 상한 것이 아니라 제조과정 때문에 굵은 유지방이 뭉친 것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다.

저온살균 공법으로 제조하다보니 유통기한이 굉장히 짧은 편이다. 파스퇴르 유업 시절에는 유통기한에 적힌 xx일 xx시에서 3시간만 지나면 변질되어 먹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요즘 생산하는 우유는 3~4일쯤 지나도 상하지 않는다... 안타까운것은 그와 비례하게 맛이 떨어진 느낌이 든다.

저온살균 우유 제조 업체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보니, 국내에서 핸드메이드 버터, 치즈 만들기엔 가장 적합한 우유. 보통 팩 우유처럼 초고온살균된 우유는 단백질이 변성되므로 치즈 만들기가 곤란하다.

3 흥망성쇠

파란만장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이미 대기업들이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 분야에 고급우유의 이미지를 내세우며 우유업계의 거대업체인 서울우유, 남양유업매일유업에 도전했고 꽤 성공했으나 대기업 전매특허인 일단 고소와 광고질, 언플질로 주춤하다가 IMF허망하게 망했다. 이후 한국야쿠르트유업에 합병되었다가 2011년 8월에 롯데푸드로 다시 넘어갔다. 응?

최초 창업 시에는 "저온 살균법"(LTLT : Low Temperature Long Time) 을 한국 최초로 도입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소중한 자녀를 위해서는 저온 살균을 한 고급 우유를 먹여야한다는 광고가 성공을 거두면서 성장하였다. 고급 마케팅과 저온살균법이 초고온살균법보다 공정이 복잡하며, 무엇보다 살균이 아니라 멸균으로 분리되는 수준의 균을 사실상 완전히 사멸시키는 초고온 살균법과 비교해서 살균율이 낮은 바람에[1] 세균 함량을 낮추기 위해서 처음부터 원유내에 함유된 세균함량이 한결 낮은 원유를 골라 써야하기 때문에 원유의 단가 차이가 난다. 덕분에 우유값은 당시 판매되고 있던 다른우유들보다 2~3배 비쌌다.

그리고 다른 우유회사들의 회사들이 쓰는 "초고온 살균법"(UTH : Ultra-High Temperature)은 살균도중 단백질이 파괴되어 영양가가 별로 없는 하급 우유라는 주장을 하면서 자신들의 우유는 고급 품종의 젖소에서 나온 원유를 저온으로 처리해서 초고온 살균법으로 살균한 우유보다 상대적으로 영양소가 살아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확실히 소송을 당할 우려가 있다. 먼저 네거티브를 통해서 대기업이 잡고 있는 시장에 진입을 시도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횡포라기 보다는 법적으로 따졌을 때 사실 관계가 만약 주장한 것과 다르다면, 즉 초고온 살균법이 반드시 나쁜 우유에만 쓰이며 단백질이 파괴되어 영양가가 없는 것이 아니라면 파스퇴르의 잘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대기업들의 고름우유, 빨갱이 기업이라는 허위사실유포는 이 보다 더한 더러운 짓이었다. (이 당시의 소송결과 추가바람)

중소기업이던 파스퇴르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시장비율을 차지하기 시작하자 대형업체들은 발끈했고, 파스퇴르를 고소하는 동시에 저온살균에 대한 대대적인 네거티브와 함께 파스퇴르의 광고배경이 빨간색 이란데서 착안해 빨갱이회사 이미지를 입힌다. 파스퇴르는 신문에 상품에 대한 선전과 동시에 끊임없는 하소연으로 맞언플을 시도했지만 언플능력의 차이로 매출은 반토막났다.

반토막난 매출로도 우유 외에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분유 사업에도 진출하였으며 특히 분유 분야에서는 고급재료를 쓴 명품분유 마케팅과 아이의 성장에 따른 맞춤 분유 시스템으로 크게 성공하였다. 이후 최명재는 자신의 재산을 인재교육에 환원하겠다는 취지로 "한국의 이튼스쿨을 만들고자 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를 설립하였다.

언플에 내공이 쌓인 파스퇴르는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우유를 팔아 인재를 키운다"는 식으로 언플을 시도하였으나 대기업들의 "빨갱이 회사가 빨갱이 학교를 만들었다" 라는 맞언플이 먹혀들어가서 이미지 회복은 중박에 그쳤다. 대기업 언플은 수준이 다르다 "그" 민사고가 초창기에는 이런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 지금의 관점에서는 흠좀무.

