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요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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万葉仮名(まんようがな)

1 개요

고대 일본어에서 한자를 차용해, 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 당대의 일본어를 표기하던 방식. 말하자면 일본향찰. 만엽집을 비롯해 고사기 등의 일본어 고전 문헌에서 주로 쓰여서 만요가나(만엽가나)라는 이름이 붙었다.

2 역사

고대 시대의 일본에는 히라가나가타카나 같은 문자가 없었으므로, 당시 일본에서는 한자를 이용해서 각종 문서를 집필했다.[1] 물론 한문을 그대로 가져다 쓴 건 아니고, 한자 자체의 음과 뜻의 포맷만 빌려 써서 당대 일본어를 표기하려는 시도를 했는데, 이를 만요가나라고 한다.

만요가나가 정확히 언제 성립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고사기, 일본서기, 만엽집 등에서 완성된 형태의 만요가나가 쓰이고 있으므로, 최소한 이 서적들 중 가장 성립시기가 이르다고 생각되는 만엽집이 집필된 시기인 7세기 말경에는 이미 널리 쓰이고 있었다고 생각되어진다. 현재 확인되는 만요가나가 쓰인 가장 오래된 기록은, 1968년 사이타마 현에서 발굴된 서기 471년(혹은 531년)[2]에 제작된 금석명철검(金錯銘鉄剣)에 쓰여진 문구이다.

일부 학자들은 중국의 사서 삼국지 위지 왜인전[3]에 나온 야마타이국의 지명들과 인명 등을 근거로 들면서 이미 이 시기에 만요가나가 쓰이고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주류 학설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다.

3 만요가나의 특징

만요가나의 큰 특징은 역시 한자를 사용하지만 한자의 음과 뜻을 동시에 사용해서 읽으므로, 그 의미가 액면상의 한문과는 전혀 다른 데에 있다.

예를 들면, '此岳尓'라고 쓰고, '此'의 뜻을 빌려 この, '岳'의 뜻을 빌려 おか, '尓'의 음을 빌려 に라고 읽어서 'このおかに(이 언덕에)' 라고 읽는 식이다.

만요가나는 꼭 1문자씩 읽어 나가는 법이 있는 건 아니라서, 누가 일본어 아니랄까봐 神楽声라고 쓰고 ささ라고 읽는 등 변칙적인 독음법도 꽤 있다.

한자의 음 뿐만이 아니라 그 한자의 뜻을 자기 나라 말로 읽어서 표현한다는 점이 신라향찰과 매우 유사하다. 실제로 한국의 교과서 등에서는 잘 등장하지 않는 내용이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 학자들이 만요가나와 향찰 사이의 이러한 유사점을 발견하고 초기 향찰 해독에 강력한 실마리를 제공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껍데기만 한자를 빌려 쓴 한문이고 내용물은 고전 일본어이기 때문에, 고전 한문 읽듯이 한자의 뜻으로만 해석하려고 하면 전혀 해석할 수 없다. 또한 그 내용물도 현대 일본인들마저도 따로 교육을 받지 않으면 해석이 불가능한 당대의 일본어인 고문(古文)이므로, 만요가나로 쓰여진 문헌들을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학습이 필요하다.

또한, 만요가나를 연구하면서 밝혀진 내용 중에 흥미로운 내용이, 현대에는 똑같은 음가를 나타내는 한자라도, 고전 문헌들에서는 단어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어떤 그룹의 특정한 한자만 쓰이고, 또 다른 경우에는 다른 그룹의 특정한 한자만 쓰인다는 점이 밝혀졌다. 해당 내용은 상대 특수 가나 표기법 참고.

성씨나 지명에도 만요가나 비슷한 게 자주 보인다. 특히 한자의 뜻으로 해석하면 어색한데 정작 그 단어의 발음으로 해석하면 일본어에 있는 말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큐슈에 있는 지역인 佐賀(さが)라던가, 화폐정리사업을 단행한 일본인 경제 고문 目賀田(めがた)라던가, 후쿠시마에 있는 耶麻(やま)군 등.

4 만요가나의 예

  • 雷神 小動 刺雲 雨零耶 君将留
  • 일본어 해석 : 雷神の 少し響みて さし曇り 雨も降らぬか 君を留めむ
  • 독음 : なるかみの すこしとよみて さしくもり あめもふらぬか きみをとどめむ
  • 한국어 해석 : 우레소리가 / 조금씩 울려오고 / 구름 흐리니 / 비도 오지 않을까 / 그대 붙잡으련만
- 언어의 정원[4]

5 참고

  1. 실제로, 히라가나 자체가, 획수 많은 한문으로 쓰기 빡친(...) 사람들이 초서체로 흘려 적기 시작하다 그게 표준화된 케이스이다. 메이지 유신 전에는 이런 문자들이 통일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히라가나들이 통용됐는데, 그걸 헨타이가나라고 한다.
  2. 60갑자신해년에 바쳐졌다고 나와 있다. 어느 게 정확한 제작년도인지는 학자들마다 차이가 있다.
  3. 일본에서도 고대사를 연구할 때 한국처럼 정사 삼국지를 많이 참고한다. 사실상 동아시아권에서 그 시기에 쓰여진 역사서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것이기도 하고, 일본인 학자들이 보기에도 고사기, 일본서기 등의 문헌들을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무리가 있기에...
  4. 실제 해당 작품에 등장하는 단카. 해당 작품은 고전 일본어를 소재로 하고 있고, 실제로 여기에 소개된 단카는 만엽집 11권 2513번 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