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용비어천가의 구절
조선 세종 29년(1447년)에 간행한 악장 용비어천가의 2장의 첫구절. 바로 다음에 나오는 대구인 '샘이 깊은 물'과 함께 용비어천가의 내용 중에서는 우리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구절이다. 나머지 장에 꼬박꼬박 들어가는 중국 고사가 등장하지 않고 한자도 없이 순우리말로 쓰여 있는데다 높은 수준의 비유를 띠어 가장 문학성이 높다는 평을 듣는다.
참고로 원래는 불휘기픈남간[1] 으로 적혀있으며 이 때문에 가끔 중세 국어의 변화 사례로 들기도 한다.
이 항목의 2, 3, 4는 물론 여기에서 딴것.
2 1970년대의 월간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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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 | 종간호 |
한국브리태니커의 한창기가 발행했던 월간잡지. 1976년 3월에 창간해서 1980년 8월호를 끝으로 전두환의 신군부에 의해 폐간되었다.[2]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순한국어에 가로쓰기였다. 인텔리, 진보적 지식인을 위한 고급 교양월간지 형태를 갖췄으며 지금 봐도 깔끔하고 세련된 편집디자인과 우리말 (옛스러운) 구어체를 지향하는 문장이 특징이었다. 당시의 대중잡지보다는 훨씬 고급스럽고 창작과 비평류의 무크지보다는 훨씬 대중적인 그 중간쯤 잡지였다고 할수있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구독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체로 민중, 지식인 지향의 교양지였는데 특이하게 일찍이 만화에 대한 진지한 비평을 싣기도 했다.(70년대 말에..) 또 일제강점기와 타자기 시대를 그대로 이어받은 옛 한글글꼴에 대한 비판의식으로 연구를 거쳐 새로운 한글글꼴을 만들기도 했다. 다음에 나올 '샘이깊은 물'에 사용했던 '샘이깊은물체' 줄여서 '샘물체'가 그것.
잡지 이외에도 '민중자서전' 시리즈, '한국의 소리'시리즈(LP,CD), 한국의 발견(택리지와 비슷한 지방별 인문지리지) 등을 펴냈다. 한국의 발견 시리즈는 현재도 헌책방에 가면 몇몇 지방이 빠진채로 발견할 수 있다.
폐간 후 1984년 11월에 다시 여성지 컨셉으로 '샘이 깊은 물'이라는 월간지도 발행하였는데 뿌리깊은 나무와 디자인은 비슷하나 내용은 약간 연성적인 고급 교양여성지였다. 이 또한 2001년 11월호로 폐간.
한마디로 70년대말의 잡지로서 편집디자인이나 내용면에서 여러모로 특이하고 대단했던 잡지다. 발행인 한창기는 1997년 2월 3일 작고. 브리태니커는 물론 영어학원을 세워 영어교육을 할 정도로 영어에 능통한 사람이었는데도 한국어에서 일본어와 영어의 잔재를 싫어했던 분이며 나아가 기존 사각틀 글꼴에서 벗어난 한글 글꼴을 연구해 만들고 사용했던 분. 또한 민중의 입말(구어)를 중시해 빤쓰나 난닝구도 역사성을 인정하여 그대로 표준어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실제로 그렇게 표기하기도 했다.
고 한창기의 수집품을 모은 박물관인 순천시립 뿌리깊은나무박물관이 순천시 낙안면에 2011년에 개관했다. 내일로든 뭐든 낙안읍성을 들를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들러볼 만 하다.
1980년 6월호는 7월호와 합본으로 발간되었고, 울고 있는 여자 사진이 표지로 쓰였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 달 날벼락같은 폐간 크리를 먹고 말았다...[3]
2012년 10월 9일 한글날 특집 EBS 지식채널 e 에서 방영 소재가 되었다.
3 소설
이정명 작가의 소설 뿌리깊은 나무. 총 2권 완결.
후에 이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청출어람"이라고 할 정도로 판매량에 비해 훌륭한 소설이라고 보기 어려운 작품이란 시각이 있다. 비슷한 플롯의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과 비교되기도 했다.[4] 드라마에서와 원작의 캐릭터는 매우 다르며, 드라마의 인물이 훨씬 수가 많고 관계도 복잡하다. 특히 "밀본"이란 조직은 드라마 오리지널.
원작은 아예 고증이 대왕 세종이나 신기전 급이었다는 평이 있다. 명나라와 세종대왕이 한판 뜨려고(!!)했다는 스토리부터 압박. 조선왕조실록을 열심히 읽었다는 저자의 말과 달리, 문종의 계비가 사실은 동성애가 아니라 사대주의 관료들의 모함을 받았다는 천추태후삘의 드립을 쳐버렸으며, 정조 때의 이슈인 금난전권이 세종대왕조에 주요한 이슈로 거론된다.[5]
"팩션"이라고 홍보된 마켓팅이 무색한 작품이다.[6] 사민정책이나 훈민정음에 대한 과도한 옹호적 해석도 그렇고. 그리고 최만리와 정인지의 관직이 역사와는 다르게 바꿔서 나온다.[7]
다만 발고증과는 별개로, 추리 과정이나 트릭 사용, 떡밥 회수 과정 등, 추리소설로써의 면모는 볼만하다.[8]
4 드라마
- ↑ 현대어로 풀이하자면 "뿌리 깊은 나무는"이다. "뿌리 깊은 나무"를 중세 국어로 적으려먼 "불휘기픈나모"라고 쓰면 된다.
- ↑ 당시 문화공보부는 사회정화라는 명분으로 정기간행물의 12%를 폐간시켰다
- ↑ 7월호로 끝이다보니까 6월호에 대한 도시전설도 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표현할 수 없어서 시계탑이 5시 18분을 가리키는 사진을 표지로 써서 폐간을 먹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냥 도시전설이다. 실제로 시계를 활용한 표지는 4.19 혁명을 소재로 했던 1978년 4월호였다.
- ↑ 사실 90년대 상당한 인기를 끌은 영원한 제국 역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오마주한 작품이다.
- ↑ 금난전권이 세종때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 당시엔 묻혔다.
- ↑ 가상역사물을 칭하는 팩션이란 단어 자체가 그렇게 역사가 오랜 단어가 아니라서, 사실상 팩션이란 단어의 초기례로 여겨진다. 장르나 장르문학 참조.
- ↑ 드라마에선 대제학이 정인지이고 부제학이 최만리이지만 소설에서는 대제학이 최만리이고 부제학이 정인지로 나온다. 원래는 드라마쪽이 맞다.
- ↑ 단, 어디까지나 국내에서 나온 물로서. 매니아들에게는 이 역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의 준 표절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