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오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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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éoden

1 개요

국가로한(Rohan)
왕조에오를 왕조(House of Eorl)
생몰년TA 2948 ~ TA 3019
재위 기간TA 2980 ~ TA 3019

반지의 제왕의 등장인물.

로한은 제2왕가의 막바지에 이르러 서서히 쇠락하고 있었다. 전전대 왕 펭겔은 무능하여 국가가 크게 기울었고 부왕인 셍겔은 아예 곤도르의 봉신으로 살면서 귀국하지 않을 결심을 하였다. 그 탓에 세오덴은 로한이 아니라 미나스 티리스에서 태어났다. 펭겔이 죽은 후, 로한인들이 셍겔을 불러들였고 이 때 세오덴은 로한으로 귀국했다. 셍겔 사후 세오덴이 즉위했다.

세오덴은 셍겔의 다섯 아이 중 둘째인 장남으로, 누이들 중 가장 아름다웠던 막내여동생 세오드윈을 지극히 사랑했다고 한다. 시스콘 이 때문에 세오드윈과 그 남편이 죽자 둘의 아이인 에오메르에오윈을 왕궁으로 불러들여 키웠다. 특히 누이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옮겨졌는지, 세오드윈의 딸 에오윈은 딸보다 더 아꼈다.

또 고대 앵글로색슨족 문화에서는 외삼촌과 외조카들 간에 특별한 유대가 있었는데, 이를 의미하는 'Avunculate'라는 단어도 따로 있다고 한다. 원작자 톨킨이 직접 언급하기도 했던 일이니 세오덴이 외조카들을 아끼던 것도 이 문화에서 따온 점으로 보인다.

작중 언급을 보면 세오덴은 무능한 군주는 아니었던 듯하나, 재위 중기부터 말기에 이르기까지 그리마의 계략에 말려들어 정신줄을 놨고[1] 로한은 사루만의 공격으로 황폐화된다. 세오드레드 왕자는 1차 아이센 여울 전투에서 전사했고, 조카인 에오메르그리마와의 대립 때문에 왕실에서 배제되어 로한은 사실상 유력한 왕위 계승자를 잃은, 더 암울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간달프 일행이 에도라스에 당도하여 그리마사루만의 계략을 알려주고 그의 정신을 일깨워주자[2] 오랜 기간 앉아 있던 왕좌에서 일어났으며, 검을 다시 잡고 말을 다시 타 아이센 여울을 방어하러 출전하나, 도중에 이미 아이센가드 군대에 의해 그 지역이 뚫렸음을 전해듣고 나팔산성으로 목적지를 바꾸었다. 그리고 나팔산성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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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에오메르에르켄브란트와 합류, 모든 로한군을 결집시키고 곤도르의 요청에 응하여 대군을 이끌고 미나스 티리스를 구원하러 간다. 이때 그가 이끌고 간 로한 기사들은 6천명이었으며, 그는 펠렌노르 평원의 전투에서 선봉에 서서 가장 먼저 적에게 돌진했다.

최후는 용맹했으나 비극적이었다. 전투 도중 그는 적의 지휘관인 하라드림의 왕을 발견하자 돌진, 일합에 해치웠으나 그 직후 앙그마르의 마술사왕의 공격에 자신의 애마인 스노우마나의 몸에 깔려[3] 치명상을 입고, 잡아먹힐 위기에서 에오윈의 도움을 받았으나 알아보지 못한 채 그녀에 대한 유언을 남기고 절명했다. 영화판에선 정체를 알고 죽었다. 그의 사후 왕위는 조카 에오메르가 이음에 따라 제3왕조가 시작됐다.

기본적인 성격도 좋은 편으로,[4] 한동안 세오덴 곁에서 생활한 메리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버지와 같았던 분이라 말했으며, 죽을 때까지 그를 추억했다.

종합적인 평가는 위대한 군주라고 보면 된다. 비록 재위 중기부터 말기까지 정신줄을 놔서 국가가 멸망 직전까지 갔지만, 그게 본인의 실수라기보다는 외부 세력에 의한 계략과 주술 때문이었으며,[5] 이후 다시 정신줄을 잡고 곤도르를 구원하는 펠렌노르 평원의 전투에서 결정적인 구원군으로 참여했으며, 본인도 이 과정에서 장렬하게 전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우고 장렬하게 전사한 것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세오덴에 대한 비판을 더 이상 하지 않았으므로,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퇴장할 시기를 잘 잡은 경우에도 해당한다. 사실 앞서 언급한 책임을 면피할 사유가 있긴 하지만 국왕이 장기간 국가통치를 잘못해서 국가가 붕괴 직전에 몰린 것은 국왕에게도 큰 책임이 있으며, 아무리 책임을 피하려고 해도 국가의 대표자로서 최종책임은 피할 길이 없다. 따라서 전투에서 살아남았다고 해도 사태가 진정된 후에는 에오메르에게 양위하는 식으로 퇴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오덴 본인도 책임감이 무거웠는지 영화판에서 장렬히 전사하는 장면에서 이제 위대한 선조들의 전당에 들어가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라는 대사를 남긴다. 한마디로 말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날리면서 큰 공을 세웠으니 이전의 대실책에도 불구하고 선조들을 당당하게 볼 낯이 있다는 것이다.

