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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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Attachment/엘론드/elrond.jpg

인상적이다
미스터 배긴스, 웰컴백!
헤일 하이드라!!

Elrond Half-elven. 실마릴리온, 호빗,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요정. 배우는 매트릭스시리즈에서 스미스 요원으로도 등장했던 휴고 위빙. 깊은골의 주인이며, 또한 요정의 세 반지 중 하나인 바람의 반지 빌랴의 주인, 그리고 반요정이라는 뜻의 페레델을 칭호로 가지고 있는 가운데땅의 명사다. 요정의 세 반지 중 하나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높은 사람이다. 이름의 뜻은 별천장 혹은 별의 궁륭(vault of stars). 제1시대 525(혹은 532)년생. 반지의 제왕의 시점에서는 6000세를 훌쩍 넘었다.

에아렌딜엘윙의 첫째 아들로, 쌍둥이 동생은 두네다인 왕가의 시조 엘로스이다. 켈레브리안과 3시대 초에 결혼해 슬하에 쌍둥이 아들 엘라단과 엘로히르, 딸 아르웬을 두었다.[1] 하지만 켈레브리안은 3시대 말에 친정인 로스로리엔으로 가기 위해 안개산맥을 넘다가 오크에게 납치당해 고문을 당했다. 엘라단과 엘로히르가 곧 어머니를 구해 왔고 엘론드가 켈레브리안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으나 정신적 충격이 워낙 커서 치료를 위해 발리노르로 먼저 떠나버렸다.[2] 켈레브리안이 떠난 후에 아르웬은 외가인 로스로리엔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외할머니인 갈라드리엘의 보살핌을 받았다. 3시대 끝에 아르웬이 아라고른과 결혼할 때에도 갈라드리엘이 친정 어머니 노릇을 했다고.

엘론드에게 요정과 인간의 피가 섞였지만 요정으로 여겨지는 것은 그가 요정과 인간 중 하나로 선택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요정을 택했기 때문이다. 말이 요정과 인간이지, 사실 엘론드의 핏줄은 거슬러 올라가자면 웬만한 요정과 인간 분파의 족보를 다 집어삼켜야 할 만큼 복잡하기로 팬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 그에게는 요정의 세 분파인 바냐르놀도르, 텔레리의 피가 모두 흐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위인간(에다인)의 세 가문, 심지어 신적인 존재에 해당하는 마이아의 피까지 섞여 있다. 중간계 세계관에서 좋다고 여겨지는 존재 모두의 후손인 셈.[3] 엘론드와 아르웬의 족보[4]

험난한 인생을 살아온 요정들이 많고 많은 톨킨의 이야기 속에서도 유독 어릴 때부터 평탄치 못한 인생(요정생?)을 살았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발리노르로 도움을 청하러 떠나 버리고, 어머니는 실마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살하는(정확히는 자살한 것처럼 보인) 바람에 어머니 집안의 원수인 페아노르 가문의 마글로르에 의해 길러졌다고. 실마릴리온에서는 마글로르가 엘론드와 엘로스를 불쌍히 여겨 소중하게 길렀다고 하고,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그들 사이에는 우정까지 생겨났다고 쓰여 있다. 원문에서는 사랑(love). 이후 엘로스는 인간을 선택해 누메노르의 초대왕이 되었고 엘론드는 요정을 선택해 마지막 놀도르의 대왕인 길 갈라드의 곁에 남았다. 이후 엘론드는 길 갈라드의 전령(herald)이자 기수(banner-bearer)가 되었다.

엘론드의 거처로 잘 알려진 깊은골은 엘론드가 아직 젊었던(약 1800세 즈음) 이 시대에 처음으로 세워진 것이다. 2시대 1693년, 힘의 반지를 만든 사우론은 에레기온 요정 장인들의 군주였던 켈레브림보르를 살해하고 가장 눈엣가시인 린돈의 요정들을 치기 위해 에리아도르에 전쟁을 일으켰다(사우론의 힘이 닿지 않은 요정의 세 반지는 길 갈라드와 갈라드리엘에게 맡겨졌다.). 이때 출정한 엘론드는 깊은골(임라드리스)에 피난처를 세우는데 전쟁이 길어지자 포위당하게 된다. 이후 사우론의 군대는 길 갈라드의 요정 군대와 누메노르의 연합군에 밀려 격퇴되었고, 임라드리스 역시 포위에서 벗어났다. 전쟁이 끝난 후 길 갈라드는 첫 번째 백색회의를 열어 엘론드를 자신의 부섭정(vice-regent, 혹은 총독)에 임명하고, 요정의 세 반지 중 하나인 빌랴를 물려주었다.[5] 또한 이 회의에서 멸망한 에레기온을 복구하는 대신 임라드리스를 요정의 거점으로 새로이 삼는 것이 결정되었다.

