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종기도

1 개요

Angelus. 삼종(三鐘)기도.

가톨릭교회에서 기도를 할 때 종을 3번 친다고 해서 삼종기도이다. 라틴어로는 안젤루스(Angelus)라고 하는데, 기도문이 안젤루스라고 시작되기 때문이다. 중세 때 성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이슬람의 기도 관습을 보고 창안한 기도형식이라는 야사 같은 이야기도 전해지지만 역사적인 신빙성은 없다. 하지만 프란치스코회가 전파했던 관습 중에 '종이 울릴 때면 성모송을 낭송하는' 것이 있었는데, 이 관습이 널리 퍼지다가 최종적으로 삼종기도로 정착한 듯하다.


밀레의 명작인 <만종>도 이 삼종기도를 모티브로 그린 것.


한국의 경우 예전에는 아침 6시, 정오, 오후 6시 등 하루 세 차례 종을 쳐서 기도 시간을 알렸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소음 문제가 걸리는 데다[1] 현대에 건립한 성당 중에는 종탑이 없는 곳도 많아서 종을 직접 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서울 명동성당 등 네임드급 성당에 가면 종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2]


만약 미사 시작 시간이 낮 12시 또는 저녁 6시로 삼종기도 시간과 겹치는 경우, 삼종기도를 먼저 하고 이어서 입당송, 입당성가로 이어진다.[3] 가톨릭은 입문자, 예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함정(?)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것도 그 중 하나이다. <매일미사>[4] 등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그것도 제법 긴 기도를 다같이 외우고 있으니 당혹스러울 수밖에.(…)[5] 스마트폰에 설치되는 매일미사 어플을 이용하면 주요 기도문을 볼 수 있으니 이쪽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

기도가 상당히 긴 편이다. 얼핏 보면 짧은 것 같지만, 중간에 성모송을 3번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 부활삼종기도는 이 부분이 없어서 기도가 대폭 짧아진다.

2 기도문

이제는 그냥 기도시간이 되면 앉아서 하든지 서서 하든지 마음대로 기도를 바치지만, 2차 바티칸 공의회 전까지만 해도 연중 평일 모든 시기에는 장궤[6]를 하고 기도를 바쳤다. 주일과 부활시기 등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과 기간에는 부활의 의미를 기억하기 위해 서서 기도를 바쳤고[7], 또 기도를 바칠 때 예수의 거룩한 이름이 나올 때는 고개를 가볍게 숙이고 "이에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에서는 궤배[8] 또는 깊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반적으로 예법을 간결하게 하는 터라, 이러한 옛 형식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또한 지켜야 한다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내용에 특별한 것은 없다.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공경과, 그에 대한 성경 구절(루카 복음서 1, 28 등)을 날마다 되새기는 의미.

2.1 평시 기도문

○ 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

V.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
● 성령으로 잉태하셨나이다.
R.Et concepit de Spiritu Sancto

(성모송 1회)

○ "주님의 종이오니
V.Ecce Ancilla Domini
●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R.Fiat mihi secundum Verbum tuum

(또 성모송 1회)

○ (고개를 숙이며) 이에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V.Et Verbum caro factum est
● 저희 가운데 계시나이다.
R.Et habitavit in nobis

(다시 성모송 1회)

○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V.Ora pro nobis, Sancta Dei Genetrix
●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R.Ut digni efficiamur promissionibus Christi

기도합시다.
Oremus
하느님, 천사의 아룀으로 성자께서 사람이 되심을 알았으니
Gratiam tuam quaesumus, Domine, mentibus nostris infunde;
ut qui, angelo nuntiante, Christi Filii tui Incarnationem cognovimus,
성자의 수난과 십자가로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은총을 저희에게 내려주소서.
per passionem eius et crucem, ad resurrectionis gloriam perducamur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Per eumdem Christum Dominum nostrum
⊙아멘.
Amen.

2.2 부활 삼종기도

부활 시기 한정으로 부활 삼종기도도 있다. 부활 시기에 삼종기도를 할 때에는 무조건 부활 삼종기도로 바친다. 정확히는 예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태중에 모시던 아드님께서, 알렐루야.
말씀하신 대로 부활하셨나이다. 알렐루야.
저희를 위하여 하느님께 빌어주소서. 알렐루야.
동정 마리아님, 기뻐하시며 즐거워하소서.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나이다. 알렐루야.

