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스

제3시대 433년, Deepscorn Hollow에 있는 시디스 동상
"대부분의 문화 속에서, 아누이엘은 세상을 창조한 상호작용에서 맡은 역할로 공경받지만, 시디스가 그 반응을 일으킨 자이므로 가장 큰 존경을 받는다. 따라서 시디스는 오리지널 창조자(Original Creator), 본질적으로 계획 없이 변화를 일으킨 개체이다. 히스트조차도 이 존재를 인정한다." - The Monomyth[1]

Sithis. 엘더스크롤 시리즈의 설정 용어. 혼돈(Chaos)이라는 태고의 상태를 상징한다. 파도메이와 같은 것으로 취급되기도 하며, 질서(Order)의 아누이엘과 동등하면서도 서로 대립한다.[2]
아누이엘과 함께, 탐리엘의 거의 모든 창조 신화에 각기 다른 이름으로 한자리를 차지한다. 둘 중 누가 먼저 존재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차이를 보이지만 아누이엘이 에이드라를 존재하게 만든 것, 시디스가 로칸을 존재하게 함으로써 필멸자들의 창조가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비슷하게 그리고 있다.[3] 또한 일부 신화에서는 시디스의 피로 태어났기에 데이드라가 변화의 성질을 갖게 되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많은 창조 신화들 중 대표적으로 아누와 파도메이를 하나로 보는 레드가드의 이야기에서 시디스는 아켈이라는 끝없는 굶주림의 상태로 묘사된다. 아켈은 계속하여 첫 번째 뱀(The First Serpent) 사탁(아누이엘)이 스스로를 먹어 치우도록 몰아가며, 마침내 자신의 심장을 삼킨 사탁이 죽으면 사타칼이라는 새로운 뱀이 태어나고 그 안에서 모든 것들(에이드라와 데이드라)은 그들 자신을 알 수 있었다.

시디스는 다크 브라더후드의 페이트론(the Patron)이다. 그들은 시디스를 의인화하여 에이드라나 데이드라가 아니며 오블리비언 차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나이트 마더의 남편이자 그들의 아버지로 숭배한다. 또한 그림자 별자리에 태어난 아르고니안 섀도스케일(Shadowscale)들은 바로 다크 브라더후드를 위해 암살 능력을 기르기 시작하고 특정 나이가 되면 정식으로 입단하여 평생 시디스를 위해 살게 된다.

데이드릭 프린스들 중 시디스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는 존재는 메팔라이다. 모락 통은 메팔라와 시디스 모두를 신봉했고, 다크 브라더후드의 나이트 마더는 사실 메팔라가 분장한 것이라는 주장을 흔히 볼 수 있다. 한편 쉐오고라스는 "세계에 나 있는 시디스 모양의 구멍"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의 DLC Deepscorn Hollow[4]에서는 시디스를 표현한 석상을 볼 수 있다. 이 석상은 후드 달린 긴 로브를 두르고 얼굴엔 붕대를 감고 있는데, 뻥 뚫린 가슴을 통해 척추가 보이는 해골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은 죽음과 연관지으려는 의도인 듯하나 붕대 틈으로 나온 부분에 얼굴이 아예 없는 것은 그가 공허와 같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5]

엘더스크롤 온라인블랙 마쉬 섀도우펜(Shadowfen)의 사이드 퀘스트 "Pull the Last Fang"에서 베스티지가, 찾아낸 송곳니들을 섀도스케일들에게 건네지 않을 경우 시디스의 일면(Aspect of Sithis)이라는 이름의 붉은 고스트 스네이크가 등장하여 스스로를 시디스의 한 조각이라고 칭한다.[6] 이 뱀의 정체는 불명이며, 이로 인해 고스트 스네이크가 시디스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1. 엘더스크롤 3: 모로윈드에 처음 등장한 책. 본래 마이클 커크브라이드가 집필하면서 저자를 Temple Zero Society로 기록했으나 게임 속에서는 작자 미상이다.
  2.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의 로딩 화면에 나오는 툴팁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필멸자들은 종종 시디스를 해골과 같은 존재로 표현하여 죽음에 대한 그의 관계를 나타내려 한다. 사실, 드레드 로드(the Dread Lord)는 형체가 없으며 공허처럼 끝이 없다." 이처럼 시디스는 완전한 무(nothingness)라 할 수 있으나 다크 브라더후드를 비롯한 일부 필멸자들은 시디스를 해골과 같은 형상으로 의인화하여 숭배한다.
  3. 시디스의 광신도가 집필한 것으로 추정되는 작중의 책 Sithis에서는 아누와 아누이엘을 각각 아무것도 아닌 것, 악마로 폄하하며 시디스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고 주장한다. 완전한 정체보다는 변화가 더욱 이해하기 쉬웠던 필멸자들에 의해 종종 아누이엘은 시디스를 위한 배경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전락하기도 하는데, 이 기록이 좋은, 극단적인 예이다.
  4. Deepscorn Hollow는 악명 혹은 뱀파이어 플레이어를 위한 은신처이며 흡혈을 위한 포로와 뱀파이어 부하도 그곳에 상주하게 된다.
  5. 로브에 붕대, 붕대 안쪽으로는 실체가 없다는 점에선 와우에테리얼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6. 베스티지가 "당신이 신 시디스입니까?"라고 물으면 그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내게 이름을 붙이려 하는 건 손으로 혼돈을 쥐려 하는 것이네, 필멸자여! 그게 자네를 제정신으로 있게 해준다면, 나를 시디스의 아주 작은 한 조각이라고 생각하게... 이 그늘진 형태 속에 담긴 최소한의 지적 능력과 의지."