최후의 동맹 전투에는 주군인 길 갈라드와 함께 동생 엘로스의 후손인 엘렌딜이실두르 옆에서 함께 싸웠다. 길 갈라드의 죽음을 지켜본 것은 엘론드와 키르단 둘뿐이었다고. 왕의 사후에는 그의 반지를 물려받아 사우론을 상대로 한 선한 세력들의 저항을 주도하였으며, 사루만한반지를 지배할 욕심에 은거한 이후에는 실질적으로 백색회의의 의장이 되었다. 요정들의 가운데땅 탈출을 도운 키르단이나 은거한 갈라드리엘과 달리 적극적으로 가운데땅의 역사에 관여한 것은 인간의 피가 섞인 반요정이라는 출신이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닐까 싶다.

아라고른을 보고 그가 위대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였으며, 에스텔(희망)이라는 이름을 주고 양아들로 삼아 자신의 저택에서 그를 키웠다.[6] 그의 딸인 아르웬이 아라고른에게 반하자, 아라고른이 왕이 되던 안되던 자신의 딸에게 예정되어 있는 비참한 운명을 예견하고는 고뇌에 빠진다. 그러나 아라고른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 중 한 명이었으며, 그의 기술을 모두 사용하여 부러진 나르실안두릴로 다시 벼려내어 아라고른에게 건내주었다. 다만 3편 왕의 귀환에서 갑자기 직접 갑툭튀해서 건네 주는 건 영화판의 각색이고, 소설판에서는 아라고른이 나르실의 부러진 밑부분을 계속 지니고 다니다가, 반지 원정대가 깊은골에서 출발하기 전에 안두릴로 벼려 주었고, 아라고른은 새롭게 만들어진 안두릴을 지니고 남부로 떠난다.[7] 이후에는 반지전쟁을 후방에서 지휘하다가, 사우론이 몰락한 이후에는 반지 운반자들을 이끌고 발리노르로 건너갔다. 따지고 보면 3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NPC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결정적으로 엘론드가 없으면 아라고른도 프로도도 없었을 테니까.

원작에서는 엘론드를 묘사할 때 '얼굴을 보아서는 도무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으나 기쁘고 슬픈, 수많은 일의 기억이 서려 있고 머리는 그림자처럼 검은데 그 위에 은색 고리가 얹혀 있었다. 두 눈은 맑게 갠 저녁녘 같은 잿빛을 띠고 별빛인 양 반짝였다.'고 묘사하고 있다. 또한 엘론드를 여성화한 것처럼 아버지를 꼭 닮은 아르웬이 루시엔과 가장 많이 닮은 그 시대 최고의 미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엘론드 역시 대단한 미남인 듯 하다.[8] 또한 상당히 먼치킨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치유의 대가[9]이며 대단한 현자이기도 하다. 더불어 예지력도 있다. 아예 요정과 인간을 통틀어 가장 강력하다고 대놓고 써 있기도 하다. 그에 비해 성품은 여름날의 맑은 날씨처럼 온화하다고.

반지의 제왕 실사영화 시리즈에서는 휴고 위빙이 열연했으며 호빗 실사영화 시리즈에도 등장한다. 1편 호빗: 뜻밖의 여정에서는 이실딘[10]을 해독하여 소린의 에레보르 원정을 계속할 수 있게 해주며,[11] 한편으로는 간달프사루만, 갈라드리엘과 함께 신성 회의의 일원으로서 사우론나즈굴의 재림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3편 호빗: 다섯 군대 전투에서는 늘 뒤에서 서포트만 해주던 반지의 제왕 때와는 달리 직접 현장에서 뛴다(...). 돌 굴두르에서, 갈라드리엘을 둘러싼 아홉 나즈굴들에게 '너흰 죽은 채로 있었어야 했다' 라고 일갈하며 덤벼드는 나즈굴들을 사루만과 함께 양학(...)하는 위엄을 보여주신다! 한국판 성우는 故엄주환(KBS 1편), 설영범(SBS 2, 3편). 일본판은 스고 타카유키.[12]

