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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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西夏文(xī xià wén)
영어: Tangut script

파일:P388b.jpg

탕구트족 계통의 국가인 서하(西夏)에서 쓰인 표의 문자. 초대 황제 이원호(李元昊) 때 제정되었다.

거란 문자, 여진 문자와 같이 한자에서 모티브를 따왔으나 훨씬 복잡하다. 거란, 여진 문자는 기본적으로 한자를 변형하고 보충하여 넓은 의미에서 한자로 볼 수 있는 문자이다. 하지만 서하 문자는 글자를 만드는 원리는 본땄을지언정 구성 요소들은 근본적으로 새로 만들어서 한자로 분류할 수 없는 수준이며 서하 문자는 한자보다 획수가 미친듯이 많다. 거란, 여진 문자는 한자의 모양을 그대로 따오고 소리만 다른 경우도 많지만, 서하 문자는 새로 만든 추상화된 기호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것들을 합하여 문자를 이룬다.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문자 수는 6000개 이상이다. 읽고 쓰기 어려웠으며 서하가 망하자 이 문자도 덩달아 망했어요.(…)[1] 다만 이런저런 자료들이 많아 남아 있어서 거란, 여진 문자보다는 더 잘 연구된 편으로 중국일본에 전문 연구자들이 있다.[2] 하지만 아직 유니코드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2014년 7월 기준 7.0에도 추가되어 있지 않다.[3]

사실 서하인은 표음문자가 표의문자보다 쓰기 편하다는 사실은 진작에 알고 있었다. 실제로 서하인은 티베트 문자데바나가리 문자로 자국의 언어를 표기한 사례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굳이 불편을 감수하면서 고유의 문자를 만든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우선 서하의 영토에는 서하인 외에 티베트인, 위구르인, 한족들도 살고 있었으므로 언어가 다른 이들이 이해하기에는 표음문자보다 표의문자 쪽이 훨씬 나았고, 서하어일본어와 마찬가지로 동음이의어의 수가 아주 많았기 때문에 표음문자로 적을 경우 의미가 헷갈릴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형태는 복잡하지만, 자연발생적으로 조합된 한자와는 달리 인위적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인지 문자 조합에 일관성이 있는 편이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조합도 존재하지만.

대중문화에 등장한 사례로는 슈팅 게임 선더포스Ⅵ에서 뜬금없이 은하연방이 쓰는 문자로 등장한다.(…) 마찬가지로 뜬금없게도 적세력인 온제국은 몽골어를 쓴다. 전례없는 다양한 게임 음악 작곡가들의 BGM 외주 참여와 더불어 전작들에 비해서 게임의 분위기를 이질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대표적인 장치. 만화 슈토헬에서는 칭기즈 칸이 이끄는 몽골군이 중원을 유린할 때 자신들의 문자를 지키려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 문자가 바로 서하 문자. 글씨체가 묘하게 간지나서 은근히 수요가 있다.

재미있게도 문자로 중국을 대차게 까고 있다. 서하 문자에는 한자의 부수개념에 해당하는 부호들이 있는데 중국을 나타내는 글자를 구성하는 이 부수부호는 「작다」라는 부호와 「벌레」라는 부호를 합친 것이다. 한자에서 주변 '오랑캐'들을 나타내는 문자들 중에 비하하는 게 많은데 서하가 자기네 문자로 카운터어택을 날린 셈이다.
  1. …허나 명나라 말기까지는 옛 탕구트의 후예들이 서하 문자를 사용했다는 기록은 남아있긴 하다.
  2. 국내에서도 외대와 광운대에 서하 문자 사전이 비치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찾아보기 바란다.
  3. 다만 이 로드맵에 따르면 U+17000~U+18AFF 영역에 추가될 예정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