저온살균 방식과 빨갱이 기업 논란 이후에는 1995년 고름우유파동으로 기존의 유업회사들이 설립한 한국 유가공 협회와 설전을 벌이기도 하였다. 파스퇴르에서 생산하는 우유들은 저온살균우유이기 때문에 원유의 유지방 성분이 남아있어서 개봉 후 하루가 지나면 크림(유지방)이 우유 표면에 굳어서 뜨게 되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유지방이 적은 저지방 우유 또한 마찬가지다.) 이것을 협회와 손잡은 모 언론에서 "파스퇴르가 고름이 둥둥 떠다니는 상한 우유를 판매한다."면서 신문 1면에 대서특필 한것. 이들의 논리라면 유럽 사람들은 죄다 상한우유를 마시고 있는 셈이다. 이후 파스퇴르는 대대적인 신문광고를 통해 우리는 절대 고름우유를 팔지 않습니다라고 광고하였으나, 유가공 협회의 반론광고가 이어지며 진흙탕 싸움으로 변하게 되었다. 결국 보건복지부에서 실험 결과를 내 놓으며 고름우유같은 건 없다라고 일축하며 진화되었다. 제2의 우지파동이 될 뻔한 사건이였다. 하지만 이때문에 저온살균우유시장이 크게 위축되는데 저온살균우유시장에 92년 다우라는 브랜드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남양유업은 아예 철수하게 되었고 파스퇴르 유업자체도 매출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결국 파스퇴르 유업은 회사 설립 초반부터 계속해서 신문지면을 통해 기존의 유업회사들에게 두들겨 맞으면서 서서히 말라죽다가 IMF의 여파로 1998년 10월에 부도가 나버렸다. (1996년에 설립한 민족사관고등학교가 전액 장학제도를 시도하는 등 돈먹는 하마로 작용한 탓도 있다.) 이후 한국야쿠르트에 인수되어 2004년 7월부터 경영권이 넘어갔다.

하지만, 부도 이후 절치부심하여 사업이 어느 정도 풀리고, 짐덩이였던 민족사관고등학교도 '더이상 돈 못주겠다.' 하고 재단에서 지원들 중지하고 다시 재기에 힘쓰고 있다. 민사고에서 손을 떼긴 했어도, 설립자인 최명재가 여전히 학교 재단 이사장으로 남아있는지라 완전히 관계가 끊긴 건 아니다. 민사고에 들어가려면 무조건 파스퇴르 우유 정문을 통과해야하는 지라 방문객들이나 학생들이 수시로 정문을 아무런 제지 없이 통과할 수 있게 해주는 대인배.

과거에는 신문 광고부터 우유팩 디자인까지 1990년대임에도 1980년대 같고 2000년대임에도 1990년대 같은 디자인으로 악명이 높았다. 신문광고 바탕체의 도배 압박과 우유팩 디자인의 형편없음은 악명이 높았다. 그나마 최근 몇 년 전부터 프리미엄 컨셉에 맞게 디자인이 나아졌으니 다행인 셈. 그런 디자인을 고수한데에는 회사 설립자의 공이 지대하다고 카더라.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의 전반적인 제품 디자인 및 광고 스타일의 변경에 주목하자.

파스퇴르유업은 조선일보 1면에 광고를 유달리 많이 냈으며 엄청난 양의 글자수를 자랑하였다. 모델도 없고 제품도 없고 글자와 CI만으로 도배된 그런 특이한 스타일의 광고는 당시 CEO가 직접 구상한 것이라 한다. 찾아서 다 읽어보면 손발이 오그라들 수도 있다. 오히려 호소력은 참 강했던지 그나마 튀는 기업이지만 개성을 잘 갖춰서 그럭저럭 버텨온 전략일 수도 있긴 하다.

4 롯데 인수

2010년 10월 5일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롯데푸드(구, 롯데삼강)가 푸르밀 자리를 채우기 위해 한국야쿠르트로부터 파스퇴르유업의 지분 100%를 인수해서 롯데그룹 계열사가 되었다. 롯데그룹은 원래 '롯데우유'라는 계열사를 통해 유제품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2007년 4월에 롯데우유를 계열 분리하여 현재는 '푸르밀'이라는 독립 기업으로 있다. 물론 푸르밀도 범 롯데계 기업이다.

모 이글루스 블로거는 아래의 10년 전에 나온 파스퇴르 아이스크림 제품을 먹었다(...)고 리뷰 포스팅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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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2년부터 다시 파스퇴르 아이스바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롯데 자회사인 기린에서 나왔던 제품인 '과수원을 통째로 얼려버린 엄마의 실수'와 비슷한 맛이 난다. 모델은 손연재.

5 기타

현재 한국 유업계는 중국시장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 요구하는 저온살균기준을 고온살균에 길들여진 한국 유업계가 맞추지 못하면서 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른 것이다.[2] 남아나는 우유를 탈지분유로 만들어 저장하면서 버티고 있지만 그것도 한계다. 새삼 파스퇴르 유업의 선견지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여담으로 용남고속이 2003년경까지 운행하던 BH115H 차량의 도색이 베이지색 바탕에 아랫부분이 이 회사 CI 순서와 일치하는 얇은 가로줄 도색이었다(파랑-빨강-초록). 이를 버스 동호인들이 "파스퇴르 도색"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1. 저온살균법은 원유 세균의 95~97%가량을 살균할수 있다.
  2. 물론 왕징 같은 한국 주재원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한국 우유가 수입상 등을 통해 팔리고 있다. 솔직히 중국 우유는 우유 씻은 물 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