담당 배우인 휴고 위빙스미스 요원 역으로도 출연했기 때문에 이런 식의 패러디가 많이 나왔다.
  1. 여담이지만 3시대에 가운데땅에서 이렇게 다산한 엘프는 엘론드가 유일하다. 엘론드와 비슷한 연배로 추정되는 스란두일도 자식은 레골라스 하나뿐이었다.
  2. 이후 엘라단과 엘로히르 형제는 어머니가 당한 일에 대한 복수로 시간 날때마다 돌아다니며 오크들을 족쳤고, 이때 두네다인 순찰자들이나 아라고른과도 자주 파티플레이를 했다고 한다.
  3. 엘론드의 혈통을 계산해보면 아주 복잡해서 재미있다.(...) 정확히 2/32는 마이아, 3/32는 놀도르, 5/32는 바냐르, 10/32는 텔레리, 12/32는 에다인이라고 한다. 이는 쌍둥이인 엘로스도 마찬가지. 다만 오랫동안 길 갈라드를 모신 최측근이었다는 점과 리븐델에 놀도르가 많이 살고 있다는 점, 페아노리안 사이에서 자랐다는 것과 부계가 놀도르라는 것 때문에 보통 놀도르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혈통으로 따지면 놀도르보다는 텔레리, 곧 신다르 쪽 피가 더 짙기는 하다. 또한 싱골과 멜리안을 시조로 한 신다르 왕가의 유일한 직계 후손이기도 하다.
  4. 참고로 저 그림엔 없는데 갈라드리엘은 올웨의 외손녀이다. 엘론드는 올웨의 형제인 싱골의 고손자이므로, 갈라드리엘의 딸인 켈레브리안은 남편인 엘론드와 외가쪽으로 9촌 사이이며 그의 어머니와 항렬이 같은 아주 먼 친척이기도 하다.(...)
  5. 2시대 말의 최후의 동맹 전쟁에서 길 갈라드가 죽기 전에 물려주었다는 설정도 있다.
  6. 이게 처음은 아니고, 아라고른 이전에도 두네다인 족장들은 다 리븐델에서 자랐고 그 전에도 종종 왕자들이 맡겨졌다. 이실두르의 아들도 리븐델에서 머문 적이 있다. 이는 모두 사우론의 위협에서 엘렌딜의 후계자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7. 덕분에 두개의 탑에서 아라고른에오메르가 각자의 칼(안두릴과 구스위네) 이름을 외치면서 돌격하는 멋진 장면이 영화에서 짤렸다.
  8. 그도 그럴 것이 고조 외할머니가 마이아 멜리안이고 증조 외할머니가 '일루바타르의 자손 중 가장 아름답다는' 루시엔이다.
  9. 나즈굴의 칼에 맞은 프로도를 살려냈으며, 작중에도 여러 차례 엘론드의 치유력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재미있는 점은 요정들 관습에서 치유는 거의 여성의 일이며 치료사들은 정말 시급한 상황이 아니면 전쟁에도 나서지 않는다는 것.
  10. 톨킨 세계관에 등장하는 달빛 문자. 기록될 당시와 같은 계절, 같은 모양의 달빛에 비추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타인에게 비밀을 감추는 용도로 요긴하게 쓰였을 것이다.
  11. 소린 일행이 깊은골에 머무를 때, 엘론드가 첫 식사를 함께 하며 요정들이 악기까지 연주해 준다. 엘론드로서는 상당히 신경써서 대접해 준 것인데...난쟁이들은 반찬 투정에 음악 투정을 하다 분위기 바꾸겠다며 직접 식탁위에 올라가 노래를 부른다. 노래는 그렇다 쳐도 박자를 맞추겠답시고 음식을 사방팔방으로 내던지는데, 대접해준 음식을 내던지는 건 밥상 뒤집기 못지않게 엄청 무례한 행동. 거기다 도둑질에 공용 분수대에서 발가벗고 목욕하고, 가구를 부숴 땔감으로 쓰는 등 온갖 깽판을 다 쳐댔다. 이런 깽판을 다 보고도 싫은 소리 한번 안 하고 숙식을 제공해줬으니 엄청난 대인배.
  12. 엄주환과 스고 타카유키 모두 프레데터의 조지 딜런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