2 여담

영화에서 세오덴 역을 맡은 배우는 영화 타이타닉에서 스미스 선장 역을 맡았던 버나드 힐이다.[6] 그래서 한 때 성우장난...이 아닌 배우장난으로 "로한은 타이타닉처럼 멸망할 뻔했다가 기적적으로 되살아났다"라는 유머가 돌기도 했다.

한국판 성우는 장광.

피터 잭슨 감독의 후일담에 따르면 왕의 귀환에서 로한 기마대의 돌격 직전, 세오덴 왕이 검을 들고 기병들의 창을 두들겨주며 전의를 올리는 장면은 배우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그 장면을 촬영하는 날 아침, 버나드 힐이 직접 찾아와 기마대 돌진 장면에서는 좀 더 세오덴의 왕다운 위엄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칼을 들고 모두의 창을 두들기며 전의를 북돋아 주겠다고 했다. 피터 잭슨 감독은 흔쾌히 승낙했으며 훌륭한 장면을 찍게 해준 배우에 대해 찬사를 전했다.

로한 기마대의 돌격 장면은 지원자를 받아 촬영했는데, 이 지원자들은 개인 말을 갖고 있고 로한의 한 사람으로서 참석하고 싶은 이들을 모았다. 목장이 많은 지역이라 쉽게 지원자를 모았다고 한다. 이들은 말과 함께 두달간 촬영장에서 생활하며 말과 친숙해지는, 로히림이 되기 위한 준비를 했다. 돌진 장면은 2백여 마리의 말이 동시에 질주하는 것을 촬영하여 CG 작업으로 말의 숫자를 늘릴 예정이었는데, 촬영 당일에 사고가 발생했다. 두 지원자가 말에서 떨어진 것이다. 촬영하던 모두는 밟혀서 죽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이들 로히림 지원자들은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은 채 떨어진 이들을 피해 지나쳤고, 두 사람은 조금도 다치지 않은 모습으로 일어섰다. 촬영 스탭들은 이를 지원자들 전원이 진짜 로히림이 된 것처럼 느꼈다고 한다.

영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RTS 게임 반지의 제왕: 중간계 전투에서는 로한의 주력 영웅으로 나온다. 아군의 전력 보정 수치가 높은데다, 영광의 돌격이라고 불리우는 기병 유닛 버프기가 대단히 유용해 기병 유닛을 중심으로 한다면 반드시 뽑아야 했던 영웅 유닛이었다. 영광의 돌격은 두개의 탑에서 아라곤 등과 함께 돌진했던 장면을 오마쥬한 버프스킬로 로한기마대들에게 들어오는 데미지를 10분의 1로 줄이기에 치트나 다름없는 전투가 가능해졌다. 영광의 돌격을 걸면 세오덴 근처의 기병대들이 황금빛으로 빛나는 이펙트가 생겼다. 미나스 티리스 공방전 때 기병대들에게 이것을 걸고 돌진하면 영화의 명장면이 재현된다.

다만 밸런스 탓이었는지 세오덴 왕의 말인 스노우마나가 영화에서 활약한 말 중 가장 느린 말이 되어버렸다. 실제로는 간달프에게 준 말과 함께 로한에게 가장 빠른 말이다.[7]

어렸을 때 아버지인 셍겔을 도운 아라고른[8]을 알고 있었고, 처음에는 그를 견제했었다. 영화에서 아라고른이 방비책을 내놓자 로한의 왕은 아라고른이 아닌 나 세오덴이다라고 하는 부분이나 곤도르로 출정하기 전 아라고른을 보며 미나스 티리스의 성벽 앞에서 우리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하는등 일방적인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다.
  1. 위키피디아에 있는 세오덴의 자료에 의하면,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에서 그리마가 교묘한 독으로 왕의 노쇠화를 가속화시켰다는 것이 암시되어 있다.
  2. 영화판에서는 간달프가 마법을 사용해 사루만의 지배를 풀어버리자 세오덴이 이전의 나무처럼 허옇게 말라비틀어져가던 모습에서 다시 혈색이 돌아오며 사람다운 모습으로 변하는데, 이 장면의 CG가 볼거리.
  3. 때문에 스노우마나는 충직한 신하라는 명예와 왕의 재앙이라는 오명을 동시에 받게 되었다.
  4. 왕인 자신에게도 편하게 대하는 메리와 피핀을 좋게 봐주고 나중에는 메리에게 담배에 관련된 이야기(간달프 왈 사돈의 팔촌의 자질구레한 일까지 망라된 긴 이야기)를 듣기로 약속까지 했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5. 주술을 걸었던 마법사가 하찮은 속임수나 할 줄 아는 인간 마법사가 아닌 이스타리임을 명심하자!
  6. 훗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리치 왕 아서스를 끝장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간지 노장 캐릭터 티리온 폴드링의 성우를 맡기도 했는데, 한때 폐인이 되었다가 분연히 떨쳐 일어나 자신의 세계에서 악을 몰아내는데 큰 활약을 했단 점에서 세오덴과 티리온은 유사한 면이 있다. 참조로 한국판 성우는 박영화.
  7. 소설상의 묘사에 따르면, 모든 로한인들은 용맹하게 돌진하는 왕을 따랐지만 아무도 그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구절이 있다.
  8. 아라고른은 두네다인이기 때문에 실제로 세오덴보다 나이가 17살 많다. 아라고른이 제3시대 2931년생, 세오덴이 2948년생. 에오윈이 이 사실을 알고 깜놀하는 장면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