기도합시다.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온 세상을 기쁘게 하셨으니
성자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의 도움으로 영생의 즐거움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3 예전에 사용되던 기도문

기도서 "천주성교공과(1963년 판)"의 삼종기도문.

3.1 평시 삼종경

○ 주의 천신이 마리아께 보하매,

● 이에 성신을 인하여 잉태하시도다.

(성모경)

○ 주의 종이 여기 대령하오니,
● 네 말씀과 같이 내게 이루어지이다.

(성모경)

○ 이에 천주 성자 강생하사 사람이 되사,
● 우리 사이에 거처하셨도다.

(성모경)

○ 천주의 성모는 우리를 위하여 빌으사,
●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허락하신 바를 얻게 하소서.

빌지어다.
오 주여, 네 성총을 우리 영혼에 태워주사,
우리로 하여금 이미 천신의 보함으로,
네 아들 그리스도의 강잉하심을 알게 하셨으니,
그 고난과 십자가를 인하여
부활하는 영복에 이르게 하시되,
우리 주 그리스도를 인하여 하소서.
⊙ 아멘.

 

3.2 부활 삼종기도 (희락 삼종경)

(망 부활 날 오정부터 성삼 주일 전날 정오까지)

천상의 모후여, 즐기소서. 알렐루야.
이미 너 잉태하신자. 알렐루야.
전에 하신 말씀대로 부활하여 계심이로다. 알렐루야.
우리를 위하여 천주께 빌으소서. 알렐루야.
동정 마리아여, 기뻐하시며 즐기소서. 알렐루야.
주 참으로 부활하여 계심이로다. 알렐루야.

빌지어다.
천주여, 이미 네 아들 오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으로
온 천하를 즐겁게 하신지라.
구하오니 우리로 하여금 그 모친 동정 마리아를 힘입어,
상생의 낙을 누리게 하시되,
우리 주 그리스도를 인하여 하소서.
아멘.

  1. 성당이 있는 동네 주민 전체가 가톨릭 신자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기도 시간에 맞춰서 온 동네로 종소리가 울려퍼진다고 생각해보자. 특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여전히 잠을 자는 새벽 6시에... 비신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소음 공해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대에 건립한 성당들, 특히 주택가 중심에 위치한 성당은 종을 걸어놔도 잘 안 치거나 종탑을 만들지 않는 곳이 많다.
  2. 평화방송 TV/라디오의 아침 6시, 정오, 오후 6시 시보음에서 이 종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종소리 직후에 삼종기도를 방송한다. 단, 라디오의 경우 뉴스를 하는 관계로 정오에는 종소리만 나오고 삼종기도는 나오지 않는다. 세워진 지 오래되고, 주변에 주택가가 없는 혜화동 성당 주변에서도 낮 12시와 저녁 6시 무렵 종소리를 들을 수 있다.
  3. 명동성당에서 진행되는 매일 저녁 6시 미사가 대표적 사례. 종이 울리면 다같이 일어나서 삼종기도를 암송한 뒤 입당성가를 부르면서 미사를 시작한다.
  4. 한국 가톨릭교회의 월간 발행물(1,000원). 미사 경본과 독서집에서 그날그날의 독서와 기도문을 정리한 작은 책자이다. 원래는 미사 경본과 독서집을 개인이 참고해야 하지만 아직 발매되지 않아 가톨릭 신자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다.
  5. 예비자들에게 나눠 주는 <주요기도문> 팜플렛에 삼종기도가 있기는 한데, 좀 뒤쪽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언제 외우는 기도인지 설명이 없어서 알 길이 없다. 물론 예비자들에게 처음부터 이런 세세한 것들을 다 가르치는 것도 좀 무리니 주변에 물어 보면서 차근차근 익혀가는 수밖에 없다.
  6. 무릎을 꿇고 허리와 엉덩이를 세운 자세.
  7. 연중 대축일이라도 그리스도의 부활과 관계가 없다면 장궤를 하고 기도를 바쳤다.
  8. 중세 기사들의 인사처럼 한쪽 무릎을 굽혀 절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